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이래도 되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누는 별 꿍꿍이 없이 순무와 방 안에서 비바람 부는 날의 정취를 즐길 생각이었는데 순무의 돌발 행동에 그만 저도 모르게 손을 잡아 버렸다. 아니, 잡을 수밖에 없었다. 이때 잡지 않으면 다시는 못 잡을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순무의 간절함이 담긴 눈빛을 못 본 척할 수가 없었다. 나누의 작은 행동마다 표정이 바뀌는 걸 봤다면 누구라도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
오른손으로는 빠져나가지 말아 달라고 손을 꽉 잡고, 몸뚱이를 옮겨 거리를 줄인 뒤 왼손으로는 얼굴을 슬슬 쓰다듬었다. 그러자 순무의 눈이 잠에 빠져드는 것처럼 감긴다. 나누는 잠깐 망설인다. 이래도 되는 걸까. 지금 바로 입 맞춰도 되는 걸까. 어쩌면 의지할 사람 없는 순무가 감성적인 분위기를 타서 충동적으로 한 짓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어 더 나아가지 않기로 한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제정신을 차린 순무와 어색해질 것이 뻔했다. 나누는 그러고 싶지 않아서 순무의 얼굴에서 손을 뗐다.
순무는 눈을 감은 채 뺨을 어루만지는 나누의 손길을 느꼈다. 뭘 더 해 주지 않아도 괜찮았다. 하염없이 얼굴만 만지고 있어 줘도 만족할 것이었다. 그런데 그 손이 미련을 남기듯 천천히 떨어져 갔다. 내심 아쉬웠지만 그래도 멀어지는 나누의 손에 흐리멍덩하게 눈을 떴다. 나누는 약간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뭔가 잘못한 건 아니겠지…….
손을 거둔 나누는 여전히 고민한다. 게슴츠레 뜬 눈에 질 뻔했지만 사이좋은 둘을 위해 입을 맞추고픈 충동을 참았다. 그러면서도 아까 가족사진을 보며 과거의 주인장에게 속삭였던 말을 떠올렸다. 때가 다 있는 법이다. 섣불리 다가가면 오히려 놓칠 수 있다. 일단 지금은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여기서 고백을 내뱉어 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순무의 행동이 우발적인지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작고 가여운 손의 열기와 물기를 머금은 눈동자가 나누를 부추기지만 필사적으로 참아낸다.
자꾸만 나누가 간절해지자 순무는 애가 탔다. 이렇게만 가까이 있기만 해도 좋았으나 반응이 없자 초조해진다. 거부하지는 않는데 어째서 더 무언갈 해 주지 않는 걸까. 사랑받는 것에 이제 막 눈을 뜬 순무는 더욱이 나누의 애정을 갈망하며 입을 연다.
"나누. 너를 믿어……."
순무. 나를 믿어? 나누가 했었던 물음에는 그때 이미 답했지만, 이번엔 직접 입을 열고 말로 대답했다. 나를 믿어? 너를 믿어. 떨림을 닮은 그 목소리를 들은 나누는 크게 심호흡을 하며 눈을 약간 크게 떴다. 붉은 눈동자가 흔들렸고 코에서 나온 숨소리가 조용한 방 안에 크게 울렸다. 이제 나누의 인내심은 순무의 한 마디에 홀라당 타 버려 재만 남은 채 흩날리고 있다. 결국 나누는 충동에, 아니 순무에게 져 버렸다. 하지만 나누는 조심해야 함을 되뇌고서 천천히 다가갔다.
누운 채로 몸뚱이를 움직이자 옷이 방바닥을 스치는 소리가 명확하게 들려왔다. 서로의 거리가 좁아질수록 이어폰 줄이 귓구멍에서 똑 떨어져 둘의 숨소리만 듣게 만들었고 눈은 순무의 눈꺼풀이 내려가는 것을 쫓게 된다. 눈앞이 멀 것처럼 초점이 흐려지자 코끝이 먼저 닿았고, 다음은 언제나 고대하던 입술이었다. 아주 살짝 입을 맞춘 나누는 충만감보다 갈증을 느꼈지만 순무는 바라던 애정을 확인하게 되자 갈증보다 충만감을 느꼈다. 입술이 떨어지면 그 부분만 열이 오른 것처럼 뜨겁게 느껴졌다. 어쩐지 짧았기에 뭔가를 느낄 새도 없었던 것 같다. 순무의 젖은 눈빛에 꽤나 머릿속이 녹아버린 나누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 이성을 잃고 덤벼들면 순무와의 관계도 끝장이다. 녹은 머릿속은 다시 단단하게 굳어갔다.
