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케이크 그리고 장례 케이크
인사이더 생일 연성
꽤 늦었지만 늦게 써올리는 것도 리켈레스러운 느낌… 생일 기념이라기보다 생일이 얽힌 일상에 가깝습니다.
민감한 소재가 있습니다: 가까운 사람의 사망
7000자.
라테라노 한켠에는 학생들이 여러 직업을 경험해 볼 수 있는 테마파크가 있는데, 여러 직업 중 집행자를 고르면 하위 체험 프로그램이 몇 개로 나뉜다. 아이들이 신나게 여기는 종목은 한정되어 있다. 나쁜 사람 혼내주기, 속닥속닥 비밀스러운 대화로 단서를 찾기, 중요한 물건 전달하기, 기타 등등. 하지만 실상 집행자는 라테라노에서 장의사와 의료인 다음으로 죽음을 자주 접하는 직업이다. 테마파크의 관리자들은 ‘죽어가는 의뢰인과 대화하고 유언 조율하기’ 같은 임무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없으리라고 판단한 듯하다.
"저는 날짜를 맞추지 못할 모양이니, 이 케이크를 도나텔라의 생일날에 만들어서 전해 주세요."
이런 말을 들으면서 적절히 친근하고 적절히 예의바른 낯을 유지하는 일은 확실히 아동들이 즐기기는 어려울 테다. 도나텔라의 생일은 세 달 뒤였다.
호스피스 병실에는 커튼으로 한 겹 거른 여름의 햇빛이 흠뻑 들이쳤다. 병상에 앉은 장년의 의뢰인은 근사하게 길이 든 수첩을 건네왔다. 병원 바깥에 발디뎌 본 적조차 없을 것만 같은 희멀금한 얼굴색이지만 수첩의 가죽 장정에 새겨진 흠집들은 언젠가 이 사람이 바쁘게 대지를 누볐을 나날을 상상하게 했다. 어쩌면 수첩의 틈새에서 사르곤의 모래알이나 사미의 눈얼룩마저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책갈피로 표시된 부분을 펼쳤다. 레시피는 몇 페이지에 걸쳐 있었다. 여러 조합을 시험해 보았는지 부지런히 덧쓴 흔적이 있다. 아몬드 가루를 넣어 구운 머랭, 커피 버터크림, 초콜릿 가나슈……. 리켈레가 그것을 주의깊게 살피는 모습을 본 의뢰인 실비오는 면목없어했다.
“너무 시시한 일을 부탁드리는 것 같아서 좀 무안하네요.”
“임무에 중하고 시시한 일이 어딨나요. 오페라 케이크는 정말 오랜만인데요. 최선을 다해서 해 보겠습니다.”
병상에 앉은 의뢰인은 뒷목을 머쓱하게 긁었다. 손목에 꽂힌 점적 주사 줄이 그 몸짓을 따라 까불거렸다. 라인이 신경쓰이지도 않을 만큼 병상에서 긴 시간을 보낸 듯했다.
"그날까지 움직일 힘이 남아 있다면 제가 직접 만들고 싶은데 말이에요."
"그럴 수 있기를 기도드리겠습니다." ―리켈레는 기도를 하지 않는다. 가망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말씀주신 날짜에 만약 실비오 씨께서 스스로 만들기 어려우실 것 같으면, 제가 만드는 동안 옆에서 지켜보면서 뭔가 조언해 주셔도 좋고요."
의뢰인은 잔웃음을 흘렸다. 그 가냘픈 웃음에도 온몸이 다 울리도록 깡마른 몸이었다.
"아이고, 남의 요리에 훈수 두는 거 아닌데, 그러고 싶어지는 걸 보니 제가 진짜 갈 때가 됐나 봅니다."
"꼼꼼히 신경쓰고 싶으실 마음 왜 모르겠어요. 의뢰 내용에 더 조율하실 점은 없으실까요?"
"생각나면 말씀 드리겠습니다. 일단 좀 쉬어야겠네요. 서명은 이쪽에 하면 됩니까?"
"네, 서명해 주신 시점부터 바로 갱신됩니다. 내용에 변동이 있으시면 또 언제든 공증소로 연락 주세요."
'왜 모르겠어요.' 리켈레는 그만한 헌신을 받아 본 적도 건네 본 적도 없다. 하지만 이 직업은 이런 말을 배울 기회를 주었다. 리켈레는 슬며시 열어둔 감정으로 미량의 연민과 호의가 흘러나가도록 두었다. 서류에 서명한 의뢰인은 사과와 감사를 되풀이 주절거리며 리켈레를 배웅했다.
공증소의 아담한 개인 사무실. 책상의 매끈한 리놀륨 상판 한켠에는 아날로그한 탁상달력이 서 있다. 물론 모든 일정은 단말에도 제대로 등록해 놓지만, 눈을 들 때마다 바로 보이는 손글씨는 전산 데이터와는 다르니까.
