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실험체 기록] 린켈러스

[실험체 기록]

실험체명: 린켈러스(Rinkellus)

신장: 측정불가. 헬멧과 제어구 착용시 165cm 내외

체중: 측정불가. 어느 체중계에서도 ERROR 표기

성별: 알 수 없음. (체형과 목소리는 여성에 가까움)

해당 실험체는 온 몸이 일정하지 않은 색의 가스와 같은 형태를 띈다. 손으로 만져보면 농도가 짙은 기체를 만지는 듯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 구속복과 제어구를 통해 인류와 유사한 신체 모형을 하게 만들기는 하였으나 제어구를 풀면 일정한 형태를 잡지 못한다. 목, 양 손목, 허리, 양 발목 총 6개의 제어구를 차고 있으며 제어구 전체를 해제하는 것은 엄금한다. 인간으로 치면 머리가 있을 부분에 특수재질의 헬멧을 착용한다. 이는 웬만한 공격에도 파괴되지 않도록 만들어졌지만, 높은 등급의 실험체의 공격에는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으므로 여분을 항상 준비해 놓아야한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구속복 안쪽의 장치로 움직임을 멈추도록 만들었다.

오랜기간 시설에 존재해왔으나 그 정체는 알려지지 않았고, 실험도 지지부진하던 중 자아가 생겨난 실험체.

신체의 특성상 밀폐되지 않은 곳이라면 빠져나갈 수 있다. 어떤 방법으로 사람을 착란에 빠뜨리는 것 같으나 정확한 방법은 알 수 없이 추측만 존재한다. 현재 가장 큰 가설로는 실험체가 내는 가청 주파수에 포함되지 않는 신호가 정신을 교란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실험체 자체는 별다른 위험성은 보이지 않았으나 [기록1]에 기록된 사건에 사상자 수 명이 발생함으로서 등급을 D급에서 C급으로 변경. 



[기록1]

[실험체와의 대화기록 열람불가]

R██ 연구원 : 정말 자아가 생긴 것 같군요.

I██ 연구원 : 해당 개체의 연구 자체는 오래 진행되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I██ 연구원 : 어떻게 할까요?

R██ 연구원 : 아직은 들었던 말을 따라하는 단계에 지나지 않습니다.

R██ 연구원 : 조금 더 지켜보도록 하죠.

I██ 연구원 : 대화 녹음한 걸 다시 들어볼까요.

[실험체와의 대화기록 열람불가]

R██ 연구원 : 직접 들었을 때는 분명히 목소리였는데... 오디오 파일은...

I██ 연구원 : 초음파같은 소리만 나는 군요.

R██ 연구원 : 분석 해봅시다.

R██ 연구원 : 여태 별다른 반응이 없었으니 뭔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겠죠.

I██ 연구원 : 그럼 오디오 파일의 실험체 음성부분만 잘라서 늘려보면

[이후 대화기록 열람불가]

[N████ 연구원의 추가기록]

연구실에 도착했을 때 음성장비를 모조리 파괴하고 나서야 사건이 수습되었다. 이미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해 있었으며,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이 일부 남아있는 음성기록으로 실험체의 음성파일이 이 사건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다고 추측할 수 있었을 뿐이다.

위의 추측으로 아래와 같은 결론을 보고한다.

  1. 해당 실험체와의 대화는 음성파일로 기록하지 않아야한다.

  2. 대화 내용은 반드시 실시간 속기速記로 기록해야 한다.

  3.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는 프로그램도 작동하지 않으므로 반드시 2명 이상의 사람이 동행하여 대화와 기록을 할 것.



[기록2]

[실험체와의 대화기록 열람불가]

[K████ 연구원의 기록1]

처음에는 연구원들이 사용한 말과 행동을 모방하는 것에 그쳤으나 날이 갈 수록 빠르게 언어를 습득하는 것이 보인다. 지적 호기심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인지 수조 안을 돌며 사람에게 말을 건다. 마치 3살 어린아이 같은 활발함이다. 아직 언어를 배우는 단계이기에 지식은 부족한 듯하다.


[실험체와의 대화기록 열람불가]

[E█████ 연구원의 기록]

2주 내내 실험체를 담당하던 K████ 연구원이 실험체와 대화를 진행하던 중 갑작스럽게 해당 실험체를 풀어줘야한다고 착란을 일으켜 담당 연구원이 교체되었다. K████ 연구원에게는 근육이완제를 투여, 대화를 진행했으나 해당 실험체에게 자유를 줘야한다는 말만 반복해 실험체에게 감정적 유대감을 가져 망상에 빠지게 된 것으로 판단, 격리를 실시하였다.

