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페스

[논페스] 탄산수 제조기

이형제

탄산수 제조기 사와서 이것저것 실험하는 이형제 둘째 막내. 물로 몇 번 해보더니 금방 감 잡음. 하다보니까 재미있어서 집에 있는 액체류도 전부 쓸어옴. 우유(밀×스 맛 날 것 같음), 과일 주스(맛있을 것 같음), 첫째 형 제로 콜라(탄산 더 들어가는지 궁금함/형이 먹고 싶으면 먹어도 된다 했음), 간장(되나 궁금함), 참기름(되나 궁금함.)

🦦 - 근데 형 참기름은 하면 큰일 날 것 같아

⚔️ - 어 나도 그럴 것 같아 이건 빼자

참기름 빼고 3가지 차례대로 실험해보는 둘째 막내. 우유는 맛 없고 과일 주스는 생각한 것 하곤 좀 다른데 맛있음. 제로 콜라 순서인데 탄산에 탄산 넣는 거라 쪼금 불안해서 마지막 순서로 뺌. 간장에 탄산 넣는데 기포 올라오니까 콜라랑 비슷하게 보임. 모양새는 괜찮지만 맛은 간장인 걸 알아서 둘 다 먹어보진 않음. 옆으로 밀어두고 콜라로 넘어감. 병에 옮겨 담고 버튼만 누르면 됨.

⚔️ - ... 누른다?

🦦 - 형 혹시 폭팔하진 않겠지?

⚔️ - 설마...

🦦 - 설마가 사람 잡는다잖아

⚔️ - 주변에 휴지라도 깔아둘까?

종알종알 떠들고 있으니까 뭐 하나 싶은 첫째 어슬렁 나옴. 뭔가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굳이 끼어들고 싶지는 않음. 그저 눈 앞에 보이는 콜라가 마시고 싶음. 컵에 담겨있는 거 보니까 마시려고 담아둔 건가 싶어서

🍚 - 이거 마셔도 되는 거야?

하고 물어봄.

김 안 빠진 콜라에 탄산을 넣어도 되느냐로 열렬히 토론하고 있는 둘째 막내. 탄산 넣어둔 과일 주스 말하는 줄 알고 마시라고 함. 훈이 집어든 건 탄산 간장이 담겨있는 컵. 쭉 들이키는데 입술에 닿는 순간 느껴지는 간장의 향... 뒤늦게 컵을 내리지만 이미 입에 들어온 간장... 그대로 뿜었음.

간장일 거라고 생각도 못 했던 이유 = 탄산이 보였고 컵 옆에 콜라 캔 있었음. 그리고 누가 컵에 간장을 그만큼이나 따라 둘 생각을 하냐구요. 요리 유튜버도 아니고...

콜라에 탄산 넣을까 말까 하던 둘 뿜는 소리에 놀라서 탄산 넣는 버튼(손만 올리고 있었음) 꾹 눌러버림. 기포 뽀글뽀글 오르먼서 밖으로 새는 콜라와 바닥에 흩뿌려진 간장. 당황스러움에 굳어있는 세 명...

먼저 정신차린 훈 물로 입 헹구고 물티슈 꺼내서 바닥 닦음. 이어서 정신차린 둘째 막내도 난리나고 있는 탄산수 제조기 씽크대 안으로 넣어두고 식탁 닦음. 부글거리는 제조기를 뒤로 하고 식탁에 모여 앉은 셋.

🍚 - 무슨 일인지 설명해봐.

⚔️🦦 - 눈치)

🍚 - 저게 뭔지부터 말해봐

⚔️ - 탄산수 제조기...

🍚 - 그게 뭐야

🦦 - 물이나 음료수에 탄산 넣어주는 기계

🍚 - 왜 사왔는데

⚔️ - 탄산수가 먹고 싶어서...?

🍚 - 사먹으면 되잖아

⚔️ - 저거 김빠진 콜라도 살릴 수 있대

🦦 - 형 콜라 자주 먹잖아

🍚 - ... 여기까진 인정 그래서 컵에 간장을 부어둔 이유는?

⚔️🦦 - 또 눈치)

🍚 - 째릿)

⚔️ - 간장에도탄산이들어가나궁금했습니다

🍚 - 저 부글부글 끓는 거는

🦦 - 새 콜라에 하면 탄산이 더 강해지지 않을까 해서...?

🍚 - 진심이냐

⚔️ - 아니 우리도 위험할 것 같아서 할지 말지 의논하고 있는데 형이 큰 소리 내는 바람에

🍚 - 간장 먹고 뿜은 게 내 탓이라고?

⚔️ - 아니요 저희 잘못이죠

얌전히 손 모으고 앉아 반성하는 둘. 훈 가만히 지켜보다 탄산수 제조기 잘 정리해두라고만 하고 방에 들어감. 둘째 막내 싱크대로 다가가서 넘치는 건 멈춘 제조기 바라봄. 고무장갑 끼고 조심조심 분리하는데 김 빠지는 소리 나서 굳었음. 갑자기 팍 튀면 또 난리나잖아. 다행이 폭팔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고 깨끗해진 제조기는 찬장에 들어감. 그 뒤로 본 목적에 맞게 탄산수 제조와 김빠진 콜라 부활에만 사용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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