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타 쫑규쫑

쫑규 단편들 2

🎶 by A

히트체크 (2024.1.25)

최종수가 경기에 나가지 못한 것은 고등학교 삼 년을 통틀어 두 번이다. 1학년 때는 도진고와 연습경기를 하다 공중에서 저쪽 센터와 부딪혀 어깨에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입학한 지 두 달이 채 안 지났을 때였다. 2주간 쉬는 중에 치러진 무준고와의 연습경기에서 종수는 벤치를 지켰다. 또 한 번은 2학년 때다. 쌍용기 대회, 무려 결승전이었다. 고등부에서 장도고 다음으로 꼽히는 원중고를 상대로.

장마 직전의 맑은 6월이었다. 며칠간 불볕더위가 계속되었는데, 이상하게 그날만은 공기가 건조하고 서늘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벗을 수 있는 옷은 다 벗어던지는 부원들 사이에서 종수만이 저지를 그대로 걸치고 있었다. 라커룸으로 가기 위해서는 체육관 정문으로 들어가 긴 대리석 복도를 통과해야 했다. 입구에는 열화상 카메라가 놓여 있었다. 봄에 정체불명의 열감기가 휩쓸고 지나가면서 구립 체육관을 비롯한 공공기관에는 전부 방역 조치가 취해졌다. 백신이 나온다 어쩐다 하는 동안 걸릴 사람은 다 걸리는 파도타기를 하고 난 유행은 자연스레 마무리되었다. 이제는 전파력이 사그라들어 면역력이 약한 유아들만 때늦게 앓고 있었다.

임승대가 카메라에 붉은색, 노란색, 초록색으로 너울거리는 제 실루엣에 대고 브이를 하며 맨 앞에 서서 들어갔다. 종수는 규와 나란히 무심하게 지나쳤다. 그러나 미끄럽도록 반질반질 닦아 놓은 바닥을 구르는 발소리가 몇 번 울리기도 전에, 누군가 종수의 팔을 덥석 붙잡았다.

종수는 무의식중에 몸을 움츠리며 팔을 거칠게 빼냈다. 코트 밖에서 남이 몸에 손을 대면 소름이 끼쳤다. 종수의 가벼운 결벽증은 농구공을 잡은 것보다도 먼저 시작되었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아버지의 경기를 보러 가면, 장승처럼 키가 큰 동료 선수들이 허리를 구부리고서 귀엽다고 종수의 머리를 박박 헝클어 놓곤 했다. 그때의 땀냄새가 싫었다. 어린 종수는 또래보다도 살짝 작아서 아직 아무도 종수에게 농구선수의 미래를 점치지 않던 시절이었다. 모두가 ‘쟤는 농구공을 물고 태어났을 거다' 하고 혀를 내두르는 지금에 와서는 종수 자신조차도 그런 때가 있었다고 믿기지 않지만, 있었다.

“학생, 이리 와 봐요. 열 다시 잽시다.”

종수의 시선이 입장 요원의 손가락 끝을 따라 등 뒤의 벽에 닿았다가 튕겨져 나왔다. 입장 요원이 눈으로 ‘그래, 너'라고 말했다. 종수가 눈을 깜박거리는 사이에 이마에 체온계가 들이밀어졌다. 37.9도가 찍혀 나왔다.

“전 멀쩡한데요. 열 같은 거 없어요. 다시 재 주세요.”

종수는 주장으로서 심판에게 이의를 제기할 때처럼 고집스럽게 대들었다. 높은 체온은 아무 숫자나 무작위로 찍은 것처럼 전혀 와닿지 않았다. 몸은 평소와 다르지 않게 느껴졌다. 오히려 더 가벼우면 가벼웠다. 종수를 비웃듯이 아무리 여러 번 재도 비슷비슷한 온도만 나왔다. 임승대가 한심하다는 눈길로 바라보았다. 그 눈길에 종수는 뱃속 깊은 곳에 약한 불을 땐 것처럼 억울한 마음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규도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체온계와 종수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현실을 먼저 받아들인 것은 종수가 아니라 규였다. 종수가 일곱 번째로 체온을 다시 재 달라고 하는 것을 제지하는 규는 침울해 보였다.

“오늘따라 버스에서 못 일어나긴 했어, 종수야.”

“안 깨웠잖아.”

“깨웠는데 네가 신경질 낸 거야.”

“종수 아픈 거 몰랐어? 규 네가 잘 챙기지 그랬니.”

“죄송합니다.”

코치가 다그치자 규는 고개를 숙였다. 온당치 않은 꾸중에 종수는 비위가 상했다. 이번에야말로 이마가 뜨거워지는 걸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왜 네가 사과해?”

