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시온 프로젝트

Elysion Project (엘리시온 프로젝트)

12화- 버스킹(1)

"하아......."

지친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도 싫다... 오늘은 아침부터 여러 가지로 힘든 날이었어.....

나는 바로 기숙사로 돌아오고 돌아오자마자 급격히 몰려온 피로감에 옷도 갈아입지 않고 교복 차림 그대로 침대에 누워 뻗어버렸다.

아지트라 불리는 건물에서 캐논의 제멋대로이면서 갑작스러운 조직 결성 선언에 우리는 그 예기에 당연히 황당함을 느꼈고 오죽하면 노트북으로 내 디바이스를 조사하며 듣고 있던 노아 선배도 그때는 내심 당황한 듯 보였다...

"아니......왜 예기가 그렇게 되는건데? 게다가 특별 수사대는 또 뭐고??"

"엥? 그야 너희들은 우리의 목적을 위해 함께하게 될 사람들이잖아? 이번에 인원이 늘었으니 이참에 팀을 결성하는게 좋고 말이지~아, 참고로 팀 이름은 내가 방금전에 직접 지었어 멋있지?"

그때 나는 왜 갑자기 예기가 그렇게 되는 거며 물론 협력하겠다곤 했지만 특별 수사대는 뭐냐고 따졌는데 캐논이 답하길 이제부터 자신들의 목적과 함께할 사람들이 늘었으니 팀을 결성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며 참고로 이름은 본인이 즉각적으로 직접 지었다고 한다.

"아니......하아....됬다.....더 말해봐야 입만 아플거 같으니......"

이후 더 따지고 싶었지만 어차피 이미 결정된 상황이었고 게다가 그 둘의 사정도 다 들은지라 이제 와서 안 하겠냐는 캐논의 압박과 함께 그 고스트 노이즈들로 인해 우리와 같은 피해자들이 늘지도 모른다는 말과 함께 부탁할 사람들이 우리뿐이라고 했다.

솔직히 그때 이브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그 녀석들에게 죽을 뻔했던 것은 사실이고 또 그런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생각과 이런 얘기 다른 사람은 물론, 경찰에게 해봤자 믿어주지도 않을게 뻔할 거라는 생각, 그리고 무엇보다 제단의 진짜 목적을 알게 된다면 이브가 했던 말의 의미도 이곳에 있다 보면 알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았어, 너희 일에 협조할게. 그러면 되지?"

"나.....나도 리라가 한다면......"

"오~ 시원스럽게 바로 결정했네? 좋은 자세야~"

"솔직히 난 반신반의히긴 한데 둘은 이미 결정했으니 일단 나도 들어간다.

결국 생각을 정리 하고 나서 나는 어쩔 수 없이 협조하겠다고 했고 그건 미이도 마찬가지였으며 지온은 반신반의 하지만 일단 들어가기는 하겠다며 우리 세 명 모두 수사대 멤버가 되어 협조하겠다고 하였다.

그렇게 에덴 특별 수사대가 결성되고 나서 노아 선배에게 잘 썼다는 말과 함께 디바이스를 돌려받았고 앞으로 대화 할 일이 많을 테니 단체 톡도 만든 뒤 그대로 각자 생활하는 기숙사로 돌아오고 지금 이렇게 침대에 누워있는 처지다.

'그건 그렇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활동 시작이라니... 마침 내일은 휴일이라 안경원 가서 안경 새로 맞추려고 했는데 다 망했잖아.....

아니 그것보다, 전생에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이곳에 오고 나서 계속 이상한 일을 겪는 거야? 왜 이런 일이 자꾸만 일어나는 거냐고, 진심 어떻게 되쳐먹은거냐 내 인생은... 하아.....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나에게는 진짜 보통 사람들에게는 일어나지 않을법한 일들이 잔뜩일어났다. 그 영향인지 밖보다는 집 안에 있는 것을 좋아하게 되고 다른 사람들과도 잘 만나지 않게 된 걸 생각하면......

그렇게 그저 축 늘어져 있던 그때, 옆에 두었던 스마트폰이 울리기 시작했고 나는 바로 스마트폰에 손을 뻗어 그것을 확인했다.

[여, 무사히 잘 들어갔어?]-유지온

스마트폰을 확인해보니 온 것은 지온의 무사히 돌아갔냐는 톡이었다. 사실 건물에서 나오고 나서 지온은 시간도 많이 늦었으니 남자이기도 하니 나와 미이를 기숙사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는데 나는 극구 괜찮다고 거부해서 미이만 데려다주게 했다. 아무래도 다친 거로는 나보다는 미이가 더 심하게 다쳤으니깐. 의사 선생님도 미이는 당분간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했으니깐 당연한 거지.  

[응, 다행히]-Lila

아무튼, 톡이 왔는데 답장을 하는 것은 예의니 잘 들어갔다고 보냈다.

[그래? 다행이네~ 솔직히 걱정했거든]-유지온

[오지랖]-Lila

[ㅎㅎㅎㅎㅎ]-유지온

그 이후에도 나와 지온은 별 시답지 않은 대화를 주고받는데 언니나 정말 가깝게 지내는 지인 외에는 다른 사람과 이렇게 오랫동안 대화를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긴장도 되고 간질거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내일을 위해 무리 하지 말고 푹 쉬어. 내일부터 많이 바쁠지 모르니까]라는 답장에 순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게 이 일에 있어서 그는 나랑 미이와는 달리 전혀 관계없는데도 불구하고 괜히 그를 끌어들인 것 같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미안해.....이런 이상한 일에 너까지 휘말리게 해서...]-Lila

결국 그 미안한 마음에 그렇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어째선지 아까만 해도 바로 오던 답장은 몇분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응?"

