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신곡/논커플링Non-Coupling

어떤 마음은 연기처럼 흩어지기도 한다

4/1 하츠토리 하지메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지각)

#가장_낮은_곳에_임할_샛별


언젠가 하츠토리님의 생일도 모두가 기념하게 되겠지? 노아가 우츠기에게 묻는다. 알록달록한 색종이로 장식 고리를 만드는 손이 바쁘게 움직일 때의 일이었다. 크리스마스처럼 말인가요. 하긴 그분의 탄신은 모두가 축하하고 기뻐해야 할 일이죠. 크리스마스가 12월이니 4월이면 시기도 적당하군요.

맞아! 따뜻한 봄날에 축제를 여는 거야! 하루는 시시하니까 일주일 정도로 하자! 하츠토리님의 생일 전날에는 성대한 전야제를 벌이고 모두가 탄신일을 축하하는 거지! 노아가 흥분해서 손에 들고있는 장식고리를 흔든다. 바스락바스락.

무슨 얘기를 그렇게 즐겁게 하고 있나요? 포장된 선물을 사온 것은 이소이 라이다. 그 뒤를 따라 하라다 미노루가 케이크를 안아들고 들어왔다. 하츠토리님 탄신제 이야기! 우와, 그건 대체 얼마나 앞서나간 이야기인거야. 미노루의 뜨뜻미지근한 반응에 노아가 볼을 부풀렸다.

하츠토리님의 생일이니까 당연히 그 정도는 되어야지! 그래그래. 노아짱의 말이 맞아. 장식용 고리는 잘 되어가고 있니? 라이는 익숙한 듯이 노아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린다. 그 사이 우츠기와 하라다의 눈이 마주친다. 미노루는 슬쩍 노아를 곁눈질 하고는 몸을 부르르 떨며 웃어보였다.

그러고보면 죠지 씨와 카즈에 씨는? 그분들은 오늘 외부 미팅이 있어서 부재중이십니다. 일정이 끝나는대로 금방 합류할테니 예정대로 진행해달라고 말씀하셨어요. 우츠기의 능숙한 대답에 미노루가 고개를 끄덕인다. 여럿이 애쓴 덕에 회의실로 쓰이는 작은 방은 완연히 축하의 색채를 띄어갔다.

세오 오빠도 있었으면 좋았을걸. 노아가 중얼거린다. 라이가 손을 멈춘다. 우츠기가 침묵한다. 미노루가 영문을 모르고 침묵 사이를 더듬었다. 죽었다는 고문? 응. 대화는 그 이상 이어지지 않는다. 노아가 가위로 색종이를 자르는 소리가 선명하게 이어졌다.

괜찮아. 그 사람도 천국에서 하츠토리를 축하해주고 있을거야. 분명. 미노루는 빙긋 웃으면서 노아의 등을 두드려준다. 노아가 볼멘소리로 입을 연다. 당연하지. 세오 오빠는 하츠토리님의 친척인걸. …우츠기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준비가 끝났다. 그럼 하지메를 누가 이 방으로 불러오지? 미노루의 물음에 라이가 답한다. 에노모토 부부가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데리고 오실거래. 우리는 미리 불을 끄고 숨어있으면 돼. 그래서 그들은 방의 전등을 끄고 어슴푸레한 어둠 속에 몸을 숨긴다. 멀리서 발자국이 가까워져오고

………….

…………………….

이윽고 하츠토리 하지메는 죽었다. 그의 생일은 전세계의 기념일이 되지 못했다. 그런데도 누군가가 케이크에 촛불을 붙인다. 작은 불꽃은 조금 일렁이다가, 옅은 한숨에 사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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