[K████연구원과의 대화기록]

E█████연구원 : K████씨. K████씨는 2주간 해당 실험체와 대화를 진행했죠.

K████연구원 : 그 애를 풀어줘야 해, 이런 곳에 가둬서는 안돼.

E█████연구원 : 영상에는 대화를 하던 모습과 속기를 하던 다른 연구원만 기록되어 있습니다만, 실험체는 별다른 행동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대화 기록에서도 그저 언어 학습을 위한 대화만...

K████연구원 : 그 애를 풀어줘야 해. 자유를, 자유롭게 해줘야.

E█████연구원 : 그 빌어먹을 실험체랑 대화한 게 정말 그게 맞냐고.

K████연구원 : 자유를 줘야 해. E█████, 그 애를 풀어줘야 해.

E█████연구원 : ...K████연구원은 독방에 격리 조치합시다. 정상적인 대화가 될 때 다시 진행하죠.

[E█████ 연구원의 기록2]

격리 이틀 후 K████연구원은 정상적인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진정된 듯 보여 재차 대화를 시도했으나, 이틀 전 실험체와의 대화 이후 일으켰던 착란 증상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실험체와 굉장히 친근하게 대화를 나눴으며 마치 실제 어린 아이를 대하는 듯한 태도에 해당 실험체와의 접촉은 금지시켰다. 이후 실험체와 접촉하는 연구원은 일주일 주기로 변경하도록 방침을 변경한다. 해당 실험체의 능력이 어떤지는 알 수 없어도 제대로 밝히기 위해선 까다로운 과정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록3]

[L██연구원의 기록1]

실험체의 대화는 단순 언어모델을 습득하는 것에서 벗어났다. 실험체는 자체적으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지능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말투는 연구원들이 모델이어서인지 사무적으로 느껴지는 편이다. 언어 모델 학습할 때는 산만하던 태도도 차분하게 가라앉은 듯하다. 해당 개체에 자아가 존재한다는 것을 상부에 인정 받는다면 이동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그 행동양식을 관찰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연구원의 기록2]

제어구와 구속복이 완성되었다. 정확하게는 형태를 잡아주는 보조기구에 가깝지만, 원래의 형태로는 볼 수 없던 행동양식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그 형태를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실험체는 빠르게 형태를 잡았다. 눈과 같은 기관은 관측되지 않았음에도 연구원들의 모습을 모방한 듯 금새 그 걸음걸이를 따라하곤 했다. 거대한 벽 너머에서 나와 똑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그것에 조금 소름이 끼친다. 뒤집힌 어항같은 걸 뒤집어 쓰고 있는 가운데 이채색의 구름같은 연기가 휘몰아치는 모습이

[이후 기록 소실]



[기록4]

[앞으로의 실험에 있어서 방침.]

  1. 어떤 식으로든 실험체에게서 다양한 반응과 행동을 끌어낼 것. 최대한 데이터를 뽑아내야 함.

  2. 유기체를 모방하는 행동을 관찰 및 기록할 것.

  3. 항상 위치를 확인할 것.

  4. 임의로 제어구를 해제 시키지 말 것.

[U███연구원의 추가 기록]

상부에서 실험체의 연구결과를 최대한 뽑아내라는 방침이 내려왔다.

대화가 가능하기 전에는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았었는데, 과연 유기체를 모방한다고 그 반응까지 따라하게 될 지는 알 수 없다.

적어도 전류를 일정량 흘려도 별다른 반응은 없어 구속복에 별다른 장치를 추가하기로 했다. 전류를 감지하면 그대로 구속복의 움직임을 멈추는 장치다. 효과를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다.

[S█████연구원의 기록]

현재까지 방침을 잘 지킨 결과,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실험체의 공격성은 거의 없고, 스스로 구속을 풀려는 시도도 하지 않는다.

역시 행동은 유기체를 모방하는 것 뿐, 식사, 수면 등은 필요하지 않은 행위로 보인다. 하지만 어째서 모방하는 것인지는 아직도 알 수 없다.

다만 헬멧 안에 무언가를 넣고 다니는 것에 흥미가 있는지 자꾸 유기물 등을 넣으므로 상하기 전에 주기적으로 청소해주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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