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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맨즈랜드 by f3t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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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인생이 한 편의 영화라면, 그의 인생은 필히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빌런 영화일 것이다. 주제는 딱히 없고, 아마도 피나 폭력 같은 걸로 스트레스를 푸는 누군가의 오락거리 정도가 될 테지. 제목은 리비오.


이스트 디셈버

 

노맨즈랜드의 문화 산업은 본래 황무지나 다름없었다. 이 혹독한 사막 행성은 여유롭게 여가 생활이나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못 되었던 탓이다. 작열하는 태양, 며칠에 한 번 꼴로 불어오는 모래 폭풍과 날을 거듭할수록 줄어드는 식량, 물, 사람.

상황이 나아진 것은 지구와 이곳을 왕래하는 워프 게이트가 생긴 뒤의 일이었다. 생활에 여유가 생기자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오락거리를 찾았다. 지구에서 넘어온 것들 중 가장 각광받은 건 스포츠 영상으로, 우주를 건너 이 별에 도달한 영상은 열화된 데다 전파가 끊어지기 일쑤였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팀을 나눠 승리와 패배에 울고 웃었다. 해 질 무렵이 되면 각자의 식당에서는 천장에 매단 디스플레이, 혹은 라디오로 축구며 야구 경기의 중계를 틀었다. 때로는 농구일 때도 있었고, 때에 따라 스키와 같은 ‘겨울’ 스포츠일 때도 있었다.

경기의 룰은 글과 말을 통해 전해졌을지언정, 직접 대규모로 경기를 열 형편은 못 되었던 노맨즈랜드다. 사람들은 먼 지구에서 흩날리는 땀과 노력의 산물에 열광했다. 죽음과 핏방울, 바람에 묻어나는 모래 먼지 같은 것들과는 한없이 멀어 보이는 그 열정에.

하지만 어디서나 그런 것들에 공감하지 못하는 이들은 있는 법이다. 리비오가 그랬다. 어딘가의 사람들은 그런 것들로 돈을 벌고, 피 한 방울 튀지 않는 승리를 위해 필드를 뛰어다닌다는 게 좀처럼 와닿지를 않았다. 아예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스포츠가 전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노맨즈랜드에도 벌써 경기의 결과를 두고 하는 도박이나, 팀의 마크가 박힌 공, 유니폼 따위를 파는 판매업이 성행하고 있었다. 노맨즈랜드보다 상황이 훨씬 나은 지구에서라면 분명 천문학적인 액수가 오가는 일이겠지.

하지만, 그래…….

너른 운동장 위를 뛰어다니는 사람들을 보고 있다 보면, 어쩐지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는 법이라. 라즐로는 웃긴 놈이라고 신랄하게 비웃었지만 상관없었다. 불편한 건 불편한 거였다.

그래서 리비오는 스포츠보다는 영화를 좋아했다. 때로는 진실이나 대체로 허구성을 띄는 그 이야기들. 좁지만 푹신한 극장 의자에 몸을 구겨 넣고 두 시간 남짓. 차츰 절정을 향해 달려가던 이야기는 가장 슬픈 구간에서, 혹은 가장 행복한 구간에서 결말을 맺는다. 그리고 느리게 올라가는 검은 화면과 흰 글씨들. 엔딩 크레딧.

2년 전 중심지에 자그마한 소극장이 생긴 뒤로, 리비오는 꽤 자주 그 극장에 드나들었다. 극장의 나이 든 주인과 퍽 자연스럽게 술잔을 나눌 만큼은. 거의 혼자 오곤 했지만 종종 영화를 고르기 힘들 때는 고아원의 아이들에게 선택을 맡기기도 했다. 오늘이 꼭 그런 날이었다.

오늘 본 영화는 여섯 살 제니퍼가 골랐다. 마법과 요정이 나오는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영화였다. 엔딩 크레딧의 노래가 전부 끝난 뒤, 리비오는 익숙하게 아이를 품에 안았다. 영화관을 빠져나왔더니 동쪽 지평선에서부터 검푸른 밤이 번져 오고 있었다. 리비오가 하늘을 올려다봤고, 왼촉 팔에 몸을 기댄 제니퍼는 신난 듯 다리를 동당거렸다. 리비오 오빠.

“응?”

“영화 재밌었어?”

…양심에 손을 얹고 고백하자면, 사실 리비오는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눈치 빠른 아이가 원하는 대답은 그게 아니겠지. 그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재밌었지. 너는? 나도 재밌었어! 무슨 장면이 제일 좋아? 아이가 들뜬 얼굴로 환하게 웃었다.

