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6 - Swing swing (3/3)
Devil may cry - Nero/Kyrie
소꿉친구로서 그녀를 봐온지 십수 년, 여전히 키리에는 혼자 있는 때가 좀처럼 없었다. 늘 누군가를 보살피거나, 돕거나, 함께 있거나, 봉사 활동 준비를 하고 있거나… 아니면 그를 신경 써서 챙겨주고 있거나.
늘 신경 써주는 것에는 군말할 처지가 아니었다. 늘 기쁘고 감사했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선행도 적당히 해야지, 자기 사정이야 어떻든 언제나 어떤 일로든 누군가를 도우려 발 벗고 나서는 것을 보면 머리가 아프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그녀에게 질릴 때조차 있었으나― 아니아니, 문자 그대로의 의미가 아니다. 안타까워서, 그럴 힘으로 좀 더 자신을 먼저 챙겼으면, 하고 보는 이쪽이 애를 태웠을 뿐이다.
키리에와 처음 만난 지 벌써 십여 년,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그녀에게, 그리고 앞으로도 한결같을 그녀의 그런 면이 못마땅했던 적이야 한두 번이 아니지만, 이제는 되었다. 누군가를 위해서라면 무서운 악마가 내뻗는 발톱 앞에도 몸을 던지는 사람이니만큼 이쯤 되면 익숙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뭐냐. 그런 면까지 사랑하니까.
그런 고로 포르투나 재건이 한창인 지금, 이제는 연인으로서 키리에와 함께 살고 있는 지금도 그녀와 둘이 있는 시간을 바라는 것은 과장 좀 보태어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었다. 크레도를 잃고 둘만의 삶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이게 정말 둘만의 삶이런가.
네로는 계단을 뛰어 오르내리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한숨 쉬었다. 메리, 낸시, 존, 테리…. 키리에가 이 꼴을 봤으면 다 굴비 두름이 되어 끌려갈텐데. 어쩌면 방관의 책임을 물어 나까지 끌려갈지도. 뛰다 못해 난간을 엉덩이로 미끄러져 내려오는 아이의 뒷덜미를 낚아채며 네로가 으르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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