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는 아직 모르겠고 (2)
말해야하는 건, 어디까지나 사실.
확실히 이 교무실은 , 공통 협의나 행정 용도로 사용하는 공간으로 보였다. 이 곳에서 교과 준비같은 것이 있다기엔, 물건이 다들 적다. 아마 개인 연구실이 별도로 있거나, 적어도 과목별 교과준비실 따위가 따로 있지 않을까 싶은 정도. 그리 주변을 살피던 윤은, 자연스러운 모양새로 작은 잔을 건네받았다. 찻잔 안에 찰랑이는 것은, 아마 말리화茉莉花로 만든 차. …다른 것이 섞인 기색은 없었다. ‘억지로 긁어낼 정도는 아니고, 사실 확인이 메인일까.’ 윤은 일부러 조금 눈치를 보듯이 눈을 굴리렸다. 건네받은 차는 한모금 입에 머금었다가 느릿하게 넘겼다.
“어쩌면 자네도 짐작은 하고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자네의 서류에 문제가 다소 있어, 부득이하게 다시 작성해 주어야 할 것 같다. 해서, …공용어를 적는 일에 문제는 없을까.”
다소 조심스런 기미가 있는 투로 물어오는 질문, 함께 건네지는 것은 같은 형식의 서류가 두 벌. 하나는 익숙한 언어로 글자가 차 있고, 하나는 깨끗하게 비어 있다. 그에 윤은 아하, 하고 금방 납득한 듯한 낯을 했다.
본 적이 있는 서류였다. 알지 못할 초대장─아마도 이 학교의 입학 허가서였던 것에 동봉되어 있던 양식. 완전히 일치하는 언어가 없어, 무슨 뜻인지는 대강의 짐작 뿐이지만 그래도 무언가에 지원하는 서류라는 것은 추론할만치는 되었던 그 서류. 채워진 서류의 쪽은 언뜻 봐도 ‘고향’의 언어로 적혀 있고, 대강 제 글씨체다. 서류를 채웠던가, 윤 스스로도 가물가물하긴 했지만. 아마도 ‘마법’의 작용을 아직 모르니 ‘마법’이겠거니 하고 넘어갔다.
어떻게 채우게 되었는가보다는, 채워져 있는 것이 문제다. 이 토지의 통역술식은 문자에도 어느정도 적용되는 모양이었으나, 그건 어느정도 사전 정보가 있을 때의 일. 아직 ‘다른 세계의 언어’를 제대로 받아들이지도 못하고, 그 ‘다른 세계의 언어’구사자의 정신 장벽을 제대로 넘지 못한 탓에 제대로 성능을 내지 못하고 있다. 대충 어렴풋, 의미만 알것 같은 문자의 나열. 그야말로 문서로서는 온전하지 못한 것.
‘이래저래, 특대급 단서로구만.’
윤은 눈을 한번 깜박였다. 선생과 마주하고 있는 자리의 탁자를 초조한 기미로 톡톡 두드리면서, 간단한 주술의 개요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아니오. ‘공용어’로 된 글을 읽는 일은 어느정도 가능합니다만, 현재 자필로 서류를 채우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윤은, 술식을 구성하는 것은 꽤나 자신 있었다. 한 마디의 말 사이에 기틀의 대강은 잡았다. ‘입에 담아야 하는 건, 어디까지나 사실만을.’ 윤은 숨을 한번 고르고 주술의 씨앗을 섞어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러니, 구술로 가능할까요? ‘질문’에는 ‘제대로 답’하겠습니다.”
현재 윤을 마주하고 있는 담임─모제스 트레인은, 일부러 또렷하게 말하는 모양을 하는 윤의 입가에 시선을 둔다. 토지의 통역 ‘마법’도, 윤이 소지하고 있는 모든 도구의 술법도, 위화감을 줄이는 주술도 이리 자세히 살피는 시선에는 의미가 없다. 따라서, 트레인은 그리 살핀 것으로 위화감을 잡았다. 독둔술이라던가, 그런 것을 아주 잘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적어도 들려오는 말과 다른 언어를 말하는 것은 확실했다. 목소리에 섞여들어간 마력, 분명히 통역마법의 기색이 있었다. 그 모든 것을 확인한 트레인은 작은 한숨을 쉬며 “그럼, 그걸로 좋다.”라고 말했다.
“그럼 처음부터 할까. …먼저, 성과 이름은?”
“현재, 성은 쓰지 않고 있습니다. 이름은 ‘윤允’입니다.”
“그래, 이리 들으니 확실히 낯선 어조로군…… 좋네, 다음. 생일은?”
“6월 28일, 입니다…만.”
