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시온 프로젝트

Elysion Project (엘리시온 프로젝트)

22화

분리수거장에서 세나 선배를 도와 해야 할 일을 끝내고 그러다 세나 선배의 손에 이끌려 매점에 가게 되었으며 그곳에서 아이스크림을 얻어 먹게 되었다. 원래는 보답이라도 빚지는거 같아 어떻게든 더치페이를 하려고 했는데 세나 선배는 후배에게 도움을 받았으니 선배가 쏘겠다면서 내가 아무리 만류해도 사주겠다고 하는 바람에 결국 선배가 내 것까지 사주었다.

"어떻노? 내가 말한대로 맛있제?"

"네, 확실히 맛있네요. 왜 인기 있는지 알 것 같아요."

처음에는 분명 곧바로 기숙사로 돌아갈려고 했는데 얼떨결에 갑작스러운 부탁을 받고 결국 원래 계획과는 다르게 학교에 오래 남아있게 되었지만 그래도 덕분에 이렇게 맛있는 아이스크림까지 먹게되었으니 딱히 싫지는 않았다.

"그건 그렇고 할 예기가 있다고 했는데 무슨 예기에요?"

"예기? 아~ 그거 말이제? 사실 그리 무거운 예기는 아니고, 노아에 관한거다. "

"노아 선배요? 갑자기 그 선배는 왜.... 그런데 저, 그 선배와 알고 지낸지 얼마 안 됬는데요?" 

"괘안타. 알고 지낸지는 얼마 안 되어도 너는 뭔가 알고 있을지도 모르니깐....."

대체 무슨 일이길래 이러는거지? 일단 한가지 확실한 건 노아 선배에 관한 예기라고 하는데, 그 선배와 무슨 관련이 있기에 왜 이렇게까지.......혹시 그건가?

"네, 그런데 혹시나해서 말하는거지만 설마 연애 관련 예기라던가 그런건 아니죠? 만약 맞다면 전 그런거 1도 모르고 딱히 이렇다 할 조언도 못하니 괜한 기대는 하지 말아주세요."

"......갑자기 뭔 개소리를 하는거노? 그런거 아니니깐 걱정 말레이."

아 다행히 그쪽은 아니구나. 만약 그쪽이면 어찌해야하나 내심 걱정했는데.... 다른 애들이면 모를까 사랑이니 연애니 나에겐 그런거 전혀 다른 세계 이야기라고 느낄정도로 문외한인지라, 오죽하면 내가 쓰는 소설을 좋아해주는 독자들도 '작가님 작품은 다 좋은데 작중 러브라인이 너무 없다'고 불평 할 정도였지.

아무튼 일단 연애쪽 고민은 아니라고 하니 일단 선배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도록 하자. 지금 생각한거지만 듣다보면 의외로 중요한 것일지도 모르니깐.

"실은 처음 만났을때는 몰랐는디 언제부터인가 노아 걔 가끔가다 뭔가 이상한 행동을 한다."

"이상한 행동이요?"

"그려. 처음에는 단순한 착각인가 했는디,  그래서 전에 한 번 그거에 대해 말한 적이 있는데 본인은 괜찮다고,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근디 촉이 오는게 분명 뭔가 숨기는게 같단 말이제......"

"헤에........"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세나 선배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왜 나에게 할 예기가 있다고 했는지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다.

요약하자면 최근 노아 선배가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으며 세나 선배는 그런 선배가 걱정되서 나에게 혹시 아는것이 있나 물어보고 싶다는 거구나. 마침 내가 노아 선배와 아는 사이기도 하고. 우연이긴해도 만났기에 이것을 기회 삼아 나에게서 필요한 정보를 모으려는 거겠지.

그런데, 아무리 노아 선배와는 만난지 얼마 안 되었어도 딱히 그 선배가 이상한 행동을 하는 거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못 본 거 같은데?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이었어요?"

"으음.....그게......일단 이브가 나오는 뮤비를 볼때 종종 얼굴빛이 어두워지고 뭔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거니 심지어 어떨 때는 막 허공에 혼잣말을 한적도 있데이. 솔직히 앞의 두개는 그렇다 쳐도 마지막은 이상하지 않나?"

"네. 확실히 그렇네요." 

들어보니 확실히 좀 이상한 행동이네. 특히 다른 것도 아니고 허공에 혼잣말이라니.....

아니 잠깐, 허공에 혼잣말 하는 거.....설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거는 아니겠지.....

"저.......혹시 이 예기 저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한 적 있나요?"

"물론 다른 애들 한테도 말했제! 근디, 허공의 혼잣말 하는건 괜히 잘못해서 애 정신병자 만들거 같아 혹시 몰라 안했다.

그리고 그걸 빼고서 말하긴 했는데 갸들도 모르것다 하고 네 그러는거 오지랖이라 남일에 신경 끄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걱정이 되서 말이제....."

"............."

일단 다른건 몰라도 허공에 혼잣말 하는 행동을 아는건 다행히 세나 선배뿐이라는 사실에 살짝 안도감이 들었지만....이거 꽤나 위험한 상황이 아닌지......

"그래서 그런데, 니는 혹시 아나? 노아 갸가 왜 그러는지.....별거 아닌거라도 괘안으면 내한테 말해줬으면 좋겠는디."

