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빨간 토끼에 관하여
아이네 유즈리하 - 모던 레노먼드 리딩 5카드 스프레드
藍音 楪
기적마 카페를 방문하기 전의 아이네 유즈리하는 어떤 캐릭터인가요?
핵심/전반적인 분위기 - 정원 (GARDEN)
질문의 핵심 카드로 정원이 나왔군요. 정원은 사람들 간의 개방적인 교류와 관계를 의미합니다. 보통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상황을 말하며 카드 자체에 기쁘고 즐거운 상황을 내포하고 있기는 하지만 주변 카드의 조합으로 모임의 성향이 결정되기도 하죠. 유즈리하의 질풍노도 청소년기 시절엔 나름 많은 사람과 교류할 기회가 있긴 했습니다. 그렇게 골목을 쏘다녔는데 얼굴 트고 지낸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지요. 유즈리하 본인은 이를 즐겁게 여기긴 했지만 글쎄, 그게 과연 긍정적인 모임이었는지는 다시 생각해봐야겠지만요.
과거의 상황 - 쥐 (MICE) & 백합 (LILY)
과거를 암시하는 카드에 쥐와 백합이 나왔군요. 쥐가 무언가를 야금야금 갉아먹듯이, 쥐 카드는 손실, 도난, 또는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을 경고합니다. 같이 나온 백합은 순수, 순결, 깨끗함을 기반한 진실성과 차분함을 나타냅니다. 둘을 조합해서 해석하자면 유즈리하는 과거 피해를 보는 상황에 놓여있어 결과적으로 그의 순수했던 어린 시절이 손상당했다 볼 수 있겠네요. 유즈리하 본인은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지 몰라도 예리한 지적이긴 하군요. 유즈리하의 가족생활은 그다지 평탄하지 않았기에 유즈리하는 자신이 안정감을 느끼는 장소를 집이 아닌 골목길로 삼았습니다. 성격상 본인은 이 상황에 큰 불만을 느끼지 않았지만, 그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는 거짓으로라도 할 수 없겠죠.
쾌활하고 자유분방한 성격 덕에 온갖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는 골목길에 녹아드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유즈리하 본인이 뒷골목 문화에 물들어가는 것도 순식간이었다는 거죠.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은 뛰어나서 진짜 위험한 범죄에선 슬쩍슬쩍 빠져나왔지만 작은 패싸움 정도는 충분히 참여하고도 남았습니다. 애초에 한때 갱단에 속해있었으니 싸움이야 피할 수 없었겠죠. 미래에 간간이 이 생활을 그리워할 정도로 즐겁게 지내긴 했습니다만, 학교를 포함한 모든 다른 일은 뒷전이 되어버려 골목길을 벗어난 미래는 기대할 수 없게 되었죠. 당장은 괜찮다 하더라도 쥐 카드는 언젠가는 큰 문제가 될 소지가 있기에 경계해야 하는 카드인데, 유즈리하의 파란만장한 빨간 머리 시절이 이만큼 딱 들어맞을 수가 없네요.
결과/미래 - 배 (SHIP) & 뱀 (SNAKE)
질문의 결과와 미래를 암시하는 카드에 배와 뱀이 나왔군요. 배는 먼 여행, 또는 이동의 의미를 가집니다. 기존의 환경에서 탈피함과 동시에 심리상태의 변화로도 확장할 수 있는 카드지요. 뱀은 계획된 거짓말, 위선적인 태도를 의미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그만큼 영리하고 타인을 홀릴 수 있는 매력을 의미합니다. 또한 위기를 모면할 수 있는 지혜가 있음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두 카드를 보니 어떤 신비한 카페에 가기 전, 유즈리하는 어린 향수가 남아있는 그 골목에서 빠져나온 것 같군요. 실제로 유즈리하는 고등학교를 (간신히) 졸업하고 나서 큰 고민을 해야 했죠. 나는 이대로 골목에 남을 것인가? 아니면 다른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꾀해볼 것인가?
배 카드가 암시하듯, 유즈리하는 골목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소로 이동합니다. 무려 바다 건너 다른 나라로요 (배 대신 비행기를 타고 가긴 했습니다만). 반쯤 즉흥적인 선택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미래 시점에서 뒤돌아보면 아주 현명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었죠. 마냥 깨끗하지 않은 과거를 버리고 새로운 사람이 된 척 타지에서 시작을 꾀한다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위선적인 태도로 보일 수도 있었지만요. 그러나 그 골목에 계속 머물렀다면 언젠가는 낭떠러지에 섰을 확률이 높기에, 용케 그 위기를 모면하는 변화를 택했다고 생각합니다. 유즈리하에게 그 무엇보다 익숙하고 즐거웠던 장소며 관계를 전부 버려야하는 일이었지만 말이죠.
