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독스 로이드 2화
???
거기 무신호 어시스트로이드 두 체. 무신호 어시스트로이드 두 체. 정지해라.
아키라
어시스트로이드…? 어디에 있는 걸까요?
오웬
몰라. 저 녀석, 소리가 시끄러워.
대화하고 있는 사이에, 에어바이크는 우리들에게 다가왔다.
부아앙하고 바람을 세차게 내뿜으며 눈앞에서 급정차한다.
탄력있는 몸놀림으로 에어바이크에서 내린 것은, 탄탄한 근육을 가진 적발의 청년이었다.
재빠르게 가슴께에서 수첩을 꺼내어 우리들의 앞에 내민다.
슬림한 스마트폰 같은 것에, 글자나 화살표가 빠르게 반짝거리며 점멸하고 있었다.
카인
폴먼트 시티 폴리스인 카인 나이트레이다.
시큐리티 시그널을 오프로 한 어시스트로이드의 외출은 금지되어 있어. 오너는?
아키라
…?
카인
응? 망가진 건가? 내 말이 들려? ID와 라보 넘버는 말할 수 있어?
나와 오웬은, 눈을 계속 깜빡였다. 카인이라고 소개한 청년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하나도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부신 아침 햇살 같은, 그의 시선을 보고 있자니 어딘가, 마음이 턱 놓이는 기분이 된다.
아키라
저기, 저희들, 이름 말고는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아요.
카인
오옷, 말할 수 있구나. 착한 아이야. 다행이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건? 고장?
아키라
고장?
카인
자신이 고장났다는 것 정도는, 스스로 알 수 있던 거 아니었나? 나도 어시스트로이드에는 자세하지 않지만…
뭐, 됐어. 그쪽은?
오웬
하? 그쪽이라니? 나 말이야?
카인
그래. 네 이름은?
오웬
안 알려줘.
아키라
오웬이에요.
오웬
왜 말해!
아키라
겨, 경찰이시니까…
경찰은 정의와 법의 아군이고, 악인이 아니라면 반항해서는 안 된다, 같은 막연한 인식이 있었다.
카인
그렇구나. 나는 시민의 편이야. 너희들을 도와줄게. 잘 부탁해, 오웬.
오웬
…
오웬을 불쾌한 듯이 웃는 카인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침착성 없이 거리를 둘러본다.
그는 이 상황이 이제는 지루해져서, 어디라도 가고 싶은 모양이었다.
카인
이름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겠어? 제품 번호는 알 텐데 말이야. 라보의 의무니까 말이야.
아키라
제품 번호?
카인
출품 전에 등록되는 번호야. 아아, 패스워드가 걸려있을지도. 여기서 이 만능 수첩이 행차할 시간이지.
카인은 경쾌하게 웃더니, 수첩을 손끝으로 툭툭 쳤다. 내 몸이 빙글 하고 돌아갔다.
카인
아래를 봐.
아키라
…이렇게, 말인가요?
카인
그래, 그래. 혹시, 인터페이스 포트 정보도 안 들어있어?
아키라
…? 아마…?
카인
그럼, 간단하게 설명할게. 어시스트로이드는 뒷목에 인터페이스 포트가 있어.
그러니까, 뒷목을 잠깐 만지게 해 줘. 금방 끝나니까.
내 등 뒤로 돌아간 카인이, 스타일리스트 같은 손짓으로 내 목덜미를 살폈다.
묘한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협력하기 위해 아래를 본다.
아키라
알겠습니… …앗!
피부 아래가 바깥 공기에 닿는 감각이 들어서 나는 갑자기 불안해졌다. 급소를 드러내고 있는 기분이다.
곧, 무언가가 끼워 넣어졌다. 찰칵 하는 소리를 듣자마자, 내 머리는 새하얘졌다.
동시에, 입에서 멋대로 말이 나왔다.
아키라
ID : DZRJ-ST-RTWN-21
카인
오케이. 라보와 브랜드는? 아니면 시리즈 명.
아키라
‘마법관의 현자’
카인
‘마법관의 현자’ …등록이 없네. 신 브랜드일지도 모르겠는데. 협력해줘서 고마워.
아키라
앗…
무심코, 다시 목소리가 나왔다. 흠칫 떨며 뒷목에 손을 올리자, 사람의 피부 감촉이 느껴졌다.
아키라
(뭐였지, 방금… 그것보다, 나… 로봇 같은 취급을 받지 않았어?)
카인
‘마사키 아키라’. 그게 네 이름이야. 좋은 이름이구나.
아키라
‘마사키 아키라’.
카인
어디서 온 건지도 알았어. 나중에 보내줄게. 자, 다른 한 명은…
어이! 어이, 잠깐 기다려! 어디에 가는 거야, 오웬!
카인은 당황하며 오웬을 불러 세웠다. 오웬은 언제부터인가 어딘가로 떠나려고 하고 있었다.
오웬
뭐야?
그가 돌아본 길 위에서, 다시 별의 형태를 한 홀로그램이 부서지고, 핑크색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튀어 올랐다.
나는 드디어 그 영상이 선전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거리 이곳저곳에서 홀로그램이 튀어오른다.
빌딩 간판에서 쿵하고 떨어지는, 크리스탈 스컬을 껴안은 마녀의 일러스트가 그려진 향수병 홀로그램이나…
수증기를 내며, 맛있어 보이는 토마토와 오일의 냄새가 나는 미트 소스 홀로그램.
담홍색으로 만개한 커다란 꽃나무가 있는 공원은, 특히나 사람 눈에 띄이게 만들었는지, 초 단위로 다양한 홀로그램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특히, 오웬은 홀로그램으로 된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튀어오르는 영상을 열심히 바라보고 있다.
아키라
(오웬… 설마, 저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은 걸까.)
카인
오웬. 거기서 움직이지 마. 네 관리자를 조사할 거니까.
오웬
필요없어.
카인
있어. 최근 수년 동안 있었던 테러 사건이나 폭주 사건 탓에, 어시스트로이드 관리법이 엄격해졌어.
시큐리티 시그널을 발신하지 않는 어시스트로이드가 공공장소에서 활동하는 건 금지되어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즉석에서 고철로 만들어야 해. 어제 있었던 정전 사건 때문에 위도 경계하고 있어. 얌전히 내 말을 들어줘.
오웬
싫어.
카인
싫어? 싫다고?
오웬의 대답에 카인의 눈이 둥그래진다. 볼을 긁으면서, 찬찬히 그를 바라본다.
카인
…오너 기호의 등록도 없는 초기 상태의 어시스트로이드가, 여기까지 사람의 명령을 거부할 일인가?
오웬
네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누구의 명령도 듣지 않아.
카인은 곤란한 듯이 어깨를 붙이며, 수첩을 넣었다.
자연스러운 손놀림으로 총을 뽑아들고, 오웬에게 총구를 향했다.
오웬과 나는 흠칫하며 카인을 응시했다.
아키라
(총!? 쏘는 거야!?)
- 카테고리
- #기타
댓글 0
추천 포스트
악몽
언리쉬드 본즈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