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설/진청기영] 결혼상담

이어지는 글 없음 주의

※ 2019년경,, 청경합작 보고 결혼상담하는게 보고싶어져서 쓴 글을 수정했습니다.

※ 캐해가 이상한것 같으면 뒤로가기 추천드립니다. 그럼에도 봐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 날조 많음 주의.(현대물?, 과거날조, 둘이 동갑임 등등)

※ 떡밥 우수수&후반내용 없음주의

※ 퇴고없는 짧은 글이며, 뒷편없음 주의.

*

"결혼, 할까 하는데."

 난데 없이 상담할게 있다며 카페로 나오다고 하더니 하는 소리가 그 모양이다. 모 드라마의 장면처럼 음료가 입에서 흘러나와 보송했던 옷을 적시고 있는 것도 모르고 체통머리 없게 크게 뜬 눈으로 이기영을 바라봤다. 여름이 다 가는 가을의 일이었다.

- 1 -

 진청과 이기영은 악연惡緣이다. 그렇게 생각하는건 비단 진청 뿐 만이 아닐것이다.

나름 잘 사는 동네의 주택가에 사는 진청은 어느 날 자신의 2층 방 밖으로 옆집에 이삿짐이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다. 원체 이사가 잦은 곳이기에 금방 관심을 끄려다가 소란스러운 소리에 무심코 마당에 모여있는 사람 무리를 발견했다. 대충 흝어보는데 길쭉한 형체 사이로 작은 무언가가 웃고있었다. 그린듯한 사람 좋은 미소. 괜히 기분이 나빠졌다.

그게 이기영을 처음 본 순간이라고 진청은 회상했다.

 지금은 알지만 그때 당시에는 자신과 같은 또래인지 짐작 못할 정도로 지금보다 마르고 작았다.

또렷한 시선을 마주하며 대화를 하기 전까지 진청이 인식하고 있던 인상은 '아픈 도련님'이었다. 여름이 다 가고 있었지만 해는 건재하게 내리쬐는 날씨였기에 발목까지오는 긴 면바지에 소매를 올리지 않은 남방과 안의 하얀 반팔티셔츠, 안그래도 창백하리 만큼 하얀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검은 캡 모자로 꽁꽁 싸매져있는 모습은 더위를 느끼지 못한다기보다는 바깥의 무언가에게서 지키기 위한 차림새 같았기에 막연히 어딘가 아픈가 하고 짐작했다.

 하지만 이 더위에 저런 차림이라니.. 지병이 있더래도 더위로 먼저 쓰러지지 않을까.

스쳐지나간 기분나쁨을 넘기고 무심하게 판단한 진청은 다시 책으로 눈을 돌리려 했다.

끼익-.

 앉아있던 의자가 끌리며 비명 소리를 냈다. 넘어져서 우스꽝스럽게 바닥을 뒹굴정도의 움직임이 있던건 아니었지만 읽고있던 책 모퉁이가 조금 구겨졌다. 몸가짐을 조심하는 교육을 받아온 진청으로서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정신수양이 덜 되었나 보군. 그것보다,

'날 본건가?'

진청을 당황케 한건 잠깐이지만 마주친 눈동자였다.

지금도 여전히 어른들 사이에 생글생글 미소나 지어보이던 아이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잠시 바라본 시선을 느끼고 돌아보기라도 한 것처럼. 그리고 그 찰나에 차가우리만큼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가 비디오를 되감은 것 처럼 아무렇지 않게 표정을 되돌린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게다가 옆집 마당에서 보기에 진청의 방 창문은 1/5크기로 보일 정도로 건물에 가려져있다는 사실 마저 진청에게 기이한 감각을 가져다 주었다.

 그래서였다. 요즘에는 흔치않은 이웃의 인사방문에 인사를 왔다는 소리에 교육의 일환이라며 손님을 맞이하라 떠미는 것을 흔쾌히 수락한 것이. 약간의 호기심을 가지고 대화를 튼 결과는 생각보다 시시했다.

'평범하군.'

 이 동네에서는 보기 힘든 조금 비굴해 보이는 인상의 어른과 함께 온 아이는 처음 인상만큼 왜소해 보였고, 또한 평범했다. 인사를 하러 왔음에도 모자를 쓴채로 얼굴을 제대로 보이지 않고 눈을 아래로 내리고 있으니 그저 병약하고 소심한 아이라는 인상을 만들었다. 금세 흥미가 떨어지니 예의로 대응해도 한사코 안에 어른께도 인사를 드리고 싶다는 어른 쪽만 안으로 안내하고 신경을 껐다.

