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연성

감기

2015. 12. 7 / 겁쟁이 페달 - 킨조 신고 드림

킨조는 아침부터 감기 때문에 열이 나서 약속에 나가지 못할 것 같다는 그녀의 연락에 알겠다고 죽과 약을 사서 가겠다고 대답한 뒤에 짧은 한 숨을 내쉬었다. 환절기 때마다 감기에 걸리는 것은 물론 추워지기만 하면 눈사람처럼 꽁꽁 싸매고 다니기까지 하는 그녀가 감기에 안 걸리는 것이 이상한 지경에 이르렀다.약과 죽을 사들고 그녀의 집으로 향한 킨조는 초인종을 누르는 것 대신에 지난번에 그녀가 알려준 비밀번호를 눌러 집 안으로 들어섰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도 곤히 잠든 모양인지 집 안에는 정적만이 흘렀다.

“왔어?”

“아아….”

방 안쪽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킨조는 신발을 벗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밖에 비하면 훈훈하기는 했지만 좀 더 따뜻한 편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킨조는 죽과 약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선 방으로 향했다.

“콜록, 왜 멀쩡한 가 했어….”

“그래.”

그녀의 이마에 손을 올리자, 밖에서 막 들어온 차가운 손이여서 그런 진 몰라도 제법 열이 느껴졌다. 킨조의 손이 시원하다며 얼굴을 부비는 행동에 킨조는 쓰게 웃었다.

“죽이랑 약을 좀 사왔다.”

“응, 고마워.”

식욕이 없다며 그만 먹겠다는 말에 킨조는 더 먹어보라는 말을 꺼내는 것 대신에 약을 건넸다. 자고 일어나서 더 먹으면 될테니 꼭 지금 다 먹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약까지 먹었으니 이제는 한 숨 자고 일어나면 어느 정도 열이 떨어져있을 것 같았다.

“먹고 바로 자면 안 되는데.”

“그걸 생각하려면 밤에 야식을 시켜먹고 자면 안 됐지 않았을까.”

“역시…?”

그녀의 웃음소리에 목까지 이불을 덮어준 킨조는 차가운 물에 적신 수건을 이마 위에 올려주고선 방 안을 둘러보았다. 잠이 잘 오지 않는 모양인지 발을 까딱거리며 그녀는 눈으로 킨조를 쫓았다.

“…청소부터 좀 해야겠군.”

“내가 나중에 치울게.”

“환자를 공기가 안 좋은 방에 둘 순 없다.”

“윽…, 네….”

눈에 보이는 옷가지들을 옷걸이에 잘 걸어놓고 보이는 곳만이라도 정리를 하자 제법 시간이 흘러있었다. 그녀도 잠이 들어있었기 때문에 킨조는 물수건이 미지근해졌을까 싶어 방으로 가 물수건을 다시 차갑게 적셔 이마에 올려주었다.

“정말 예나 지금이나 손이 많이 간다, 넌.”

“…으응.”

돌연 들려온 목소리에 킨조는 깜짝 놀라 그녀를 살폈다. 못 할 말을 한 것은 아니지만, 자고 있는 줄 알았던 사람이 대답을 했다면 누구라도 놀랐을 것이 분명했다. 물론 그녀는 여전히 잠이든 상태였지만 말이다. 한 참을 자고 나서 일어난 그녀는 제법 열이 떨어져있어서 아까보다는 기운이 넘쳤다.

“이제 다 나은 것 같아.”

“오늘은 좀 더 상태를 지켜보는 게 좋겠다.”

“…놀고 싶은데.”

“내일 놀아도 늦지 않는다.”

한 참을 투덜거리던 그녀가 킨조의 손을 덥석 잡아 깨무는 시늉을 했다. 애교랍시고 하는 건가 싶어서 킨조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이마를 쓸어 넘겼다.

“감기만 다 낫는 다면 네가 하고 싶어 하는 거 다 하자.”

“진짜?”

“그래.”

“나 엄청 빨리 나을 거니깐, 여기저기 다 갈 거니까.”

“아아.”

부드럽게 웃은 킨조가 그녀의 이마에 짧게 입을 맞췄다.

카테고리
#2차창작
페어
#HL
추가태그
#드림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