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귀는 삼인관을 소개합니다 (0) (feat.백일 넘어서야 가좍들에게 소개하는 배우자들)
저도 빨리 쓰고 싶었는데 그렇게 됐습니다 두서없음 주의
김죄송님 커미션
갑작스럽지만 여러분은 삼인관을 좋아하십니까?
3.
고대로부터 그것은 완벽을 의미하는 숫자.
3의 수비학적 특징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역사상 존재했던 무수한 삼인관이 3이라는 숫자의 완벽함을 증명한다.
예로부터 삼인관을 세끼 밥보다 (와 밥 세 끼도 3이다 완벽하다) 좋아하던 나는 삼인관을 볼 때마다 행복해 하면서도
언제나 결말에 이르러서는 근원적인 배신감을 느꼈으니…
삼인관이면…… 셋이 사귀면 안될까요?
라는 감상이 바로 그것이었다.
진짜 제발.
왜 결말에 오면 꼭 2+1로 사귀고 결혼을 하는 것인지? 왜 한 명은 꼭 나가리 되는 것인지? 삼인관이라며? 그건 식장에도 셋이 들어가고 가족묘에도 셋이 함께 묻히겠다는 피의 맹세 아니었어? 왜 꼭 둘이 눈을 맞아서 둘만 결혼하고 한 명은 다른 사람 찾아가는건데? 그럴거면 차라리 밖에서 다른 애인 찾아오면 안돼? 왜 더이상 셋이 아니게 되는 루트를 타는건데 얘들아 제발
결말에서 그런 배신의 칼을 맞을 것을 알면서도… 그러나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 혹은 개버릇 남 못 준다의 정신으로 어느날 또 다시 삼인관을 잡은 춘공은
얘들은 진짜 셋이 사귄다 이번에는 찐이다!!!!!!!!!!!!!!!!!!!
그런 마음이 너무나 벅차오른 나머지 다른 아이돌들이 와도 거들떠도 보지 않고 오직 뉴제네 셋만 따르겠습니다 라고 생각했으나…
막상 내가 연성을 하려니 조금 막막해지는 지점이 있었던 것이었다.
셋이서 사귄다는 건 도대체 어떤 느낌인걸까?
그렇다… 언제나 셋이 사귀라고 울부짖고 있긴 하지만 생각을 해보니 나 또한 지독한 모노가미 사회에서 자란 인간이기 때문에
셋이서 완성되는 연인 관계 조합 <- 이라는 것에 대해서 이해하기 힘든 지점이 많았다.
느낌으로는 알겠어.
느낌으로는… 린우즈랑 린우즈마오셋이 사귀는 게 같을 리 없잖아… 이… 셋이라서 좋은 완벽한 안정감과 셋이 있어서 좋은 그런… 그… 그런 게 있는데요!!
진짜 좋은데 뭐라고 설명을 못하겠어…
진짜 좋아서 내가 연성을 해서 영업을 하고 싶은데 나도 설명을 못 하겠어서 영업을 못해…
다른 사람 연성이라도 보고싶은데 없어…
없으면 내가 써야해… 그런데 나도 설명을 못하겠어서 (반복)
그런 기분으로 셋이서 사귄다 라는 것이 사실은 허상의 개념이 아닐까? 그렇지만 이 셋이 사귀었으면 하는 마음은 진짜인데? 여러 사람이 엮여있는 그룹을 좋아하는 마음과 연인으로서의 무언가를 수행해야하는 마음은 양립 불가능한 것인가? 라고 내면의 폴리아모리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급기야는 의심하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던 어느날,
운명처럼 이영도 작가님의 SF 단편을 읽게 되는데… (이하 발췌 내용은 <카이와판돔의 번역에 관하여>의 스포일러를 포함함)
(전략)
“우리 경우야 후손 생산을 위한 성조합이 한 가지뿐이지. 남자 하나와 여자 하나.”
“부부 말이군요.”
“그래. 우리는 성조합이 하나뿐이니 성조합이라는 말 자체도 필요 없지. 그런데 위탄인의 경우엔 여러 조합이 가능하거든. (…) 모든 성을 배출할 수 있는 사인조합을 카이와판돔이라고 해. 그 동화는 카이와판돔을 구성하기 위해 네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모이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 우리 식으로 말하면 신데렐라와 마찬가지로 ‘소년, 소녀를 만나다’인 셈이지. 소년이 둘이고 소녀도 둘이긴 하지만.”
(후략)
- 이영도, <카이와판돔의 번역에 관하여> 중
어…!