진청의 눈에도 좋지않은 유형의 인간이라는 견적이 보였기에 안쪽의 어른들도 티나지 않게 적당히 응대하고 내보냈다. 눈치마저 없는 듯 좋아라 하는 인간이 아이도 신경쓰지 않고 나가버리고, 뒤따라 나가는 아이에게 불현듯 심심하면 놀러오라는 의례적인 말을 던졌다. 물론 속으로 소심한 성정 탓에 찾아오지는 못 할 것이라 판단하였다. 찾아와도 그만, 안찾아와도 그만인 그런 이웃일것이라고, 머지않아 이사가버릴 인연이겠구나 라고 쉽게 판단한 것을 진청은 이후에도 두고두고 후회했다.

"좋아. 약속, 지켜."

금방 나갈 줄 알았던 아이가 우뚝 멈춰서 말했다.

색소가 옅어 갈색으로 보이는 눈동자가 동그랗게 바라봤다. 아이의 눈동자에 비친 햇빛에 조금 눈이 부셔 깜빡이니 아이는 이미 떠나갔다. 잠깐이지만 울렁인 감각이 무엇인지 아직도 모르지만 아이가 떠나간 자리를 보며 한참을 서 있던 순간부터 둘의 인연, 아니 악연이 시작되었다. 

 그날 이후 학교에 출석하듯 찾아오는 아이와 어색하게 말을 트게 되었다. 예상보다 나이가 많음을 알았던 아이는 첫인상과 다르게 싹싹한 성격에 조금 아니 많이 성격이 나빴고 진청이 약자에 대한 배려를 교육받은 소년이라는 것을 안 후로 그것을 이용할 줄 알았다. 단순하게 말하면 잘 까불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머리좋고 말이 잘 통하는 상대니까, 진청은 그렇게 넘겼다.

이기영. 통성명을 한 날로부터 이름뿐만이 아니라 알고싶지 않았던 녀석의 사정을 알게 된 이후로 더 얽히게 되었고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었지만 직후까지는 진청은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의 결과로 성인이 된 진청에게 간단한 지표 하나가 만들어졌다.

'이기영과 최대한 얽히지 않기.'

 물론 이미 이기영과 소꿉친구라고 알려져 있고 웬만한 일에 이기영은 연락할 것이고 자신은 특별하지 않고서야 거절하지 않으니 별 쓸모 없는 생각일지 모른다. 하지만 학생회비리사건, 회장선거후보 논란, 레솔고교와의 패싸움, 전산실 해킹사건... 큰 사고들만 손에 세어도 머리가 아파지는 내용의 사건들을 떠올리면 가능한 멀어지는게 정답이다.

 각설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이어진 악연은 같은 전공임에도 굳이 전과하지 않았기에 대학교까지 계속 이어졌다. 말없이 군대도 가봤지만 복귀하고 보니 녀석 또한 비슷한 시기에 바로 군대를 갔다 왔었다. 그렇기에 신입생들 사이에서 벌써 이미지 메이킹을 완료했는지 선배님 소리를 듣고있는 이기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제기랄.

 군대를 다녀왔음에도 이기영은 멀리서 봐도 주위 사람들 보다 마른게 눈에 띄였다. 얼핏 듣기로는 상근으로 갔다고 했는데 믿거나말거나지만 그래서인지 여전히 얼굴은 하얗다. 여름임에도 답답하게 목까지 꽉꽉 조인 셔츠를 보며 혀를 차다가 눈이 마주쳐버렸다. 녀석은 마주치자마자 자신에게 보이는 상태에서 입술 끝을 비뚜름 말아올렸다. 짜증나는 얼굴이다.

*

"그래서, ...듣고계십니까 도련님?"

"....그놈의 도련님소리 안하면 안되나?"

"일단 흘린 차부터 닦고, 그 자존감하이한 말투 고치면 생각해 볼께요? "

 과거회상에서 빠져나온 진청은 그제야 제 셔츠에 뭍은 얼룩을 보며 손수건을 꺼냈다. 결혼, 결혼이라. 이기영과 정말 맞지않는 말이다. 또 무슨 속셈인가 싶어 웃음기 없는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지만 진심이라는 것 밖에 읽을 수 없었다. 파악하는 것을 포기하고 들었을 때부터 들었던 작은 호기심을 채우기로 했다.

"그래서, 상대는 누구지?"

*뒷내용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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