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소설 타입 3

문호 스트레이 독스 - 다자이 오사무

“…….”

다자이가 눈을 가늘게 떴다. 저 멀리서 아야네가 절뚝거리며 걷는 게 보였다. 척 보아도 임무에 갔다가 다친 것 같았다. 포트 마피아에서 아야네를 다치게 할 수 있는 게 있는가? 정답은 아니었다. 포트 마피아는 의외로 쓸만한 장기말에 관대했다.

다자이는 초조함을 억누르며 아야네 곁으로 다가갔다. 아야네는 저를 향해 다가오는 인기척에 몸을 확 틀어 누군지 확인했다. 다자이 오사무. 아야네에게 익숙한 사람이었다. 아니, 익숙하다고 할 수 있을까?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가늠하지 못하는 관계를 적당히 익숙한 사람이라고 포장할 수 있었나?

아야네가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다자이와 마주칠 줄 전혀 몰랐다는 눈치였다.

그럴 수밖에.

다자이 오사무는 비밀이 많은 남자였다. 장난스러운 면이 있고, 곧장 상대를 골탕 먹일 때가 있지만… 그거만으로 그를 온전히 설명하지 못했다. 하다못해 그 흔한 호불호조차 알지 못했으니. 다자이 오사무는 의도적으로 사람과 거리를 두었다. 도저히 무너트릴 수 없는 벽까지 세운 채 사람을 관찰했다. 그런 사람에게 굳이 가까이 다가갈 사람은 없었다.

비밀이 많으면 그것대로 나름의 장점이 된다. 다자이는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인간관계의 좁은 틈새를 이용했다. 속내를 짐작할 수 없게끔. 제게 유리한 판이 짜이도록. 다자이는 무난하게 섞여드는 척하는 이물질이었다.

“아야네.”

“어, 어, 응?”

“많이 다친 것 같네만 혹여 치료를 도와주어도 괜찮은가?”

아야네는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다자이가 제 치료를 도와준다고?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다자이의 이능력을 고려했을 때 그가 치료에 도와줄 수 있는 게 있을까? 기껏해야 의무실로 데려다주는 걸 제외하면…….

진의를 파악할 수 없다. 아야네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저 한 박자 늦게 생각했으며,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의문이 든 것과 별개로 홀로 의무실로 가는 길이 버거웠다. 아는 이의 도움을 받아 편히 갈 수 있다면 오히려 아야네에게 이득이었다. 아야네는 그것만 생각하기로 했다.

‘괜찮겠지?’

아야네는 제게 손을 내민 다자이를 보았다. 덥수룩한 머리카락과 붕대가 여기저기 휘감고 있는 게 보였다. 이전부터 다자이의 붕대에 많은 말이 오갔다. 다친 것도 아닌 주제에 온몸에 두르고 있는 모습은 어쩐지 꺼림칙했기 때문이다.

몇 용감한 말단 직원이 다자이의 붕대에 관해 수군거린 적이 있었다. 몸에 지울 수 없는 상처가 있어서. 아니면 낙인이라던가. 다자이의 출신이 불분명했기 때문에 그럴듯하게 느껴졌다. 아야네는 그 대화에 끼어들지 않았다. 다자이도 귀가 있다면 저런 헛소문이 돈다는 걸 알 텐데. 그는 굳이 해명하지 않았다. 해명할 가치를 전혀 느끼지 못했으며, 자기 일에 무관심했다.

복잡할 정도로 속내가 알 수 없는 탓에 온갖 소문만 무성해졌다. 사람들이 그를 평가할 때마다 아야네는 듣고 싶지 않았다. 귀를 막고 최대한 멀리 도망치는 게 전부였다. 다자이에 관련된 단편적인 정보는 몇 가지 있다. 하지만 거기에 거짓이 얼마나 섞였을지 알 수 없다. 그들이 한낱 헛소문으로만 끝내는 이유가 있었다.

아야네는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 그는 용기가 없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방황했다. 특히 다자이에 관해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가 아팠다. 온갖 의문이 떠올랐다 가라앉았다. 다자이 오사무. 알 수 없는 남자. 거기에 의문일 정도로 제게 호의적인 남자. 아야네가 혼란스러운 건 그 때문이었다.

