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설] 오늘도 평범한 오후입니다

부제 : 군사님은 희생당했다(낚시아님.진청은 언급만 있어요)

※ 캐해가 이상한것 같으면 뒤로가기 추천드립니다. 그럼에도 봐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 작성일 기준 직간접적인 최신화 있을 수 있음(~1721화)

※ 아마도 육망성 이전 시점 기준.

※ 퇴고없는 짧은 글이며, 뒷편없음 주의.

※ 딱히 커플링 없으나 약 현성기영있을 수 있음.

※ 등장인물 - 이기영, 김현성, 진청(언급만 있음)

※ 소재 출처 : 소재 추첨기

*

평화로운 오후였다.

"기영씨, 진청 군사가...! "

난데없이 김현성이 연락하기 전까지는.

여신의 거울 어디에 두고 갑작스럽게 집무실에 들이닥친 파란길드마스터를 5초간 응시하던 이기영은 간만에 업무가 술술 풀려서 가졌던 티타임을 강제로 종료했다. 업무중 마시는 커피 한잔보다 자신(이기영)에 관한 일이 아니면 웬만해서는 호들갑떨지 않는 저 잘생긴놈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들이 닥치게 할만한 중요한 사건이 있을 것이다. 분명 그래야만 한다.

"무슨 일인지 천천히 말씀해보세요."

심하게 당황한 것 같은 김현성을 달래고 자리에 앉혔다. 큰 덩치를 가지고 사고친 강아지 같은 꼴이라 웃길만도 하건만 조각같은 외모는 이런 순간에도 빛을 발하고 있다. 길가면 백중 백오십명이 무슨일이냐고 걱정하면서 결국 나에게 줄 돈도 주고 집도 주고 차도 쉽게 받아올 것 같은 얼굴로 녀석은 천천히 입을 뗀다.

"그게... 공화국 업무차 잠시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진청 군사와 잠시.. 업무 이야기를 했는데..."

잠깐 다른 생각을 한 건 아닌데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이 나와서 잠시 넋이 나갈뻔했다. 김현성이 공화국에 갔었을때 무슨 짓을 했던건지 진청이 통신채널에서까지 떨림이 느낄정도로 진청이 진절머리쳤었다. 물론 김현성은 나름 열심히 했었는지 공화국에 큰 유감은 없겠지만 이후로 무슨 업무가 있다 해도 굳이 보낼이유도, 갈 이유도 없을 터. 업무차 다녀왔다는 말 부터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진청과, 그 진청과 '업무' '이야기'를 했다는 말은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해보려해도 두 눈에 물음표가 가득 떠버린다. 자, 조금만 천천히 생각해보자. 김현성이 공화국에 갈이유, 진청을 만나 이야기를 해야할 이유.......

이기영은 김현성이 어물적 거리는 찰나에 티타임 직전에 봤던 서류에서 이번에 블랙마켓에 다량으로 올라왔던 매물들에 대한 보고서를 기억해 냈다. 하필이면 파란의 공략중에 매물이 올라와서 높은 등급의 효율 좋은 물품들은 대부분 공화국에서 가져갔지만 일부는 건졌다는 내용이었다. 뭐, 대부분 파란에서 있는 물품이었고, 군사님이 말은 안하지만 자기네 공략대 물품 늘 부족해서 사비쓰는데 그냥 펑펑쓴다 어쩐다 지혜누나가 말했던것도 같아서 그냥 넘겼는데.

그쯤 되니 얼추 짐작이 갔다. 그런데 그렇다고 김현성이 군사님한테서 가방을 못 뜯어내서 선물을 못드리게 되었습니다, 하면서 비맞은 강아지 꼴 할 이유가 없는데 무슨 사고를 친건지 아직도 눈을 못 마주친다. 미련을 못버리고 들고있던 커피를 내려놓고 김현성과 눈을 마주하니 더듬더듬 내뱉은 말은 가관이었다.

"진청 군사가.. 날아가요?"

김현성이 진청의 집무실에 쳐들어간 직후 일어난 일은 실로 간단했다.

요청. 거부.

요청. 거부.

그리고 요청. 그리고 거부.

이후에는 당연하게도 요청도 전에 이어진 자연스러운 퇴거(退去)요청.

김현성은 말했다. 조금, 아니 매우 아쉬웠지만 그래도 가려고 했단다. 그런데 한껏 인상을 쓰며 자신을 문으로 떠미는 진청의 손에 반사적으로 역으로 힘이 들어갔고, 순식간에 자신보다 작지만 엄연히 성인 남성의 체격을 가진 그자가 날아갔더랜다. 마치 인형 처럼.

그리고 김현성이 당황해서 급하게 다가가니, 널부러진 진청이 글자 그대로 한껏 꾸겨진 채로 있었고 도와주려는 말을 꺼내려해도 나가는게 도와주는 거라는 익숙한 어머니의 말씀과 같은 말만 해서 어쩔수 없이 공화국을 나섰다고 한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진청의 상태가 정상은 아닌 것 같아서 돌아가기는 뭐하고 급하게 상담하러 왔다는 것이 오늘 티타임을 급하게 끝내야 했던 사건의 전말이라 한다.

"그렇군요...."

사건을 들은 뒤에도 이기영은 심각성을 느끼지 못했다. 물론 현성이 능력에 비하면야 군사님이 좀, 조오오오옴 딸리기는 해도 인형처럼 날아갔다니. 김현성이 괜히 과장 할 이유는 없겠지만 그냥 표현이 좀, 과할 수도 있는거 아닐까? 이기영은 더 깊게 생각하지 않고 나중에 심심한 위로의 말을 건네며 적당히 달래줄 요량으로 김현성에게 차를 권하며 중지한 티타임을 이어나가는 방향을 선택했다. 식어간 커피잔에 막 내린 커피를 리필하며 김현성의 재미없는 농담을 흘려들었다. 평범한 오후였다.

*뒷편 없습니다.

카테고리
#기타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