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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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뭐하지.. 다 쓰고 일괄 수정

01 by 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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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기를 닦은 살갗에서 은은하게 과일 향이 피어오른다.

베르가못. 호텔의 모든 비품을 이 향으로 정해둔 건지, 샴푸도 샤워젤도 로션도 겉면에 같은 글자가 적혀 있다. 아무리 맡아도 오렌지 같은데 거창한 이름이라 생각하며 로션 뚜껑을 열었다. 상큼한 향이지만 막상 바르고 나니 따뜻한 느낌을 주는, 어디선가 맡아본 적 있는 세련된 향이었다.

옷을 다시 입는 동안 기시감의 정체를 알아냈다. 가끔 미용실에서 의도치 않게 묻혀오는 헤어 에센스에서 나는 향과 비슷했다. 평소와 달리 나름 꾸몄다 싶은 날의 향. 마치 어떤 결심을 한 것처럼 관능적인 느낌을 주는 게 낯간지러웠다. 집이었으면 절대 쓰지 않을 향이지만 여긴 집이 아니니까… 아무도 시키지 않은 변명을 홀로 곱씹으며 욕실을 빠져나갔다.

또다시 역 앞 호텔을 찾은 건 대강 이틀만이었다. 지난번과 차이가 있다면 파트너를 많이 닮은 고등학생 대신 머지않아 30대 후반에 접어들 파트너가 함께 왔다는 점. 문제의 파트너, 사와자키 슈지는 창가 쪽에 놓인 싱글 베드에 앉아 우두커니 방 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호텔에 들어온 이후부터 내가 짐을 내려놓고 다 씻을 때까지 미동도 하지 않은 상태다.

오늘 하루 동안 그는 ‘거짓말이죠?’ 내지는 ‘왜?’, ‘그럴 리 없어….’ 같은 말을 적어도 30번 이상은 내뱉었다. 정확히는 가스 폭발로 새까맣게 타 버려 출입 금지 테이프가 붙은 집을 눈으로 확인한 뒤부터 그랬다. 건물 1층에서 도무지 발을 떼지 못하는 그를 어떻게든 어르고 달래며 데리고 나오느라 나까지 진이 다 빠졌다. 지금도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듯, 내가 욕실 밖으로 나온 것도 모르는 눈치다.

“슈지 씨, 저 나왔어요.”
“...”

여기서 나는 조금 더 목소리를 높인다.

“슈-지-씨, 계속 그러고 계실 거예요?”

그제야 아, 하는 소리를 내며 그가 천천히 현실로 돌아온다. 다른 건 몰라도 조금 가늘어진 내 눈매만큼은 확실히 의식한 얼굴로, 미끄러지듯 침대에서 일어나 욕실로 향했다. 노력은 가상하지만 내 눈에는 모든 동작이 평소보다 조금 느렸다.

그가 욕실 너머로 사라지고 나서도 몸 안쪽이 가려운 기분이 들었다. 불안해서 손목을 긁어대던 때와는 달리 꼭 돌멩이라도 삼킨 것 같았다. 그야말로 이가 가렵다는 표현만큼 적절한 게 없다. 별 이유 없이 조용한 방 안을 서성대다가 참지 못하고 닫힌 미닫이문을 향해 몇 마디 던졌다. 드라이기는 세면대 옆에 꽂아 놨으니 쓸 거면 쓰고, 이 호텔은 이상하게 손잡이 방향이 반대로 되어 있으니 평소대로 하다가 찬물 맞지 말라고.

대답 대신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소리가 들렸다. 나는 나조차 알 수 없는 기분에 휩싸여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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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이렇게까지 세계의 운명에 많이 연루될 수 있을까. 점프 코믹스도 그렇게 연재하면 독자들한테 엄청나게 항의를 받을 거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나와 내 파트너에게는 몇 번이나 일어났고, 그때마다 우리는 세계를 지켜냈다. 불과 이틀 전 우리는 또다시 아무도 모르는 히어로가 되었다. 이제 남은 건 지극히 인간적인 문제들, 별로 멋있지 않고 지루한 일들 뿐이다.

지하 창고에서 눈을 뜨자마자 우선 보고부터 해야겠다고 말하는 점이 슈지 씨다웠다. 그렇게 위험한 일에 휘말리고는 업무가 꼬여서 큰일이라고 초조해하는 모습에는 한 소리 쏘아붙이고도 싶었다. ‘다른 것도 아니고 납치 사건인데 제 앞에서 정말 그럴 거예요? 또 자기 걱정은 전혀 안 하고 있죠?’라고. 하지만 이제 다 해결된 상황이니 꾹 참았다. 조직의 일원으로서 나쁜 태도도 아니니까.

