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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 3세 루카, ←의 비밀경호원 슈, 암살자 아이크&미스타, 방관자 복스

가 나오는데 이제 거기 루카슈랑 복사이크를 섞은 무언가

Writing Note by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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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 3세 루카, 루카의 비밀경호원 슈, 거기에 루카의 대역이랄까... 루카에게 만의 하나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루카를 대신해서 그 자리에 앉아야만 하는 루시를 더해서 기묘한 관계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음 루카는 이 둘이 자신의 생사에 따라 운명이 바뀔 거라는 사실을 정말 1도 모르고 있고 대신 루시와 슈는 서로의 입장을 알고 있어서 마치 공범? 동업자? 같은 관계를 형성하는 그런 거... 마침 복스가 과거에 카네시로란 이름을 가진 남자와 어울렸다가 있는대로 이용당할 뻔하고 손절한 썰을 풀었던 영상도 있어서 내안의 카네시로 가문은 루카를 제외하면 그렇게 좋은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닌... 그런 이미지라서 그런가 집안을 이을 후계자인 루카에게는 온갖 지원과 애정을 아끼지 않지만 그 대역에 불과한 루시나 일개 호위인 슈에겐 별로 인간적인 대접을 해주지 않는... 그런 생각이 자꾸 난단 말이죠 그리고 비슷한 취급을 받고 있는 두 사람이 그 원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루카에게 품는 감정도 서로 다를 것 같고.

일단 루카는 루시를 자기 여동생으로 엄청 아끼는데 정작 루시는 루카를 별로 마음에 안 들어할 것 같고... 일반적인 남매 혐관에서 조금 더 넘어선 느낌일까. 쟤가 없었으면 내가 집안을 이을 수 있었을 텐데 와 고작 1, 2분 차이로 후계자가 되어 집안사람들의 온갖 사랑을 다 받는 루카가 마음에 안 들 거 같다는 생각을 좀 해봤습니다 운명이 갈린 쌍둥이는 언제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법이죠... 자신은 늘 뭘 해도 인정받지 못하고 주변에선 그저 아름다운 외모와 목소리만 찬양하는데 그게 루시 입장에선 기분이 나쁘고, 반면 뭘 해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루카가 부럽고 싫은 그런거.

반면 슈한테는 루카의 존재만이 카네시로 집안에서 받는 장기말 취급에 대한 유일한 구원이라고 해야 하나, 자신이 손에 피를 묻혀가며 지켜주는 도련님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고 아무것도 모르는 루카가 햇살같이 웃고 있는 걸 보며 간신히 마음의 평온을 찾는 느낌?

그래서 루시는 슈도 진짜 바보같은 애라고 생각할 거 같다 대체 우리 집안 사람도 아니면서 왜 여기 묶여서 저러고 있는 걸까 생각하다가 그 이유가 루카에 대한 애정에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경멸하기 시작하는... 왜 내 안의 루시 이렇게 거친 여자가 된 거지 이해가 안되네

여튼 그런 루카와 슈를 중심으로 럭시엠 다른 멤버들을 척보기에는 그냥 친구로 교류하고 있지만 사실은 저마다 루카의 목숨을 노리는 암살자라던가 그런 설정을 붙여주니 참 맛나더라고요... 미스타랑 아이크는 어린 시절부터 교육받은 암살자인데 서로 몸담은 조직이 달라서 서로 정체를 모르고 졸지에 경쟁하는 상황이 됐는데도 그걸 모른 채 하하호호 하고 있는 그런... 이 둘 중에 루카를 암살한단 목적으로 철저히 친구처럼 연기하고 있는 건 역시나 아이크일 것 같고 미스타도 분명 그럴 생각이었지만 어느새 평화로운 학교생활에 감겨버렸을 것 같달까.

그래서 아이크는 준비가 되면 언제든 루카를 암살할 수 있는 반면에 미스타는 정작 기회가 찾아와도 망설이게 되지 않을까 싶고... 아이크의 암살 시도는 슈가 여러번 막은 적 있었는데 미스타는 시도하려다가도 본인이 포기한 적 여러 번 있을 것 같은걸. 물론 그때마다 조직의 문책을 받았겠지만. 공교롭게도 그 탓에 슈는 지금 루카의 주변에서 루카를 노리고 있는 암살자가 한 명뿐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상황이면 좋겠다 아이크도 내가 나설 때마다 훼방을 놓는 건 대체 누구지 싶어서 웃는 얼굴 너머로 경계하고 있고... 