질문에 일단 맹세한 대로 제대로 답을 뱉던 윤은, 머릿속으로는 ‘자, 하면 사실을 사실로 말하되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 때에 적당히 좋은 답이 나와, 윤은 시간끌기를 하기에 충분한 어투로 답을 냈다. 트레인은 애매하게 끝내는 말끝에, 윤을 바라보았다.
“벌써부터 첨언이 됩니다만, 괜찮을까요?”
“…여기서 말인가?”
“예. 알아보니, 이 학교는… 그, 하이스쿨? 의 분류로서, 열 여섯에 입학이지요? 그렇다면 제가 그 대개의 학생과 나이가 다름을 말씀해 드리는게 좋을 것 같아서요. 저는 최근, 올 유월에 열 아홉번째의 생일이 지난 참입니다.”
시간끌기조차 분명한 ‘사실’, ‘제대로’된 정보값이 있어야 하는 것은 성가시지만, 그래도 아주 못할 것도 아니었다. 행정이라던가, 이미 해본 경험에 따라 보자면 무엇을 말하는 것이 그나마 나을 지는 알고 있었으니까. 윤의 그러한 경험 섞인 시간 끌기에, 겨우 두 번째 줄을 채울 참이던 트레인은 골치 아픈 낯을 했다. 윤은 내심으로는 동감했다.
아마도,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겠지만. 딱 봐도 엄격하고 경력 있어 보이는 선생이 윤의 담임이 된 데에는, 윤 자신의 이질성도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대충 봐도 양식에 맞춰 채운 듯한, 그러나 대지에 깔린 통역의 마법에도 불구하고 그저 낯설게 느껴지는 서류. 그리하여 이름이 불리지 않던 학생.
윤은 티 나지 않게 주술을 엮느라 바쁜 사고를 일부러 쪼개가며, 입학식부터 일어난 일이 교사진에게 얼마나 성가셨을지 가늠해 봤다. 이 일은 윤 자신에게도 상당히 성가신 사태가 되어버렸긴 했으나, 그래도 윤은 제 스스로 수상쩍기 그지없는 검은 마차에 올라탄 기억이라도 있었다. 깨어난 순간, 보호의 술식을 입은 관 안에서도 명징한 고통들이 무슨 일인지 억지로 깨닫게 만들기라도 했다.
학생 개인에게 이만한 일인 만큼, 그 학생을 가르치고 관리해야하는 교직원에게도 참으로 이례적인 일이 생긴 것이었다. 생긴 문제의 난이도가 참으로 멋들어진 모양이요, 참으로 내키지 않던 예외였음이 분명하다.
그러니까 개인 연구실이나 상담 용도로 만들어진 공간이 아닌 이런 개방된 곳, 다른 교직원도 듣고 참견하기 좋은 장소에서 서류 작성의 면담을 하는 것일테다. 말하는게 진실인지 아닌지 알수만 있게 하는 마법을 깔아두고서. ‘…그를 감안하면, 더 이상의 인원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 조치를 한 것이, 나로서는 다행이긴 한데.’ 윤은 그렇게 살핀 내역을, 가늠한 것들에 끼워맞추었다.
“입학 허가서를 받은 것이, 열 아홉살이란 이야기인가?”
하면 이미 다니던 학교는, 하는 말이 곧 따라 붙을 듯한 반문에, 윤은 빠르게 “─아뇨, 그것은 아닙니다.”하고 말을 잘라 들어갔다. “허?”하고, 의아함 가득한 반문에 윤은 내심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이례적인 사태, 그래서 그것을 수습할 겸 당장 다음날부터 일을 잡았지만, 연달아서 또 예상치못한 것들.
‘내 탓이긴 하지만 이거 평범하게 최악이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어차피 최악으로 하는 김에 이것저것 다 해두자라고 결심한 윤은, 태연자약한 낯짝으로 거짓말은 아닌 말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것으로, 구상하고 있던 주술에─이쪽의 법칙에 순응한, 그리하여 ‘마법’에 가까운 것을 슬그머니 발아시켰다.
“연락이 처음에 온 것은 열 여섯살이 맞습니다. 다만 처음은 경계하여, 어떠한 답도 내어 놓지를 않았지요. ─그도 그럴 것이, 저는 이 곳의 문자를 ‘마법’의 도움 없이는 제대로 읽지도 못할 정도로 차이가 있는 문화권입니다. 불쑥 찾아온 검은 마차와 초대장…입학 허가서가 얼마나 수상했을 지, 이해하시겠지요. ”
“…아아, 그래.”
“다만 이 어떠한 답도 듣지 못한 것이 어떠한 오류가 되었는지, 그 이후로도 매년 그맘때마다 검은 마차가 찾아오더군요. 뭐, 의문을 가지기로는 여전했고, 저는 그냥 지속하던 학업을 계속 유지했었습니다만.”