“라피가 뿔 달린 말이 되서 악당들을 혼내주는 장면!”

참고로 라피는 주인공 이름이다. 다시 말하지만 리비오는 아직 방금 보고 나온 영화가 무슨 내용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뭐 어떤가. 리비오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재밌었으면 된 거지.

“오빠, 우리 지구에서도 또 영화 보러 가자.”

고민이라고는 한 점 없는 말이다. 아이의 갈색 눈이 즐거움으로 반짝거리고 있었다. 리비오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곧 빙그레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래, 그러자.

 

 

옥토번의 이적異蹟으로부터 4년. 그사이 노맨즈랜드는 어떤 부분에서는 발전했고, 어떤 부분에서는 그대로였다. 생활 전반이 발전한 부분이었고, 지구로 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바람은 변하지 않은 부분이었다.

지구로부터 도착한 원조로 이 별이 조금이나마 살기 좋아진 것은 맞았다. 여유가 생기고 체계가 잡혔다. 사람들은 덜 죽어나가기 시작했으며 문화라는 게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대부분 이 별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다. 뒤늦게 콜드 슬립에서 깨어난 사람들은 물론, 이 노맨즈랜드에서 나고 자란 이들도 머나먼 바다와 푸른 초원 같은 것들을 그리워하기 시작했다. 남는 이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많은 사람들이 지구로 돌아간다면… 먼지 쌓인 기계처럼 삐걱삐걱 돌아가던 이 사회가 어떻게 될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리고 연방 정부는 그 주장을 수용했다. 시드SEED 프로젝트의 재개를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먼 옛날의 시드 프로젝트가 인류가 살 수 있는 행성의 발견에 목적을 두었다면, 이번에는 지구로의 귀환을 목표로 했다.

인간은 이 별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디셈버는 그 시드 프로젝트의 첫 번째 대상지가 되었다. 도시의 사람들 전부를 지구까지 운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스트 디셈버와 멜라니 아주머니의 고아원도 당연히 첫 이주 구획에 들어가 있었다. 오히려 어린아이들이 많다는 이유로 우선순위를 받았다. 얼굴 모를 사람들을 위한 자바리가보다는, 지구에 도착했을 때를 위한 쇼에 가깝다는 걸 리비오는 알 수 있었지만, 뭐든 어떤가. 그들에게 해가 가지 않는다면 상관없었다. 두 달 뒤 지구로부터 함선이 도착하면, 그를 포함한 고아원의 아이들과 식구들은 교회를 떠나 지구로 가게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리비오는 여전히 의문스러웠다. 그게 정말 행운이긴 한가?

분명 지구는 이 곳보다 안전할 테다. 고아원의 아이들에게도 노맨즈랜드보다 지구가 좋은 선택이 되리라는 건 자명했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그곳은 물과 풀이 있었다. 아이들이 좀 더 선명하고 아름다운 세상에서 살 수 있음은 환영할 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암살자로 살도록 교육받고 개조당한 그는? 그곳으로부터 도망친 지 4년이 지나고서도, 여전히 베개 밑에 권총을 준비해 두지 않으면 잠들지 못하는 그는? 베개 너머로 장전된 권총의 차가운 감촉을 느끼며 잠에 드는 그는?

여전히 소리 없이 걷는 자들과 품에 무기를 숨긴 자들을 눈으로 좇고 마는 그는?

막 끝난 스포츠 경기를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경기 종료 직전, 기적적으로 승리를 거머쥔 사람들이 기쁜 얼굴로 열광하고, 웃고, 누군가는 또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하늘에서는 금빛 컨페티가 휘날리고 어디서는 폭죽이며 맥주, 샴페인 같은 것들이 터졌다. 그 소란스러운 환호 속에서 그 한 사람만이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현장으로부터 유리된 것처럼, 피가 마르지 않은 구둣발로 땅을 디딘 채.

환호하는 군중 속에서 그 한 사람만이 유리된 것처럼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피가 마르지 않은 구둣발로 땅을 디딘 채.

“정말 괜찮겠니?”

여섯 번째로 듣는 질문이었다. 어지간하면 슬슬 싫증이 날 법도 한데, 리비오는 어색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그런 일을 벌이고도 뻔뻔스럽게 이곳으로 돌아온 그를 받아 줬던 게 누구인지, 아직 잊지 못했기 때문이다. 거듭 걱정의 말을 듣는 것이… 제법 기분 좋은 일이기도 했고.

“정말로 괜찮아요. 아무리 늦어도 두 달이 가기 전에 돌아올게요.”