그리고 그 모든 걸 꿰뚫어보고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는 포지션이 복스. 이 썰에서도 복스는 400년 묵은 악마기 때문에... 난 앞으로도 군주님의 주변 애들한테 다 맞춰주는 절대자+불멸자 포지션을 못 버릴 것 같아... 다만 과거 카네시로 집안과의 악연을 생각했을 때 루카를 우연히 만나서 그놈의 핏줄이라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순수하다 싶어 흥미를 가졌다던가. (물론 복스가 영상에서 언급한 카네시로와 루카의 집안이 같은 집안이란 건 아닙니다 그냥 제 썰일 뿐임)

그래서 슈가 사실 어떤 포지션인지 미스타와 아이크가 뭘 노리고 루카 주변에 있는지 다 알 것 같다 이 넷이랑 어울려다니는 게 복스 입장에선 즐겁고 맘 편하니까 결정적인 순간에는 자기가 훼방을 놓을 생각일지도 모름. (여러 가지 의미로)마음에 든 아이크랑 귀여워하는 미스타가 손에 피 묻히는 꼴을 보기 싫다는 이유도 분명히 있을 테고? 예외로 슈는 그냥 내버려 둘 거 같은 게, 루카를 죽이고 싶지 않단 마음이 더 큰 미스타와 암살에 아무 감정도 못 느끼는 아이크랑 달리 슈의 행복은 루카를 위해 희생하고 루카를 위해 곁에 있는 것이란 걸 꿰뚫어봤기 때문일 것 같음 내 친구가 그편이 더 행복하다는데 그럼 그럴 수 있도록 도와줘야지. 뭐 그런 느낌? 언제나 복스는 친구들의 행복을 우선으로 생각하니까... 슈의 마음이 정제되지 않았던 어린 시절에 만났더라면 슈가 품고 있는 충성심이 카네시로 가문에서 세뇌시키듯 심어준 맹목적인 충성임을 꿰뚫어보고 아 이건 아니지 싶어 도와줬을 것도 같은데 슈가 충분히 고찰을 끝내고 성장한 지금에 와선 굳이 그럴 필요를 못 느낄 것 같음. 언젠가 루카도 조직을 이어받으면 그 헌신을 알게 될 거고...

내가 생각한 경호원 슈의 하루는 학교에 있을 때는 하루종일 루카 옆에 붙어 있고(반도 손써서 내내 같은반임) 루카가 안전한 저택으로 돌아갈 때까지는 절대 곁을 떠나선 안 되며 루카가 친구들이랑 어울려 놀 때에도 멀리서 호위를 해야 하는데 그 일과가 1n년 평생 처음으로 틀어진 날이 왔음 좋겠다.

누가 그렇게 만들었냐면 당연히 아이크겠죠? 자기가 원격 암살을 위해 설치해둔 함정을 루카가 너무 자연스럽게 피해가니까(물론 슈가 다 몸으로 뚫었음) 아주 실력있는 호위가 붙어있으며 그게 루카 주변인임을 눈치채고 손을 쓰는 거지

제 1순위는 당연히 루카의 소꿉친구이자 아이크 자신이 루카를 볼 때마다 그 곁을 떠난 적이 한 번도 없는 슈임 아예 다른 시도를 해볼 것도 없이 슈가 정답이리라고 한 90퍼 확신한 상황에서 후배든 친구든 선생이든 꼬셔서 슈 붙잡아둔 사이에 루카한테 놀러가자고 제안해서 슬쩍 빼돌렸으면. 암살자 아이크 허니트랩도 겁나 잘 쓸 거같단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점점 아이크가 아니라 에키가 되어가는데...? 덧붙여 루카 핸드폰도 찾아서 부숴놨을 것 같다 슈랑 연락 못 받게...

루카는 아이크가 먼저 놀러가자고 한건 처음이니까 기분 좋게 둘이 시내로 나갔음 근데 금요일 오후라 사람이 워낙 많았고 그 틈에 루카는 아이크를 놓쳐버림. (자기 기준으로) 이 작은 친구가 사람들한테 휘말려서 옴짝달싹못하고 있으면 큰일이야. 루카가 당황해서 아이크를 찾는 사이 슈는 간신히 해방되어서 교실로 돌아왔는데 평소라면 거기서 기다리고 있었어야 할 루카가 없어서 대패닉할듯... 게다가 루카 핸드폰이 부서져 있는 걸 발견하고 아연실색해서는 달려나가다가 복스랑 마주쳤고 다급하게 루카 못 봤냐고 물었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못 봤다여서 전신의 피가 싹 마르는 기분으로 교내를 미친듯이 찾아헤맬 것 같다 안 돼 절대 안 돼 루카는 안 돼 조금이라도 다치면 안 돼