다자이가 이따금 어여쁜 여성에게 흥미 가질 때가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누군가는 직위를 이용한 채 상대를 농락할 뿐이라고 말했다. 상대 여성은 대부분 하룻밤 만나고 헤어져도 뒤탈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자이에 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저…….

“아야네.”

“…아.”

상념에 빠졌던 아야네가 정신 차렸다. 고개를 드니 다자이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아야네를 보고 있었다. 아야네는 괜찮다는 듯,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내뱉을 수 있는 말이 없다. 조심스럽게 다자이의 손을 잡았다. 따뜻한 온기. 얇은 붕대 너머로 다자이 특유의 체온이 느껴졌다.

“넋을 잃을 정도로 아픈가?”

“임무에 나갈 때 살짝 삐끗했을 뿐이야.”

그러니까,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작은 입술이 오물거리며 말을 토해냈다. 이상했다. 작은 죄책감이 아야네를 짓눌렀다. 솔직하게 털어놓았을 뿐이다. 아야네는 오늘 임무에 나갔고 거기서 살짝 다리를 삐었을 뿐이다. …아마 정신없이 능력을 사용한 탓에 다친 곳이 더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일단은 다자이에게 자신이 아는 범위의 진실을 털어놓았다.

그런데도 왜 이렇게. 아야네는 어두워진 낯빛을 미처 감추지 못했다. 울적한 표정. 다자이는 아야네의 표정이 변하는 걸 눈에 담았다. 묻고 싶었다. 왜 그런 표정을 짓느냐고. 무엇이 그렇게 괴롭히냐고. 하지만 물어볼 수 없었다. 다자이는 그럴 자격이 없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입을 다물었다.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이 적막이 맴돌았다. 서먹했다. 그 누구도 이 분위기를 깨트리지 못했다. 만약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숨 막히는 광경이라고 증언했을 터.

가장 먼저 움직인 건 다자이였다. 다자이는 능숙하게 아야네를 안았다. 다리가 아파서 제대로 걷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런 상태를 단순히 부축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었다. 아야네를 끌어안으며 자연스럽게 접촉 면적이 늘어났다. 순식간에 시야가 높아진 탓에 아야네는 저도 모르게 다자이를 끌어안았다. 발이 땅에서 떨어졌다.

‘이것 참.’

나쁘지 않았다. 동그랗게 두 눈을 뜬 채 주위를 살피고 있는 아야네를 보자니 웃음이 나왔다. 아야네는 단순히 다자이가 저를 안았을 뿐이라는 걸 깨달았다. 한 박자 늦었다. 차라리 말이라도 해주지. 왜. 다자이는 늘 이랬다.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아야네를 깜짝 놀라게 만드는 일이 잦았다. 그럴 때마다 아야네는 고스란히 제 감정을 드러냈다. 대부분 놀라는 쪽이었지만.

“다자이!”

“음?”

아야네가 다자이를 불렀다. 다자이는 아야네를 떨어트리지 않으려고 자세를 바꾸면서도 태연하게 대답했다. 오히려 제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모른다는 표정이었다. 그래. 저 뻔뻔함이 다자이 오사무의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아야네는 무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내려달라고 해야 하는데.

아야네가 아무 말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었다. 다자이는 아무 방해 없이 의무실로 향했다.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아야네가 제게 붙었다. 아야네는 괜한 발버둥 치지 않았다. 그게 체념의 의미인지 아니면 다른 상념에 빠진 탓에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다자이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의무실에 도착했다. 평소라면 치유계 이능력을 가진 이가 기다리고 있었을 텐데. 오늘따라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다소 삭막하게 느껴지는 의무실임에도 다자이는 아무렇지 않았다. 오히려 둘만 남았다는 사실에 거리낌이 없었다. 일정 간격으로 놓인 침대 위에 아야네를 눕혔다. 아야네는 누울 정도는 아니라며 상체를 일으켰다.

“으.”

일어나면서 다친 곳이 자극받은 모양이다. 아야네는 괜찮다고 해놓고 저도 모르게 고통의 신음을 뱉었다. 작은 목소리였음에도 똑똑히 들렸다.

“환자는 환자답게.”

“환자 아니야.”

“하지만 아프지 않은가?”

