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줄 소설

곡 1차 by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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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할 수 있는 방법]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얼마 안 돼. 기껏해야 열 줄 정도일까."

내가 목이 탄 듯 물을 한모금 마셨다.

"이봐, 묘사하는 것에 줄을 쓰지 말라고."

"어차피 너와 나를 포함한 모든 것이 끝날 거라면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끝나지도 않겠지만."

벌써 절반이나 왔다. 나는 영원할 방법을 알고 있었다.

"뭘 하고싶은데?"

너의 질문에 마주보고 미소지었다.

"그냥 이렇게 영원히 있는거."

"영원히? 그렇구나."

그러자 네가 나를 보며 웃었다.


[시간에 대한 질문]

이 소설 속 세계에서는 아무런 사건도 없이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 사건이 일어나더라도 시간이 흐르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도 '나의 사유'라는 사건만 일어나고 있을 뿐이다.

관측자의 세계에서는 사건이 없어도 12시 정각의 시각에서 12시 1분의 시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데 어떻게 하는 것일까?

관측자들은 정말 우리의 세계를 시각으로 판단할 수 있는가? 가끔은 청각으로도 판단하고?

그렇다면 관측자들은 우리의 세계를 어떤 시각으로 보는 것일까?

나는 관측자를 바라보려 애썼다. 저기요. 당신 저의 생각을 읽고 있지요? 그렇다면 당신의 생각도 궁금해요. 당신의 세계에서는 시간이 어떤 방식으로 흐르고 있나요?

그러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관측자들과 우리의 세계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내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지 않다는 것을 떠올렸다.

별보다 가깝고, 별보다 멀다.

아니 애초에 이 질문이 관측자에게 닿기 위해서라면 한 번 완성될 필요가 있었다.

바로 이렇게

"당신의 세계에서는 시간이 어떤 방식으로 흐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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