그러다 간신히 목격증언을 들었는데 아이크랑 둘이 나가는 걸 봤다고 해서 얼떨떨해질듯 슈는 이 시점까지도 아직 아이크(랑 미스타)가 암살자로 왔다는 걸 모르고 있으니까 루카를 노리는 사람이 있어서 아이크도 휘말린다면...?! 하고 생각하니 두배로 심장이 철렁했지만 일단 목적지는 알았으니까 간신히 침착해져서, 뒤늦게 루카한테 GPS가 달려 있다는 걸 떠올리고 서브폰 꺼내서 확인할 듯 슈가 이렇게 당황한 건 지금껏 루카가 자길 떼놓고 어딘가 가버린 적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임 정말 지독하게 붙어다녔다는 얘기구요... 슈한테 연락할 틈도 안 주는 아이크의 화술도 겁나 교묘했어요...

여튼 루카의 위치를 알았으니까 더는 지체할 필요 없고 바로 택시 잡아타고 GPS가 가리키는 곳으로 가보니 번화가에서 아이크 찾을 겸 주변도 둘러볼 겸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루카를 멀리서 확인할 수 있었고 무사한 걸 보니 다행이라며 마음을 놓은 뒤 루카 경호는 같이 온 조직원들에게 맡기고 자기는 루카를 노리는 사람 없는지 주변을 살펴보러 다닐 것 같음 왠지 아이크가 루카 옆에 없는 것도 신경이 쓰였고... 얼마나 그러고 돌아다녔을까, 아주 미세한 살기를 감지한 슈가 그 살기를 쫓아 골목으로 들어섰을 때 뒤에서,

-Oh, It's you, Shu.

귀에 익은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들렸음

그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추리하기도 전에 등뒤에서 강하게 느껴지는 살기에 반사적으로 몸을 돌아 손목에 숨겨뒀던 권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슈였지만 그 탄환은 뭔가에 튕겨서 팅, 하는 소리를 냈고 어둠 속에서 자기만큼 작은 그림자가 휙 움직이더니 또 뭔가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났고 또한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적의 공격을 막았는데, 그러고 나서 보니 적이 든 무기는 날이 굉장히 잘 선 날카로운 나이프 한 자루였고 믿기지 않을 만큼 강한 힘으로 공격해 온 상대는,

-...아이크?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크게 뜬 슈와 반대로 아이크는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과 함께슈가 루카를 지키면서 너무나도 자주 봐 온 '암살자의 눈' 을 하고 있었을 것 같다 그것은 손에 묻은 피를 닦아내다 문득 거울을 들여다봤을 때 슈 야미노 자신의 눈에도 깃든 피폐함과 공허였으며... 그 아이크 이브랜드가 사실은 저런 눈을 하고 있었다니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슈 보고싶군

물론 슈에게는 루카가 제 1순위고 무엇보다도 우선해야 할 가치지만 복스나 미스타 아이크와 보내는 시간이 슈에게 별 감흥을 주지 못했냐 하면 그건 또 절대 아니라서. 그런데 그 친구 중 하나가 루카를 죽이러 온 암살자고 자기도 죽이려고 하고 있으니 환장할 노릇임 근데 슈 한명 더 있다...

나이프 칼날을 막고 있던 슈의 미니 권총(특: 내구도가 최악임)의 일부가 잘려나가면서 둘은 거리를 벌렸고 슈가 바로 가방에서 총을 꺼내드는 사이 아이크도 들고 있던 나이프를 슈 쪽으로 홱 던질 것 같다 슈가 그걸 피하느라 균형이 흐트러진 사이에 재빨리 다른 나이프를 꺼내 덤벼드는데 슈도 그런 아이크를 상대로 반사적으로 총구를 들이대며 방아쇠를 당긴 순간 세상의 모든 것이 멈.춘.듯.했.고. 

마치 순간 시간이 정지라도 한 듯했던 일순이 끝나고 난 뒤에 슈가 본 것은 텅 빈 자신의 손 안. 분명 총이 들려있었을 텐데. 그보다 더 놀란 것은 분명 코앞에서 나이프를 휘두르려던아이크를 봤는데 그가 어느새 사라졌다는 점이었고 황급히 골목 안을 둘러보려던 슈의 눈에 한쪽 손으로는 제 총을, 한쪽 발로는 아이크의 나이프를 밟은 채 다른 쪽 손으로 아이크의 눈을 가려 붙들고 있고 다른 쪽 발은 골목 안의 어둠보다 더 짙은 어둠에서 아직 빼지 않은 채의 누군가가 들어옴

그 사람은 분명 슈가 아는 얼굴이고 고작 몇 시간 전 루카의 행방에 대해 대화했던 바로 그 사람임에도 슈는 그를 바로 알아볼 수 없었음. 그간 쌓아온 수라장의 경험이 말하고 있었음. '저 남자는 위험하다'. 방금 전까지 180도 사람이 달라져서 나이프를 휘두르던 아이크보다 위험해보였지.