하지만 그것도 잠시, 갑자기 지온에게 온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고 나는 그것을 바로 받았다. 

"뭐야, 아까까지 톡 하다가 갑자기 왜 전화?"

"아, 미안... 왠지 이런 얘기는 톡으로 하는 것보단 직접 말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

"아까 너. 나한테 미안하다고 했잖아... 그런데 말이야. 솔직히 나는 굳이 네가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

".........뭐?"

이게 갑자기 무슨 소리지? 하고 생각하던 그때 그는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물론, 캐논이 했던 예기는 지금도 여전히 반신반의하고 솔직히 영 미심쩍긴 하지만..... 그래도 그때 그녀석이 보여준 그 괴물 사진이랑 너랑 미이가 했던 예기를 들어보면 거짓말은 아닌거 같았고. 무엇보다 네 몸에 나 있던 그 수많은 멍이 그 사실을 알려주는 결정적인 증거였으니깐. 일단 지금은 일단 한 번 믿어보려고.

그리고 무엇보다 거기에 들어가겠다고 한 것은 누구도 아닌 바로 나였잖냐. 그러니 끌어들었다니 그런 생각하면서 너무 죄책감 가지지 말라고."

"............."

하여간... 이상한 녀석... 솔직히 이번 일로 인해 많이 혼란스러울 텐데... 이럴 때도 날 배려해주는구나......

"여보세요? 리라야?"

"아, 미안....잠깐 생각 정리 좀 하느라....."

이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나를 부르며 괜찮냐며 걱정하는 지온에게 나는 괜찮다고 하였다.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고... 아, 맞다. 너만 괜찮으면 조금 있다가 멍 빨리 빼는 법 좀 찾아보려고 하는데  한번 해볼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거야."

그 말에 살짝 이건 진심 오지랖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자기 일 마냥 열심히 도와주는 그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푹 쉬라는 말과 함께 그와의 대화는 마침표를 찍고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지온과의 전화를 끊고 휴식을 취하려는데 잠시 후, 또 다른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저, 저기... 리라야 난데... 시간 괜찮아?"

전화를 받아보니 이번에는 미이에게서 온 전화였다.

"아, 물론 괜찮아. 그런데 무슨 일이야? 갑자기 나에게 전화를 하고."

"아... 그게......."

미이는 뭐 때문인지 스마트폰 너머로 우물쭈물하는 게 들려왔고. 뭐가 얘기하고 싶은 것이 있는 거 같아 나는 괜찮으니 천천히 하라고 했다.

"저기... 실은 어제 일에 괜한 건데......"

"어제일......?"

"응... 사실......그때 내 멋대로 행동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어... 사실 더 빨리 말했어야 했는데 도저히 말할 타이밍을 못잡아서......"

"아......."

아무래도 어제 일이 마음에 걸렸는지 지금와서지만 미이는 그때 자신의 행동에 대해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물론 나는 지난일이니 괜찮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미이는 연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녀가 말하길 그때 내가 걱정되어 도저히 혼자 도망 칠수 없었고 게다가 그때 내가 노이즈 고스트들에게 맞는 것을 보고 그대로 뒀다간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서움과 함께 어떻게든 구해야한다는 마음에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 행동으로 인해 나에게 여러 가지로 큰 상처를 준 것 같아, 그때 멋대로 행동해서 미안하고 지금까지 계속 사과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랬구나......하지만, 미이.....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네가 그렇게 미안해 하지도, 죄책감 가지지 않아도 생각해. 어떻게 보면 그때, 네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으니깐...... 그러니 너무 자신을 탓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그 말을 듣고 나는 이건 절대 네가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고. 오히려 미안해 해야될 사람은 나며 그때 바보 같이 맞고있어서 네가 그런 생각을 한거라며 위로해주었다.

실제로 그때 앞이 안 보였다고 해도 좀 더 제대로 반격하던가 그랬더라면 그녀가 목숨 걸고 나를 구하려 하지 않아도 됐었으니깐......

아무튼, 미이나 나나 어제일에 대해 사과를 하고 이제 서로 그 일에 대해 죄책감 갖지 말기로 약속 하였다. 그리고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자는 말과 함께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서 침대에 누워 한참을 천장만 바라보면서 여러 생각을 정리하기로 하며 일단은 이 일에 대해 할 수 있을 만큼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솔직히 원래 이런 거창한 일은 질색이고 별로 하고싶은 맘도 전혀 없지만 이상 일단은 어떻게든 해보는 수밖에 없겠지.......

그런 생각을 하고 이후 마음을 정 하고 교복에서 사복으로 갈아입은 뒤 내일을 위해 일단은 심신을 안정시키기로 했다. 다시 말하지만 오늘은 상상 이상으로 힘든 날이었으니깐.

한편.......

"어때 노아? 잘 되어가고 있어?"

"응, 그애의 디바이스를 조사한 덕분에 다행히 조금이나마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것 같아."

"그래? 다행이다! 그동안 여기까지 와서 고생한 보람이 있네! 그러면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해버리자고~!"

"그래, 비록 시작은 늦었지만 어떻게든 찾아내서 밝혀내보자. 협력해준 그 애들을 위해서라도.......XX를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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