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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하는 애들이 있었다고?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는 투로 눈을 깜박이다가 시선을 내린다.) 응, 그게 쿠사바다우니까 좋아. 그런 애들은 어쩌면… 본인에게 없는 걸 부러워한 걸지도 모르지. 솔직할 수 있다는 건 좋은 장점이라고 생각해. 누구에게나 솔직하고, 거짓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거. 다른 말로 하자면 믿음이 가는 사람이라는 뜻이잖아. (자신을 싫어하지 못한다는 듯한 말이 들려오면 얼핏 웃는다.) 내가 거짓말을 해도 기다려주는 거구나? 응, 만약에… 내가 거짓말을 하게 되면, 아주 완벽한 거짓말이라서 보통 사람들은 알아차리기 어려운 거짓말이라도…. 탐정이라면 그 틈을 발견할 수 있지? 너무 서운해하지 말고 기다려줘, 물어봐 준다면 얼마든지 답해줄게. (느릿하게 눈을 깜박이다가 작게 웃는다.) 숨겨진 '진실'을 알아내는 건 언제나 탐정의 역할이잖아. (나를 궁금해해 줬으면 좋겠어. 내 행동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면 '진실'이 뭔지. …너의 손으로. 물론 정말 거짓말을 한다면 들키고 싶지 않겠지만, 네가 내게 관심을 주는 건 기쁜 일이니 가볍게 생각만 한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의 삶은 이곳을 기점으로 변할 수밖에 없으니까. 설령 순응하게 된다고 해도… 그 안에서 본인의 마음가짐 정도는 자유롭게 변할 수 있는 거잖아. 안 그래? (그러니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마. 이건 어쩔 수 없는 거잖아, 그런 말도 조금.) 흠, 그렇구나. 정의감이라는 건 보통... 한 번 가지게 되면 동기가 되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정의감에 매달리다가 자기 자신에게 실망하는 경우도 있지. …쿠사바가 정의감을 가진다면, 그건 분명 탐정이라는 일에 좋은 영향을 줄 거야. 하지만… 정의감이 아닌, 호기심으로 행동해 줘 쿠사바. (호기심은 너를 일으킬지언정, 정의감은 언젠가 스스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게 되는 날도 있을 테니까. 네가 그렇게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느른히 고개를 기울인다.)
…그건,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쩌면 무너질지도 몰라. …그렇지만 넘어지는 법을 배웠으니까, 일어나는 법도 알게 될지도 모르지. 넘어지지 않고 달린다면 평생 달리는 법밖에 모르지만… 상처는 흉이 지더라도 쿠사바를 성장시켜 주니까. 영영 주저앉아 있을 것인지, 그도 아니면 걸어갈 것인지는… 쿠사바의 마음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제게 두려운 것을 물어보면 그저 웃는 낯을 보인다. 나는 넘어질 용기 같은 건 없어, 아픈 건 싫어. 그 이후에 이어지는 성장 따위 내가 알아야 할까? 나는 영영 좋은 것들만 가지고 싶어, 흉터가 생기는 것도 싫어. 네게 내뱉은 것들과는 완전히 다른 생각들. 꼬여버린 속내는 그 어떤 것도 말로 할 수가 없다.) 나, 겁이 없으니까. 두려운 걸 크게 생각 안 해본 것 같아. (가벼운 농조.)
…그렇다고 해서 물거품이 되고 싶지는 않아. …당장 사라져 버리는 건 싫어… (맞잡은 손에 살짝 힘을 주어 잡는다. 놓치지 않도록...) …응, 언젠가는 알게 될지도 몰라. …지금 당장은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그런 날이 오면, …그런 순간이 오면 나도 조금은 노력해 볼게. (제 볼을 쓰다듬는 손길에 가만 기대었다가 부드럽게 웃는다.) ...우리의 삶은, 영영 저주에 발목 잡혀 목소리조차 낼 수 없는 인어공주와 같지만. …그래도, …쿠사바가 있으니까. (자신을 안아주는 품에 고개를 묻고 잠시 생각한다. …그 누구도 이런 결말 따위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벅찬 것들이 당연하잖아...) …나도, 쿠사바의 편이야. 그러니까 혹여나 곁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해도 겁먹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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