집행자 리켈레의 달력은 타인의 생멸과 맞물려 돌아간다. 달력에는 그만이 알아볼 수 있는 기호들의 조합으로 드문드문 이런 정보들이 씌여 있다. '모월 모일까지 누가 살아 있다면 이 의뢰는 취소. 사망했다면 의뢰 내용대로 진행할 것.' 여름에 받은 의뢰는 초겨울이 된 지금 그 두 선택지 사이의 모호한 경계에 놓여 있었다.
실비오는 이틀 전부터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그는 독한 진통제에 가물거리는 의식으로 잠들다 깨어나기를 반복했다. 휠체어에 올라 주방을 살피며 훈수를 두는 것은 고사하고, 평범한 대화조차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대답은 할 수 없더라도 말소리에는 종종 작은 고갯짓이나 손가락의 움직임으로 반응한다고 했다. 의료진은 환자가 평소 좋아하던 영화나 음악을 병실에 틀어 두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리켈레는 책상 위에 펼쳐놓은 서류와 수첩을 내려다보며 손가락 사이로 펜을 굴렸다. 궁리는 짧았다. 개운하게까지 보이는 동작으로 훌쩍 자리에서 일어난 리켈레는 단말을 챙겨들고 세 칸 옆의 개인 사무실로 향했다.
"페데리코, 시간 돼?"
문안에서 목소리가 돌아왔다. "예. 들어오시죠."
문이 열리면 몇 년째 사용한 공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말쑥한 작은 사무실이 보인다. 절반은 주인의 성격이 깐깐한 덕이고, 나머지 절반은 그 주인이 일 년의 6할 정도는 테라를 종횡무진하느라 자리를 비우는 탓이다. 페데리코는 정리한 서류철을 차례차례 책꽂이에 집어넣는 도중이었다. 리켈레는 까닥 눈짓으로 인사를 때우고 아담한 응접 테이블에 앉았다.
"주방에 카메라랑 마이크를 설치할 거야. 네 대 정도."
부탁을 할 때 이런저런 운을 뗄 필요가 없는 상대다. 페데리코는 되묻는 대신 리켈레가 단말에 띄운 평면도를 확인하기 위해 다가왔다.
"공증소의 공동 주방이군요."
"어. 조리대 밑에 페달을 여러 개 설치해서, 요리하는 중에 페달을 밟으면 바로바로 그 위치로 카메라를 바꿀 수 있으면 좋겠거든. 공정이 잘 보이게."
선 채로 화면을 짧게 일별한 페데리코는 그 새에 도면에 표시한 위치를 전부 기억한 모양이었다. 그는 마주 앉지도 않고 도로 캐비닛으로 향해 거침없이 종이를 몇 장 꺼냈다. 필요한 장비나 비용에 대한 서류일 테다. 이럴 거면 나도 안 앉았지.
"간단한 작업입니다. 목적과 기한은?"
리켈레는 등받이를 팔로 괴고 비우듬하게 페데리코 쪽으로 몸을 돌려 앉았다. "의뢰인한테 실시간 방송. 케이크 배달 의뢰인데 만드는 과정을 직접 확인하고 싶어하셔서. 기한은 바로 내일 오전. 원래 설치도 다 내가 할까 했는데, 생각해 보니까 재료 준비랑 해서 이래저래 바쁘더라고, 부탁 좀 하자. 아 맞다, 주방 대여 신청은 내가 해 뒀어."
블랙 유머를 즐기는 말상대였다면 '요리 방송 스트리머 데뷔' 같은 농담을 떠올렸을지도. 페데리코 녀석은 그럴 리가 없지만.
"알겠습니다. 관련 서류는 일괄로 보내 드리죠."
"고마워. 그럼 난 장 보러 나갔다 온다."
페데리코에게서 배웅을 기대해 봐야 허사이기에 리켈레는 바로 나서려 했다. 하지만 책상에 서류들을 펼쳐놓던 페데리코가 희미하게 눈썹을 좁히며 리켈레를 불러세웠다. 리켈레는 별일이라는 투로 문틀을 잡고 으쓱했다.
"왜?"
"재료 구매부터 직접 하실 예정이십니까? 주문하는 쪽이 빠를 텐데요."
리켈레는 낄낄거렸다. "정없으니까? 기분 문제야, 그냥 외워. 영 모르겠으면 다녀와서 설명해 줄게."
"……예."
긴가민가하는 페데리코를 남겨두고 리켈레는 가뜬히 사무실을 나섰다. 스치는 책상마다 동료들이 건네오는 살가운 인사에 마주 답하며 정문을 열었다.
