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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오

2024.05.04

약속 by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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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대학을 졸업하며 했던 선서는 전부 잊었습니까?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면서 그 지지부진한 공부들을, 실습들을 견뎌내고 마침내 정식으로 의사가 되었을 때의 감정은 전부 잊은거냔 말입니다···!! (분을 못이겨 성큼성큼 당신에게 다가선다. 언젠가의 자신처럼 괴로워 견딜 수가 없어서, 결국 사랑만을 좇는 얼굴이 보인다. 그럼에도 안된다. 이건 해서는 안 될 일이야. 더는 나를 위해 타인을 희생시킬 수 없어.) 나는 이미 너무 큰 죄를 저질렀어. 그걸 되풀이해서는 안돼. 그걸 당신도 깨달아야 한다고요.아무리 가족들이 사랑스럽고,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도, 그건 월권입니다. (제멋대로 날뛰는 감정 죽이려 한 발 물러난다. 잠시간의 심호흡으로 조금 진정이 되자, 다시 말을 잇는다.) ···의술의 신이라 불렸던 이도 죽은 이를 살려내어 그 죄로 죽임당했고,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낸 이는 제 피조물의 손에 죽고 말았어요. 당신이 살리려는 그 사람은, 이미 심장이 멎어 아무 전기신호도 보내지 못하는, 내가 수도 없이 보아온 시체가 되었을 뿐이라고요!!!! 당신이 그렇게 모든 것을 버리고 매달려도, 그 목표는 이미 스러져 없는데도 어째서 그렇게 매달리는 건지···. 차마 모른다고는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이건, 나도 그 고통을 겪었고, 그 아픔을 알기 때문에 하는 말이에요. 이젠 그만둬야 합니다. 이미 요단강에 던져진 몸에 이 이상의 죄를 담을 수는 없어요. 남은 시간만이라도··· 속죄를 해야 한단 말입니다. 그건 나도 당신도 다르지 않아요. 애초에 우린 같은 사람이니, 당신의 사고가 그렇게 흘러간 이유도 알아요,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건 안 됩니다. 고개를 숙여 손을 봐요. 그 손이, 장갑 너머에 존재하는 손이, 인간이라면 가능할 리가 없을 정도로 검붉게 물든 것이 당신에겐 보이지가 않는다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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