그래도 평소 같으면 차에 오르자마자 서에 연락해달라고 부탁했을 사람이(슈지 씨의 휴대전화는 지하 창고에서 망가진 채로 발견됐다) 이동하는 내내 별다른 말이 없었다. 어차피 실종 신고까지 들어간 마당에 서두를 필요 없다고 생각한 걸까. 아니면 내 심정을 어느 정도 이해한 걸까. 조수석에 앉은 그의 시선은 창밖에서 흩날리는 눈에 한참 머물러 있었다.

러시아워를 비껴간 시간이었지만 날씨 탓인지 시내는 여전히 혼잡했다. 구불구불 줄지어 선 차들의 제동등과 적색 신호등이 우리 얼굴에 붉은 그늘을 드리웠다. 차 안에는 느리게 움직이는 와이퍼 소리 외에 침묵만 흘렀다. 그 고요함이 싫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나는 당신과 아주 닮은 누군가의 죽음을 또 보았다고. 오직 당신이 만들어 준 세계를 구하기 위해 아주 슬프지만 그렇게 했다고… 말할 순 없으니까.

속도는 느린데 교통량이 많아 매번 일곱 대도 보내지 못하고 신호가 바뀌었다. 브레이크를 밟았다 떼었다 하는 동안 사거리에 영원히 갇혀 있는 기분이 들었다. 좋은 일, 행복, 작별, 미래…. 그런 상념이 짙어질 때 옆 사람이 입을 열었다.

“지나 버렸네요. 크리스마스.”

예상 밖의 화제였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분위기도 덩달아 심각해지는 게 일반적이었으니까.

“기대하셨어요?”

“…네.”

의외로 선선히 돌아오는 대답에 시선을 옆 사람에게 향했다. 슈지 씨는 여전히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예약한 케이크를 찾으러 가지 않은 게 떠올랐다. 딸기가 엄청나게 많이 들어간 겨울 한정 메뉴였는데.

“뭐 특별히 하고 싶은 거라도 있으셨어요? 전 누구 찾아다니느라 너무 정신없이 보내서요.” 나는 결국 푸념하는 걸 참지 못한다.
“…그냥 저녁 메뉴를 고민했습니다. 외식하기 좋은 날도 아니니까요.”

와이퍼가 한 번 좌우로 움직인다. 그리고 또 한 번. 이런 태평한 대화를 영원히 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는 선득한 느낌이 스치고 지나갔다. 동시에 아주 우연한 계기로 이 사람의 크리스마스 계획을 들은 게 좋았다. 어느 기분 편을 들까 고민하다가 후자의 편을 들기로 했다.

“오늘에라도 하면 되죠. 크리스마스는 지났으니까 새해로.”

앞 차가 흐르기 시작하면서 순간 붉은빛이 사그라들었다. 그때 슈지 씨는 제법 또렷하게 웃고 있었다.

 

슈지 씨는 사무실 문을 열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낯선 간부들에게 이끌려 복도 저편으로 사라졌다. 이동하는 동안 특이대 쪽에서 빠르게 손을 쓴 모양이다. 그 시간까지 사무실에 남아있던 사람들은, 길게 사라졌던 사람이 멀끔히 걸어들어오는 데에 약간의 공포와 경애가 섞인 시선을 보냈다. 내가 할 일은 없었다. 반장이 사라졌으니 이제 꼼짝없이 해체 아니냐며, 걱정인지 비아냥인지 모를 말을 건넸던 이들에게 보란 듯이 웃어주는 것 외에는.

대체 무슨 일이냐고 묻는 이들을 물리기 가장 좋은 방법은 책상에 등을 둥글게 말고 엎드리는 것이다. 앞으로 처리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당장은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방법은 모르겠지만 키리시마 씨까지 포함해 셋이 고민하면 어떻게든 해결될 것이다. 그래, 늘 그랬듯이. 정신은 등 뒤로 빠져나가고 몸은 땅 쪽으로 가라앉는 기분 좋은 평형 상태에 다다랐을 때, 잘못 날아온 야구공에 얻어맞은 것처럼 어떤 생각이 뇌리를 강하게 치고 지나갔다.

