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2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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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따라 유독 바람이 서글펐다. 평소에는 떼를 이뤄 이리저리 날았을 갈매기들 조차 흔적도 없이 사라진 해안의 절벽이다. 그 절벽의 끝에 서있는 사람마저 없었다면, 분명 어느 음울한 그림 속 풍경이라고 하여도 믿었을 것이다. 폭군의 재정 끝에 가족을 잃고, 연인을 잃고, 끝내는 제 목숨도 잃게 된 어느 불운한 화가의 그림처럼 말이다. 실제로 그런 이가 있을
"-내가 네녀석과...""잤냐고 묻고싶은건가?" 이미 의문의 답은 명확했다. 단지 알고있는 사실을 남에게도 확인받고 싶을 뿐이었다. 그렇기에 스웨인은 인상을 확 구기며 확답을 내렸다. "잤군." "그렇지." 명쾌해서 오히려 화가 난다. 스웨인의 인상은 구겨지다 못해 지옥에서 막 올라온 악마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까지 감정을 드러낸 것도 오랜만일
* 대대로 데마시아 왕가와 비밀스럽게 계약한 악마가 있다는 AU입니다. 악마 스웨인의 이번대 계약자는 왕자인 자르반 4세이고, 왕가를 돕는 대신 왕족이 죽을 때 영혼을 받아갑니다. *시체 묘사 있음, 빻음 주의 * 자르반 결혼식날 밤이 배경 초야의 침실은 그야말로 화원이었다. 촛불이 은은하게 일렁이는 장미의 화원. 숨을 들이쉬면 온 방에 짙게 깔린 향
개그 뻘글이고 캐붕 많읍니다 쓰고싶은 것만 썼음 -구 스웨인 기반으로 쓰기 시작해서 스웨인이 까마귀로도 변신함 데마시아의 왕자 자르반 4세는, 지금과 같이 어이없고도 황당한 사건은 일평생 겪어보지 못했다. 그렇기에 그는 일련의 사태에 황당함을 넘어선 분노까지 느껴야만 했고, 그 사실은 그의 반대편에 서서 오만하게 팔짱을 끼고있는 이를 즐겁게 만들고 있었
모 가챠겜 이벤에 나왔던 대사가 인상깊어서 '너는 나를 원망하나?'라는 키워드로 자르반과 스웨인이 서로 죽이는 글입니다 -자르반시점 경우에는 논컾인데 스웨인시점에선 스웬잘반 주의 -구 스웨인과 리그의 심판 설정 가져옴 자르반->스웨인 목을 움켜쥔 손은 단단하면서도 고통스럽지 않았다. 얼마 전까지는 손아귀를 뿌리쳐보려는 스웨인의 발톱이 박혀있었으나, 그
무엇이라고 차마 이름 붙이지 못할 이 관계에 네 흔적을 남겨줘. 어떻게? 우리 사이에 오갈 수 있는 것이라면 아주 뻔하지 않나? 그것밖에 없지, 라고 말하는 스웨인의 입가에 음산한 웃음이 서린다. 꽤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추잡한 욕망으로 지저분한 관계를 못 박아 두는 것은. 자르반은 눈이 아프지도 않은 것처럼 일렁이는 촛불의 한가운데를 응시한다. 심지
시작은 별로 대단치도 않은 이야기였다. 어디부터 시작이었느냐고 묻는다면, 자르반은 관계를 가지면서까지 날 선 명령조의 말투를 듣기 싫어졌다는 곳부터가 시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네놈, 네녀석, 개자식 등등. 원래부터 (유독 자신에게만) 언사가 거칠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분위기라는 것이 있다. 세상에는 자신을 깔보거나 천대하는 말을 들으면 흥분하는 사
생애 다시는 없을 수정장미의 축제라더니, 라며 자르반은 고개를 저었다. 축제를 장식하고 있는 수정 장미들은 아름답다. 음식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축제의 참석자들도 대개 일국의 귀빈들이며 명사였다. 그러나, 그것 뿐이다.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성대한 축제인 것은 분명하지만, 자르반은 그 축제에서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일국의 왕자인 몸으로 그가 주인공
싫다냐~ 어둡고 축축하고 냄새난다냐~ 조금만 참아. 곧 있으면 귀곡부대가 구하러 올테니까.... 물은 충분하다냐? 이틀 정도는... 그럼 됐다냐. 이래서 이번 임무는 가기 싫었다냐. 축축한 동굴 속에서 마물 잡기라니. 모험가가 되면 조금 더 멋진 일을 할 줄 알았다냐. 속았다냐. 유명하지 않은 모험가는 하루하루 먹고 살기도 힘들다냐. 이래서는 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