코치가 난감해하며 감독과 상의하러 간 사이 종수는 작은 소리로 규를 몰아붙였다. 규는 그냥, 고개를 저었다. 종수야, 그러지 마.

감독과 코치가 아무리 이마를 맞대고 고민해 봤자 입장 자체가 안 된다는 규정을 피해갈 도리는 없었다. 장도는 차선으로 꾸려진 스타팅 멤버를 코트에 풀어놓았고, 종수는 의무실로 질질 끌려갔다. 이동식 침상 두 개를 밀어넣고 발치에 구급가방을 놓아둔 것이 전부인 의무실은 학교 보건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의료진이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구석의 낡은 LCD 티비에서 경기 생중계가 흘러나오는 것만이 불행 중 다행이었다.

의사는 종수에게 메스꺼운 맛이 나는 해열 시럽을 먹였다. 몇 도면 들어갈 수 있어요? 37도 아래. 37도 아래가 되자마자 들어갈래요. 그렇게 알고 계세요. 눈을 부릅뜬 종수는 머리를 질끈 묶은 흰 가운의 의사에게 을러멨다. 종수보다 두 뼘은 작은 의사는 가소롭다는 듯이 건성으로 끄덕였다. 그래 그러렴.

낮은 화질에 열화상 카메라보다 나을 것도 없는 색감으로 재생되는 경기는 그야말로 한숨만 자아냈다. 종수 한 명이 빠진 것만으로 맥아리 없는 분위기였다. 고교 농구판에서 제일 큰 화젯거리를 잃은 관중은 심드렁했다. 원중고는 반대로 그 어느 때보다 죽기살기로 뛰었다. 이번이야말로 장도고를 이겨 볼 절호의 기회를 한눈에 알아보고 놓치지 않는 것이었다. 내가 있었더라면 승리는 꿈도 못 꿔 봤을 놈들인데....... 빅맨으로 꼽힐 체격까지는 아닌데도 종수의 존재는 코트 위에 놓이는 것만으로도 경기장을 휘어잡는 질량을 가졌다. 평소 같았더라면 종수는 문제 없이 경기를 지배하고, 압도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 머저리 같은 열만 아니었더라도.

에이스 없는 장도고는 명성이 무색하게 쩔쩔맸다. 종수의 빈자리에는 3학년 선배 슈터 하나가 투입되었다. 훈련할 때도 캐치 실수가 잦던 선배는 규가 기껏 지국민을 피해 던져 준 볼을 떨어뜨렸다. 종수는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농구를 하겠다고 코트에 올라와 놓고 어떻게 그런 짓을 범할 수 있는지. 수많은 죄목 가운데서도 규의 패스를 놓치는 건 종수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규가 종수에게 보내는 공은 종수의 손이 그물인 것처럼 제자리를 찾아 빨려들어갔다. 락스 냄새가 희미하게 남은 시트에 맥없이 누워 있는 지금도 종수는 상상만으로 손끝에서 규의 리듬을 느낄 수 있었다. 다섯 해 동안의 수많은 일대일로 나이테처럼 새겨진 촉감이었다.

노 마크 찬스에서 에어볼까지 저지른 3학년 선배는 결국 1학년짜리와 굴욕적으로 교대했다. 1학년은 턱시도 고양이를 닮은 신입생이었다. 부활절에 교회에서 삶은 달걀을 너무 많이 받아온 신입생은 부원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종수는 껍질을 까며 갓 이발하고 온 규의 정수리를 생각했었다. 신입생은 3점 슛이 봐줄 만했다. 수비가 제대로 따라붙기 전까지 9점이나 넣었다. 그래도 애석하지만 원중고 슈터의 화력에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조재석은 딥쓰리를 연달아 꽂아넣었다. 원래대로라면 거의 다 종수가 연출했을 짜릿한 하이라이트 장면이 오늘만은 전부 조재석의 차지였다.

규와 신입생 둘의 맹렬한 컨테스트를 달고 막무가내로 던진 히트체크가 성공했을 때 종수는 “아...!” 하고 소리내어 탄식했다. 샷클락은 여유롭게 남아 있었고 이후로도 조재석의 석점포는 불꽃놀이처럼 터졌다. 약이 올라서 심장이 쿵쿵거렸다. 열감기보다 부정맥이 먼저 올 것 같았다. 당장 뛰어들어가서 모조리 블락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조재석을 잘근잘근 짓이겨 놓고 한 마디 해 주고 싶었다. 나대지 마라. 죽는다.

종수는 체온을 다시 재 달라고 했는데, 화가 나서 그런지 오히려 더 올라가 버렸다. 38.2도. 탁상에 놓인 의사의 아메리카노 컵에서 얼음이 녹아 자리잡으며 달그락거렸다. 종수의 이마에 얹히는 비닐팩 안에도 얼음이 꽉 차 있었다. 사방에 차가운 것 천지였다. 야속하게도 종수의 몸만 빼고.

