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호와 알케미스트

[자료] 제국도서관 CODE.■■■■■■ 지부에서 나가는 법

헤매어 들어온 사람을 위한 쪽지 하나

- 특무사서 및 환생문호로 침식자를 대처하는 도서관이 여럿 있다는 개인설정 기반. 이외에도 문호, 특무사서 관련 개인설정이 들어가 있습니다.

- 매뉴얼 괴담 형식의 호러 지향(안 무서움).


안녕. 여기는 제국도서관 CODE.■■■■■■ 지부의 1층 엔트런스 홀이야. 지금 이 쪽지를 읽고 있다는 건, 네가 이쪽으로 헤매어 들어왔다는 거겠구나.

분명 현관이 열리지 않아서 겁을 먹었겠지만, 이걸 발견했다면 안심해도 돼. 이 쪽지에는 여기에서 나가는 법을 적어둘 거니까. 그렇게 어려운 방법도 아니니까, 걱정할 건 없어. 읽고 나서 그대로 따르면 돼. 하지만 네가 누구인지에 따라 방법이 다르니까, 제대로 읽고 나서 따라 줬으면 해.


네가 다른 도서관의 특무사서거나, 제국도서관 관계자인 경우

우선 너까지 끌어들이게 된 걸 사과할게. 아무래도 같은 제국도서관이라서 그런지 가끔 연결될 때가 있는 모양이야. 이런 말을 해도 네게는 변명으로만 보이겠지만… 그래도 무사히 나가고 싶다면, 다른 곳을 돌아다니지 말고 바로 지시를 따라 행동해. 특히 네가 알케미스트라면 반드시.(우리는 무고한 이를 괴롭히고 싶지 않거든)

1. 사서실로 가. 사서실은 엔트런스 홀 왼쪽 복도 맨 끝에 있어.

2. 문을 노크하고 “여기는 제가 가야 하는 도서관이 아니에요.”라고 정중하게 말해. 무례하지 않게 굴도록 조심하는 게 좋아. 그날의 조수가 무례를 용서하지 못하는 성격일 수도 있거든. 설령 그가 신경 쓰지 않아도, 친구가 모욕당했다고 느낀 누군가가 화를 낼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3. 곧 사서실에서 나온 조수가 네게 사과한 후, 너를 다시 엔트런스 홀로 안내할 거야.

4. 도착한다면 현관이 열려 있을 거야. 나가기 전에 인사해 준다면 기쁘겠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건 아냐. 현관 너머를 조금 걷는 것만으로 네가 가야 할 도서관에 도착할 거야.

5. 돌아간 후 제국도서관 CODE.■■■■■■ 지부에 대해서 찾지 마. 음, 사실 찾아봐도 별로 상관은 없긴 해. 하지만 아마 너처럼 여기서 헤맨 사람들의 증언 이외에는 어떤 정보도 발견할 수 없을 거야. 정부가 포기했다는 뜻이니 우리에게는 기쁜 일이지만.


네가 위의 어느 쪽도 아닌 경우

미안해. 원래라면 너 같은 무관계한 사람을 끌어들이지 않아야 할 텐데, 역시 연금술을 완벽하게 쓰는 건 우리만으로는 무리였던 모양이야. 그 사죄가 될 수 있도록, 네가 무사히 나갈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해 지시를 쓸게.

위의 수칙을 읽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네 경우는 위와 달리 당장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아니야. 시간이 지나면 우리가 실수를 깨달을 테니 나갈 수 있겠지만, 그때까지 우리에게 ‘오해’받아서는 절대로 안 돼. 현관이 열릴 때까지 아래의 수칙을 절대 어기지 마.

1. 빨리 나가고 싶다고 해도, 절대 위의 지시를 따라 하지 마. 조수는 사서실의 문을 연 순간 네가 거짓말을 했다는 걸 알아챌 거고, 그렇다면 널 크게 오해하게 될 거야.

