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헌태섭] sweetie
* 트친 생일 축하 연성
* 원래 서프라이즈로 선연성 후전달 시스템인데
다 파는 분의… 생일축하연성이 처음이라 서프라이즈 빼고 컾 신청 받음… ㅠ
* 신청받은 키워드 : 신혼
결혼을 안해봐서 신혼 분위기가 나는지 모르겠네요 …
연성을 읽었을 때 같이 행복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썼습니다… 과연…
* 모바일 연성
* 짧다!
* 같이 들어주시면 감사합니다.
감은 눈꺼풀 위로 햇빛이 쏟아졌다. 명헌은 느리게 눈을 떴다. 힐끗 침대 너머 자리한 협탁을 본다. 오전 일곱시가 겨우 지난 시간이었다. 평상시 였다면 일어나 기본 스트레칭 후 러닝을 나가야했으나 명헌은 일어나기 대신 좀 더 누워있기를 택했다.
품 속에서 곤히 잠든, 자신보다 먼저 일어나야 했을 이를 마주보면서.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까지 다녀온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꿈만 같았다. 금방이라도 현철이 당장 일어나지 못 해! 감독이 게으름 부려서 어쩔거야! 하고 불같은 호통을 칠 것만 같았다. 명헌은 잠든 태섭이 깨지 않도록 조심하며 협탁 위에 올려둔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화면이 켜지고 신혼여행 잘 즐기고 왔냐는 연락이 잔뜩 들어와있는 것을 보고서야 비로소 실감한다.
으응… 형?
태섭.
조심한다고 했는데 결국 그를 깨우고 말았다. 살짝 부은 눈 위로 부드럽게 입을 맞추자 바람 새는 듯한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더 자 뿅.
으음… 몇 시에요?
일곱시.
러닝… 나가야 하는데…….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코트 위를 날아다니며 외치던 목소리와 확연히 달랐다. 자신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 명헌이 태섭을 품 깊숙히 보듬어 안았다. 태섭이 자연스럽게 품을 파고들었다. 작지만 단단한 살결이 느껴졌다.
신혼여행 내도록 뜨거운 밤을 보낸 걸로는 부족해 둘만의 집으로 돌아온 날에도 서로를 탐하고 또 탐했다. 맨살을 부대끼는 감촉이 좋았다. 신나게 경기를 즐기고 나면 볼 법한 다 늘어진 곱슬머리가 명헌의 턱근처를 간지럽혔다.
신혼여행 기간이잖아 뿅. 좀 더 자도 돼.
…형이 어제 집요하게 하지만 않았으면 일어날 수 있었는데…….
지금도 집요하게 붙을 수 있는, 아야.
옹골차게 쥐어진 주먹이 명헌의 등을 두들겼다. 곧장 명헌의 넓은 등으로 팔이 둘러진다. 빠듯하게 안아오는 감각을 느끼며 명헌이 축 처진 곱슬머리 위로 뺨을 부볐다.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잦아든다. 등을 안은 팔이 스르륵 흘러내렸다. 명헌은 다시 잠든 태섭을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산왕과 북산의 시합을 기점으로 편지를 주고받던 게 시작이었다. 전화를 하기엔 낯간지러웠고, 서로의 일상이 바빠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기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농구 명문인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처음 태섭을 만나러 갔다. 편지로만 대화하다 실물 마주하니 또 서로 어색해 쳐다보지도 못 했다. 어색함을 타파하기 위해 먼저 입을 연 것은 태섭이었다. 농구 ㄱ? ㄱㄱ.
공을 좇고, 뺏고 빼앗기며 몸을 부딪혔다. 스포츠는 몸의 대화라더니 틀린 말 없었다. 어색했던 기류는 사라지고 산왕 리벤지, 혹은 북산의 확실한 승리를 겨루는 자리가 되어 진심으로 원 온 원을 했다. 분명 점심 전에 태섭에게 도착했던 것 같은데 숨을 고르며 야외코트 위로 누웠더니 노을지는 하늘이 보였다.
농구를 권한 것도, 헐떡이며 웃음을 터뜨린 것도 태섭이었다. 진짜 농구 바보 아니냐며 웃어댔다. 명헌이 뚱하게 몸을 일으켰다. 졌으면서 말이 많다고 잔소리했던 것 같다. 그 때 태섭이 웃음을 뚝 멈추고 벌떡 상체를 일으켰던 걸 생각하면.