“체온이 제일 빨리 떨어지는 방법이 뭐예요?”

“약 먹고, 푹 쉬고, 시원한 것 마시고.......”

“그럼 이 찜질팩 먹고 들어가게 해 주세요.”

“얘, 그게 되겠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의사는 기가 차 하며 운동만 해서 상식이 딸리냐는 눈빛으로 흘겨보았다. 더 답답해진 것은 종수 쪽이었다. 경기를 대차게 말아먹고 있는데 이깟 열이 다 뭐라고. 겨우 숫자에 불과한 게. 또 한 쿼터가 끝났다. 아직까지는 장도가 앞서고 있었지만 1쿼터에 비하면 격차가 줄었다. 한가로워진 카메라는 축구선수처럼 코트를 누비며 세리머니에 여념이 없는 조재석을 길게 따라가며 비추었다. 종수는 에어 기타를 붙잡고 관객석을 향해서 보이지 않는 형광색 음표를 난사하는 조재석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슛 몇 개 넣었다고 도취된 꼴이 같잖았다. 종수는 한 번도 세리머니를 한 적이 없었다. 굳이 하는 게 더 우스웠다. 종수의 사전에 슛이란 ‘넣으면 기쁜 것’이 아니라 ‘못 넣으면 병신인 것’으로 등재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가면 갈수록 더 그랬다. 요즘은 공이 림을 깨끗하게 통과하면 즐겁고 가슴 벅차기보다는 안도에 가까운 감정이 밀려왔다.

승리는 여전히 기뻤지만 그것도 엄밀하게 말하면 상대의 패배를 목도하는 게 기쁜 것이었다. 종수에게 처참하게 짓밟힌 아마추어들의 낭패를 볼 때. 농구장에서 경쟁상대를 쫓아내는 건 종수의 맡은 도리였다. 그들은 애당초 종수의 경쟁상대라기엔 너무 부족하다는 점만 제하면. 그건 정원의 잔디를 깎거나 어항의 수질을 관리하는 것과 비슷했다. 잡초를 솎아내고 있노라면 종수야말로 계속 농구를 해 마땅하고 정당하다는 확신이 한층 강해졌다. 그들은 종수만큼 노력하지도 않았고, 종수처럼 끊임없이 증명해 내지도 못했으며, 종수만큼 불면에 시달리지도 않았다. 그런 애들은 농구로 인해 기뻐질 자격이 없었다. 공을 튀기며 코트를 걸어나가는 종수의 등이나 보라지.

종수가 가진 또 하나의 기쁨은 아주 다른 종류였다. 그건 코트라는 공간, 경기하는 시간 바깥에서만 이루어졌다. 농구공을 손에 들지 않고서. 종수의 가장 오래되고 친밀한 또래 동반자와 함께. 규와 나란히 걷는 것. 규에게 기대 잠드는 것. 이발을 하고 일 주일쯤 지나 털실 뭉치처럼 가슬거리는 머리에 닿아 따끔거리는 뺨. 말을 걸지 않아도 어색하지 않은 것. 이런 종류의 기쁨은 종수 말고는 아무도 몰랐다. 규에게도 한 번도 말하지 않았다.

세차게 흐르는 불안의 강 위로 무자비한 기쁨과 은밀한 기쁨, 두 선을 줄타기하며 종수의 고등학교 두 번째 해는 지탱되고 있었다.

화면 속에서 규가 등을 보이고 뛰어갔다.

어깨는 내 옆에 놓고 가지.......

경기장 밖에 격리되어 기다리는 하프타임은 너무 길게 느껴졌다. 티비 소리가 잦아들고 나니, 덮쳐 오는 나른함에 저항하기 어려웠다. 후반전에는 바로 들어가려던 종수는 더 버티지 못하고 그만 까무룩 잠이 들었다. 잠 속에서 종수는 새하얗고 아카시아 향이 나는 꿈으로 갔다. 아른아른한 옅은 청회색 그림자가 바람결 속의 민들레 송이처럼 흔들리다가, 규의 형태로 굳어졌다. 규는 보송보송하고, 친절하고, 잘 웃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종수 아직 어린애구나. 아프기만 하고.”

