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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ON CODE. DAY 4

STAND OFF!! - 주간 의뢰

MISSION CODE. DAY 4 ...


 오늘은 조금 정상적인 의뢰가 들어왔다 싶었다. 이 정도의 일이라면 평소에 하던 일과도 엇비슷하지 않나. CODE.IllI에게 있어서 이보다 간단하고 익숙한 임무도,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는 임무도 따로 없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귀찮지 않다는 것은 아니었다. 언제나와 같이 하던 일은 지루해서 귀찮았으니까. 재미는 느끼지 못하면서 지루함은 느끼다니 본인 스스로가 생각해도 참 무료한 삶이었다. 

 무료함에 젖은 발걸음은 축축 쳐저 바닥에 녹아 없어버려질 것 같았지만, 그대로 녹아 없어지기에는 자신은 너무나도 버젓한 인간이었다. 그러니까, 사람인데 말처럼 쉽게 녹아 없어질리가 없잖아- 라는 쓸데없지만 냉정한 생각을 하고 마는 것이다. 언제나 그런 식이었다. 귀찮음에 쓸데없는 생각으로 살아갈라치면, 평소에는 없던 이성적인 머리가 이 순간에만 나타나서는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제지했다. 그리고 그 이성이 임무를 해야 보고서를 제때 올릴 수 있다고 경고하지만 않았어도 질척거리는 발걸음을 옮겨 베이스캠프로 가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것도.

 “...거기 멀뚱히 서 있지 말고 캠프 안쪽으로 들어와...”

 느릿하고 조용한 한마디를 뱉고는 빛을 끌어당겼다. 손 안에서 색색이 모이는 빛은 형용할 수 없는 색이 혼재되어, 어두운 베이스캠프에서 유일하게 오색의 빛깔로 찬란하게 빛났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손 안의 유일한 빛은 곧 이곳을 지키는 가림막이 되어줄 터였다. 

 빛이 작은 손짓에 따라 강물 같이 주위를 흘렀다. 허공을 흐르는 빛은 이내 베이스 캠프를 감싸기 시작했다. 그건 마치 빛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느낌이었다. 강물은 거대한 돔이 되고, 돔을 만든 빛은 먼지처럼 산란되며 펑- 사라진다. 흔적도 없이. 

 “...아무 변화도 없는 것 아닌가요?”

 

 의뢰인 S인가? 목소리를 외우지 않아 누군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CODE.IllI는 그 물음에 답해주지 않았다. 귀찮았으니까. 그리 생각하며 위를 쳐다보았다.

 “캠프 밖으로 나가보면 알 거야...”

 평소와 같이 명확한 답은 내주지 않은 채, 그대로 발을 옮겨 베이스 캠프를 빠져나온다.  

 아마 한동안은 괜찮겠지. 베이스캠프의 크기가 크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자신의 능력이 그들의 생각보다 더 탁월했던 점을 종합해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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