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음모론도 론이다

20240113

링클의 안 by 링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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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오늘 좀 바빠서 글을 못 썼습니다. 그게… 저… 마작하느라요.

알고 있습니다. 마작 같은 걸 너무 많이 하면 안 되죠. 그런데 이게 직접 해 보니까, 이런 말 좀 그렇겠습니다만, 사람들이 괜히 중독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돈을 걸고 안 걸고와 별개로 그 자체가 도박입니다. 이번 패가 나에게 필요한 것일까, 아닐까? 저 사람이 타패할 패로 론을 할 수 있을까? 리치를 노릴까, 아니면 여기서 울고 필요한 패를 쯔모하길 빌어 볼까? 매 순간순간이 작은 카지노예요. 인간의 뇌는 으레 그런 것에 열광하기 마련이지 않습니까. 전 오늘 처음 했는데도 벌써… 아니, 아닙니다. 도박 중독이라뇨? 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그럴 리 없잖아요. 하루 만에 중독? 하하.

단지… 조금 이상하지 않으시려나 싶을 뿐입니다. 저는 왜 하필 오늘 마작을 시작하게 되었을까요? 사실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왜 마작 같은 걸 하고 있었는지. 배운 적도 없는 역 같은 것을 왜 알고 있었는지. 기억을 잃어버리기라도 한 걸까요? 전생에 대단한 마작사라도 되었던 걸지도 모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상하잖아요. 그렇잖습니까?

현대 뇌과학은 도박 중독의 위험성을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죠. 아실 겁니다. 그러니까 이건 다시 말하면, 도박 중독을 유도하는 것이 대단한 ‘공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 … 아아, 네, 그냥 계속 말하겠습니다. 아무튼 도박에 심하게 중독된 사람들이 일상을 영위할 능력을 일부 혹은 전부 상실하는 건 명백한 사실이니까요. 그러니 다들 경계하는 거고, 그런데도 도박 중독은 좀체 근절되지 않고.

만약에 말입니다. 누군가를 아주 확실하게, 중독에 빠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요? 만약 존재한다면, … …

하하, 헛소리라고 생각하시는 모양이네요. 일을 미룬 것에 대한 변명이라고 힐난하실 생각인가요? 뭐 상관없습니다. 사실 전 본질적으로 소설가 아닙니까. 헛소리 좀 해도 이상하지 않죠. 그래요, 그런 셈 칩시다. 그래서 원고료는 깎으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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