“당연하지! 두 달 뒤면 여긴 비어 있을 테니까!”

멜라니 아주머니의 다리에 달라붙은 제니퍼가 종알거렸다. 제니퍼, 얘도 참. 멜라니 아주머니는 뿔난 제니퍼를 달래면서도, 적극적으로 말리지는 않았다. 대신 고개를 들어 고아원의 대문을 잡고 선 리비오를 바라봤다.

“정말 올 거지?”

리비오는 잠시 침묵하다가, 곧 고개를 끄덕였다. 네, 올게요. 돌아오겠다는 말은 진심이었다. 그 날이 작별 인사를 할 날이 될지, 함께 지구로 향하는 배에 오르는 날이 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여전히 거두어지지 않은 의심의 시선에 리비오가 뒤통수를 긁적였다. 정말이에요, 아주머니. 괜찮을 거예요. 믿어주세요.

마침내 멜라니 아주머니가 큰 한숨을 내쉬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믿을게. 조심히 다녀오렴.”

리비오가 웃는 얼굴로 빙글 돌아섰다. 그의 등 뒤로 대문이 쇳소리를 내며 닫혔다. 한참을 걷다가 불현듯 뒤를 돌아봤을 때, 아주머니와 제니퍼는 여전히 거기 서 있었다. 리비오는 그들을 향해 크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이 여행을 통해 결론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사막의 먼지가 날아와 쌓이는 곳

 

첫 번째 행선지는 그 마을이다. 이스트 디셈버를 도망치듯 떠났던 리비오가 처음으로 정착하고자 했던 마을. 어리고 두려운 마음에는 그 마을이 한없이 넓어 보였는데, 몇 년 만에 찾아간 그곳은 자그마하기 짝이 없는 마을이었다. 그다지 왕래가 잦은 곧도 아니라서, 지나치는 사람 여럿을 붙잡고 길을 묻고 나서야 겨우 찾아올 수 있었다. 그때는 지금보다 힘도, 체력도 부족했을 텐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사막 한 가운데에서 변변한 플랜트도 없이, 마을을 오가는 상인들에게 의지해 살아가는 곳. 사막의 먼지가 쌓이는 듯 퀴퀴한 분위기는 여전했지만, 골목마다 거미줄처럼 걸려 있던 빨랫줄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그림자마다 주저앉아 있던 패거리들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중심가에서 한두 블록에 불과한 가게 몇 군데와 한두 가구만이 조용히 살아가고 있을 뿐이었다.

리비오는 멍하니 마을의 풍경을 바라보다가, 걸음을 옮겨 근처의 자그마한 잡화점으로 들어섰다. 도어벨 소리가 한 차례, 그리고 잠시 뒤에 다시 한 차례. 다시 밖으로 나온 리비오의 손에는 손바닥 크기의 종이 몇 장과 연필 한 자루가 들려 있었다. 종이를 찾는 사람이 좀처럼 없는 탓에, 창고 깊은 곳에서 간신히 찾아내 상당히 낡은 모양이었지만… 원래는 좀 더 너덜너덜한 모양새였으니 오히려 나쁘지 않았다. 메마른 벽 위에 종이를 댄 리비오가 연필을 들었다.

오래 된 일이지만 떠올리기는 어렵지 않았다. 처음엔 느낌표, 그 다음에는 의기양양한 선전포고. 잊지 마. 난 널 항상 지켜보고 있다. 네 힘이 되어주겠어. 마지막으로는 늘 거친 글자로 이름을 적는다. Razlo.

라즐로는 내내 투덜거렸다. 미련한 자식이. 리비오는 큰 소리로 웃기만 했다.

미카엘의 눈

 

그 다음 행선지는 찾는 데 조금 애를 먹었다. 그 곳은 발각당하지 않기 위해 주기적으로 위치와 들어가기 위한 암호를 바꾸곤 했다. 4년 전에 도망쳐 연락이 끊긴 리비오는 당연히 헤맬 수밖에 없었다.

모래 언덕 위로 올라선 리비오가 납작하게 접혀 있던 지도를 펼쳐 들었다. 노랗게 바랜 종이의 가장자리가 요란하게 팔락거렸다. 얼마 전에 잠시 머물렀던 마을에서 새로 구매한 지도인데, 요 며칠 모래폭풍에 잘못 휘말리는 바람에 도무지 펼쳐 볼 새가 없었다. 얼굴을 따갑게 때리는 모래를 옷깃으로 최대한 가리면서 폭풍의 가장자리를 따라 빠져나오는 데 며칠. 리비오가 곤란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라즐로. 여기가 어디쯤인지 알아?”

