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B03 금색의 태양이

001-B03 금색의 태양이

렌가 앗…, 또 실수했다.

렌가 아—…데이터 없어졌다…다시 해야겠다….

렌가 삼일 연속으로 다시 하다니…나, 진짜 바보….

카에데 렌가군, 여기 차. 벌써 5시간이나 쉬지 않았잖아. 한 숨 쉬자?

렌가 …아니, 쉬면 또, 컴퓨터 조작법 잊어버릴테니까, 해야지….

카에데 (벌써 삼일째 이 상태…. 얼굴도 수척해졌어.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

카에데 맞다. 딱히 컴퓨터를 고집하지 않아도 돼. 먼저 손으로 자료를 만들어보면 어때? 그림이나 기호로 그려도 되고.

렌가 …그런거 만들면, 리광이 또 어이없어할거야. 야치요도 그렇게 두꺼운 자료, 열심히 만들었잖아.

카에데 중요한 건, 렌가군이 하고 싶은 걸 명확하게 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힘든 일이니까. 손으로 만든 걸 보고, 자료화는 내가 할게!

렌가 그건, 치, 치사하지 않아?

카에데 치사하지 않아, 서로 돕기. 적재적소. 팀으로 일하려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

렌가 …그럼, 부탁할게. 나, 그림장에 그림 그리거나 해도 돼? 그쪽이, 글로 쓰는 것보다 잘 될 것 같으니까….

카에데 응! 그렇게 하자!

카에데 음…안돼, 잠들었어. 와, 밤이 밝아올 것 같아….

카에데 (어라? 렌가군은 어딜 간거지. 밤까지는 여기서, 자료의 그림 연극을 만들고 있었는데…)

렌가 ….

카에데 아, 렌가군. 있다….

카에데 (…. 무슨일이지, 어딘가 우울한 옆모습. 가만히 수평선을 보고있어…?)

카에데 …아, 일출이다….

렌가 …태양이, 떠올랐다.

카에데 예쁘네. …일출, 보러온거야?

렌가 주임…. 깨웠어? 미안….

카에데 전혀. 밤새고 태양보니까, 스며드네~.

렌가 응.

렌가 …있잖아. HAMA는 옛날에 매립으로 발전했다는 거, 주임이라는 알고있지.

카에데 뭐, 응.

렌가 …어릴 때말야, 지금 있는 육지도 옛날에는 바다였다는 걸 들어서. 뭔가 굉장히 납득했던 적이 있었어.

렌가 항구에서 HAMA의 아침을 바라보면, 하늘도 바다도 마을도, 전부 파랗게 물들어서 녹아내려 가.

렌가 그러면…보잘 것 없는 나 자신도, 이 마을의 일부가 된 것 같아서….

렌가 거기에, 눈부신 금색의 태양이 떠오르잖아. 뒤섞여 녹아내린 HAMA의 전부를 비춰서….금색으로 물들여 가.

렌가 용서없이, 전부 전부, 자신의 빛 속으로 거둬버려. 거기에 살고있는 인간의…고민이라던가, 고통이라던가, 뭐든지 다 무시해버리고….

카에데 (…렌가군?)

렌가 예전부터, 이 경치가 좋았어. 눈부셔서 아무래도 눈을 돌리게 되는데, 돌린 끝에서도, 햇빛이 남아 보여서….

렌가 강렬하고, 강하고, 빛의 힘으로 전부 씻어내리는 것 같은… 그런 태양이, 멋있어서, 하지만….

렌가 난 그거에 비하면 너무나도 작아서, 짓눌리 것 같아서 화가 나고…그런데도, 추운 밤 후에는, 햇빛의 따듯함에, 구원받기도 해.

렌가 모순적이지만, 질투할정도로, 부러워서, 동경해서…좋아해.

카에데 ….

카에데 (이 이야기는…어쩌면, 렌가군의 마음 속의, 무척 소중한 부분에 대한 것, 일지도 몰라)

렌가 어릴 때, 태양처럼 되고 싶었어. 동시에, 될리가 없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렌가 있었단 말이지, 태양 그 자체같은 인간이. 그래서 나는….

렌가 ….

렌가 …지금 생각하면, 내가 계속 허세 부리고, 고집 부렸던 것도, 사실은 될 수 없는데, 태양이 되려고 해서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렌가 그렇다고. 간단히 말해, 내가 HAMA의 아침을 좋아한다는 이야기.

카에데 …. 나도 좋아해.

렌가 응…. 투어 손님들도 보면 좋겠네. 당일치기하는 손님들은 무리지만….

카에데 그렇네. 아침 해를 볼 수 있는 건, 여기서 밤을 보낸 사람의 특권일지도 몰라.

렌가 ….

렌가 …아! 알겠어, 투어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

렌가 주임,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엄청 기뻐!

카에데 왓…, 처, 천만의 말씀…?

카에데 (렌가군이 손을 잡다니, 희귀한 일이야….!)

렌가 핫…으앗, 미, 미안! 아냐, 난 평소에 이런 대담한 일을…. 네가 거기에 있으니까…아니, 탓하는 게 아니라….

카에데 아하하, 별로 신경쓰이지 않았어!

카에데 그것보다,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면 잊어버리기 전에 돌아가자?

렌가 앗, 그, 그러게!

렌가 역시 나한테도, 조금정도는 태양이 편들어주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