조금 느릿하게 긍정을 토한 트레인의 손이 서류가 아닌 쪽에서 무언가를 적는다. 윤은 눈을 돌리지도 않고 그것을 봤다. 겉으로는 어쨌거나, 트레인을 올곧게 바라보는 모양이었을 뿐.
“그렇지만, 뭐……. 근래 들어서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조금 가출 비슷한 것을 하고 싶기도 했기 때문에.”
“가출?”
“예. 뭐, 저희쪽에서는 열 여덟살의 생일이 있는 해로 성인이므로 별로, 뭐. 그런…심각한 것도 아닙니다만. 그냥 독립이죠.”
“…열 여덟살에 완전한 자율권인가?”
“뭐, 집안따라 다르긴 합니다만, 저는 성을 쓰지 않기로 했으므로 그렇게 됩니다.”
그리고 일부러 오해를 낳을 것을 감안하고 말하고 있는 윤은, 어쨌거나 거짓을 섞지 않은 사실을 말한다. 단 하나의, 그래서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정보우위. 자신이 살던 곳은 이 세상에 없다. 그것을 확실하게 두고 적당히 몇 가지를 버리고, 그렇지만 분명한 사실을. 어쨌거나 이 주술에 쓰이는 것은 말이다. 술식을 구성하기 위해 바치는 대가, 즉 ‘제물’은 정순한 것이 좋은 법이니.
“…반복해서 나오는 것 같군. 성을 쓰지 않기로 했다, 고.”
“요즘 시대에 대개는 성이 있는 편이니까요, 말하다보면 아무래도.”
그리하여 윤은 이미 대강을 골라낸 이후이므로, 그 말을 듣는 입장에서는 심상찮은 이야기지만 본인이 워낙 태연스럽게 말하는 모양새가 된다. 이는 질문 하는 측에도 퍽 헷갈리는 것을 남기고 만다. 문화 상 완전한 독립을 하면 성을 쓰지 않는 것인가. 트레인은 슬쩍 인상을 찌푸렸다.
“실질 머물던 지역에서, 개인적으로 학업과 함께 작은 공방을 하고 있었으므로. 기분만 가출 비슷한 것이지, 실제로는 독립이나 다름 없어 딱히 큰 문제는 없습니다.”
“공방, 인가? 주로 뭘 했는지 알 수 있을까.”
“음, 뭐라고도 말하기가 어렵네요. 학업을 위해 머물던 곳이 적당한 벽지라서, 대충 근처의 일을 아무거나…? 그, 벽지 특유의 그것입니다. 오래된 전파상이나 철물점같은. 제일 편하게 하던, 전문이었던 일을 굳이 고르자면 대장장이 일, 즉 야금술이군요. 본디 야금술을 중식으로 한 장인 집안 출신이고.”
장인 집안, 하고 한번 말을 받은 트레인이 짧게 판단한다. 집안을 이을 경우가 아니면 빠르게 독립시키는 타입의 직공 집안인가. 성을 쓰지 않기로 한다는 것 자체가 워낙 낯설어서 판단은 다소 어렵다. 아마도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동방의 쇄국 국가의 문화일까. 마법 역사를 기본으로 문과 과목을 맡아, 어쩐지 동방계의 고대주문문자와 닮은 문자로 써진 서류를 가진 학생의 담임이 된 트레인은 수 많은 생각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태로 대화를 이어가야만 했다. 트레인은 일단 아래쪽, 실상 선택사항에 가까운 가정 환경 부분을─ 채워져있던 서류에서도 당연하다는 듯 비어있는 부분을 물어보기로 했다.
“…장인 집안이라. 미안하네만, 잠시 집안─ 가족의 화제는, 괜찮은가?”
“예에, 뭐. …어느정도로 말하면 좋을까요? 집안 자체는 그럭저럭 큰 편이었기 때문에.”
“괜찮다면, 부모와 형제 정도로 좋네.”
“예. 아버지는 올해로… 43세, 저와 같은 대장장이로, 말씀드렸던 대로 기술자가 모인 집안의, 현재 대표? 당주? 입니다. 어머니는 의류 쪽에 있으셨구요. 아버지와 동갑이십니다. 형제로는 네살 연하, 여섯살 연하의 동생이 있습니다. 둘다 남자 아이로, 배우고 있는 일은… 둘째가 석공, 막내가 어머니와 같은 일로 기억합니다.”
답의 내용에 단번에 위화감이 차오른다. 네 살 어리면 열 다섯 살. 여섯 살 어리면 열 세살. 무언가의 기술을 배우기엔 둘다 어린 나이다. 아니, 새삼 다시 보면 열 아홉살에 대장장이인 것에도 대단한 위화감이 있지만. 가족들이 다들 다른 기술을 배우는 것도 묘하고, 무엇보다 걸리는 것.
