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의 시간

부활 가능 상황 AU

123456789012 by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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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브 나인은 낯선 천장을 바라보며 눈을 뜬다. 이건 클래식하다. 고개를 돌리니 급하게 제 손을 잡고 이름을 외치는 사람이 있다. '이건 생경하잖아?' 생각한다. 죽음의 저편에서 돌아온 것이 슬퍼 울고 싶었으나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뭐라 쫑알거리며 의식을 확인하려고 드는 시온 라피우스 또한 짜증났다. 그러나 어쩌겠어. 애정한다면 책임을 져야만 하겠지. 상체를 천천히 일으키며 눈을 맞춘다.

"시온 라피우스."

"제정신입니까?"

"언제나 그렇듯이, 예. 제정신입니다."

"군인을 앞두고 도대체, 무슨... 제가 그렇게나 못마땅한 사람으로 보였습니까?"

"나를 믿지 않은 겁니다." 시온은 황당하단 얼굴을 내보였다. 목소리가 겹쳤으나 아랑곳하지 않고 에이브 나인은 말을 이어갔다.

"내가 당신을 애정하나 안 하나 궁금했습니다. 당신이 내게 눈이 팔려 주변 경계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지적하지 않은게 그 이유입니다."

"무슨, ..."

"의도된 사건이었습니다. 미안하다고 해드리면 되겠습니까."

"그 문장으로 끝날 이야기입니까, 이게?"

"까다롭기는."

혀 차는 소리가 방 안에서 울린다. 에이브 나인은 침대에 기대어 자세를 바로 한다. 제 옆자리를 탁탁 치며 앉으라고 제안한다. 시온 라피우스는 일어선다. 그러나 바로 앉지 못한다. 한쪽 무릎을 꿇은 채로 앉아 올려다보길 택한다. 손을 받쳐 잡은 뒤 달달 떨리는 음정을 뱉는다.

"당신이 이번에는 성공하는 줄 알았습니다."

"저런. 당신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죽을 수도 있었다고요."

"그건 아직 저희 인류에게 허락된 개념이 아닙니다."

"3개월이나 걸렸습니다. 나는 3분이면 해결되는 것이, 당신은..."

"말했지 않습니까, 나는 복구가 느린 인류종이라고. 이 발현은 유전자적인 특성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연구가 불가능하다고."

"혹시나 모르지 않습-"

짝, 하는 경쾌한 소리. 고스톱 치는 거라면 모르겠는데 여긴 1인 병실이다. 방금까지 의식 불명인 채로 있던 사람 하나와 그 곁에서 떠나지 못할 뿐더러 다리 달달 떨던 사람 하나가 전부였고. 나인은 손목이 얼얼함을 자각한다. "호들갑 떨지 마십시오."

뒤이어 멱살을 잡아 끌어 올린다. 쓰라린 복부를 무시하고 상체를 숙여 눈가에 입을 맞춘다. "어디에다가 나를 묶고 가둘 사람처럼 보이십니다. 진짜로 하기 전에 누가 위인지 보여드려야만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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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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