다섯 번쯤 얘기하는 것 같은데, 네가 모르는 걸 나한테 묻지 말라고.

“그래, 모를 것 같긴 한데 혹시나 해서 물어봤어.”

방금 말에는 한숨을 쉬었겠군. 리비오가 킬킬 웃었다. 너무 그러지 마, 예전부터 길 찾는 건 네가 나보다 나았잖아…. 라즐로는 한동안 대답이 없었다. 어쩐지 복잡한 마음인 것 같다고 리비오는 생각했다.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라즐로는 한없이 타인에 가까우면서도, 결국엔 리비오의 일면이다. 고통스러웠을지언정 갈 곳 없는 어린아이에게 자리를 내어 준 곳이다. 리비오도 복잡한 마음이 들지 않을 리 없었다. 설령 그 끝이 깔끔하지 못했더라도.

결국 백기를 든 건 라즐로 쪽이다. 미련 둔탱아, 동쪽으로 가라. 흡사 계시를 내리는 신 같은 말투다. 동쪽? 왠지 느낌이 그쪽이야. 엉터리 계시네. 그럼 서쪽으로 가던가. 에이, 그건 아니지. …….

리비오가 동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라즐로는 그 뒤로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그리고 라즐로 레이더는 성공적이었다. 괜히 아무것도 없던 시절 단신으로 미카엘의 눈 지부를 찾아갔던 것이 아닌 모양이었다. 돌아보면, 오래 전부터 돌아가야 할 곳은 헤매지 않고 잘 찾아가고는 했다. 특히 라즐로가.

모래에 반쯤 파묻힌 입구를 내려다보면서, 리비오가 눈동자를 굴렸다. 이건 정말로 닮고 싶은 재능이네. 실없는 소리를 뱉었지만 이번에도 라즐로는 대답하지 않았다. 리비오가 눈동자를 굴렸다. 아까와 같은 침묵이다. 화가 났나 싶었지만… 곧 리비오는 아까와는 무게가 다른 침묵임을 깨달았다. 지금은… 그래.

“그립구나, 저기가.”

그럴 리가.

“안 그래도 돼, 나도 그러니까.”

힘든 날이었다. 기쁜 일이라고는 없었다. 악랄한 훈련과 가혹한 실험으로 날마다 어린아이들이 죽어나가는 곳이었다, 저 곳은. 그 모든 걸 견디고 나면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손에 피를 묻혀야 했다. 그러기 위한 훈련과 실험이었으니까. 저 곳에선 인간을 두 부류로 나누었다. 죽이는 쪽과 죽임당하는 쪽. 그런 곳에서 살아남아 도망쳤다는 건 당연히, 리비오와 라즐로가 죽이는 쪽이었음을 뜻한다. 손에 묻은 피는 평생을 다해도 씻지 못하리라.

라즐로가 비웃었다. 여기까지 와서 그런 생각이나 하는 거냐? 죽이지 않으면 죽임당하는 게 삶임을 너도 모르지는 않을 텐데. 그것이야말로 우리의 선택이었다. 그것 외에 다른 길이란 게 있었을 리가 없잖아, 우리 같은 인간에게. 신랄한 말이다.

리비오는 입을 다문 채로 잠시 서 있다가, 곧 손을 뻗어 녹슨 철문을 강하게 밀었다. 이미 오래 전에 버려진 지부의 안쪽은 빛 한 점 없이 어둡기만 했다. 리비오는 한때 이곳이 그의 집이었던 때를 떠올린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를.

……역시 잘 모르겠다. 인적이라곤 하나 없는 내부가 영 낯설었다.

한때 그의 집이었던 곳은 사람의 온기라고는 남지 않은 장소가 됐다. 그 온기가 피비린내건 스승의 따스한 손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스승마저 4년 전에 명을 달리했으니 이제는 알아낼 길이 없었다. 그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대가 없이 주어지는 가족의 온기가 따스하다는 사실을 알기도 했고.

그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 속을 유심히 들여다본다. 원래는 깊이 들어갔다 나올 생각이었는데, 정작 문 앞에 서니 그러고 싶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불쾌감이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듯했다. 저 안에서 바깥을 내다볼 때면 그렇게나 많은 것들이 보였는데… 바깥에 서 있는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깔끔하게 마감한 덕분에 피가 튀어도 흔적조차 남지 않던 벽도, 스산하게 내부를 밝히던 백색 전등도, 엄숙하게 도열해 그들의 존재 의의를 읊던 기도실과 온갖 이상한 기계들이 늘어서 있던 실험실까지. 그는 그 모든 것이 저 어둠 속에 존재함을 알고 있었으나, 동시에 그 모든 것들이 여전히 존재하리라고 확신하지는 못했다. 그는 이미 햇볕 속에 나와 있었으니까. 몇 년 전에 그의 가족이 그를 이끌어 밖으로 내던졌으니까.