2. 창문을 포함해서 도서관 내의 기물을 파손하면 안 돼. 만약 실수로 부딪히거나 떨어트려서 부서졌다면, 바로 큰 목소리로 사과해. 과장스러워도 좋아. 네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었음을 알려야 해.

3. 이 도서관에는 사람이 많아서, 네가 어디를 가도 반드시 누군가를 마주치게 될 거야. 마주친 사람이 무기를(아마 대부분 큰 검을 들고 있겠지만, 다른 것도 있을 거야.) 들고 있어서 놀랄 수도 있겠지만, 절대로 도망치거나 공격하지 마. 어느 쪽도 너를 오해하게 만들 테니까.

4. 마주친 사람이 네게 말을 걸지 않는다면 그대로 지나쳐. 네게 질문을 한다면 거짓 없이, 예의를 지켜서 대답해. 오해받고 싶지 않다면 무례한 짓은 절대로 하지 마.

5. 이 도서관의 사람이 서로를 문호의 이름으로 부르는 게 의아할 수도 있을 거야. 하지만 그 의문을 절대 입 밖으로 내뱉지 마. 아마 네게 악의는 없겠지만, 그 행동은 우리가 너를 바로 오해하게끔 할 거야.

6. 한 장소에 너무 오래 머무르거나, 구석진 곳에 숨지 마. 우리가 찾는 것이 숨어 있는 거라고 착각할 가능성이 없지 않거든.

7. 식당에서 요리를 발견할 수도 있을 거야. 분명 먹음직스럽겠지만 절대로 먹으면 안 돼. 우리가 현관을 열어도 나갈 수 없게 될 거야.

8. 시간이 지나면 우리 중 누군가가 네게 사과를 하러 올 거고, 너를 엔트런스 홀로 보낼 거야. 열린 현관으로 나가면, 네가 원래 있던 곳에 도착할 거야.

9. 여기서 본 걸 잊고 싶다면 타인에게 이야기하거나, 인터넷에 올려. 정부는 네가 여기서 겪은 기억만을 깨끗하게 지울 테고, 너는 완벽하게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네가 이 도서관의 특무사서인 경우

아하하.

1. 할 수 있는 만큼 도망쳐 봐. 그래야 재밌으니까.

2. 공격해도 좋아. 그저 당해 주지 않을 거지만.

3. 자살하지 마. 끝낼 수 없다는 건 네가 더 잘 알 테지.

4. 유감이네. 너를 위한 거미줄은 준비되어 있지 않아.


안녕 후레사서 요즘 레딧 매뉴얼괴담 많이읽어. 읽다보면 쓰고싶어져. 그래서 그렇게됐다. 나폴리탄 괴담=매뉴얼(규칙) 괴담이 아니라니까! 하고 늘 버럭할배짤처럼 버럭하는 괴담꼰대오타쿠입니다만(...) 그래도 매뉴얼괴담 자체는 좋아해서 자주 읽는 편이기때문에 아무래도...

최근 서스펜스 도서관에 사서씨를 떨어트리는 것이 제 붐인데요(...) 그 붐에 매뉴얼괴담이 더해져서 딱 떠오른 소재였습니다. 저번에 쓴 매뉴얼은 상당히 난잡하달까 거짓말은하지않았다가 섞인 제법 길고 복잡한 내용이었기에 이번에는 일부러 쉬운 지시를 중심으로 한 심플한 구성으로, 공문서 대신 모 문호(대놓고 힌트를 줘서 누군지는 알아채셨을듯)가 사적으로 썼다는 컨셉을 잡고 간단하게 써 본 결과물이 이거네요. 저 개인적으로는 꽤 마음에 들기 때문에 만족합니다(만족! 하고 울다)

하 불온하고 불유쾌하고 평화?로운 도서관 그만좋아해야하는데(아마 평생이러고있을듯) 아! 서스펜스 도서관 영구히 흡입하고싶다!(사라짐)

  •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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