시계라고 봐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제 주장을 강렬히 하는 눈썹을 보다가 눈이 마주쳤었다. 꽥꽥거리던 걸 멈춘 태섭에게로 스무살의 이명헌이 상체를 기울였다. 열아홉의 송태섭이 눈을 감았다.
마주 닿은 입술은 서로를 닮아 도톰하고, 말랑했다.
눈치 빠르고 판을 잘 읽는 포인트 가드들 아니랄까봐 서로에게 잘 맞춰주고 불만이 생기면 오해를 키우기 전에 충분한 대화로 잘 풀었다. 소소하게 부딪힌다면 생각보다 엉뚱한 명헌과 생각보다 이성적인 태섭의 취향차이였다. 대체 이 녀석들이 어떻게 사귀게 된 거지? 둘의 관계를 아는 이들이 가진 공통적인 생각이었다. 외계인 선글라스를 집어드는 그를 보지도 않고 안돼, 하고 잘라낸 태섭에 피요홍… 하며 뿅무룩한 표정의 사진은 그들과 팬들 사이에서 지금도 회자되는 작품이다.
혼자 추억에 잠겨 조용히 웃었다. 명헌은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왼손 약지에 끼워진 반지를 보았다. 태섭의 왼손 약지에도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작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얇은 반지 위로 심플한 밴드형 반지가 자리하고 있었다. 약혼 반지였다. 명헌이 태섭의 목부근을 내려다보았다. 선수 활동을 위해 태섭의 약혼 반지는 얇은 체인형 목걸이에 장식처럼 걸려있었다. 태섭이 깨지 않을 정도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태섭의 목걸이를 집어들고는 약혼 반지에 입을 맞춘다. 손을 내려 태섭의 왼손을 더듬는다. 약지에 걸린 결혼 반지의 실루엣을 느끼며 명헌이 만족스러운 숨을 내쉰다.
좋아요?
응. 너무 좋아.
뿅뿅뿅. 명헌이 태섭의 얼굴 곳곳에 입을 맞추며 뿅뿅거렸다. 간지럽다며 웃는 태섭의 입술에 꾹 제 입술을 누른다. 잠기운이 완전히 걷히지 않은 눈이 감기며 혀를 섞는다. 달콤하지만 조금은 끈적한 모닝키스가 끝나고, 태섭이 눈을 떴다.
내일이면 결혼휴가가 끝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뿅….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명헌의 입술을 핥아낸 태섭이 그의 코끝을 톡 건드렸다. 갈색 손가락 위에 결혼 반지가 빛난다. 명헌이 그 손을 붙잡아 손가락 하나하나에 입 맞췄다.
형은 감독이라 몸이 풀어져도 괜찮지만 난 아니거든요? 밀린 훈련도 따라잡아야 하고 분명 체력도… 우왁!
조잘거리는 입술이 얄미워 명헌이 입을 벌려 태섭의 입술을 냠 물었다. 태섭의 주먹이 다시 명헌을 두들겼다. 명헌이 입술을 놓아주며 말했다.
그래서 훈련 도와준다고 했잖아용.
그러니까 이제 일어나야한다고요!
피횽… 태섭 변했뿅.
내가 농구 그만하는 게 목적이라면 계속 해보시지.
…….
그건 싫은지 명헌이 피흉피횽 하며 태섭을 놓고 몸을 일으킨다. 그를 흘기던 태섭이 픽 웃는다.
고대하던 결혼식도 치뤘고.
…….
인생에 단 한 번 뿐일 신혼여행도 만끽했고.
신혼은 지나가면 돌아오지 않뿅.
그렇죠. 그렇지만,
태섭의 손끝이 명헌의 턱끝에 톡 닿았다. 이내 얼굴을 감싸고 시선을 마주한다.
이제 우린 영원히 함께잖아요. 비시즌 맞춰서 여행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고. 훈련이나 전술도 같이 짜고. 난 그것만으로도 행복한데. 형은 신혼에만 집중할 거에요?
웃음기 어린 목소리에 명헌이 그를 부드럽게 안았다. 몸을 일으킨다. 태섭의 어깨 위로 이불이 흘러내렸다. 지난밤의 흔적이 가득한 어깨에 입술을 내린 명헌이 말했다.
앞으로 함께할 날이 더 소중해용.
그렇지.
러닝하고 와서 밥먹자 뿅.
좋아요. 같이 가요.
명헌이 태섭을 안아들었다. 개구리처럼 태섭이 명헌에게 매달린다.
같이 씻어도 되나용. 물론이에용.
사랑해 뿅. 나도 사랑해요 뿅.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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