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
내가 여기는 것보다 많다,라… (그저 시선을 들어 위를 바라봤다가 태연하게 웃는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정말로 많을까? 그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네게는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레이는 아마 안 알려줄걸? 내가 어릴 때 알려주지 말라고 했거든. 따라 농조로 답하고 웃는다.)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네. 어릴 때의 너희 사진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는 걸 깨달은 일은 지금 생각해도 조금 충격이었으니까. 자연스럽게 내 일기도 보는 게 되어버린 거야~? 좋아, 나도 일기에 속마음을 적어줄게. 너무 솔직하게 적었다고 '네코, 매일매일 이런 생각만 하고 사는 거야?' 하고 답하지 않을 거지? (속마음을 적기 시작하면 끝없이 길어지는 게 일상이라, 네게 그 일부라도 보여줬다가 네가 도망가고 싶어지면 어떡해. 그런 생각만 조금.)
역시 그렇지? 순간 번뜩, 생각난 거였지만 꽤 좋은 아이디어였던 것 같아. 그런 숲이 생긴다면 미노리도 친구들과 헤어질 일 없을 테고. 사람 중에 그런 산에 몰래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출입 금지, 포획 금지, 사냥 금지 등의 제한도 가득 걸어두는 거 잊으면 안 돼. (맞잡은 손을 꼭 쥐고 주의해야 할 것들을 늘어놓는다. 외부인들은 그런 게 있어도 들어오는 존재이므로….)
응, 금방 생각할 수 있어. 내가 매일매일 하던 일이 그런 거잖아? 미노리랑 어울릴 것 같은 옷, 포즈, 그리고 표정이나 컨셉도. 잔~뜩 마음 먹어두는 게 좋을 거야~ (비장한 모습에 작게 키득거린다. 네가 더는 옷 갈아입기도 힘들어... 하는 모습을 조금 상상한 모양….) 글쎄, 많지는 않을지도?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곳으로 가보는 거니까... 아주 사소한 일로 기분이 나빠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 뭐든 미리 준비하면 좋은걸. 그런 사소한 다툼으로 미노리랑 갈라지게 되고 싶지는 않으니까, 미리 해결책도 준비해 두는 거지.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거린다.) 생각보다 별로였던 곳, 무슨 무슨 식당. 비싸기만 하고 맛없었음. 이런 거? (뭐든 성공하는 것보다는 그런 추억도 있는 게 재미있긴 하겠다. 그런 생각을 하며 웃는다.)
미노리, 이별이라는 건… 견디고, 이겨내거나, …익숙해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 사람의 감정은 쌓이는 것들이니까, 표현하지 않으면 그대로 굳어버리게 되지. (나는 네가 그렇게 되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런 말을 내가 떳떳하게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네 슬픔은 네가 그 아이들을 사랑한 증거야. …그러니까, 설령 그 애들이 이별의 아픔을 조금 더 느끼게 된다 해도… 동시에 알 수 있겠지. '이토록 사랑받은 삶이었구나….' (그는 분명할 것이다. 다른 위치에 서 있음에도 눈물 흘리게 되는 건 네가 그 아이들을 사랑했다는 증거니까. 누군가가 나를 위해 울어준다는 건, 내 삶의 과정이 외롭지 않았다는 증명이 될 것이다.) 아파하고, 눈물 흘려도 괜찮아. 전부 괜찮아…. (감정에 솔직한 네가 이런 상황에 그런 표정을 하고 있을 때부터 알고 있었어, 태연하게 보내려 하는 것도. 겉으로 보이지 않는 순간을 걱정하게 돼. …손을 뻗어 네 머리를 조심히 쓰다듬어주고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나는 내 친구들이 바보여도 좋은걸. (부러 가벼운 농조로 답한다.) 아무것도 사과하지 않아도 돼. 미노리가 숲의 모든 동물의 쉼터가 되어줬다면, 나는 그런 미노리의 쉼터가 되어주기로 약속했는걸. 그러니까 당연한 거야, 네가 당연하게 누려야 하는 것에 사과하지 마. (미안한 마음 같은 걸 가질 필요가 없는 순간이다. 제 목소리에 답을 들을 그 미래를 떠올리면, …역시 사라질 수는 없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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