다자이가 붕대와 반창고를 꺼내왔다. 치유 이능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가벼운 경상을 입은 자를 위해 마련한 것이었다. 붕대, 반창고. 온갖 물건이 다 튀어나왔다. 아야네는 임무 하면서 종종 의무실에 온 적 있었다. 하지만 붕대 등의 물건이 어디 있는지 잘 찾아내지 못했다. 이상할 정도로 꽁꽁 숨겨 놓았기 때문이다.

도대체 저걸 어떻게 찾아낸 거지? 아야네는 의문스러웠다. 설마 저 몸에 두르고 있는 붕대가 전부 여기서 감은 걸까? 그렇다면 좀 말이 되는 거 같은데. 혼란스러움을 이기지 못한 채 다자이를 흘끗 보았다. 다자이는 저를 향해 날카롭게 노려보는 시선에도 아무렇지 않았다. 오히려 그 시선을 즐기는 듯했다. 그답지 않게 작은 콧노래까지 흥얼거렸다.

‘이상해.’

의무실까지 데려다주는 건 괜찮았다. 이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람이 아프다면 누구나 도와줄 수 있으니까. 그 방식이 단순히 아는 사람을 도와준다고 하기엔 이상했지만. 다자이의 장난스러운 성격을 고려하면 이해하지 못할 것도 아니었다. 그래. 저에게 장난치는 거겠지. 아무것도 아냐. 아야네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의무실에 남아서 치료까지 도와주는 건?

애초에 다자이는 의무실까지만 데려다준다고 말한 적이 없었다. 아야네는 조금 전의 다자이가 내민 손을 떠올렸다. 희미하게나마 저를 향해 웃고 있었다. 비웃음이 아니라 순수한 호감에서 비롯된 웃음. 아야네는 그 웃음이 무엇을 뜻하는지 어렴풋이 알았다. 저는 바보가 아니다. 정신 계열 이능력을 오래 다룬 결과, 아야네는 상대의 심리를 짐작할 수 있었다. 상대의 사소한 행동에서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단 소리다.

다자이에게 제 이능력이 통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알 수 있다는 게 있다. 때로는 이능력이 아니라 상대방에게서 풍겨오는 분위기를 통해 알아차릴 수 있는 게 많다. 아야네는 다른 무엇보다 제 직감을 믿었다. 이 세상에 온전히 믿을 수 있는 건 자기 자신뿐이다. 당장 아야네의 윗급에 속하는 보스조차 쉬이 믿을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아야네, 그렇게 가만히 있지 말고 팔을 내밀게. 어디와 어디를 다쳤는가.”

“…일단 옆구리랑 다리. 나머지는 가볍게 스친 정도야.”

“그 말은 다친 게 여럿 있다는 소리군.”

약이 부족할지 모르겠어.

낮게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일정한 톤의 담담한 목소리는 이상하리만큼 현실성이 없었다. 다자이는 우선 아야네의 다리를 치료해주었다. 왼쪽 발목은 여기까지 걸었다는 게 신기할 정도로 심각하게 삐어 있었다. 울긋불긋한 발목 부근은 보기만 해도 아팠다. 다자이가 가볍게 건드렸다. 콕. 힘을 준 것도 아닌데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삐었을 때 어떻게 하더라. 다자이가 잠시 생각에 빠졌다. 아야네는 그런 다자이를 보았다. 무릎을 꿇은 채 제 왼쪽 발목을 보는 시선이 유난히 뜨거웠다. 눈을 내리깐 채 이리저리 부산스럽게 움직인다. 불편한 나머지 아야네가 자세를 여러 번 바꾸었다. 어떤 자세를 취해도 그리 편하지 않았다.

“그렇게 움직이다가 더 아플 수 있으니 그만 두게.”

“아냐, 안 아파.”

“이미 표정은 한껏 찡그리고 있다만.”

“…….”

아야네는 제 얼굴을 더듬었다. 거울이 없는 탓에 제가 어떤 표정을 짓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믿기지 않았다. 나름 고통을 숨기는 데 능숙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그 생각을 오늘부로 버려야 할 거 같았다. 아야네가 여러 번 제 얼굴을 더듬는 게 신기한 걸까? 다자이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마주쳤다. 숨이 턱하고 막히는 감각에 아야네가 뒤로 물러나고 싶었다. 하지만 움직일 때마다 몸 구석구석이 아팠다. 스쳐 지나가는 고통에 아야네는 그만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투명한 물방울이 눈가에 맺혔다. 다자이가 조심스레 손등으로 눈물을 닦아주었다.