"날 믿을 수 있어?"
이미 입맞춤을 해 버렸음에도 순무의 따스한 얼굴에 손을 올리고 묻자 순무는 막 첫사랑에 빠진 아이 같은 얼굴로 쑥스럽게 웃는다.
"너 말곤…… 믿을 사람이 없어."
평소와 다른 들뜬 목소리가 기어 들어가듯 작게 속삭였지만 나누에게는 모든 음절이 또렷하게 들렸다. 지금 온통 순무 생각뿐인 나누는 누워 있는 상태로 팔을 펴서 힘겹게 그를 품에 안았다. 오른팔로 팔베개를 해 주고 턱에 닿는 머리카락 끝을 간지럽게 느끼며 왼팔로 탄탄한 등을 감쌌다. 나누는 이제서야 갈증이 채워지는 것 같아 만족스러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순무를 품에 안은 채 다시 생각한다. 순무는 나누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 소중하다는 첫 키스마저 나누와 해 버렸다. 아직도 한편으론 이것이 그의 충동이 아니길 바라며, 동시에 고독이라는 상처에 대해 생각해 본다. 오히려 순무의 상황을 이용해 욕구를 채우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생각을 하자 조금 자조적인 느낌이 들었다.
"미안해."
깊디깊은 생각에 빠져 있다 올라온 나누는 불쑥 그렇게 말했다. 순무는 나누가 왜 사과하는지 궁금했으나 속사정을 묻기엔 껄끄러워서 가만히 품에 안겨 있을 뿐이었다. 그 말은 순무를 향한 욕망에 대한 것이었다. 물론 소중히 여기고 싶은 마음이 우선이지만 한창때인 청춘은 육체적 욕구가 조금 더 앞섰다. 사랑이라는 것을 멸시해 온 나누도 이런 경험이 없기에 풋내가 날 수밖에 없었다. 지독한 사랑의 단내밖에 맡을 수 없는 지금은 점점 그것을 자각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만 같아 미리 사과한 것이었다.
맞닿인 몸에서 열이 오르자 더위를 느껴 어쩔 수 없이 순무를 품에서 놓았다. 나누의 시야에 선명하게 들어온 순무는 웃으며 나누의 뺨에 코를 비벼댔다. 마치 그의 가디 같다는 생각이 들어 속으로만 웃었다. 그리고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첫 키스 어땠어?"
질문을 들은 순무는 눈썹을 올렸다. 그러고 나서 잠깐이라 잘 모르겠지만 뜨거웠던 것 같다고 답했다. 감상을 말하는 게 쑥스러운지 눈을 내리까는 게 귀엽게 보인다. 순무는 다시 눈동자를 올리고 나누에게도 어땠는지를 물었다. 머릿속에 생각이란 게 없고 가슴속에 순무에 대한 욕망만이 있었기에 좋았다고 적당히 둘러댄다. 그러자 순무는 다행이라는 듯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너를 좋아하고 있었어."
다시 손을 잡고 마주 보는 순무는 그렇게 말하고 낯부끄러운 건지 한 번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나누는 잡은 손의 엄지로 순무의 울퉁불퉁한 손등을 쓸며 감촉을 느꼈다.
"아마 나도 그런 것 같아."
그렇게 말한 뒤에 나누는 머릿속에서 점점 더 과감한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손만 잡는 것이 겨우이지만 온천에서 보았던 맨몸을 보는 것도 조만간일 것이다. 첫사랑이 마음의 공터에 너무나 강하게 자리 잡아 무엇도 그것을 파낼 수 없다. 원하는 것을 갖게 되자 안정감이 뒤덮였고 누구에게도 빼앗길 수 없다는 소유욕이 뿌리를 내린다. 그곳에 나누에게만 의지하며 나누만 봐 주길 바라는 욕심을 부어 주면 애욕이 싹을 틔운다. 곧 떠나는 주제에 잘도 일을 저질렀다는 생각도 있다. 하지만 나누는 자연스러운 흐름에 이끌려 버린 것이다. 순무를 보호하고 싶다는 마음. 어디까지나 어루만지며 사랑하고 싶다는 마음. 상반된 마음이 충돌해 나누의 가슴을 애태우듯 간질이며 자극하기 바빴다.