리비오는 오랫동안 머뭇거리다가 라즐로에게 말을 걸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그다지 그립지는 않은 것 같아.”

그러냐.

“너는?”

라즐로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리비오는 어렴풋하게, 라즐로가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리비오는 다시 걸음을 돌렸다. 지구행 함선이 도착하기까지는 한 달 남짓이 남아 있었다.

이스트 디셈버 외곽

 

그곳에서 옥토번까지 가기 위해서는 디셈버 시티를 경유해서 갈 필요가 있었다. 리비오도 긴 여정이 되리라고 직감하고 있었으므로, 조용히 상점가에서 물자 보충을 하고 길을 떠날 생각이었다. 이스트 디셈버 근처에서 익숙한 얼굴을 맞닥뜨리지 않았다면 아마도 그랬을 것이다.

완전히 새카만 머리카락의 밧슈가 흰 꽃다발을 들고 고아원 쪽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어어, 하는 사이 눈이 마주쳤다. 반색한 밧슈가 손을 높이 치켜들며 달려왔다. 리비오! 반가워하는 얼굴이었다. 옥토번에서의 그 일 이후로 밧슈가 전 행성적으로 유명 인사가 된 덕분에, 리비오는 그의 얼굴을 몇 번인가 TV나 신문에서 본 적이 있었다. 이제 현상금은 걸리지 않지만, 그래도 연방 정부 쪽에서 중요 참고인 중 한 명으로 찾아다니고 있다던가. 다만 도망 다니는 데 도가 튼 사람이라, 그를 잘 아는 NLBC의 메릴&밀리 콤비 정도가 되어야 겨우 그를 영상으로 담는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 있었다. 리비오가 모자챙을 잡고 가볍게 고개를 까딱여 인사했다.

“밧슈 씨, 오랜만에 뵙네요.”

“ 정말 오랜만이다. 그 날 이후로… 4년 만인가?”

“그렇죠. 전 신문이나 TV로 몇 번인가 보긴 했지만.”

밧슈가 가볍게 웃었다. 4년간 리비오가 나이를 제법 먹은 것에 비해, 머리가 검어진 것을 제외하면 변한 구석이라곤 없는 얼굴이었다.

“그런데 여기는 어쩐 일이세요? 2년은 더 지나야 오실 줄 알았는데.”

“평가가 너무 박한 거 아냐? 뭐, 두 달 뒤에 떠나게 됐다니까… 그 전에 잠깐 시간을 낸 거지, 뭐. 겸사겸사 인사도 좀 하고.”

“인사요?”

“더 늦었다간 너무 늦게 찾아왔다고 한 소리 들을 것 같아서.”

고아원의 뒷마당에 누구의 묘가 있었는지 상기한 리비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 시기가 얼마 안 되기는 했다. 아마 울프우드에게 꽃을 바치고 나오는 길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곧 리비오는 고개를 기울였다.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라고 하기엔 밧슈의 차림이 조금 이상했다. 그는 손에 흰 꽃다발을 들고, 도시 바깥쪽으로 나가려 하고 있었다. 리비오가 눈을 깜빡이다가 물었다. 울프우드 형을 보러 오신 거 아닌가요? 밧슈가 멋쩍게 웃었다.

“어어, 걔는 봤고. 지금부터 다른 사람들을 좀 보러 갈까 해서.”

“다른 사람이라면…….”

“그 날, 다른 사람들도 멀지 않은 곳에 묻어 놨거든. 같이 갈래?”

리비오의 머릿속으로, 그 날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흩어졌다. 늑대를 꾀기 위해 목장 주위에 달아 놓은 ‘종’, 그의 손으로 쏘아 떨어뜨린 수하, 마지막 남은 힘으로 자신의 두 제자를 끝내 버리고자 했던 스승.

그 모든 죽음이 밧슈에게 어떤 의미였을지. 먼 곳에서 천둥 소리가 들렸다.

홀린 것처럼 리비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밧슈는 흔쾌히 그를 이끌었다.

