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타미가경] 34x35 그렇게 친해? - 1

트이타 썰 잇기

WWM by WW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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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야 그냥]

[그냥? 그냥 동긴데 무슨 사인줄 아느냔 소리가 왜 나오지?]

[걔가 원래 좀 오버 하는 ㄱ]

[ㄱㄱㄱㄱ]

이사람이 진짜 장난치나. 모니터를 향해 전투적으로 기어들어가고 있던 고개를 번뜩 쳐들자 파티션을 건너 건너 대각선 왼쪽, 저 안으로 집어던진 시선 끝에 걸린 얇은 어깨가 비죽 솟아나와 있었다. “네. 그건 또 고민을 해봐야죠. 예. 본부장님이 가져오신 건인데 저희가 당연히 서포트해드려야죠. 너무 걱정 마시고 여기까지 내려오신 김에 소셜쪽 기획안 한 번 보시면 좋겠는데” 생글생글 웃는 낯이 어처구니가 없어, 허- 저도 모르게 나온 헛바람에 혀를 찼다. 아니 뭐? 멍청한 소시오패스라며. 저런게 위에서 머릿수 채우고 있는게 ‘바로’가 치고 올라오는 것보다 더 무섭다던 사람이 서포트? 니 여자친구 서포트나 하세요. 송팀장님아.

- 배과장. 소셜 계정 연동 기획안. 업데이트 버전 하드카피 3부 부탁해. 회의실로.

- ㅇ..예! 네넵 월요일 보고안으로 준비하겠습니다!

오래보아 쉬이 읽히는 표정이 꿈틀, 불만스레 스쳐갔다. 입술 안쪽을 가볍게 잘근댔다가 느릿하게 감았다가 뜬 눈 위로 눈썹이 아치를 그리는. 오늘이 목요일인데 왜 월요일 보고 버전이 최신이냐 이거지. 하고 있었다고요. 열받게 하는 애인이랑 키보드 배틀만 안했어도 버얼써 끝나서 보고 드린다 핑계로 오후를 꽁냥댈 예정이었다고요. 뒷목이 쭈뼛서서 모니터 위를 활개치며 껌뻑이는 커서가 그 주인 대신 허둥지둥 했다. 송가경은 지가 깰 때는 그렇게 가차없이 못되게 구는 주제에, 어디가서 모난 소리 하나라도 들을라 치면 온 몸의 털을 삐쭉 세우고 미친 승냥이마냥 지랄을 떠는 경향이 좀 있었다. 그게 지가 듣는거면 눈썹 하나 까딱을 안하면서. 근데 심지어 본부장. 멍청한 싸패새끼. 그 앞에서 송가경 면이 죽게끔 할 수는 없는 일이다.

프린트기가 윙- 전투의 서막을 울리며 고요한 사무실 안을 저었다. 빠득. 입 안에 넣어 잘개 쪼개진 박하향이 섞인 숨을 깊게 마셨다.

갑니다!!


[내가 이런거 진행사항까지 챙겨야 해?]

[아 뭐. 잘 넘어갔잖아. 애초에 상의도 없이 기획안 공유를 왜 해요 그러니까]

[상의도 없이? 배타미 과장. 내가 배과장이랑 이걸 상의를 해야할 입장인가]

텍스트가 모니터를 뚫고 나와 노려보는 통에 부르르 몸을 떨고 좌우를 살폈다. 잘 좀 부탁한다 본부장이 허허 웃으며 나가는 통에, 그리고 뭔진 몰라도 애쓴다 팀 전체에다 그가 돌리고 간 음료와 간식 덕분에 화기애애한 팀 분위기에 여기만 에어컨 바람이 영하 18도였다. 아니 뭐 괜히 승질이야. 난감한 통에 반격할 거리 잡았다 이거지.

[죄송합니다. 내일까지 피드백 반영해서 보고 드릴게요]

[오늘]

[넵]

시이발. 열이 올랐던 이마를 매만진 손에 옅은 습기가 올랐다. 진짜 직장상사랑 연애 한 번 하기 존나 힘들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하루의 일과로 오는 피로감이 예정된 야근과 더해져 삶의 무게, 뭐 그런걸로 어깨를 짓눌렀다. 송가경. 아 진짜 송가경. 송가경!!!!!

-

[선배 나 사내연애 다신 안하려고]

[뭐?]

- 기획안 수정 완료됐습니다 팀장님. 지금 보고드려요?

- ..가져와

같이 눈치 보느라 집에 못가고 있는 안쓰러운 팀원들의 기대, 격려, 안쓰러움,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상쇄하는 수준의 원망을 등뒤로 받으며 꼿꼿하게 프린트된 기획안 2부를, 클립까지 이쁘게 꼽아 표지까지 만들어 가져다 바쳐놓고(각까지 반듯하게 잡아, 손수 페이지도 한 장 넘겨줬다) 옆에 준비된 간이의자에 걸터앉은 타미의 눈이 퀭했다. 한 손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며 이쪽으로 시선도 안주는 송팀장의 얇은 손가락이 보기좋게 움직여 묵묵히 페이지를 넘겨댔다. 순식간에 올라간 집중력이 미간을 살짝 좁힐 때마다 3cm씩 하강하던 심장은 그 곧고 길죽한 손가락이 이윽고 마지막장에 이르자 도로 용수철처럼 튀어올라 눈알을 뚫고 나올 듯 했다. 대충 책상 위에서 마주잡은 손에 습기가 가득했다.

***송가경. 그래서 모바일팀 차장이랑 무슨 사인진 언제 해명해줄건데?***

- 클라우드 올렸니

- 네. 마지막 장은 픽스받고 올리려고 빼고요

- ..

얼탱이가 나가버린 눈빛이, 팀원들에 비해 1.5배 정도 넓은 가경의 자리 큐비클 안에서 유리조각 마냥 부서졌다. 뭐. 어쩌라고. 선배팀 배타미 과장은 팀장이 해달란거 다 해줬는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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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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