거리는 흰 포석이 첫눈처럼 단정히 깔려 걷기 편하다. 서늘하고 건조한 공기는 체온이 피부 위에 만든 얇은 막을 이기지 못하고 손가락 사이를 명주실처럼 미끄러졌다. 날이 더 추워지면 절로 어깨가 움츠러들겠지만, 이런 쾌적한 한기는 자신의 피부 아래에서 따뜻한 피가 순환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자각하게 한다. 좋은 재료를 찾아 도시를 누비기 적당한 날이다.
언젠가 다가오는 냉기가 죽음처럼 무서웠던 시절이 있다. 지금은 아니다.
도나텔라는 의뢰인의 딸이다. 위독한 아버지를 두고 초조하게 직장과 병원을 오가던 딸은 며칠 전부터 휴직계를 내고 병원에 종일 머무르고 있었다. 엷어진 시간 가운데 아버지가 좋아하던 영화와 음악의 소리에 둘러싸인 채. 더이상 이야기를 나눌 수 없는 혈육에게 이런 취향이 존재했다는 깨달음을 뒤늦게 곱씹으며, 저며오는 아쉬움이 밀물처럼 몸을 덮도록 내버려둔 채.
오늘 병실의 벽에 걸린 모니터에서 흐르는 영상은 영화가 아니었다. 도나텔라도 몇 번 스치며 얼굴을 본 적이 있는 쾌활한 인상의 집행자 청년. 그가 앞치마와 머릿수건을 맨 본격적인 모습으로 말끔한 주방에 서 있었다. 아빠, 저거 봐봐요, 도나텔라는 실비오의 어깨를 조심스레 손끝으로 두드렸다. 총기를 잃은 희미한 시선이 허공을 향했다.
[동료가 제대로 했다면 지금 화면 아래에 재료 목록이 나가고 있을 텐데, 안 나가고 있다면 뭐 다시 전해 드릴게요. 노른자와 버터는 냉기가 가실 만큼만 실온에 미리 꺼내 두었고, 가루 재료들도 다 계량해 뒀습니다. 레시피를 제공해 주신 실비오 씨께 감사드리며, 오페라 케이크의 중심인 비스퀴 조콩드부터 시작해 볼까요…….]
요리 채널의 호스트마냥 집행자는 한순간도 소리를 비우지 않고 부지런히 떠들며 손을 놀렸다. 움직일 수 없는 환자도 들을 수는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리라. 화면 속의 사람과 공감하는 일은 불가능하지만 도나텔라는 리켈레가 곁에 선 듯 진실한 연민을 느꼈다.
[사실 제 주종목은 케이크보다는 도넛인데, 그것도 집행자로 일하던 중에 귀한 레시피를 접할 일이 있었던 덕분이거든요. 한 번 배운 김에 이것저것 연습해 보자 한 것이 어느새 특기가 됐죠. 이번 일은 공증소에서 케이크가 특기인 녀석들이 다 장기 출장 중이라 제가 맡게 됐지만, 레시피 본판이 워낙 좋아서 실패할 일은 없으니 안심하세요. 이번 일로 또 인연이 닿아서 다른 케이크 쪽 일도 맡게 될지도 모르죠. 그렇게 된다면―]
"―실비오 씨께 다시 한 번 감사해야겠네요."
리켈레는 머랭을 치고 에스프레소를 내리고 초콜릿을 녹인다. 내일의 끼니를 걱정하는 테라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화려한 디저트는 사치를 넘어 기만에 가깝다. 비에 젖어 시라쿠사의 거리를 걷던 소년이 지금 앞치마를 매고 온갖 가루와 반죽에 둘러싸인 자신의 모습을 본다면 어이가 없어 웃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의 리켈레는 신중하게 저울눈을 읽는다. 레시피에 일 그램도 어긋나지 않는 계량이 지금 그에게 주어진 임무다. 한 인간이 생애를 기념하기 위해 맡긴.
리켈레는 완성된 케이크를 금박이 새겨진 상자에 담고 방송을 껐다. 촬영을 맡은 페데리코가 모니터링용 단말을 받쳐든 채 문간에 서 있었다. 다음에 식사 한 끼 사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리켈레는 멀지 않은 요양병원으로 향했다.
"생일 축하드립니다. 아버님께서 제 손을 통해서 전해드리는 선물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아버지의 레시피와 꼭 같은 케이크를 건네받은 도나텔라는 웃으며 울음을 터뜨렸다. 감정의 울타리가 와그르르 깨지고 슬픔이 밀려들었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덩달아 눈물이 넘칠 만한 격정이었다. 수없이 겪어 본 일이었기에 리켈레는 정중히 감정에 장막을 내리며 물러났다.