 

그들이 매장된 곳은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바위산의 초입이었다. 깎아지른 바위 절벽의 그림자 아래에 묘비 몇 개가 줄지어 세워져 있었다. 변변한 묘비석도 없이, 이름조차 새겨지지 못한 묘들이었다. 밧슈가 낮은 목소리로 변명했다. 돌 깎는 게 영 어렵더라고. 자꾸 깨지기만 하고… 교회에 있던 십자가도 겨우 새겼었지 뭐야. 리비오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말을 마친 밧슈는 들고 온 꽃다발의 포장을 풀어, 흰 꽃을 한 송이씩 묘비 앞에 내려두었다. 리비오는 그의 몇 발짝 뒤에 서서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복잡한 마음에 입을 열었다가 도로 닫아 버리길 몇 번. 생각도 한 적 없는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라즐로였다.

당연히 그대로 뒀을 줄 알았는데.

네 번째 묘 앞에서 눈을 감고 합장하던 밧슈가 느릿느릿 눈을 떴다. 길쭉한 나뭇가지 두 개를 얽어 만든 묘비에 시선을 고정한 채였다. 이내 그가 쓰게 웃는다.

“아직도 어느 하나 손에서 못 놓은 거지.”

이유를 모르겠네. 저 묘의 주인 중 몇은 내 손에 죽었는데도…….

“그것과는 다른 이야기야. 넌 살아있으니까.”

사뭇 단호하게 단언한 밧슈가 덧붙였다.

“그리고 그렇게 치면 나도 이곳에 있을 사람은 못 되는걸.”

“하지만 당신은, 저와 다르잖습니까.”

이번에는 리비오였다. 라즐로가 네 멋대로 튀어나오는 거냐면서 짜증을 냈다. 자기도 멋대로 튀어나온 주제에 말도 많긴. 리비오가 밧슈를 똑바로 쳐다봤다. 밧슈도 그랬다. 머리색은 검어졌지만 그 파란 눈은 변함없었다. 희미하게 슬픔이 어른거리는 선명한 파란색 눈. 이내 밧슈가 흐릿하게 미소지었다. 리비오는 그 얼굴이 꼭, 그렇게 다르지도 않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모든 묘에 꽃을 두고 나자 밧슈의 손은 금세 텅 비었다. 가볍게 손을 털고, 마지막 묘비에까지 합장한 밧슈가 몸을 일으켰다.

먼 사막에서 해가 저물고 있었다. 붉은 태양빛이 머리 위로 쏟아져 긴 그림자를 만들었다. 마른 나무를 엮어 만든 묘비의 뒤로도 새카만 그림자가 늘어졌다. 밧슈의 붉은 코트가 한층 더 붉어 보였다.

돌아서서 밧슈와 헤어지려던 리비오는, 걸음을 멈추고 그에게 문득 물었다.

“밧슈 씨.”

“응.”

“밧슈 씨는 지구로 가실 겁니까.”

“아니.”

고민조차 없이 튀어나온 대답이라 되레 놀란 건 리비오 쪽이었다. 긴장한 얼굴로 밧슈를 바라봤지만, 그는 이미 오래 전에 결정을 마친 얼굴이었다. 밧슈가 고개를 내저으면서 단언했다. 나는 안 갈 거야, 리비오.

“……왜요?”

“사실 못 간다, 에 가깝긴 해. 노맨즈랜드나 지구나, 날 아는 사람이 좀 많아야지. 아마 가고 싶다고 해도 안 태워 줄걸? 모든 사람이 지구로 가는 건 아니기도 하고.”

밧슈가 잠깐 입을 다물었다가, 잠시 후에 다시 말을 이었다.

“네가 걱정하는 게 뭔지는 알겠어. 이 곳과 지구의 삶이 많이 다를 거란 건 나도 예상하고 있거든. 그렇지만 그렇게까지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너는 이미 사소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고 있는데다가…… 네게는 가족들도 있잖아. 너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친구도 있고. 안 그래?”

옥토번

 

밧슈와는 해가 지기 전에 헤어졌다. 밧슈가 먼저 이스트 디셈버로 돌아갔고, 리비오는 세상이 완전히 밤에 덮이고 나서야 느린 걸음을 옮겼다. 속이 조금 울렁거리는 것 같았다. 리비오가 바람에 실려가듯이 옥토번으로 향하는 샌드스팀에 올랐다. 객실에 난 자그마한 창문 옆에 기대앉아 있던 리비오가 그의 오랜 친구를 부른 건, 다른 게 아니라 밧슈의 마지막 말이 떠오른 덕분이었다. 나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친구.

“라즐로.”

못 들었을 리는 없는데 대답이 없었다. 두어 번을 더 부르고 나서야 대꾸가 돌아왔다. 짤막한데다 조금 퉁명스러운 어투였다. 왜.

“너는 어떻게 생각해? 그러니까… 우리가 지구로 가는 거 말야.”