규가 말하는 어린애라는 낱말에는 감독이 내뱉을 때처럼 경멸이 묻어 있지 않았다. 그저 부드럽고 다정했다. 규는 헤드밴드가 아니라 눈부신 반사경을 이마에 차고 있었다. 종수를 진료하던 의사처럼. 거울을 마주보고 종수는 입을 벌렸지만, 열감기가 언제 목까지 점령한 걸까. 목이 메어서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규는 종수를 도와 주려는 것처럼 팔을 내밀었다. 규의 팔은 길고 우아했다. 농구 선수의 것으로 단련하지 않았더라면 무용수도 될 수 있었을 것 같은 팔이었다. 일 학년 때 학교 축제에서, 규는 반 친구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보이그룹 댄스를 추었다. 유명한 춤인지 꺅꺅 소리가 터져나왔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안무를 따라하는 애들도 있었다. 최신 가요라고는 하나도 모르는 종수는 데면데면한 반 아이들 틈에 가만히 앉아 영문 모를 질투만 느꼈었다.

허공을 사뿐히 가르고 온 규의 손이 종수에게 닿았다. 규는 비스듬히 누운 종수의 가슴에서 심장을 꺼냈다. 그리고는 매정하게도 가 버렸다. 야, 규! 이규! 야! 목소리는 여전히 나오지 않았다. 빼앗긴 심장은 불이 붙은 것처럼 뜨겁게 펄떡이며 멀어졌다. 그만한 열이 없어졌으면, 그게 종수가 아니라 규의 것이 되었으면, 종수의 몸은 차갑게 식어야 할 것만 같은데 미스터리한 열병은 지속되었다. 종수는 잃어버린 채로 끙끙 앓았다. 일어나, 종수! 이거 큰일이네, 하는 목소리에도 눈이 떠지지 않았다. 하기야 규는 원래도 그를 깨우는 데 소질이 없었다. 재우는 것만 잘 했지. 규는 항상 그랬다.

간신히 반쯤 눈을 뜨자, 코치와 얘기 중이던 규의 얼굴이 시야에 쑥 들어왔다. 심각한 표정이었다.

“종수야, 열이 안 떨어져서 병원으로 가래. 이렇게 많이 아픈 줄 몰랐는데....... 좀 어떤 것 같아?”

“경기 어떻게 됐어?”

종수는 잠긴 목으로 물었다. 규는 잠깐 침묵했다. 이어진 목소리는 종수가 들어 본 것 중에 손꼽히게 어둡고 착잡했다.

“졌어.”

그리고 그 두 글자가 종수에게는 달콤했다. 아주 쓴 약에 얇게 입힌 당의처럼. 패배에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종수의 농구 인생을 통틀어 최초였다. 종수는 입꼬리에 감출 수 없는 밝은 미소가 어리는 것을 느꼈다. 그게 얼마나 부적절한지, 얼마나 많고 깊은 오해를 사게 될 것인지도 물론 재깍 감지했다. 여느 때는 좀처럼 웃지 않는 종수였으므로 특히 더.

불운하게도 바로 그 순간에, 종수는 규의 어깨 너머로 아닌 척 흘금흘금 바라보던 승대와 눈이 마주쳤다. 승대는 안 그래도 부루퉁한 낯을 하고 있었다. 종수가 웃는 걸 본 승대의 표정은 삽시간에 한층 험악해졌다. 가뜩이나 싸늘한 편에 이따금 스파크가 튀는 사이가 앞으로는 더 나빠질 일만 남았구나, 종수는 예감했다. 하지만 신경쓰지는 않았다. 어차피 에이스는 종수였다.

“할 수 없지, 뭐. 끝난 경기를 돌이킬 수도 없고. 쌍용기는 내년에도 열리니까.......”

한숨을 흘리고 마는 규는 표정이 좋지 않았다. 종수 말고는 전부 우울해 보였다. 선배들 틈에서 어쩔 줄 모르고 눈치를 보는 고양이 후배를 비롯해서. 종수는 승대더러 들으라는 듯이 크게 선언했다.

“내년엔 우승시켜 줄게.”

그 말에 승대가 홱 돌아섰다. 쏘아보는 눈빛만으로 종수를 갈갈이 조각내 놓고 싶다는 적의가 다 숨겨지지 않았다. 종수가 시선을 피하지 않자, 승대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상대도 하기 싫다는 듯이 터덜터덜 의무실을 나갔다. 임승대가 뭐라고 생각하든간에, 내년 쌍용기는 종수가 우승시켜 줄 거였다. 그건 기정사실이자 변함없는 진실이었다. 종수가 방금 미래로 날아가 새겨 놓고 온 운명이었다.

규는 종수가 언뜻 읽을 수 없는 복잡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선선히 웃음을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규는 종수를 한결같이 믿고 있었다. 종수가 승리를 가져다 줄 것을.