생각하자. 어떻게든 이 상황에서 의심 받지 않는 동시에 노아 선배에 대한 잘 둘러댈 수 있는지. 그렇지 않으면 말 그대로 X되는거다...!

"? 니 괘안나? 갑자기 안색이 갑자기 안좋아졌는디.....혹시 배탈났노?"

"네? 아, 아니에요. 전 괜찮아요."

세나 선배는 궁리하던 나를 보고 어디 아픈걸로 오해했는지 괜찮냐며 물었고 나는 그런 선배에게 괜찮다고 말했다.

일단 지금은 내가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둘러대자. 어떻게든 의심받지 않도록.....!

"일단 본론 부터 말하자면 잘 모르겠어요. 아까도 말했듯이 노아 선배와 만난건 얼마 안됬기도 하고 저희 앞에서도 그런 행동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거든요."

"흐음.....그럼 너도 잘 모른다는 기가?"

"네."

".........그런가 그럼 됬다."

세나 선배는 내 대답을 듣고 잠깐 내 얼굴을 빤히 처다보다가 다행히 내 말을 믿어줬는지 약간의 한숨을 쉬면서 넘어갔듯 보였다. 사실 둘러댈때 내심 긴장했었는데 평소 얼굴에 표정변화가 거의 없는게 이럴때는 도움이 되서 진심으로 다행이다.

"오늘 갑자기 불편했을텐데 여러가지로 어울려줘서 고맙데이. 

아. 그러고보니 니 이름이 뭐노?" 

"저요? 리라에요. 강리라."

"헤에, 이쁜 이름이구만. 내는 세나라고 하고. 이것도 인연이니 폰 번호 교환하고 메신저 추가하고 싶은데 괜찮제?"

"네. 상관없어요."

이후 나와 세나 선배는 서로의 폰 번호를 교환하고 메신저에도 추가한 다음 오늘 고마웠다는 말과 함께 세나선배는 2학년 교실에 쓰레기통을 갖다놓기 위해 먼저 가버렸고 나도 다 먹은 아이스크림 막대기와 봉지를 주변 쓰레기통에 버린 후 학교를 나가기로 했다. 

*

'응? 저 사람은......'

학교를 나와 기숙사로 돌아가던 도중 어느 건물에 설치되어 있는 거대한 전광판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 것을 발견하였는데 . 그 전광판에는 현재 뮤즈들이 만든 이브의 노래 pv가 흘려 나오고 있었다.

모여있는 사람들은 전부 그것을 보면서 이걸 만든 뮤즈들 중 누가 더 좋나 각 무리별로 즐겁게 수다를 떨거나 폰으로 pv 사진을 찍는 등 여러 가지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수많은 사람들의 무리 속에 노아 선배가 있었는데 어째선지 즐겁게 그의 표정은 어딘가 좋지 않아보였다. 그 표정은 마치 뭔가 고민 또는 안 좋은 기억이 떠오른 사람과도 같은......그런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세나 선배에게 그런 예기를 들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멀리서 보니 노아 선배의 행동이 왠지 어딘가 이상해 보이네.

일단 먼저 다가가서 예기를 걸어야 하나 하고 잠시 생각을 하였지만 선배는 나를 보지 못했는지 곧바로 가던 길을 가버렸다.

한 번 선배의 뒤를 따라갈까도 잠깐 생각했지만 그런 짓은 차마 하기가 뭐 하기도 하고 설령 따라가서 이번 일에 대해 예기 한다 해도 사람 심리상 아무일도 없다고 숨길게 뻔하기 때문에 일단 지금은 포기하고 다음에 제대로 물어보기로 했다.

'일단, 빨리 돌아가자. 괜히 여기 있다가 다른 사람들이 날 보기라도 하면 큰일이니깐.'

그런 생각에 곧바로 사람들 무리에서 벗어날려고 하는데 바로 그때 누군가가 내 앞을 막았다. 

"어이, 네가 이 동영상의 주인공 맞지?"

검정색 후드를 깊게 쓰고 있어서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보다 큰 키에 목소리를 들어보아 일단 성별은 남자로 추정된다. 왜 추정이나면 요즘엔 외형만 봐서는 성별을 파악하기가 어려워, 만에 하나 키가 크고 목소리가 굵은 여성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

일단 한가지 다행인 점으로 다른 사람들은 전부 pv에 집중해서 나를 알아보는 사람은 이 사람 뿐이었지만.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고 불길한 느낌이 들어서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피하려고 했다.

"하, 어딜 토낄려고?"

그러나 그는 내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팔을 붙잡았다. 사람 많은 데에서 이런 짓을 하다기 간도 크네.

"이거 놓으시죠? 요즘에는 이런 짓 함부로 하면 경찰에 신고 가능하단거 몰라요? 사람 많은 곳에서 용캐 이런 짓을 하네요."

"걱정마, 나도 경찰서 가고 싶지 않고 단순히 나랑 할 말이 있는 거 뿐이니깐. 그러니 좋은 말 할때 따라와. 험한꼴 당하기 싫으면."

그러더니 갑자기 목에 찬 디바이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고 그 순간 정신이 몽롱해 지는것을 느꼈다. 그리고 이때를 기점으로 마치 필름이 끊기는것 같이 아무 기억도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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