눈앞의 순무는 여전히 첫사랑에 빠진 얼굴로 나누를 바라보고 있다가 힘겹게 입을 떼고는 너랑 있으면 가장 안심이 된다느니, 자길 이해해 주는 사람은 처음이라느니, 앞으로도 계속 함께하고 싶다느니, 나누는 전혀 내뱉을 수 없는 부끄러운 말들을 한다. 마침내 속마음을 모두 고백해 버린 순무는 감정에 복받쳐 눈물을 보이고 만다. 나누는 누운 채 그동안 외로웠을 순무를 가슴에 끌어들여 그가 숨죽이며 우는 것을 기다려 준다. 크고 뜨거운 손바닥으로 등도 쓸어 주고 짧게 깎은 머리카락의 경계선도 만져 본다. 모든 것이 잘 되어가는 중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순무는 울기를 그쳤고 나누는 다정히 웃으며 눈물로 젖은 속눈썹을 엄지로 쓸었다. 뒷일은 걱정할 필요 없는 무모한 청년들은 다시금 서로를 소중히 안았다. 잠깐 그러고 있다가 잠들어버린 나누와 순무 중에서 먼저 눈을 뜬 것은 나누였다. 그는 태풍 소리와 뒤섞여 방문을 똑똑 두드리는 노크 소리에 헐레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순무는 나누가 움직이는 낌새에 눈을 뜬다.
언제 저녁이 되었는지 우비를 입었어도 바짓단이 다 젖어 버린 주인장이 손에 저녁밥이 든 도시락통을 들고 서 있었다. 주인장은 잠에서 막 깨어 눈이 부은 나누와 눈을 비비며 정신 차리려는 순무를 번갈아 보고는 이런 소란 속에서 잘도 자고 있었냐며 웃었다. '소란'이라는 단어가 지금 찾아온 태풍을 뜻하지 않고 그들의 관계를 비유하는 것처럼 느껴진 나누는 마음속으로 약간 덜컥했으나 아무런 흔적을 보이지 않기에 의심 살 일이 없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주인장은 내일 아침에 가지러 올게, 하고는 별채를 떠났다.
나누와 순무는 비바람이 휘몰아치는 바깥의 매서운 비명을 들으며 도시락통을 열고 저녁밥을 먹었다. 순무는 어느 사이좋은 사람들이 한 번씩 해보는 동작으로 나누에게 아- 해 보라며 귀엽게 웃었다. 나누는 낯간지러운 그 손짓에 어쩔 수 없이 순무가 내민 음식물을 입으로 받아먹고 우물거리며 소꿉놀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순무는 대단히 만족하며 어린아이처럼 날카로운 웃음소리를 내고 말 잘 듣는다며 장난을 쳤다. 거짓으로 살짝 웃어 보인 나누는 마음속으로 조만간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런 뒤에 배를 채우고 공부에 집중하려 했지만 당연하게도 잘 될 리가 없었다. 순무는 눈을 빛내며 나누의 곁에 앉아 있었다. 집중하는 나누의 모습이 멋있다는 것이다. 나누는 이제 적극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순무가 그저 귀엽게 보이기만 했다. 어릴 때부터 사랑받지 못한 것을 채우려는 듯 나누의 관심과 애정을 원하고 있었다. 그것이 조금 안타깝긴 했지만 지금의 나누는 그의 어리광을 받아줄 자세가 되어 있었다.
나누의 마음을 확인한 순무는 너무나 들뜬 바람에 자신의 감정을 곧바로 제어하기가 어려웠다. 어느 순간부터 일렁이던 파도가 휘몰아친 뒤 잠잠해지자 이제 거리낌 없이 나누를 만지고, 또 나누에게 만져지며 가슴속의 비어 있던 부분을 메울 수 있게 되었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아직 믿어지지 않기도 했다. 나누도 자신을 좋아하고 있었다는 것은 생각도 못 한 일이다. 충동으로 나누의 손을 잡은 것은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순무는 나누의 어깨에 고개를 툭 기댄다. 나누는 왜 이러냐고 농으로 돌리면서도 얌전히 순무의 고개를 받쳐 준다. 헤실거리며 웃은 순무는 나누에게 반하게 된 것이 언제부터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울적한 상황에 처한 자신을 비웃지 않고 배려해 주는 점, 어디까지나 자신에게 맞춰 주려는 점, 예쁜 눈동자 색 등을 주절주절 읊었다. 잠자코 그것을 듣고 있던 나누는 결국 자기중심적인 거 아니냐며 웃었다. 그러고 나서 순무는 자신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를 물었다. 나누는 잠깐 생각을 정리하는 듯 말이 없었다가, 갑자기 내어 주고 있던 어깨를 틀어 팔로 순무를 감싸고 가슴께에 기대게 한다. 순무는 말없이 품으로 끌어당긴 나누의 행동에 저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먼저 다가온 게 좋았어."