간신히 슈가 입을 열었음.

-복스...?

그래. 그건 복스였음. 분명히 복스인데 그 알맹이는 완전 딴사람 같았음. 아니... 눈앞의 존재가 정말 사람이긴 한가? 그런 생각이 스치고 지나감. 복스가 아무 답도 없자 자연스레 슈의 시선이 아이크에게 향함. 눈을 가려진 채 복스의 팔 안에서 축 늘어져있는 아이크는 아까의 살기는커녕 생기도 없었음. 자기가 반사적으로 쏜 총에 죽었나 착각할만큼.

-내 boi들이 서로 죽일 각오로 싸우려 들다니 가슴이 너무 아파.

태연하게 그런 말을 하며 아이크 손에서 나이프를 뺏는 복스는 이제 슈에겐 완전한 공포로밖에 느껴지지 않았음.

그런데, 하며 복스가 씩 웃었어. 순간 슈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지.

-넌 뜻밖에도 내성이 있는 것 같다, 슈. 4백년을 살아왔지만 그런 사람은 처음 봐서 놀랐어.

4백년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나왔지만 슈는 지금 그걸 따질 때가 아니었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지금 아이크가 그동안 루카를 노리던 정체불명의 암살자인 건 알아낸 상태고+자신이 루카를 호위하는 존재인 것도 아이크에게 알려졌지. 그럼 남은 건 아이크가 루카를 죽이느냐 아니면 슈가 그 전에 아이크를 죽이느냐 둘 중 하나야. 복스가 어떤 존재고 여기서 뭘 하고 있고 왜 둘의 전투를 말렸는가 따위는 고려할 필요가 없음. 간신히 '스위치를 켠' 슈가 내리고 있던 총구를 다시 들어올렸지. 총구는 망설임없이 의식을 잃은 아이크를 향했고 방아쇠를 당기는 데는 단 1초도 필요하지 않았어.

-하지 말라니까.

하지만 총알은 아이크에게 닿기도 전에 파괴되어버렸음.

슈가 촌 쏭알을 향해 복스가 손가락을 움직이니까, 마치 방탄유리에라도 맞은 듯 멈춰섰다가 그대로 산산조각이 난 거였지. 복스는 짜증과 즐거움이 한데 섞인 목소리로 말했어.

-이 상황에서 굳이 방아쇠를 당기려 들다니. 너도 생각보다 정상은 아니구나. 하지만 소용없다는 것도 알았어야지.

그 말대로, 아무래도 복스에게는 총알 따위는 소용없는 것 같음. 사실 슈가 노린 건 복스가 아니라 아이크였지만 슈가 아이크를 죽이려는 걸 복스가 막으려 드는 시점에서 이미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지.

-난... 루카를 지켜야 해. 루카를 해치려는 사람을 루카의 곁에서 배제하는 게 내 일이야.

-네 역할이야 잘 알고 있지. 하지만 반대로 아이크는 이렇게 얘기할걸. '나는 루카를 죽여야 해. 루카를 죽이고 의뢰를 완수하는 게 내 일이야.' 나 같은 존재에게 그 두 가치는 거의 동일한 것이라 누구 편을 들 수가 없군.

-하지만 아이크를 지킨 시점에서 아이크 편을 든 거잖아.

-그건 오해야. 난 너희가 싸우는 게 싫어서 싸움을 말린 거지, 딱히 아이크를 구하러 한 게 아냐. 루카를 구하러 온 것도 아니지만.

-하지만 아이크는 루카를 노리고 온...

-암살자지. 만약 방금 널 죽였다면 다음에는 루카의 목에 칼을 꽂았을 테고.

-그래, 그러니까 배제해야 돼.

지극히 당연한 말을 하고 있는데도 슈는 위화감을 느끼는 자신을 깨달았음. 아이크는 암살자, 루카를 해치려는 자, 그러니까 배제한다. 슈가 지금껏 살아온 시간 동안 세워온 공식으로는 그것이 '정답' 이었는데.

-슈 야미노, 나와 거래하지 않겠어?

혼란 끝에 들려온 것은 악마의 속삭임이었음.

