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레님네(220호)

[짓큐미레] 거리감이라는 단어에 대해 알고 있나요?

<트친으로 알페스를 하면 안 되나요?>에 수록된 글입니다.

막 머리를 감고 나온 미레는 기분이 좋았다. 새로 산 동백 헤어오일 향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콧노래를 부르며 욕실에서 나온 그녀를 서늘함이 덮쳤다. 내일은 하루종일 비가 온다더니 벌써부터 날씨가 이상한 모양이었다. 가디건이라도 걸쳐야지, 하고 방으로 향하려던 그녀의 시야에 소파에 걸쳐져 있던 커다란 사이즈의 져지 상의가 들어온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그녀가 망설이지 않고 그것을 입은 것은 우연이 아니었지만.

 

히히, 오빠 향기 난다. 남아도는 소매를 덜렁거리며 옷에서 나는 체취를 맡으며 웃고 있던 미레는, 근처에서 들려온 웃음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미레가 입고 있는 옷의 주인이 제 옷에 파묻혀있는 듯한 모양새로 있는 미레를 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네게도 비밀스러운 취미가 있는 모양이네.“

 

"추워서 입은 거야 추워서!“

 

"그래그래. 우리 미레, 감기 걸리면 안되니까.“

 

웃는 얼굴의 짓큐가 그녀의 앞에 서서는, 상체를 조금 숙여 져지의 지퍼를 올려주었다. 그 순간 훅, 하고 져지에서 나던 것보다 더 진한 향이 미레의 주의를 집중시켰다. 오빠는 향수를 쓰는 것 아닌데 왜 이렇게 사람을 두근거리는 향이 날까, 그런 생각을 하는 미레의 귓가에 짓큐의 속삭임이 파고 들었다.

 

"뭔가 향기가 나네. 네게서 나는 거구나...응, 달콤하네. 마음에 들어.“

 

미레가 짓큐에게서 나는 체취를 느꼈을 때, 짓큐는 미레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동백향기를 맡고 있었던 모양이다. 바르길 잘했던 걸까, 잘못했던 걸까. 갈팡질팡해하는 그녀의 마음을 고장나게 한 것은 이어지는 한 마디.

 

"곤란하네, 끌어안고 싶은데. 그래도 될까?“

 

고개를 끄덕이는 거 외에 다른 행동을 할 수 없었던 그녀는, 바르길 잘 했어!하고 마음 속으로 소리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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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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