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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야. 인간의 아이야. 너는 내가 보이는게냐 아아.. 드디어 나를 마주해주는 아이가 나타났구나. 길을 잘못들어 이곳에 갇혀있길 수백년.. 부디 나를 꺼내주지 않으련?”

날 부른 그것은 그렇게 말 했다. 그것의 모습과 표정은 (표정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기억에 남지 않았지만 나무가지처럼 앙상한 팔과 손은 잊혀지지 않았다.

“제발 나를 이곳에서 꺼내주렴 아이야. 이곳은 너무 춥고 외롭구나…”

흐느껴 우는 듯한 목소리가 악몽처럼 길게 길게 이어졌다. 어린 나에게는 그곳이 수라였다. 어쩌다가 집안에서도 발길이 없는 이곳에 갇힌지는 모르겠지만 꽤나 힘들었으리 그렇게 생각했다.

“저도 열어드리고 싶지만.. 저 같은 아이가 가능할까요?”

“그럼 아이야. 너는 내가 보이잖니 가능하단다 분명. 분명. 가까이 와서 이곳에 손을 대보렴. 괜찮아 무섭지않아.”

그것이 시키는대로 빗장문에 서서히 손을 가져다 되었다.

파직.

순간 따가운 통증이 손을 감쌌다.

“아하하하 드디어 난 자유야! 망할녀석 같으라고 부와 명예를 위해 감히 나를 이딴 곳에 처박다니.”

‘부와 명예’ 집안이 잘 되는 이유는 신의 가호를 받았다고 했었던가 지나간 말로 들은 적있었다 어린나는 그것을 그저 대대로 전해지는 이야기중 하나로 치부했던 것도 있었지만 저 외형으로 신이라니 차라리 요괴라고 했다면 더 신빙성이 생길 지경이었다.

“호오- 나를 아는가.. 그래 그 녀석이면 자랑하고 남을테지.. 내가 부의 신을 잡아쳐놨다고. 하지만 아이야 이 꼴을 보아라 너도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지금 나의 외형은 수라에 떨어진 인간만도 못한 모양새를 하고 있지”

얕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나의 눈은 필시 두려움으로 가득찼었다.

“…이제 여기에서 나가실…”

“하유마! 이곳에는 오지말라고 일러뒀을터인데, 이곳에는… 문이 문이 열렸어!”

뒤쫒아온 당주(아버지)가 나의 팔을 잡아 끌다 이내 사색으로 변하였다.

“문..문이 열렸어 이럴수가..! 이제 우리 가문은 끝이야 내가 그리 너에게 일러뒀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 하유마 이 일을!”

일순간 그것쪽으로 내쳐졌다. 뭐 그때도 그런것쯤은 익숙한 일 이었지만 보여지는 상대가 평소와는 달랐다.

“그 핏줄은 어디 가지를 않구나 수백년이 지나도 똑같이 폭력적이군.”

냉소한 말투가 귓가에 떨어졌다.

“이래서 보이는 놈이란..! 늘 사고를 치지. 하유마 네 눈이라도 뽑아서 거래를 해라 다시 저곳으로 들어가라고 아님 너의 몸통을 걸어서러도 당장!!!!”

과장된 몸짓을 하며 나를 바라보는 눈은 혐오하는 눈 이었다.

“자기 자식에게 눈을 뽑고 몸통으로 거래를 하라니. 꽤나 웃기는 작자군…꽤나 마음에 들지않아.”

호탕하게 웃는 그것은 나의 어깨를 잡고 말 했다.

“나는 이곳에서 나오면 너의 가문을 몰살할 작정이었다. 하지만 한놈으로 충분하겠군.”

가느다란 손이 당주의 목을 가리켰다.

“잘 보거라. 인간은 덧 없단다.”

그 일순간 당주의 목에 선이 그어졌다 그리고 이내 피가 솟구쳐올랐다.

“이 순간만을 원했다 이 순간만을!”

그 광경이 놀랍다고 묻는다면 대답은 “아니” 였다.

“아이야 문 열어준 빚은 다 갚았다.”

가려던 그것의 옷을 (옷이라고 할 수 있을 모양새는 아니었지만) 잡았다.

“신님이 가면 저희 가문은..가문은.”

“망할테지 뭐 그게 내가 원하는 것이지만 어린 아이에겐 버거울터지 그렇지?”

“…네.”

그것이 가늘게 웃었다. 좋은 생각이 난듯 가을고 길게.

“그럼 나의 오른쪽눈과 너의 오른쪽 눈을 맞바꾸자 아이야. 그럼 괜찮지?”

일방적으로 주는게 아이라 맞바꾸는거라니 그때 나에게는 굉장하 달콤한 요구였다.

“신님의 눈으로는 무엇을 볼 수 있나요?”

“그리 거창한건 아니다. 그렇지… 수라일까… 본디 그런 눈은 아니었지만 원한이 쌓인 눈은 으래 그렇게 되는거지. 내가 너에게 주는 눈은 저주이다. 인간의 몸으로 잘 버터보아라 너의 가문이 쌓은 업이다.”

“주인 아침이다. 이 이상 자는건 곤란해.”

낮고 딱딱한 음성.. 아 꿈이었구나 참 오랜만에 꾸는 나의 악몽

“자기야 좀 부드럽게 깨워줘 우리 사이에-”

돌아도는건 긴 침묵과 단 한번의 쓰다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