물론 카이와판돔 자체가 폴리아모리를 다루고 있는 소설은 아니니까 여럿이서 사랑한다는 개념은 이런 것입니다~ 같은 명쾌한 답을 준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모노가미 사회에 살아서 연애는 단 두 명이 수행하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폴리가미가 당연한 사회에서는 애초에 여럿이서 연애를 한다는 개념 자체가 더 당연한 것이겠구나…
그러니까 폴리아모리라고 해도 여러 명이기 때문에 특별한 무언가를 수행한다기보다는 (물론… 당연히 여럿이서 모여있는다고 폴리아모리가 성립되는 게 아니다. 폴리아모리의 성립을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개념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후술하겠음.) 서로를 사랑한다는 인식을 전제로 자연스럽게 성립할 수 있는거구나… 내가 모노가미 사회에 살아서 편협했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기에 이른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냐 그래서 대체 무슨 깨달음을 얻은거냐 싶겠지만… 연애 감정이라는 것이 그럴 환경이라면 (= 굳이 모노아모리가 당연한 환경이 아니라면) 여러 명 사이에서도 성립할 수 있는 감정임. 이라는 생각에 이른 것이 나에게는 엄청나게 큰 충격이고 새로운 인식이었다…. 는 것인데 써놓으니까 진짜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적당히 알잘딱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아무튼… 서론이 길었다. 여기까지는 나와 폴리아모리에 대한 이야기였고,
이제 본격적으로 나의 (캐릭터의) 배우자들이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만났는지 써보고자 한다…
이게 내가 2021년에 했던 소리인데…
2024년에 이르러서야 이제 정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나는 운영한 커뮤에서 모두 애인 손을 잡고 나왔기 때문에…
그렇지만 솔직히 이번에 앤캐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커뮤 운영을 한 건 아니었다. 나도 진짜 이렇게 될 줄 몰랐다. 모든 성사후기가 나도 이럴 줄 몰랐다고 시작하는 걸 보면서 에이 뻥~ㅎㅎ 같은 생각을 안 해 본 건 아니지만,
진짜 찐으로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진짜로요.
커뮤 운영은 왜 언제나 벼락 맞은 것처럼 결정되는걸까. 아무래도 머리에 갑자기 벼락 맞지 않고 멀쩡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커뮤 운영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겠죠?
또 다시 머리에 벼락을 맞았다는 이유로 지인들과 손잡고 여태까지 한 번도 해 본 적 없었던 마스레이드 커뮤 운영을 냅다 시작하게 된 춘공.
장르도 낯설었다. 성좌물이었다. 춘공은 여태까지 성좌물이라고는 전X시밖에 안 읽어봤다. 그나마 현대 판타지 헌터물은 익숙했기 때문에 그렇게 다른 운영자들과 손을 잡고 커뮤 운영 준비를 하면서 데굴데굴 구르는 날들이 시작되었다.
이 시점에서 정말 연애를 하게 될거라고는 단 하나도 생각하지 않았는데 (물론 시작부터 와 이번 커뮤에서 연애할듯~! 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내 캐릭터가 캐릭터 자체 조형보다는 철저하게 운영에 초점을 맞춘 부품 같은 캐릭터여서가 첫번째 이유요,
진짜 운영 준비부터 엔딩까지 죽도록 바빴다는 점이 두 번째 이유 되시겠다.
나 진짜 레이드 커뮤에 그렇게 준비할 게 많은 지 몰랐다… 매일같이 적 토큰 말고 기믹 짜고 밸런스 조율하고 조사 준비하고 조사 돌리고 기타등등 오만가지 일을 하는 삶…
그래서 전지적 운영자 관점에서 처음… 미래의 앤캐들의 신청서를 봤을 때의 생각은…
뭔가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합발까지도 진짜 죽도록 바빴으니까.
진짜로.
심지어 이 사람은 제일 마지막에 타임어택으로 들어왔음.
어떻게든 적절하게 사람들을 합쳐서 합발을 내야한다는 의지의 아르카나 테트리스…가 시작되는데,
여기서 잠시. 우리 커뮤는 성좌물이기도 하지만 거기에 타로카드 컨셉으로 각자 아르카나도 배정되어 있었는데, 아르카나도 선점해야 하므로 합격권에 있는 신청서들이 최대한 많이 들어올 수 있도록 테트리스를 무지하게 많이 했던 추억이 있다. 진짜 얼마나 할 일이 많았던지… 아무튼 그런 테트리스를 거쳐서
아르카나 0번 바보 카드의 내 캐릭터 (MPC)와
아르카나 8번 힘 카드의 이샤
아르카나 21번 세계 카드의 이리프.
이 셋이 함께하는 러닝이 시작되는데….
투 비 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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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_____ 창작자
애매한 곳에서 끊었네 미안합니다 다음에는 캐릭터 소개부터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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