그 단단한 믿음을 딛고 침대에서 내려오는데도 종수는 비틀거렸다. 열 때문인지 발밑이 울렁거렸다. 마음은 유월의 새파란 하늘로 날아가는 풍선처럼 부풀고 들뜨는데, 몸에는 힘이 하나도 없었다. 초등학생 때 가끔 감기로 학교를 빼먹는 특권을 누리는 날과 똑같은 기분이었다. 꿈속의 규가 말한 대로 정말 아이가 된 것만 같았다.

규는 얼른 종수의 어깨 아래 팔을 집어넣어 부축해 주었다. 종수는 규의 어깨에 슬며시 머리를 묻었다. 목에는 아직 땀이 흥건했다. 규의 땀에서도 병원에서 말을 잘 들으면 의사 선생님이 입에 넣어 주시던 레몬 사탕의 단내가 났다.

나는 너의 자랑 (2024.2.5)

내가 잠든 널 보고 있다니 역할이 바뀐 것 같네.

미국 가 있는 내내 이곳이 궁금했어. 자기 전에 고르는 단골 공상의 하나가 되었지. 네 집은 어떻게 생겼을까. 주익대 앞에 구했다던 오피스텔이 우리가 같이 쓰던 장도고 기숙사랑 어떻게 다를까. 삼 층짜리 아파트 복도 맨 끝의 휑한 스튜디오에 누워서 그려 보려고 했지만, 잘 상상이 안 되더라. 눈을 감아도 눈꺼풀에 나타나는 건 기숙사 이층 침대와 네 책상에 놓여 있던 헤어밴드 뿐이었어. 내가 너를 잘 몰라서 그런 걸까, 의기소침해 있다가 잠에 빠졌지.

이 자취방이 분명 훨씬 넓고 쾌적한데도, 이상한 일이야. 네 공간이라는 이유로 내겐 그때와 똑같이 보여. 옷장 바닥에 쌓아 두던 무협지가 이제는 몇 배로 늘어나서, 네가 직접 조립했을 것 같은 이케아 책장에 빼곡하게 꽂혀 있는데도. 커튼을 겨자색으로 한 건 너도 아직 그 색에 소속감을 느껴서일까. 주방에 있던 귤 한 박스를 보고, 약속이 없는 주말 오후면 껍질이 수북하게 쌓이도록 까먹으면서 좋아하는 소설을 읽는 너를 떠올렸어. 식탁에 앉아서. 식탁의 작은 선인장 도자기 화분은 누가 줬냐고 내 목소리가 딱딱해지자마자 너는 그랬지. 찬양이가 집들이 선물로 가져왔다고. 임승대랑 노수민도 이사를 도와 줬다던 이 집에 와 보기까지 나는 일년 반이나 걸렸다니 새삼 분하네. 일학년 여름에 출국하고 얼마 안 돼서 통화했을 때, 방학이 되니까 매물이 많이 나왔다던 네 전화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선한데. 소리로만, 아주 차가운 화면 너머로만 연락한 우리가 아직도, 아주 조금도 멀어지지 않았다니 사실 잘 안 믿겨. 거의 네 덕일 거야. 그래도 전화를 끊고 나면 내 뺨의 체온으로 뜨거워질 때까지 핸드폰을 가까이 대고 있곤 했지.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데도, 해변에서 가져온 고둥에 귀를 기울이듯이.

커튼은 따뜻한 노란색인데 달빛과 가로등 불빛은 파도거품 같은 흰색이네. 잠든 네가 추워 보이게. 내 속눈썹이 길다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 네가 더 긴 것 같아. 눈꺼풀에는 거미줄 같은 파란 실핏줄이 비치고. 내가 널 이렇게 열심히 쳐다보는데 깨지도 않네. 영영 안 깨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왈칵 몰려와. 네 어깨를 흔들어 버리고 싶다. 정말 그렇게 할지도 몰라. 불안하니까. 

너는 속에 불안이 너무 많다고. 충분히 잘하는 애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부모님이랑 장도고 코치님이랑 심지어 삼 학년 때 담임도 그렇게 말했었는데. 마음을 편히 가져라. 내려놓아라. 어른들은 다 나를 고쳐 놓으려 들었어. 내 또래는 다 나를 미워하거나 내가 보이기만 해도 뒷걸음질쳤고. 내가 생긴 그대로에 탄복하고, 받아들이고, 자랑 삼아 준 건 너밖에 없지.

어떻게 그럴 수 있었어? 규, 어떻게 나를 미워하지 않을 수 있었어? 난 아직도 모르겠어. 내가 생각해도 난 그렇게 예뻐할 만한 애는 아니었어. 그리고 너도 어렸잖아. 나 같은 애를 사랑하라고 누가 너한테 가르쳤을까.