혼자 열심히 땅이나 파더니 이제 와서?

“……아니, 당연히 너도 나랑 같은 생각인 줄 알았지. 물어볼 생각도 못 했어.”

리비오가 앓는 소리를 냈다. 한평생을 같은 몸에서 지냈다. 같은 환경 속에서, 같은 일을 겪으며 살아왔다. 당연히 리비오와 같은 상황일 거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을 텐데. 저런 반응을 보니 괜히 지어서는 안 될 죄라도 지은 기분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라즐로가 결국에는 리비오의 말에 맞춰 주고는 했던 탓도 있으리라. 형과 싸우던 날도, 크림슨네일과 결착을 내던 날도, 고아원으로 돌아가겠다고 결정했던 날도.

이미 말 했잖아. 안 변했다, 내 생각은.

“어, 언제?”

미련한데 멍청하기까지……어디긴 어디야, 처음에 찾아갔던 그 마을이지.

리비오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보니 그런 이야기를 했던 것도 같다. 리비오가 주머니 안쪽 깊은 곳을 뒤적여 스스로 쓴 쪽지 몇 개를 찾아냈다. 처음엔 느낌표, 그 다음에는 의기양양한 선전포고. 잊지 마. 난 널 항상 지켜보고 있다. 네 힘이 되어주겠어. 마지막으로는 늘 거친 글자로 이름을 적는다. Razlo.

넌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때 쓸데없이 생각을 많이 해서 문제야. 혼자 끙끙 앓고 있으면 답이 나오냐? 거무죽죽 죽은 얼굴로 이 별에 남네 마네 해봤자 누가 믿기는 하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창문 바깥을 응시하던 눈동자가 데굴 굴러갔다. 맞은편 벽에 걸린 거울에 가 닿는다. 머리카락의 그림자에 가려진 왼쪽 눈이 기묘한 형태로 뒤틀려 있었다. 화가 난 것처럼.

일전에 미카엘의 눈이 그립느냐고 물었었지.

“…버려진 지부 앞에서, 그래.”

그래, 그리웠다. 그곳에는 내 자리가 있었어. 내 가치를 증명하고 우리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곳이었다. 피와 폭력? 내겐 상관없는 것들이란 걸 알잖아.

샌드스팀이 큰 소리와 함께 멈춰 섰다. 리비오는 라즐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객실을 나선다. 관광인지, 물자 조달인지. 여러 이유로 옥토번을 찾았을 승객들이 하선을 앞두고 기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주로 어린아이들이었고, 리비오에게는 그게 꼭 고아원 아이들의 목소리처럼 들렸다.

내가 널 미카엘의 눈으로 데려갔던 건 네가 갈 곳 없이 떠도는 신세여서였지만… 지금의 너는 어때. 네가 있을 곳을 스스로 만들어냈잖아.

“그건 따지자면 멜라니 아주머니가 날 다시 받아 주신 거지, 내가 만들었다고는 할 수 없는 거잖아.”

허공에 대고 중얼거리는 거구의 남성이다. 주위에서 의아하다는 시선이 몇 차례 옮겨붙었다가, 금세 떨어졌다. 급히 고개를 돌려 버리는 걸로 보아 험악한 인상에 겁이라도 먹은 모양이었다. 라즐로가 리비오를 비웃었다.

아, 그래. 그렇다면 좀 열심히 자아 성찰이라도 하는 편이 좋겠군, 리비오. 아무래도 네 또 다른 자아가 탄생한 모양이니까 말이지. 내가 굳이 이스트 디셈버로 돌아가야 하느냐고 말렸을 때 귓등으로도 안 듣던 또 다른 놈이 말이야.

“아니, 그때는…….”

그때는, 뭐.

“……아니야, 계속해. 그리고 아마 하나가 더 늘지는 않았을 거야… 아마.”

라즐로가 한숨을 내쉬었다.

두 사람은 어느새 샌드스팀의 밖으로 빠져나왔다. 긴 시간 실내에 갇혀 퀴퀴한 냄새가 나는 공기가 바람에 실려 자취를 감추고, 햇볕이 쏟아져 내렸다.

4년이라는 시간동안 옥토번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비록 추락의 형태였을지언정 지구의 함선이 가장 먼저 착륙한 곳이기도 했고, 당시 모여들었던 많은 사람들 중의 일부가 도시에 정착했던 덕분도 있었다. 소란스럽고 활기찬 도시가 그를 반겼다. 리비오가 습관적으로 모자를 깊이 눌러 쓰며 걸었다.

