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비지타임 드림 작업물

글이 간절할 때 열리는 타입

Commission by 김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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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준수. 감정에 솔직해도 너무 솔직한 바람에, 입으로도 모든 심정을 토해내는 사내는. 심기가 불편했다. 왜 불편한가? 알 수 없었다. 슛 연습을 하면서 집중을 하지 못했던 때가 손꼽을 만큼 적었던, 농구를 위해 살았고. 농구를 위해 살며, 농구가 연애보다 중요한 남자가. 지금, 슈팅에 집중을 못 하고 있다 이 말씀이다. 시바꺼…… 왜 이렇게 안 들어가고 지랄이야. 알 수 없는 감정이 스멀거린다. 가슴 깊은 곳부터 메슥거리듯 차올라 기분을 불쾌하게 만들었다. 텅, 소리와 함께 리바운드되어 외곽으로 튕겨져 나가는 농구공을 노려보던 사내가 허리에 손을 짚었다. 아, 망할. 집중 안 돼. 눈을 질끈 감았다. 순식간에 암영으로 뒤덮인 시야가 어질거리는 것도 같았다. 오만 짜증이 묻어나오는 걸음걸이로, 성준수는 벤치를 향했다. 고이 놓여 있는 핸드폰을 집어 든다. 전원을 켠다. 화면을 쓸어올린다. 신경이 날카롭게 솟아 있는 사내의 엄지손가락이 향한 곳은, 저의 두 번째라 당연하게 말할 수 있는. 채이령의 메시지였다.

 

 

 

준수야 나 경기 보고 올게!

 

연락 없어도 기다리지 말고

 

끝나면 연락할 테니까

 

 

 

저 메시지 이후로 지금까지 연락이 없는 것을 보면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을 테다. 채이령이 보러 간 경기는 제 경기가 아니었다. 누구의 경기를 보러 갔는가? 그 순간. 성준수의 기분이 끝의 저 밑바닥, 수렁으로 치닫았다. 그래, 그 경기. 빌어먹을 경기 같으니라고. 채이령은 농구 경기를 좋아했다. 그러니 경기를 자주 보러 다니는 것은 일상일 수밖에 없었지. 제 경기를 가장 좋아했으면 좋았을 것을, 사내는 무의식 속에서 저도 모르게 그리 생각했다. 그랬다. 채이령, 저의 두 번째는. 제가 아닌, 조형석의 열렬한 팬이었던 것이다. 아오…… 손을 들어 올려 잘 넘겨진 머리를 괜스레 헤집는다. 엉망이 된 머리카락을 뒤로 사내의 심기가 요동친다. 애써 모른 척 외면하고 있던 감정. 떠올리고 싶지 않아 묻어 두었던 마음은, 명백히 한 가지를 가리키고 있었음을.

 

 

 

그러니까, 지금.

 

천하의 성준수가 질투를 하고 있다 이 말이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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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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