맞아. 나한텐 불안이 많지. 겨우 팔 년 알고 지낸 규 너보다 불안이 내게 더 오래고 깊은 친구지. 불안했던 거 또 하나 있다. 나 없는 동안 네가 다른 사람을 찾아내서 내게 해 주는 것처럼 대할까 봐. 나 말고 다른 사람이 너의 하나뿐인 무엇인가가 될까 봐. 근데 뭐, 그래. 솔직히 그렇게 많이 걱정하진 않았어. 우리 세대에 우리나라에 나만큼 농구 잘하는 애 없잖아. 그러니까 네가 빠질 만한 딴놈이 있을 수는 없고.

나보다 훨씬 실력이 좋은 애가 주변에 있다면 모를까. 난 그런 애 딱 하나 알아. 내 상상 속에만 사는 놈이야. 23번 달았다고 내가 진짜 조던인 건 아니지만 걔는 거의 근접해 있어. NCAA 디비전 I에 들어가자마자 날아다녔다고. 그런데다 널 힘들게 하지도 않아. 장도고 다닐 땐 부원들하고 - 임승대하고도 - 두루두루 친해서 널 곤란하게 한 적이 없어. 밤엔 꼬박꼬박 잘 자서 낮에 네 어깨를 무겁게 하지도 않았고. 걔도 이름은 최종수야. 

언제 소개시켜 줄게. 그래도 될 것 같아. 왠지 넌 걔랑 데면데면 친해지긴 해도, 날 좋아하듯이 좋아하진 않을 것 같거든.

있잖아.

네가 그렇게 잠들어만 있으니까 이상하다. 우리 사이에 대부분의 말은 네가 했었는데. 네 몫까지 내 머리가 떠들어 대고 있으니까 너무 시끄러워. 그래도 조용히 있을 거야. 소리 내어 고백하지는 않을 거야. 미국에서 내가 널 얼마나 자주 배신했는지를.

정말 크게 배신한 건 딱 한 번뿐이야. 이번 겨울이 시작될 즈음에, 11월인가. 노스 캐롤라이나에 눈폭풍이 몰아쳤을 때. 몇십 년만의 기상이변이라고 한국 뉴스에까지 크게 보도가 되었다고 했지. 내 저녁에 너는 일어나자마자 걱정하는 카톡을 몇 개나 보냈고. 

나는 집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답장했지만 거짓말이었어. 폭설이 와서 도로에 멈춘 버스 안에 있었으니까. 앞뒤로 달리던 차들도 마찬가지였고. 그대로 삼십 분쯤 있으니, 기사가 히터에 들어갈 기름을 아끼려고 했는지 급기야 엔진을 끄지 뭐야. 답답해져서 속으로 막 화를 냈어. 양키 새끼들은 엄살만 천조국 스케일이라고. 존나 나약해 빠져가지고. 한국이었으면 이 정도 눈 왔다고 도로가 마비되는 건 말도 안 되는데. 빙판길에도 갈 차는 쌩쌩 간다고. 뭐, 그러다 몇 대는 뒤집어지고 미끄러지고 그러지만. 그게 이 버스일 수도 있었겠지. 얼마나 허무하게⋯⋯. 그런 생각을 하는데 하나도 동요가 일지 않더라고.

그 며칠 나는 농구에 시들해져 있었어. 이거야말로 죽었다 깨어나도 네겐 할 수 없는 고백인 것 같다.

그렇게 된 데는 네 지분도 조금 있어. 네가 지구 반대편에 있어서 옆에 안 보이니까⋯⋯. 세상에 나만 남은 것 같을 때가 너무 많았다고. 그럴 줄 모르고 온 것도 아닌데, 겪어 봐야 진짜로 안다는 게 웃기지도 않더라. 난 나 말고 다른 누구를 위해서 농구를 해온 것도 아닌데. 그런데도 사람이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 계속 달리기는 쉽지 않더라고. 동기부여로 삼을 거리는 충분했는데도. 한국에선 인간태풍 소리 들었어도 미국에서 그런 건 하나도 의미가 없었으니까. 태풍이 미국에는 상륙 안 하는 거 알아? 인도양에 있는 건 사이클론이고 대서양 거는 허리케인이라고 부른대. 미국 명문대 가니까 잔재주나 좀 있는 말라깽이 아시안 취급 받으며 시작했고, 차근차근 날 증명할 근거를 쌓아올려야 했어. 농구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었어. 너 알지. 나 채찍 맞으면 더 잘 하는 거. 그런데도 어느 순간부터는 간절해지지가 않더라. 아무리 간절해 보려고 해도 그냥 안 됐어. 팀 연습은 다 나가고 웨이트도 시키는 만큼은 했지만, 그냥 그 정도였어. 밤 새워서 슛을 거의 천 개씩 던지는 짓을 무슨 심정으로 했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나더라.