집을 어떻게 설명하지?

자리에서 요란하게 몸을 일으키느라 사무실 안의 시선이 잠깐 이쪽으로 쏠렸다. 그래, 무슨 핑계를 대더라도 마지막에는 집에 돌아가야 하는데… 요 며칠 바깥 생활이 익숙해져 그만 잊어버렸다. 집 명의가 내 것이 아니니 주택 화재 보험은 들어 있는지, 들었으면 어디까지 보장해 주는지 알 수 없었다. 보통 룸메이트와 집이 폭발할 일까지 염려하며 살진 않으니 당연하다.

같이 오래 지내다 보면 말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이를테면 태연히 조수석에 앉아 있는 슈지 씨가 실은 핏자국이 남은 코트나 얼룩진 스웨터를 무척 신경 쓰고 있다는 것. 별다른 말은 없었지만 보고만 끝나면 바로 쉬고 싶다는 무언의 신호였다. 그 마음을 백만 번 이해하면서도 집에 대해서는 나중에 차분히 설명하고 싶었다. 오늘은 내게도 너무 긴 하루였으니까.

이 이야기가 별로 멋있지 않은 이유는 이래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악을 소탕하는 일은 어감만으로도 환상적이다. 그렇지만 한동안 잘 곳이 없어서 길거리를 헤매는 일은 그냥 비참할 뿐이다. 나는 보험 신규 가입 안내 페이지를 조금 더 살피다 그만 창을 닫았다. 존재 여부를 모르는 화재 보험을 기대하기보다 의료 서비스와 며칠 사이 손에 익은 호텔 예약 어플에 의지하는 게 현명하다.

연말이라 그런지 화면에 떠오르는 가격은 죄다 살인적인데다, 그나마 괜찮은 가격은 도쿄라고 보기 어려운 위치였다. 내일까지는 어떻게든 병원에 있을 수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순간 나는 병원에 며칠 입원하는 것과 하루 만에 퇴원하는 것 중 어느 게 더 좋은 일인지 고민하고 말았다.

그때까지도 외박을 권할 변명거리는 전혀 떠오르지 않았지만, 빈약한 상상력이라는 식의 내 탓은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열흘이나 쓰러져 있던 사람을 붙잡는 건 웬만한 설득력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설령 아무 사건이 없다 해도, 직장 상사와 1월 1일에 호텔에 갈 이유가 척척 나오는 것부터가 비상식적이다.

한편으로는 내 파트너가 터무니없는 이유라도 일단 부탁하면 들어줄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또 습격당할까 봐 불안하니 오늘은 집에 가고 싶지 않다거나, 예전부터 올해 마지막 날은 밖에서 보내고 싶었다거나, 집까지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급한 이유가 있다며 일단 호텔에 밀어 넣더라도 말이다. 파트너가 유별나게 굴수록 말 못 할 이유를 가늠해 순순히 따라 주는 게 우리다웠다. 그 사람이라면 이해해줄 거라고, 아니면 믿어줄 거라고. 그게 내가 확신할 수 있는 몇 가지 중 하나다.

적어도 최후의 수단은 마련했다고 생각한 순간 사무실 문이 열렸다. 이쪽으로 빠르게 다가오는 슈지 씨의 표정이 아까와는 사뭇 달랐다.

“아사나기 씨.”

서늘한 목소리. 창백한 사무실 등 아래 그늘진 시선이 몸 안쪽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았다. 꼭 지금까지 해온 생각을 들킨 것처럼. 가닥을 전혀 잡지 못한 머릿속에 여태 저지르거나 회피한 모든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덩달아 긴장된 목소리가 목을 비집고 나왔다.

“…네?”

“키리시마는 어떻게 된 건가요?”

 

이런 표정이었으려나.

사거리에서 우회전, 방향 지시등 소리를 배경으로 차체가 오른쪽으로 가볍게 기울어진다. 먼발치에 보이는 병원 간판의 새하얀 불빛에 시선이 닿은 그 짧은 순간 갑자기 그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지난 10월, 내가 또 한 번 세계를 구하고 거리에서 쓰러졌을 때, 뒤늦게 연락을 받고 달려온 이 사람의 표정은 분명 이랬을 것이라고.

