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연성

넥타이

2015. 5. 17 / 겁쟁이 페달 - 킨조 신고 드림

그녀는 넥타이를 매는 킨조를 신기하다는 듯이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이런 시선을 처음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목덜미가 뜨거워질 정도의 시선에 킨조가 그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것 같기도 했다.

“왜 그러지?”

“…넥타이 말이야.”

“아아.”

“어떻게 하면 그런 모양이 나와?”

어떻게 하면, 이라는 그녀의 말에 킨조는 짧은 웃음을 터트렸다. 뭘 그렇게 골똘히 생각하나 했더니 넥타이의 묶는 법이라니 그녀답기도 했다. 워낙 손재주가 없는 편인 그녀는 손으로 하는 일에 대해서는 서툴렀다. 아마 여학생도 넥타이를 매었다면 아침마다 전쟁이었을 지도 몰랐다.

“양 쪽 끝을 사용해서 매듭을 지으면 된다.”

“…치.”

여학생 리본의 경우는 고리를 걸어서 매는 형식이므로 따로 묶어야할 일은 없었지만, 남학생의 경우엔 완성되어있는 넥타이를 끈만 당겨 매는 형식이 아니라 직접 매야했으므로 킨조도 아침마다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금방 익숙해지기도 했다.

“나도 넥타이 맬래!”

“…그래.”

굳이 안 된다고 해야 할 이유도 없었고 그녀의 고집을 잘 알고 있는 킨조였기에 매고 있던 넥타이를 풀어서 그녀에게 성큼 다가갔다. 넥타이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신나하나 싶을 정도로 싱글벙글 신이 나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킨조는 종종 서툰 그녀 대신 채워줬던 고리를 능숙하게 풀었다.

“가만히 있어라.”

“응!”

확연한 키 차이에 킨조는 허리를 숙여 그녀와 시선을 맞췄다. 목 카라를 세워 넥타이를 걸고 아침마다 하듯이 묶으려고 하자 자신의 것을 하는 것과 남을 묶어주는 것은 달랐다. 킨조는 넥타이에서 손을 떼고 그녀를 보자 당연하게도 그녀의 얼굴이 가까이 다가와있었다. 입술이 닿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이 그녀가 먼저 말을 걸었다.

“잘 됐어?”

“아니, 다시 매야 할 것 같군.”

묶인 매듭을 풀고 그녀의 뒤로 가 자신에게 묶듯이 넥타이를 묶자 이번엔 제대로 묶였다. 잘 됐다고 말하자 냉큼 거울 앞으로 다가가 자신의 모습을 살펴본 그녀가 마음에 든 모양인지 킨조의 앞으로 달려왔다.

“예뻐!”

“그래.”

넥타이 하나에 저렇게 좋을까. 그녀가 넥타이를 만지작거리는 사이에 킨조는 부실의 뒷정리를 했다. 다들 돌아가고 남은 부실에 단 둘이 있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어서 그녀도 무언가 도와줄 것이 없나 기웃거리다가 사고만 친 전적이 있던 터라 그 뒤는 얌전히 앉아만 있었다.

“끝났어?”

“아아.”

“집에 가자!”

부실 문을 잠그자 냉큼 손을 잡은 그녀는 기분이 들떠서인지 손을 앞뒤로 흔들며 걸어 나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항상 같은 길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와 함께 갈 때에는 마음이 편안했다. 재잘재잘 떠드는 목소리와 손안에 온기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분명했다.

“아, 다 왔다.”

“내일보지.”

“맞아, 넥타이 가져가야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풀어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킨조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으며 넥타이로 손을 가져갔다. 묶는 것도 자신이 했으니 푸는 것도 자신이 하는 게 나았다. 잘못 했다가 더 세게 묶이기라도 한다면 풀기 어려웠을 것이다. 킨조의 손에서 매끄럽게 넥타이가 풀리자 그녀가 냉큼 넥타이를 빼앗아 들었다.

“내가 할래!”

제대로 묶진 못하겠지만 그것도 나쁘지는 않아서 그녀가 매기 좋게 몸을 숙이자 넥타이가 와이셔츠 위를 스치는 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자신이 했던 것을 따라하려는 모양인지 대충 비율을 맞추더니 그대로 넥타이를 잡아 당겨 쪽, 하고 입술이 닿았다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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