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신에게서 벗어나는 방법
0. 프롤로그
아, 진짜. 너무한 거 아닌가.
‘제 아무리 신이라고 한들, 그가 날 만들었다고 한들…. 왜!!!! 자꾸 엉뚱한 곳에 데려다 놓고 알아서 강해지라는 건지.’
그레이스는 퍽 “신”이 행하는 모든 것에 신경질적이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가 생각하기에, 신이라는 존재는 퍽 오만하고, 제멋대로에, 이기적이기까지 했다.
“이래놓고 아버지 소리를 듣고 싶어 하다니.”
그레이스가 단전에서부터 올라오는 화를 억누르며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어차피 당장 그에게 아무런 영향도 끼칠 수 없다는 걸 알았으니, 더 화내봤자 스스로 손해니까.
그는 인간도 아니고, 신도, 반신(半神)도 아니었다. 그래… 따지자면 ‘예외존재’라고 하는 것이 옳겠다.
본디 인형이었고, 그저 신이 자신의 이기심으로 빚어낸 생물이었다. 인간과 크게 다를 것 없는 탄생이지 않은가? 신을 닮았고, 살아 숨쉬는 생명체.
‘차라리 인간으로나 만들어 주지.’
그러나 애석하게도 신은 그를 불로불사(不老不死)에 가까운 존재로 만들어 두었고, 그의 심장이 되는 그 깃털같은 아티팩트는 신의 손에 있었다.
신은 늘 그레이스에게 강해질 것을 요구했고,
“나도 많이 해봤으니, 너라고 어려울 것은 없을 거야.” 라며…
생판 처음 보는 세상에 던져놓고 그곳에서 ‘알아서 강해질 것’을 명했다.
반항할 거리가 없었다.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강해져야 했고, 스스로도 그러길 바랐으니.
‘두고 봐. 내 기필코 신명(神名)을 가리고 날 찬양하게 만들 테니까.‘
영웅이 되어서, 당신 같은 신의 사자(使者) 따위가 아니라… 내가, 당신을 찬양하던 이들이 찬양하는 존재가 될 것이다. 그렇게 당신이 날 던진 세계를 하나씩 내 것으로 만들겠어. 그리고 마지막엔… “그걸” 손에 넣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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