-...거래?

-간단해. 내 부탁을 하나 들어주면 네가 루카를 지키는 데 협력해줄게. 기한은... 그래, 내 목적이 이뤄질 때까지. 어때?

-...네 목적이 뭔데?

-글쎄. 그건 너랑 상관없고. 너희 사이에서 피튀기는 싸움만 일어나지 않으면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 수 있어.

-네가 변덕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보장은?

-흠, 왜인지 다들 편견을 갖고 있단 말이야. 악마는 거래나 계약에 묶이면 반드시 거기 따라야만 하는데, 오히려 뒤통수를 칠 거라 느끼나 보더라고.

악마라니. 정말로 그런 존재가 있고 그게 복스라니 믿기지가 않았어. 저절로 경계도 올라갔지. 복스도 그걸 느끼는지 인상을 찌푸렸어. 슈가 자길 못 믿는다는 게 서운하다는 표정이야.

-좋아. 네 결정에 도움이 될 정보를 하나 제공하지. 넌 지금 루카를 노리는 게 아이크 하나라고 생각하나본데, 틀렸어. 한 명 더 있거든, 암살자는. 그것도 아주 가까운 곳에.

-...뭐라고?!

-가엾게도, 인생 처음으로 가진 친구에 정을 붙여서 지금껏 한 번도 암살을 시도하지 못했지만 말이야.

순간 미스타의 얼굴이 스쳐지나갔음. 루카의 친구이고 복스가 저런 태도를 보일 사람은 이제 미스타밖에 남지 않았거든.

-그래. 남은 하나는 미스타지. 그 애도 내버려 뒀으면 해.

-왜 네가 그렇게까지 하는데?

-말했잖아. 너희끼리 피튀기는 싸움을 하는 게 싫다니까? 또 미스타는 조만간 암살을 포기할 거고 그럼 그때 가서 도와줄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아이크는 그렇지 않거든. 그러다 네 손에 죽기라도 해봐. 평생 가질 수 없지 않겠어?

-그럼 네 목적이란 건...

-오. 그건 부차적인 요소지. 난 너희가 행복해졌으면 하거든. 손에 피를 묻히는 짓도 그만했으면 좋겠고. 다만 아이크는 좀... 특수한 케이스라고 해야 하나. 자세한 설명은 추후 하겠지만, 그를 해방시키려면 머릿속 우선순위를 나로 바꿔놓는 게 제일 빠르거든. 물론 갖고 싶은 것도 사실이지만.

친절한 건지 아닌 건지, 여튼 악마가 할 만한 생각은 아닌 것 같아. 하지만 한편으로는 총으로도 칼로도 못 죽이는 저 수수께끼의 존재가 아군이라면 든든할 거 같긴 해.

-...정말 그게 전부겠지?

-맹세해.

-...좋아. 네 말대로 할게.

-굿 보이.

-그래서? 오늘 일은 어떻게 할 건데?

-아이크한테는 기억 조작이 통해. 오늘 일은 없던 걸로 해주지. 너도 아이크가 암살자라는 건 잊어버려. 조금이라도 살기나 적의가 새어나오면 낌새를 챌 테니.

-...알았어.

왜일까. 의외로 그럴 수 있을 것 같았음. 내일 다시 선한 친구의 가면을 쓸 아이크를 보고도 경계하지 않을 것 같아.

미스타도 평소처럼 대해줄 수 있을 것 같은, 그래서 이 초현실적인 경험은 그저 기억으로 남길 수 있을 듯한 기분이 들었어. 물론 그건 슈가 루카보단 못해도 아이크와 미스타를 친구로서 아끼고 사랑한단 증거였지만 복스는 굳이 지적하지 않았지.

-자, 루카가 기다리고 있어. 가서 데이트나 해줘.

큭큭 웃고 복스는 아이크를 안아든 채 사라졌음. 골목에 혼자 남게 되자 방금 전 일이 정말 현실에 일어났던 일인가 싶었지만 아이크가 부숴버린 미니 권총과 골목에 남은 흉흉한 기운은 그게 진짜임을 슈에게 전해주고 있었지. 얼떨떨한 기분으로 골목을 나서려는데 핸드폰이 울렸어.

-슈~! 어디야? 도와줘!

루카의 전화였음. 놀러왔는데 길을 잃었다고 울먹이는 루카를 달래며 슈는 골목을 나섰어. 말하는 걸 들어보니 아이크랑 놀러온 기억은 없어진 듯함. 복스의 힘이 진짜임을 새삼스레 느끼며 슈는 루카가 있는 곳으로 향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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