기적마 카페에 방문한 이후의 아이네 유즈리하는 어떤 캐릭터인가요?
핵심/전반적인 분위기 - 백합 (LILY)
질문의 핵심 카드로 백합이 나왔군요. 유즈리하의 과거 카드로 나오기도 했었죠. 다시 상기하자면 백합은 순수와 순결, 깨끗함의 의미를 기반으로 한 진실성과 차분함을 나타냅니다. 또는 성숙함의 의미를 가지고도 있죠. 기적의 마법 카페에 방문한 이후 유즈리하는 어쩌면 손상되었던 순수함을 어느 정도 되찾은 걸지도 모르겠네요 (성격이 조금 죽긴 했지만 큰 변화는 없어서 좀 의심이 가긴 하지만요). 순수하다기보단 성숙해졌다는 해석이 더 맞을지도요.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거치고 지금도 마이웨이 성향이 강하긴 하지만,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철이 들긴 했을 테니까요.
과거의 상황 - 달 (MOON) & 정원 (GARDEN)
과거를 암시하는 카드에 달과 정원이 나왔군요. 달은 내재된 감수성과 직관력, 상상력을 의미하기도 하고, 재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직업적 명예와 성공을 나타냅니다. 유즈리하가 낭만 빼면 시체긴 하지만, 같이 있는 정원 카드와 조합해서 보니 직관적인 의미의 달 자체가 해석에 더 맞을 것 같군요. 같이 따라오는 카드 역시 본 적 있는 정원 카드입니다. 사람들 간의 교류,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상황 또는 모임을 의미합니다. 달의 공간, 달이 주관하는 모임. 달과 깊이 연관된 누군가가 운영하는 곳. 기적의 마법 카페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 같네요.
어쩌면 그저 스쳐 지나갈 수도 있었을 공간에서 유즈리하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특정 특별한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유즈리하는 그 카페에서 나름 다양한 사람도 만나고 시간을 즐기다가 다시 평범한(?) 인생을 살아갔을 수도 있겠네요. 마법 같은 추억은 기억 한 칸에 넣어두고 생각날 때 가끔 꺼내 보면서 말이죠. 자신이 아는 현실과 무척 동떨어져 있는 곳이었기에 현생에 구애받지 않고 옛날처럼 자유롭게 카페 구석구석 쏘다니며 즐겼을 거라 생각합니다. 조금 더 성숙해진 유즈리하에게 나름 순수했던 시절의 향수를 느끼게 한 장소였을 수도 있네요.
결과/미래 - 닻 (ANCHOR) & 아씨 (MADEMOISELLE)
질문의 결과와 미래를 암시하는 카드에 닻과 아씨가 나왔군요. 닻의 중심적인 이미지는 안정적인 정착이며, 쉽게 변하지 않는 성질을 지니고 있어 불안 요소를 잠재우는 역할을 합니다. 아씨는 부수적인 인물 카드로 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질문의 주체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성 인물을 의미합니다. 아씨 카드가 누구를 의미하는지는 아주 명확하죠? 이전에 유즈리하가 기적마 카페를 방문함으로써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고 했는데,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태량을 만남으로서 인생이 변했다고 할 수 있죠! 백날천날 장소에도 사람에게도 매이지 않고 방황하던 유즈리하가 이 사람이면 평생 매여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으니까요. 태량이 유즈리하의 안정적인 정착이 되어준 거죠.
물론 유즈리하의 성격이 180도 바뀌거나 하진 않았기에 유즈리하는 여전히 낭만을 사랑하고, 곧잘 밤거리를 배회하고, 흥미로운 일이라면 사족을 못 쓰긴 합니다. 하지만 끝없이 방황하는 것과 일시적인 모험을 즐기다가 돌아갈 곳이 있다는 차이는 크지 않을까요? 적어도 전만큼 위험천만한 짓을 하진 않고 조금이나마 미래도 생각하면서 살겠죠. 과거의 향수와 현재의 즐거움만 바라보던 유즈리하로선 큰 발전이고, 어쩌면 중심 카드인 백합이 이러한 성숙함을 의미할지도 모르겠네요.
결론은? 유즈리하는 태량을 아주 많이 사랑한다는 것이겠죠!
Written 21-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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