그것이 무슨 뜻인지 모를 순무는 나누를 대했던 자신의 행동들을 되돌아본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알아가는 과정이 좋았던 걸까? 첫 만남에서 인사를 나누고 서로에 대한 비밀 같은 것을 공유한 점? 물론 거기서부터 둘의 관계가 시작된 것은 맞았지만 지금의 나누는 제 발로 다가온 순무에 대해 생각하고서 내뱉은 말이었다. 그를 배려해서 인내하는 나누의 손에 먼저 닿아온 것은 순무였다. 까맣게 물들어가는 속마음을 희석하기도 전에 말이다. 덕분에 관계가 발전된 것은 다행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나누의 속마음은 거무칙칙하게 물들어 버렸다. 깨닫게 되면 다 이런 것이다.
밖에선 빗방울과 바람이 창문에 부딪혔다 가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순무는 나누의 품에 안겨 손가락으로 나누의 손과 팔을 쓰다듬었다. 희고 부드러운 살결의 감촉이 기분 좋게 느껴진다. 나누는 순무의 머리통에 뺨을 대고 향기로운 샴푸가 주는 인공적인 비누 향을 맡았다. 나누는 그런 상태에서 약간 무미건조했던 것 같은 첫 키스의 느낌을 곱씹어 보고는 순무의 손이 만지고 있던 자신의 손가락을 펴서 그의 턱을 감쌌다. 즉시 순무는 모든 동작을 멈추었고, 나누는 고개를 위로 올리는 순무에게 맞춰 얼굴 각도를 틀었다. 뭐라 말도 없이 흐르는 몸짓에 순무는 자연스럽게 두 눈을 감는다. 격정적인 바깥과 달리 조용하고 아늑한 방 안에서 나누는 황홀함을 느낀다.
이번에는 조금 더 오래 붙잡아 본다. 손가락으로 떠 올린 생크림이 입가에 묻지 않도록 입술 근육만 이용하는 것처럼 부드러운 입술을 빨아 먹어 간다. 깊어지는 입맞춤에 당황한 순무는 한 번 움찔거렸지만 거부하지 않았다. 나누는 일부러 코로 숨을 길게 내쉬었고 그 숨결을 다시 순무가 들이마시는 것을 느꼈다. 이윽고 막대 사탕을 빨아 먹는 듯한 소리가 났고 나누는 장난스레 혀 근육에 힘을 주고 꽉 닫힌 순무의 입술을 톡톡 건드린다. 과연 허락해 줄까?
순무는 난생처음 해 보는 진한 입맞춤에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나누에게 빨려 들어가는 입술이나 얼굴에서 느껴지는 뜨끈한 호흡에 저절로 어깨가 흠칫거렸다. 마침내 나누의 혀가 순무의 입술에 닿았을 땐 너무 놀란 나머지 눈을 뜰 뻔했지만 겨우 참았다. 어쩐지 눈을 뜨면 분위기를 망칠 것 같아서였다. 가느다란 숨소리만 내며 입을 열어 주지 않는 순무에게 웃으며 나누는 얼굴을 멀리했다. 순무는 눈을 뜨고 나누를 보았다. 나누는 눈썹을 올리고 평소와 같은 처진 눈으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땠냐고 묻는 걸까, 계속해도 되냐고 묻는 걸까. 순무는 그저 고개를 돌리는 것으로 대답했다. 나누는 자신도 처음이지만 어렴풋이 아는 행위들을 떠올리며 일단 말해 두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한다. 살짝 붉어져 있는 뺨을 꼬집으며 입을 열었다.
"나중에 못 참을 수도 있어서 미리 말해 둘게."
그 말에 순무는 눈썹을 찡그리며 의문을 표한다.
"그때는…… 피하지 말아 줄래?"
나누는 뺨을 살짝 꼬집던 손가락을 펴서 순무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순무는 또 말 대신 고개를 끄덕였고 나누는 그것이 너무 귀엽게 보여 순무를 다시 품에 껴안았다.
모든 것이 잘 되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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