지구에 네 자리가 없을 것 같다느니, 불편하다느니. 좋을 대로 생각해. 어차피 네놈이 마음을 정하면 이스트 디셈버건 옥토번이건 마음대로 끌고 다니잖아. 이 쪽에 선택권 같은 게 있을까보냐. 다만 한 가지…….

낯익은 옥상 위로 올라선 리비오가 하늘을 올려다봤다. 몇 년 전, 밧슈를 찾아냈던 옥상이자 그의 동전을 건넸던 곳이었다. 두 개의 태양이 빛나는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어쩌면 4년 전의 그 참극조차 너무나 먼 일 같아 보이기까지 했다. 나이브스의 습격도, 기적적으로 이루어진 플랜트와의 협력도.

잠시 침묵하던 라즐로가 덧붙였다.

한번만 더 멍청이처럼 쭈뼛쭈뼛 바보짓이나 하고 있으면, 그 때야말로 난 다시 널 미카엘의 눈으로 데려갈 거다. 날 붙잡아가면서까지 도망쳐놓고, 그렇게까지 자신의 가치가 그 곳에 있다고 느낀다면 어쩔 수 없지. 안 그러냐?

답을 구하는 질문은 아니었다. 시선을 내린 리비오가 자신의 손바닥을 들여다봤다. 굳은살과 흉터로 거친 손이었다. 자신의 손임과 동시에, 다른 누군가의 손이기도 했다. 그가 손에 힘을 주어 주먹을 쥐었다

“…라즐로, 이런 거 진짜 못한다.”

앞뒤 꽉 막힌 바보한테 들을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답을 알고자 떠난 여행이었지만 깨달은 건 없었다. 애초에 이곳은 노맨즈랜드다. 지구가 어떤 사회인지, 어떤 규칙으로, 어떤 모습으로 굴러가는지 알 방법이라도 있을 리가. 하지만 그는 미카엘의 눈이 어떤 곳인지 알았다. 그 곳을 빠져나오기 위해, 그리고 리비오를 빼내기 위해… 누가 어떤 노력을 했었는지도. 그의 친구가 진심으로 길 잃은 그를 다시 인도하고자 한다면, 결국 리비오에게 남은 선택지는 없는 셈이나 다름없었다. 죽거나 죽이거나. 그 잔혹한 규칙 속으로 다시 몸을 구겨 넣을 바에야… 피 묻은 구둣발로 스포츠 경기장의 잔디밭을 밟고 말 테다.

바람 빠지듯이 웃음을 터뜨린 리비오가 몸을 돌렸다. 눈부신 태양이 머리 위에서 내리쬐고 있었다. 이스트 디셈버까지는 먼 길이겠지만 상관없었다. 그가 돌아가야 할 곳은 정해져 있고, 그들은 늘 돌아가는 길을 잘 찾아내고는 했다. 이제 헤매는 일은 없을 것이다.

사람의 인생이 한 편의 영화라면, 그의 인생은 필히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빌런 영화일 것이다. 어쩌면 자신을 다시 악의 길로 빠트리려는 내면의 자신과 분투하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이 자식이 자연스럽게 누굴 악역 취급하고 있네… 미쳤냐? 알았어, 그럼 함께 힘내서 악의 길에서 빠져나오는 이야기로.

그리고, 영화 제목은 리비오.

아니, 정정.

리비오와 라즐로.

 

 

 

 

 

Ending Credits

 

주연

리비오

라즐로

지은이

날개@f3trs

ⓒ날개 2024, All rights reserved

표지 디자인

오밀조밀@omiljomil_

이하 회지에는 적지 못했던 후기~

웹발행 주제에 판권지까지 쓰다니 뭐하는 놈이지 싶으시겠지만 예쁘게 봐주세요. 마지막 장까지 넘어간 독백과 함께 나름 회심의 연출이었기 때문에…. Ending Credits란 제목은 결국 '만약 지구로의 대이주가 이루어진다면, 리비오와 라즐로가 노맨즈랜드에서의 과거를 청산'하는 의미에서의 엔딩 크레딧이었는데 잘 전해드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 글이었던 것 같습니다. 리비오와 라즐로 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좀 더 깊이 고민하고, 거기서 밧슈나 울프우드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고심한 다음에 작성하고픈 마음이었는데…… 이래저래 시기가 안 좋았네요. 이도저도 아닌 결과물이란 생각에 후회가 많이 남는 글이네요. 하지만 한편으로 개인적인 리비오와 라즐로 사이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기도 했어요. 흔쾌히 받아가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2024.1.29.

다른 분들 회지 재독하러 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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