‘…당주인 아버지와 같은 일을 하는 첫째가, 성을 내려두었다고?’
잘 모르는 곳의 문화지만, 사회과묵을 가르칠 정도의 역량이 있는 트레인에게는 당연하게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위화감이 든다. 그것을 답변자 본인도 아는지, 어떠한 질문을 듣지 않았음에도 조금 곤란한 듯한 낯을 한 채로 설명을 뱉는다.
“집안 자체가 여러 분야의 장인들을 모으는… 결혼과 입적으로 세를 늘리는 편이므로, 각자 배움이 다양합니다. 그리고 말했던 대로, 집안의 중심은 야금술의 장인입니다. 해서 …확실히 열 세살 즈음부터 대장장이로 활동해온 제가 후계자, 였습니다만. 개인사정으로 그 자리에서 완전히 밀려 떨어졌기 때문에. 해서, 집안이 후계자 다툼으로 혼란하니까, 더 이상 후계자가 될 수 없는 저는 그 혼란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성을 내려두고 따로 독립했습니다. …확실하게 다 내려둔 건 작년쯤의 일이네요.”
“…그런가. 말하기 어려운 것을 답해주어서 고맙네. 그나저나 그 쪽은, 꽤나 육체 노동을, 이쪽 나이로는 어린 나이부터 하는군.”
“아, 그 부분이 의문이셨습니까. …음, 그러니까. 열 세살에 대장장이 이름 다는 것은 저희 기준으로도 어립니다. 보통 스물은 넘어야 하고. 명백히 제가 이상한, 편이네요. 열 세살이면 보통 가마의 불을 볼까 하는 나이인게 맞고. …하지만, 뭐랄까, 납득은 간달까.”
“흠?”
“이쪽에 ‘맞춰’ 말하자면, 요정의 축복, 입니다. 그것이 퍽 장인에 맞았던 탓에. 쇠를 다루는 혈통에는 참 묘하게도 과분한 것입니다만.”
윤은 이번에는 진심의 쓴웃음을 내보였다. 제 양 손을 펼쳐서 내보인다. 굳은살, 흉. 분명한 고련의 세월이 옹이로 배긴 손. 윤은 시선을 피하듯, 제 손을 내려다봤다.
“그러니까, ‘불길에 상하지 않으니,’ ‘대지와 같이 강건하리라.’ 군요. 불에 닿아도 큰 문제가 없고, 체력과 근력이 확보된다면. 그것으로 재능이 증명되어버렸다면 어릴 적부터 기술을 가르칠 이유가 되지 않겠습니까. 대개 기술은 세월이 쉬운 답이고.”
모제스 트레인은, 충분히 훌륭한 마법사인 그는 그 언급에서 확실한 기척을 읽는다. 번역의 마법 탓인이 은은하게 마력의 잔재가 느껴지는 모든 발언 와중에도 요정의 마력인가, 완전히 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유사한 것은 느껴진다. 그것도 일부러 끊어 말하는 것, 복수 존재의 축복이다. 실제 말도 없이 펼쳐두었던 거짓 탐지의 마법은 일절 움직이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말하는 것은 단순한 사실.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의 교원들도 그것을 알기에 주의깊게 이 대화를 살피고 있다.
“…꽤나 담백하게 밝히는군.”
“예, 뭐. 퍽 곤란하시지 않을까 싶어서요. 저로서도 단순한 충동이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습니다만……. 네. …저, 이 학교의 학생이 아니면 신분보장도 되지 않겠지요? 외교적 관계가 없는 나라에, 불법입국이라니 최악이 아닙니까. 협조하는 게 저에게도 좋습니다. 조금, 배려받을 수 있다면 더 좋고.”
그러고보면, 몇 번이나 온 검은 마차에 올라타지 않았던 이가 눈앞의 학생이라는 것에 생각이 미친다. 그 검은 마차가 이 명문 마법학교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란 것도 몰랐을 것이다. 애초에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가 알려지지도 않은 문화권일 가능성마저 있다. 그렇다면 눈 앞에 있는 학생의 개인 정보에 특징 부분은 다음과 같다.
더이상 후계자가 될 수 없는 개인사정, 뭣도 모르는 검은 마차에 충동적으로 올라탈 정도의 정신성.
…근본적으로, 정신적인 위태로움이 있다. 차분하게 답하는 모든 것과는 상반되게도. 머리아픈 일이었다.
”아아, 그런가……. 그렇다면, 일단 서류로 조금 돌아갈까.”
그에 “네.” 하고, 윤은 적당히 좋은 아이인 체 대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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