버스에 갇혀서 그렇게 멍이나 때리고 있는데, 눈이 정말 많이 오더라고. 그사이에 해도 져서 깜깜해지고.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어. 나는 규의 자랑인데. 녹슬게 두면 안 되는데.

내가 떠나오기 전에 두어 달 같이 영어공부하던 거 기억나? 아직 주익대 봄학기가 끝나지 않았을 때, 학생회관 휴게실 낡은 소파에 나란히 앉아서. <실전에서 당장 써먹는 미국 영어>였나 생활 회화 책에 모든 줄마다 형광펜을 긋던 네 심각한 표정. 너는 미간을 찡그리고 표현 하나를 곰곰이 읽어 보다가 내게 내밀었지. 종수야, 이거 읽어 봐. Take care of oneself. 자신을 돌보다(몸조심하다). 너무 쉬운 숙어라서 난 네가 내 영어 실력을 그렇게 못 믿나 하고 툴툴거렸는데, 네 검지손가락이 그 아랫줄을 짚었어. [참고] Take care는 작별 인사로도 쓸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건강과 안녕을 바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내 눈을 깊이 들여다보면서 넌 말해 주었었어. 종수, 테. 이. 크. 케. 어. 

영어 발음을 그렇게 하는 사람이 어딨어? 모음도 없는 파열음에까지 자리를 만들어 주면서. 마치 농구의 한 팀 같은 다섯 음절이었어. 무협지에서 튀어나온 사람처럼 또박또박 정직하게 너는 말했었지.

왜 눈길 위에서 하필 그 생각이 났을까. 그리고 왜 하필 그 순간에 헤드폰에서 네가 좋아하던 노래가 나왔을까. 비행기에서 쓰고 자려고 샀던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은 정작 수면 쪽으로는 도움이 안 됐고, 길에서 누가 말 걸까 봐 습관적으로 쓰고 다녔었어. 노래 때문인지 갑자기 눈물이 나는데⋯⋯. 안 멈춰지는 거야. 그냥 그치면 되는데 그게 안 돼. 그 순간 내가 너무 추한 거야. 이 씨발⋯⋯ 하고 내뱉었더니 버스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힐끔힐끔 뒤돌아보더라. 앞자리에 앉아 있던 어떤 부부가 손수건을 꺼내 주시기도 했어. 땡큐라고 말은 했지만 나도 모르게 뿌리쳤어. 그랬더니 사탕을 주시더라고. 그 사탕을 무릎에 놓고 계속 울었어. 밖에 펑펑 오는 눈만큼. 그러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아? 이렇게 눈물에 젖으면 분명히 녹이 슬 텐데. 규의 자랑을 망치면 안 되는데. 규의 자랑을 망치지 마 이 시발 새끼야! 이런 미친 새끼를 봤나. 

탈출할 때까지 그러고 있었어. 어이 없지? 본인인 나는 어련하겠냐. 그 다음엔 헤드폰을 잘 안 쓰게 됐어. 그 순간이 생각 나서 또 울까 봐 쳐다보기도 싫어서 서랍에 처박아 놨었어. 짐에 넣어서 가지고 왔는데 아침에 네가 깨면 갖고 싶은지 물어봐야겠다.

그 뒤로는 다시 농구를 열심히 할 수 있었어. 예전처럼. 그 뒤로도 자주 울고 싶었지. 하지만 진짜 운 건 그때 딱 한 번이야. 아무래도 제대로 우는 법을 모르는 것 같아. 그런 걸 배울 시간에 농구를 배웠으니까. 앞으로도 그딴 건 안 배우려고.

그때 말고는 정말로 안 울었어. 말로 했다면 넌 못 믿었을 것 같지만, 진짜야. 타겟에서 세일하는 닭가슴살이랑 프로틴을 고르다 말고, 네가 배스킨라빈스에 가면 꼭 체리쥬빌레를 먹었었다는 이유만으로 내 입맛도 아닌 벤 앤 제리 체리 가르시아를 한 파인트 사서 어느 잠 안 오는 새벽 세 시에 끌어안고 다 먹은 적은 있지만. 이제 소속팀도 아닌 장도고 유니폼을 하도 빨아서 바짓단에 구멍이 숭숭 난 헌옷이 됐는데 너도 똑같은 걸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버리지 못하고 아직도 잠옷으로 입지만. 고단한 하루 끝에 불 꺼 놓은 아파트에 들어왔을 때, 미국 집은 천장에 등이 없어서 아무리 플로어 램프를 켜도 어찌나 으스스하고 어두운지 세상에 밝은 거라곤 네가 해 줬던 말 몇 마디밖에 안 남아 있다고 느껴졌지만. 공항에서 손을 놓으면서 네가 뭐랬는지 기억나?