길바닥에 쓰러지는 건 슬슬 이골이 날 지경이다. 막상 그때도 잠깐 쉬면 괜찮을 거란 생각만 들었지 죽을 걱정을 하진 않았다. 비록 그렇게 긴장이 풀렸을 때 심장이 멈춰버리는 일이 왕왕 있다고 해도 말이다. 어쨌든 나는 문제가 생기기 전에 병원으로 옮겨졌고, 시간여행을 마친 사람답게 긴 잠에 빠졌었다. 다행히 아무 꿈도 꾸지 않았다.

이런 큰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말할 수 있는 건 나에게 어울리지 않게 거창한 임무가 주어져서다. ‘게임 오버’가 떠오른 세상에서 ‘재도전’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유일한 코인이 내 수중에 들어왔다. 그리고 1인 플레이 같은 2인 플레이로, 이제는 과거가 된 미래로 과거를 다시 구해 해피 엔딩을 달성한 거다. 물리학자나 우주비행사가 아닌 내가 그런 일을 해냈다면 기절하는 정도야 별일 아니다.

그러나 이런 사정을 모르고 새벽에 연락이 닿았을 슈지 씨에게는 그야말로 자는 귀에 물 맞는 일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사색이 돼서 달려온 슈지 씨가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냐고 담당자를 제법 다그쳤던 모양이다. 그들도 내가 중상을 입고 길에서 발견됐다는 것 외에는 자세히 아는 바가 없어 꽤 난감했다고 한다. 일단 슈지 씨가 세 마디 이상 차분히 들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기에, 담당자들은 우선 내 병실 위치를 안내하는 것으로 그날 새벽의 문제를 일단락지었다.

질문을 듣는 순간 나는 바로 알았다. 그 눈동자가 치명상을 입고 축 늘어진 누군가의 그림자에 또다시 사로잡혔다는 것. 발작적으로 끓어오르는 불안을, 오직 눈앞의 상대가 나라는 이유로 간신히 심장 안에 가두어 두고 있다는 것. 아마 회의실 안에서 그날 받은 전화와 아주 비슷한 대화가 오갔을 것이다. 곧장 병원으로 가라는 명령과 함께, 자리 비운 사이 부하가 다쳤으니 한 번 살피라는 이야기라도 나온 거겠지. 사와자키 슈지가 그 화제에 침착할 수 없다는 걸 모르지 않을 텐데. 그 무신경함에 괜히 나까지 살짝 언짢아졌다.

질문에 답이 없자 밀어붙이듯, 또는 무너지듯 그가 내 쪽으로 조금 기울었다. 나를 붙잡아 오는 손이 온몸의 피가 다 빠져나간 것처럼 차가웠다. 다시금 ‘어떻게 된 건가요.’라고 힘주어 묻는 목소리와, 걸어오는 짧은 시간 동안 이미 최악을 상상한 사람의 표정. 그 아래에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열망이 희미하게 번뜩였다.

나는 정말 오랜만에… 아니, 거의 처음으로 내 파트너에게 진정하라는 말을 해 보았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까지 덧붙이며 다음 설명을 고민했지만, 결국 손목을 잡아 건물 밖으로 이끄는 걸 택했다. 힘을 준 손아귀 안에서 애처로운 맥박이 느껴졌다. 죽음을 들여다보는 공포. 그건 좁고 어두운 곳에 들어갈 때 내 목덜미에서 느껴지는 것과 비슷했다. 그래, 죽음을 들여다보는 공포.

목적지까지 겨우 50m를 앞둔 도로가 무척 길어 보였다. 새해를 맞은 도시의 휘황한 불빛과 현란하게 빛나는 가로수들이 양옆으로 스쳐 지나갔다. 낮 동안 녹은 눈이 얕게 얼어붙은 인도 위는 은빛으로 반짝였고, 그 위를 조심조심 거니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수채화처럼 번졌다. 그런 데에 신경 쓸 때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 깨끗한 빛깔에 반사적으로 마음을 빼앗겼다. 아마 내 옆자리 사람도 마찬가지겠지.

눈앞에 비치는 세계가 맑고 투명할수록 마음에 짙은 그늘이 드리우기도 한다. 죽음을 등지고 살아남은 이가 일상에서 처절하게 느끼는 죄책감처럼. 그러니까 세계가 멸망하지 않아도 한 사람 안의 우주는 얼마든지 부서질 수 있다. 무사히 살아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기만적인 세계에서 내 파트너를 예외로 할 순 없을지라도, 떨어지지 못하도록 붙잡아 부서지지 않게 하고 싶었다. 예전에 그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쏟아지는 빛으로부터 도망치듯 조금 속력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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