‘지금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분명 알고 지낸 세월은 오래되었다. 족히 몇 년은 지났는데도 아야네는 다자이를 어려워했다.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한 자리에 있을 때마다 아야네는 다자이에게 명백하게 멀어지려고 했다. 그게 무슨 의미일까. 다자이는 그런 아야네의 행동에 눈감았다. 보고 싶지 않았다.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우스웠다. 그 누구와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 않아서 멀리 떨어졌다. 제게 진심을 표하며 다가오는 이는 몇 되지 않았다. 한 손으로 꼽을 정도였나. 대부분 좋지 못한 악우의 관계로 남았다. 원망을 받는 것도 익숙하다고 생각했지만, 그 대상자가 아야네가 되니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적어도 아야네만큼은.

다자이의 손길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삔 발목에 붕대를 과할 정도로 감싼 후에 천천히 약을 꺼냈다. 여기저기 다리에 난 생채기에 조심스럽게 약을 덧대 발랐다. 쓰라린 고통에 아야네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아야네가 움직일 때마다 다자이의 가슴이 조여졌다.

아야네를 다치게 한 건 저가 아니었다. 다자이 오사무는 그 시각에 다른 곳에서 다른 임무를 하고 있었다. 물리적으로 아야네를 다치게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왜. 차라리 아야네와 함께 갔더라면. 그랬더라면 그가 덜 다치지 않았을까. 뒤늦은 후회가 다자이를 감쌌다. 저려오듯 아픈 마음에 손이 미끄러질 뻔했다. 사소한 머뭇거림. 슬쩍 아야네를 보았다.

두 사람은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아야네가 의도적으로 피했다. 다자이는 유심히 아야네를 보았다. 다행히 제 헛손질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잘 보여도 부족할 판에 어리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 작은 욕심이 어느새 다자이를 집어삼켰다.

다자이는 누구보다 똑똑한 동시에 어리석었다. 다자이는 제 마음을 진작 눈치챘다. 아야네에게 호감 이상의 마음을 품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랐다. 아야네는 얼핏 다가가기 쉬웠지만, 제 곁을 쉬이 내어주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다자이와 비슷했다.

지금까지 가볍게 만났던 사람들과 다르다. 함부로 접근할 수 없었다. 만약 아야네가 다자이의 속내를 먼저 깨닫게 된다면.

‘내가 이렇게 바보 같은 면이 있을 줄 몰랐군.’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달관한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지만, 다자이는 아직 태어난 지 20년도 채 되지 않았다. 정확한 나이는 기억나지 않았다. 성인이 되지 않았다는 것도 자신의 어림짐작일 뿐이다. 적어도 저만큼 젊어 보이는 간부는 없었으니까.

‘나쁘진 않아.’

아야네를 볼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언제나 새로웠다. 지금껏 맛본 적이 없었던 달콤함이었다. 취해가는 감각에 다자이는 저항하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이라도 더 맛볼 방법을 궁리했다. 다자이는 제 일방통행의 끝이 어떨지 짐작하지 않았다. 굳이 할 필요도 없었으며, 저는 그렇게 자학적인 취미가 있지 않았다. 스스로 절망에 빠트리지 않았다.

다리 치료가 끝났다. 붕대를 비롯해 여기저기 반창고가 잔뜩 붙어있다. 아야네는 제 다리가 어색하다는 듯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이렇게 남의 손을 탄 게 얼마나 되었더라. 심각한 부상이 아니면 대부분 제 손으로 치료했다. 그때마다 미처 제대로 치료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이번에는 다른 사람이 해주었으니 괜찮겠지만.

자연스럽게 아야네는 자신이 걸치고 있는 가디건을 벗으려고 했다. 아무래도 옆구리를 치료하려면 옷을 벗을 수밖에 없었으니. ……어라. 잠시, 이거 이상하지 않아? 아야네가 멈추었다. 다자이는 얼마 남지 않은 약을 보며 다시 한번 의무실을 뒤적였다. 아직 뜯지 않은 게 남아 있을 텐데. 그렇게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점점 멀리서 들리는 듯했다.

‘아니, 아니, 치료하려면 벗을 수밖에 없는데.’

진짜 그래야 하나? 이제라도 혼자서 치료하겠다고 해야 하나?

아야네가 망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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