종수야, 우린 떨어지는 게 아냐. 내 일부가 너와 함께 갈 거야. 쓸쓸할 때마다 기억해. 너는 절대로 혼자가 아냐.

어떻게 그런 말을 하냐, 이규. 그러면 절박하게 잘 지낼 수밖에 없잖아. 내가 못 지내면 너의 일부도 못 지내게 되니까. 무슨 천하대농구를 하겠다고 연고도 없는 타지에 혼자 굴러들어와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고생인지 싶고 그냥 전부 놔 버리고 싶을 때마다 말야. 난 내가 아니라 규를 테이크케어 하는 거야, 되새기면서 견뎠어. 밤새 구백 팔십 몇 개의 슛을 넣는 마음으로 절박하게 견뎠다고. 식단도 되도록 먹을 만한 맛으로 직접 요리해서 먹고, 사시사철 장도고 반바지 바람으로 다니고 싶어도 계절 맞춰 옷 사 입고, 드문드문이지만 농구부 파티나 한인 모임도 나가고. 너처럼 대화가 끊기지 않게 말을 받아치는 건 잘 못 하지만, 가끔 웃기도 하고.

그렇게 버텼어. 다음 학기부터는 주전이 될 거야. 첫 겨울과 여름에 미국에 남아서 묵묵히 연습한 보람이 있지. 어쨌든 꽤 잘해 낸 것 같기도 하네. 널 그렇게 많이 배신하진 않았나.

근데 넌 그게 할 말이냐. 어제 귀국하자마자 너부터 찾아온 나를 보고, 내가 미국에서도 잘 지냈다는 말을 듣자마자 무진장 안심한 얼굴이 되더니, 뭐? 혼자서도 괜찮아서 다행이야? 새삼 괘씸하네 이거⋯⋯. 네 공백이 나를 망치지 못하게 하려고 얼마나 노력을 했는데. 그게 다 너 슬퍼하지 말라고 그런 거라고. 어떻게 네가 그걸 몰라줄 수가 있어. 그러더니 넌 또 수습한답시고, 아니 물론 우리 종수라면 잘 지냈겠지만? 참 나⋯⋯. 너는 이 와중에 쿨쿨 잠이 오지. 비행기 열네 시간 타고 밤낮 바뀐 건 순전히 내 사정이고. 그래, 자라. 내 잠까지 다 가져가 버려. 그래도 꽤 늦게까지 같이 버텨 준 거 알아. 수고했어, 규. 고마워. 너는 아침형 인간인데도 나한테 맞춰 주느라 고생하곤 했지. 고등학교 때도. 아니, 더 전부터인가.

나도 할 말은 없나. 나 없는 네 시간을 내가 모르는 것도 마찬가지니까.

너도 가끔은 울고 싶었을까. 내가 널 울린 적, 솔직히 있지? 

나 때문에 운 적 있으면 좋겠다. 그 정도로는 날 좋아하잖아. 근데 내가 널 울렸다면 난 내가 너무 미울 것 같아. 딱 한 번만 있으면 좋겠어. 아니다, 없으면 좋겠어. 널 괴롭히는 놈은 다 개새끼야.

이규, 나는 여전히 농구를 잘 하는 나만 간신히 미워하지 않을 수 있어. 내 안에는 농구를 못 하는 나의 자리는 없지. 불성실하거나 경쟁에서 밀리거나 남들 앞에서 흉하게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는 나의 자리도 없고. 하지만 너에 대해선 그런 생각이 사라져. 네가 어떤 모습이라 해도 난 괜찮을 것 같아. 네가 나만큼 어리숙하고 나약하다 해도, 내겐 아무 관계 없는 것 같아.

너 어차피 농구는 나보다 훨씬 못 하잖아. 그치. 맞네. 그러네. 골밑만 벗어나면 공간 창출도 잘 안 되고. 유연성도 딸리고. 일대일을 그렇게나 했는데 아직도 나한테 백이면 백 다 지고. 포스트업은 그럭저럭이면서 정작 페이스업이 허접이지. 그나마 맨투맨 수비는 봐줄 만해. 하지만 그럼 뭐해, 그렇게 길고 예쁜 팔을 가져 놓고 나보다 블록 수치도 못 내면서. 개인기라고 할 것도 몇 개 없고. 외곽 슛은 어찌나 퐁당퐁당한지. 디나이에도 약하고.

그런데도⋯⋯.


규가 좋아하는 노래는 따로 설정해둔 건 없으니 생각하시는 어울리는 노래를 넣어주셔도 좋고요

종수가 아무 관계 없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유재하 노래 '우울한 편지' 가사에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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