옷장 안에는 악몽이 산다
4학년 어둠의 마법 방어술 과제
방금 너희도 내 조모님의 노래 들었어? 역시 난 조모님을 닮았나 봐… 팔 벌려준 친구의 품으로 뛰어들며, 펠릭스가 기어이 웃는다.
제 두려움이 무엇일지 감도 오지 않는다던 아이들과 달리, 펠릭스는 보가트가 흉내낼 것이 무엇일지 확고히 알고 있었다. 어쩌면 자신의 두려움을 예상치 못하는 아이들도 그의 두려움만은 예상했을 지도 모른다. 그가 사랑해 마지 않던 이레네 리버포드의 작고 소식이 몇 달이나 그를 입가를 짓눌렀는지, 그리고 얼마나 눈가를 짓무르게 만들었는지 가장 가까이에서 본 것은 가족도 아닌 그들이었으니까.
만약 내 조모님이… 우리 할머니가 우스꽝스럽게 변하면, 나 혼자 웃을게. 부탁이야, 너희는 그 분을 비웃지 말아 줘. 겨우 하루 차이이니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챙기고 싶다며 조모의 생일에 제 생일을 끼워 넣을 정도로 유독 할머니를 따르던 그다. 옷장 앞에서 지팡이를 들며 웃음기 없는 얼굴로 그가 신신당부 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평소 분위기를 띄우는 축이던 그가 가라앉자 좌중의 분위기도 덩달아 엄숙해짐 역시 당연한 일이었다. 그의 감정이나 애착을 이해할 수 없는 이들은 있을 지 모르나, 다행히 그의 주변에는 그가 피를 토할 것 같은 목소리로 부탁하는 것을 들어주지 못할 정도로 멍청한 이는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다음, 펠릭스 이레네 리버포드.”
모든 이의 예상대로 그의 차례에 예상대로 옷장 밖으로 튀어나온 건, 여러 방송사를 통해 전세계로 송출되기까지 했던 그의 조모 이레네 리버포드의 관이었다. 안장되기 직전처럼 문이 닫힌 채 천으로 감싸여져, 이제는 6피트 아래로 들어갈 준비마저 모두 끝난. 이제는 정말 돌이킬 수 없다는 사망 선고에 그렇잖아도 조용하던 주변이 아예 숙연해진다.
“아…, … 오, 와.”
그러나 그는 흔들릴지언정 결국 쓰러지지 않는다. 와, 들은 대로 정말 똑같네… 관에 있던 아너스차일드 문장이나 올려져 있던 꽃까지 똑같잖아. 짧은 탐색 끝에 헛웃음을 흘린 그가 속으로 그리핀도르의 정신을 되뇌이며 지팡이를 휘두른다. 실패라는 명제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용기란 무엇인가! 용기란 두려움을 아는 것, 즉 공포를 내 것으로 삼는 것이다…
리디큘러스!
https://youtu.be/Do8oqR2TR1M?si=9Wh2CYlsLoe0kgUo
그림 ⓒ sa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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