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판14 일기 1

시작: 네 번의 신생과 한 번의 창천

게임 일기 by 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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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판14 일기를 써보려고 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사람들이 파판 일기 쓰는 게 재밌어 보였기 때문이다

먼저…… 기억을 되살려보자면 내가 처음으로 파판14를 시작했던 건 2020년 초의 일이다

막 수능이 끝나고 갓 성인이 됐을 무렵이라고 해야겠다

그즈음 실친 둘과 함께 피씨방에 가서 파판을 시작했다

4년 전 일이라 스샷도 다 사라졌는데 대충 이렇게 생긴 라라펠이었다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남캐에 미쳤기 때문에 남캐 커마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잖아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비에라도 나와있지 않았고 남캐 커마는 전부 마음에 안 드는 수준이었기에…… 결국 라라펠 여캐를 선택했다

라라펠은 어떻게 커마해도 귀여우니까

그리고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용기사에 엄청난 로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직업은 창술사로 택했다

창술사 스타트가 으레 그렇듯 그리다니아에서 스타트를 찍고 초반 스토리를 보다가 림사로 갈 즈음 접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길이 너무 복잡했기 때문이다

상하층이 구분 안되어있는 지도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건데……

여전히 모르겠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스토리에 몰입을 못했기 때문도 있다

파판14 자체가 원래 엄청난 네임밸류를 지닌 시리즈의 일원인 데다 초기작이 있었다가 한번 망하고 다시 시작된 프로젝트다보니 ‘너네 이거 다 알지?’ 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신생은 스토리가 지지부진하고 떡밥을 던지는 단계다보니…… 더 복잡하게 느껴지고 ‘그래서 뭔데?’ 라는 생각을 그만둘 수가 없었던 듯

그래서 여기가 1차 접음이었고

2차 접음은 2022년 초의 일인데…… 그때도 주변에 파판14를 하는 지인들이 있었기에 다시 관심이 생겼었다

그래서 만들었던 게

탄기리 되시겠다

탄기리가 뭐냐면……세포신곡이라는 게임에 나오는 우츠기 란기리라는 캐릭터가 두 번 불탄 걸 의미하는 닉인데

아무튼 그뭔십이니 넘어가고

이 때는 하루만에 접어서 무슨 직업이었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왜 접었는가?는…… 마찬가지로 기억이 안 나는데 아마도 신생의 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겠지……

3차 접음은 언제더라……이것도 아마 2022년일 텐데 그때는 심지어 지인들이 모험록도 사줬다

같이 던전이라도 돌자고 점프 시켜줬는데 난 집에 변변한 노트북도 없어서 또 접었다(ㄹㅇ 배은망덕)

이 때는 아마 흑마였던 듯……

지인한테 흑마 교습도 받았는데 기억나는 거라곤 파이쟈파이쟈파이쟈파이쟈밖에 없다

이 때는 커마도 기억이 안 나는데 혹시 위의 탄기리를 재활용했나?……

알 수 없는 일이다…… 계정도 잃어버렸으므로……

아무튼 이렇게 세 번 가량을 접고…… 아 나는 파판14와 안 맞나보다…… 생각하고 다시는 쳐다도 안 보려고 했다

그런데 2023년경 내 인생에 갑자기 이름조차 부를 수 없는 망껨이 찾아오고…

나는 그 망껨을 잊기 위해 온갖 RPG 게임을 전전하던 중 마비노기를 겪고 결국 다시 파판까지 오게 된다

(참고: 마비노기는 룩덕질도 재밌었고 아르바이트도 재밌었고 판타지 라이프도 재밌었지만 스토리가 재미없었다 신기단 들어가자마자 접었다)

아무튼 내게는 아웃사이더마냥 상처를 치료해줄 게임이 필요했고……

3D 게임, 오픈월드(혹은 반픈월드), 제작 및 채집이 가능한 자유도 높은 게임, 자유로운 커마, 메이저 장르, 매력적인 캐릭터

정도가 기준점이 됐다

결국 나는 파판으로 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내 취향을 아는 지인들이 다들 입을 모아 너는 고대인들과 아모로트와 라자한을 좋아할 것이다라고 중얼거려서 그게 뭔지도 모른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아름다운 과거가 있나보다…… 생각하면서

위가 마비노기, 아래가 파판14 커마

마비노기 캐는 내 취향의 정수를 부어 만들었고 파판14 캐는 마비노기 캐의 커마를 거의 그대로 옮겨두었다

이 때는 남비에라가 나와있던 때였기 때문에 남비에라로 선택했다

직업은 당연히…… 낭만의 용기사(창술사)

이 때는 어찌저찌 근성으로 밀어서 신생은 다 밀었다

물론 여전히 뭔소린지는 반쯤 이해 못한 상태였다 아 에오르제아는 개판이 났구나 갈레말은 나쁜놈이구나 정도만 이해한 정도일까

그래도 신생이라는 큰 벽을 넘었으니 이제 내 앞에는 장애물이 없다 나는 이제 고대인들을 보러가면 된다

라고 생각했다

이 게임이 8년 된 게임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고대인들이 제대로 나오는 칠흑까지는 홍련과 창천이 남아있었고 그 전에 제7성력을 밀어야 했다

하지만?

……

그렇다

나는 제7성력의 노잼 구간을 넘지 못하고 또 접고 만 것이다

서치해보니까 나만 이런 건 아니라서 살짝 안심했다

언제쯤 접었더라…… 도마 난민 때는 응 ㅅㄱ 하고 걍 무시했는데 아마 막 이슈가르드랑 접촉할 즈음이었던 것 같다

딱 재밌어지기 직전에 접었다고 할 수 있겠다

어쨌든 접은 건 접은 거니까……

그렇게 또 파판14를 신 포도 하고 있었지만……

1년 전과 같은 게임사의 망껨 이슈로 똑같이 게임들을 전전하던 나는 결국 또다시 파판14의 품에 안기게 된다

마침 이번에는 혈육이 피땀눈물 흘려 번 돈으로 산 혈육의 게이밍 컴퓨터도 있었다

결국 나는 네 번의 접음 이슈를 넘어서 또다시 파판14에 도전하게 되는데……

그것이 올해의 이번 달

즉 2024년 8월 4일의 일이었다―

카테고리
#기타
작품
#FF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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