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글

Band

04.(V) 가격이나 소득따위를 일정한 범위로 나누다

우리는 나누어졌다. 일정하고도 균등하게. 처음은 분명 하나라며 영원을 노래했건만, 남아 있는 것은 나 혼자. 이제는 꿈보단 현실을 찾아야 한다고, 언제까지 그런 불안정한 기반위에 서 있을거냐며 쪼개진 우리들. 한사람 한사람 깨어져 나간 것도 아니고 마치 약속이라고 한다는 듯이 서로 다른 길로 걸어가기 시작한 우리들. 누가 더 많은 조각을 가져가지도, 적게 가져가지도 않았기에 더욱 잡기 힘들었던 그 날.

그렇기에 난 다시금 희망을 품을 수 밖에 없는거다. 우리가 일정하게 나누어졌다면, 그렇다면 내가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우린 다시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돌아올 곳이 있다면, 우리가 모두 안정되어 취미라는 것을 돌아볼 수 있을 지도 모르니까. 되도않는 희망이 머릿속에서 부풀었다. 괜찮아. 내가 기다릴테니까.

언제나 하나 일 줄 알았던 우리들의 조각. 다섯 개로 쪼개어졌어. 하지만 너희들의 조각, 너희들의 자리는 아직 여기에 있어. 그렇게 오늘도 하염없이 너희를 기다려. 20퍼센트라는 작지만 확실한 분량을 끌어안고 내가 기다리고 있어.

돌아올 지 어떨지 스스로에게 자조적인 내기를 걸어. 늘 승자도 패자도 없이 남게되는 상처자국만 덧그리곤 해. 매일매일을 거는 내기지만 결과가 없거든.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렸을 정도로.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럼에도 멈출 수 없는건 너희와의 추억이 소중하기 때문일까 관성때문일까? 아직 답을 얻진 못했어. 그도 그럴게, 지금 연락이 닿는 아이는 단 한명도 없는걸. 그러니까….

너희들, 단 한글자 만이라도 내게 대답해줄래?

묶여버린 조각을 가지고,

내 곁으로 돌아와줬으면 좋겠어.

아니, 적어도 내게,

소식이라도.

닿지 않는 소망을 오늘도 중얼거리며 시린 기타를 끌어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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