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카지푸름

카지가 옅은 집착이 있음

DLC 이후로 약 3~4년뒤 상정

그 일이 있고 꽤나 지났을 무렵, 카지는 소년의 티를 많이 벗고 있었다. 언제까지고 소년의 모습은 아니다 보니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훌쩍 커져있었다.

"우와... 카지 키 진짜 많이 컸다. 시유가 워낙 커서 예상했지만 많이 커졌어."

카지는 배시시 웃더니 단도직입적으로 묻기 시작했다.

"아까 그 남자 누구야?"

"어?"

"...누군데 왜이렇게 친하게 있었어?"

카지의 금빛 눈에서 안광이 사라졌다. 안그래도 세로로 찢어진 느낌이 드는 동공때매 뱀이 노려보는 것 같아서 당황한 푸름은 카지에게 겨우 말했다.

"그 사람 팔데아 리그 쪽 사람이야! 아니, 카지 왜 오해를..."

"아, 아무런 사이가 아니구나. 응... 다행이야."

이전에도 푸름이 블루베리 아카데미에 재학 중인 시절 종종 이런 일이 있었다. 남학생과 어쩌다가 얘기하고 있으면 그게 누군지 캐묻는 듯한 느낌의, 아니 오히려 시선이 따가운 느낌이다가 다시 그레이프 아카데미로 돌아온 뒤로는 그런 얘기가 없었는데, 아무래도 얼마전 TV에 나와 인터뷰 한 것 때매 온 것 같았다.

방금 그렇게 노려보던 카지는 지금 아무런 일도 아니라는 듯이 해맑게 웃고 있었다.

이럴때는 순박한 시골 사람 같으면서도 방금의 푸름이 누군가와, 그것도 카지가 잘 모르는 사람과 사이좋게 대화하고 있으면 매우 불안해하고 있던것이 지금 커서도 이래서 푸름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행이야..."

"뭐가?"

그 뒤는 카지는 말하지 않았다. 다만 너무나 오랜만에 본 거라서 소년의 티를 벗어나는 카지는 굉장히 잘 생겼다고 생각한 푸름은 멀뚱히 그를 몇번 더 보다가 얼굴을 순간 붉혔다.

"왜 그래 푸름아?"

"아, 아니야... 응!"

"헤헤..."

카지는 여느 때와 같이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은 언제나와 똑같아서 푸름은 마침 아까 물어보려다가 카지의 표정이 대뜸 좋지 않아 묻지 못한 걸 물었다.

"그러고보니 팔데아는 왜 온거야? 갑자기."

"팔데아? 아... 푸름이 보고 싶어서!"

카지는 웃으며 푸름의 손을 능숙하게 잡았고 푸름은 순간 의식하지 않다가 갑자기 제 손이 잡힌 것을 조금 늦게 알자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다.

"카카카카지 갑자기 왜?"

"응? 왜?"

아무런 것도 아니라는 듯 카지는 웃고 있었고 지금 이걸 의식하는게 푸름 자신 혼자 뿐인가 싶어서 카지를 계속 보고 있었고 적막을 먼저 깬 것은 카지였다.

"맞아, 푸름아. 나 말고 다른 사람에게 이런건 안해?"

"어? 음... 딱히 없지?"

도통 카지가 묻는 질문들이 하나하나 이상한, 그러니까 예전에 묻던 거랑 조금 달라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그리고 저녁에 시간 돼...?"

"저녁? 아, 딱히 약속은 없어. 왜?"

"같이 저녁 먹을까 해서. 헤헤..."

"아, 그래. 저녁 같이 먹자."

"응."

도통 뭔지 모르는 카지의 이야기에 얼굴을 계속 붉히고 있는 푸름은 이게 무슨 일이지 하고 생각하다가 그만 두었다.

그런 푸름과 다르게 카지는 속으로 내심 너무 기뻤다.

'...푸름이가, 나랑 평생...'

그 뒤로 순간 ㅊ친구라는 생각은 오가지 않았다.

카테고리
#기타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