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독스 로이드

패러독스 로이드 1화

…그리운 소리가 들린다.

언젠가, 매일처럼 들었던, 언젠가, 들리지 않게 된 소리…

게다가 뭔가 좋은 냄새가 난다. 꽃향기…? 이건, 분명…

아키라

…응…?

자버린 건가, 이런 곳에서… …여긴…

어딘가의 번화가…?

주위를 둘러보자 번화가였다. 컬러풀한 젤리 같은 네온 라이트가 반짝반짝 빛나며 춤추고 있다.

잉어같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을 돌고래 같은 형태의 탈 것이 앞지르고, 별로 된 홀로그램이 도로 중심에서 폭발한다.

그런 줄 알았더니, 흩어진 별 속에서 분홍색의 소프트 크림의 홀로그램이 튀어나와 거리가 분홍색으로 물들었다.

거리중의 빌딩 벽에, 패션 핑크의 꽃잎이 팟하고 흩날리며 사라진다.

아이

엄마, 저거 먹고 싶~어.

여성

맛있어 보이지만, CBSC 트럭, 항상 붐비잖니. 다음에 사줄게.

아이

정말~ 엄마 기다리는 것도 못해~

여성

후후, 꼬마도 못 기다리잖니. 아침에 제일 먼저 줄 서자.

아키라

(CBSC 트럭…? 분홍색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파는 장소려나? 어디에…)

왓…!

두리번 두리번 주위를 살핀 순간, 커다란 오토바이 같은 것이 눈앞을 부아앙하고 날아갔다.

얼굴에 바람이 쏟아지며, 앞머리가 붕 뜬다. 배기 가스의 냄새는 없었다. 기분 좋은 미스트 같았다.

아키라

(이건 에어바이크. 맞아… 하늘을 나는 바이크야. 에어카도 있고, 에어십도 있어.

(왜 알고 있는 거지? 아니, 알고 있는 게 당연해. 여긴 내가 살고 있는 거리니까…)

어라…? 나… 내 이름은…?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키라

…엣? 어째서…?

당황해서 입가를 누른다. 그런 내 옆을 동물의 형태를 한 로봇 같은 것이 지나쳐갔다.

드물다고 생각할 여유도 없이, 나는 필사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떠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추억을 떠올리려고 해도, 나는 나에 대한 것을 알 수 없었다.

패닉이 되어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려고 했을 때…

내 옆에, 한 명의 청년이 있는 것을 눈치챘다.

???

그는 멀뚱히 서서 밤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그의 눈동자는 그 꽃색과 닮아있었다. 밤의 번화가에 요염하게 빛나서, 하늘하늘 흩날리는 만개한 담홍색의 꽃.

싸아아 하고 번화가에 바람이 불고, 큰 나무에서 담홍색의 꽃잎이 흘러 떨어졌다.

꽃보라 속에 서있는 그는 또한, 무기질인 네온 거리에 뿌리를 내린 전자 나무처럼 보였다.

문득, 담홍색의 눈동자가 움직였다.

???

뭐야?

아키라

(와… 말을 걸었다. 당연한가. 무례할 정도로 너무 보고 있었으니까…)

죄송합니다, 저…

(…기억이 없어요, 도와주세요 라고 말해도 곤란하겠지…)

그러니까… 뭐하고 있어요?

그는 상냥하게 웃어주지 않았지만, 무시하지도 않았다. 당연한 듯이 대답한다.

???

멍 때리고 있었어.

아키라

멍…

???

멍하니 하늘을 봤어. 거리의 불빛이 밝으니까, 달빛이 별로 안 보이네.

아키라

그러네요…

???

너는? 뭐하고 있었어?

의외로, 대화가 이어진다.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나는 마음을 먹고 그에게 전했다.

아키라

그게… 기억이 안 나요. 저를 뭐라도 알고 있거나 하지 않으신가요?

???

몰라.

아키라

그렇겠죠… 저, 기억이 없는 사람은 여기에 가야 한다, 같은 곳이라던가 알고 계시나요…?

???

몰라. 하지만, 나도 가는 편이 좋을지도?

아키라

어째서?

???

나도 자신에 대해서 몰라.

아키라

엣…

두 사람 다 기억이 없었다.

나는 허둥댔지만, 비명을 지르거나 울거나 하기에는 기운이 조금 부족했다.

불안하지 않다고 말하면 거짓말이 되겠지만, 어딘가, 마음이 진정됐다. 그가 냉정했기 때문이겠지.

???

뭐, 별로 상관 없잖아. 떠올리지 못하는 게 아니고 지금 태어난 걸지도 모르니까.

아키라

… 여기서, 지금…?

???

그것보다, 아까부터 길 한가운데에서, 쇠퇴한 별속에서 나오는 저 핑크색은 뭐라고 생각해?

아키라

소프트 크림이라고 생각해요.

???

소프트 크림이 뭐야?

아키라

아이스크림…이라고 해도 알아듣나? 차갑고, 부드럽고, 달콤한 과자예요. 분홍색이니까 딸기맛이려나?

???

너, 똑똑하구나.

아키라

그, 그런가요.

???

아… 이름은 기억하고 있어.

아키라

딸기의?

???

나의.

오웬. 그게 내 이름.

아키라

…오웬…

나는 한 번 더, 그를 바라보았다.

아키라

(왠지 모르게, 들은 적 있는 듯한… 이 얼굴을 알고 있는 듯한…)

(하지만, 묘한 위화감이 들어… 특히 좌우 같은 색의 눈동자에…)

(어째서일까. 같은 색이 평범할 텐데. 뭔가 이렇게, 색채가 부족한 기분이…)

오웬

뭐야, 이상한 얼굴로. 오웬이 싫어?

아키라

아니, 그런 게 아니에요. 전 좋아요.

오웬

나도 좋아. 네 이름은?

아키라

그게, 아무것도 몰라서…

그때, 사이드카가 달려있는 에어바이크가 사이렌을 울리며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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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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