곤궁을 모르고 고뇌를 격리하는 라테라노에서도 누군가는 고민하고 고통받고 흐느끼기도 한다. 사회의 폐색이 거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희로애락마저 시시하고 무가치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새하얀 설탕과자 같은 도시의 얄팍함에 문득문득 진력이 날 즈음마다 이 근사한 직업은 겸허를 일깨운다.
오후의 햇살이 흰 대리석 건물들을 쓰다듬으며 곳곳에 드리운 파르스름한 그림자들, 초겨울의 차고 투명한 공기. 익숙한 거리를 짚어내려간다.
이 나라를 좋아하는가? 마음에 들지만, 내 몸같이 여기냐고 묻는다면 좀 징그러운 정도.
공민들에게 헌신할 때 기쁜가? 딱히 헌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일이 일이지 뭐. 감사받고 굳이 기분이 나쁠 사람이 있겠어.
보람된 임무였는가? 그건 확실히. 게다가 쉬운 임무였고, 좋은 레시피도 알게 되었고.
레시피에 대해 생각하던 리켈레는 오전 내내 끙끙거리며 고난도의 케이크를 만들어 놓고는 정작 맛을 보지 못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하지만 일찍 떠올렸더라도 먹어 보지는 않았을 테다. 케이크 받을 사람이 방송으로 빤히 지켜보는데 '그럼 한 조각만 먹을게요' 하긴 좀 그렇잖아. 뭐, 아버지와 딸이 공유할 기억에 굳이 비집어들 이유도 없다. 정말 맛있어 보이긴 했지만. 가나슈가 약간 남았으니 돌아가면 그거라도 과자에 찍어 먹을까.
공증소 사무실에 도착한 리켈레는 어리둥절해졌다. 회의 테이블 위에 큼직한 도넛 모양 케이크가 놓여 있었으니까.
"뭐야? 나 공감 흘렸어? 케이크 먹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오던 참이었는데."
축하 인사를 건네려던 에젤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했다가 되물었다.
"선배님 오늘 생일이시잖아요?"
"어, 그랬나? 완전 까먹었네."
생일을 모르니까. 리켈레의 '생일'은 이민 때 대충 사무소에서 눈에 띄는 숫자 두 개를 적어낸 요식에 불과했다. 대기 번호표였는지 시계였는지 기억도 가물거릴 정도다. 어디에서 생일 이야기를 먼저 꺼낸 적이 없는데, 종종 남 일에 특출나게 관심이 많은 녀석들이 전산에서 데이터를 끄집어내 멋대로 축하해 주곤 했다. 오늘도 그런 날인 모양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대면하는 일이기에, 생을 기념하는 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들은 안다.
비슬비슬 웃음이 올라왔다. 직원 하나가 뒤에서 슬그머니 다가붙어 이국적인 고깔 모자를 씌웠다. 모자 쓰는 훈련이 되어 있는 사람들끼리나 가능한 장난이다. "몰래 다가오지 마, 칠 뻔했네! 알았어 알았어. 내가 쓸게." 저항을 포기하니 금세 우스꽝스러운 종이 목걸이까지 두르게 되었다.
"케이크는 원래 저희가 직접 만들고 싶었는데, 어제부터 종일 주방을 쓰시는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사 왔지만……."
좋은 것을 나누면서도 못내 미안해하는 마음으로 목소리 끝이 흐리다. 리켈레는 속으로만 으쓱했다. ‘왜 모르겠어.’ 그는 알고 있다. 느낄 수 있다.
에젤의 목소리에 뒤쪽에 서 있던 다른 수습 집행자의 발랄한 추임새가 따라붙었다. "제일 맛있는 데로 제가 어제 정찰하고 왔어요~"
페데리코는 왁자한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고 한켠에 우두커니 서 있다. 혼란스러운 표정, '그건 '정 없는' 일이 아니었던가?' 라고 자문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건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리켈레는 따뜻한 손들에 끌리고 밀려 의자에 앉았다. "초는 몇 개 꽂을까요, 선배?" "갑자기 나이 자각 타임? 그냥 둘러서 예쁘게 꽂자." 너스레를 떨며 대답하는 차에 휴대 단말이 짧게 울렸다. 긴급 연락이 잦은 직업인만큼 다들 움직임을 멈추고 리켈레가 단말을 확인하기를 기다렸다. 리켈레는 손짓해 양해를 구하고 눈으로 메시지를 읽었다.
[아버지 지금 떠나셨어요. 케이크는 장례에 찾아와 주시는 분들과 함께 먹을게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는 고개를 들었다. 노련한 집행자답게, 담백하게 웃으며.
"급한 일 아냐. 아, 주방에 남은 가나슈 좀 누가 가져다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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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연주하는 두더지
잘 읽었습니다! 아릿하게 슬프면서도 즐거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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