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외

SK1

유희왕 - 세토x키사라

회유기록 by 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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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들었을 때는 잔업을 위해 집무실로 가던 중이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너무 작아서 제대로 듣지 못했기에 그것이 나를 부르는 소리라고 안 것은 두 번째 불렸을 때였다.

“세토 님.”

멀리 바닥을 차는 가벼운 발소리, 작은 목소리, 가까워져 오는 기척.

“세토 님, 세토 님.”

애타게 부르는 것이 누구인가 하는 것은 불리었을 때 바로 알았다. 근방까지 다가왔을 즈음에 반쯤 돌아보자 예상하고 있던 지점에 생각했던 모습 그대로가 있었다. 긴 은발, 푸른 눈, 그 안에 신을 품은 이질적인 하얀 피부의 여자.

“뭐냐.”

고압적이고 딱딱한 물음. 언제나 그렇듯.

“세토 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요.”

키사라는 여자의 걸음걸이와는 판이하게 다른 남자의 그것을 따라잡느라 헝클어진 호흡을 감추고 그 푸른 눈을 살짝 내리며 대답했다. 감사하다는 건, 그녀를 구하고 여기까지 데려와 하인들에게 보살피라 일러준 것을 말하는 거겠지.

“흥, 그 정도쯤 이 나에게 있어선 소소한 일조차 되지 못한다. 그런 시시한 것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건가.”

그래. 그 정도쯤, 이 나에겐 아무것도 아니다.

“네…. 세토님은 항상 바쁘시다고 해서, 뵈었을 때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살짝 웃어 그럼, 실례했습니다, 라고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고개를 올린 키사라가 몸을 돌리기도 전에 먼저 말이 나왔다.

“기다려.”

“네?”

 돌아서다 만 몸을 멈추고 응시해오는 파란 눈동자를 외면하듯 눈도 맞추지 않고 “돌아가는 길도 제대로 모를 텐데.” 하고 말하자 당황한 듯 바라보았다. 이미 여기까지 잘 왔고, 극도의 길치가 아닌 이상 당연히 돌아가는 길 정도는 알고 있을 테지만.

“중요한 일은 이미 다 끝냈다. 남은 건 바보 같은 뒷정리 뿐, 어차피 장난감 수준이다. 옆에서 구경이라도 하고 있어.”

무엇이 구경이란 말인가. 서류나 그가 장식품도 아니고.

갑자기 튀어나온 말이라 스스로도 당황했다. 내심 자신의 발언에 동요했지만 눈앞의 여자는- 키사라는 선선히, 그리고 기쁜 듯이 수긍했다.

다시 원래의 목적지로 향한다. 항상 있는 바보 같은 뒷정리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평소엔 없는 기척이 하나, 등 뒤에 따라오고 있지만 거슬리기는커녕 오히려 더 편한 것도 같아, 그때서야 아까 자신을 불렀을 때 바로 돌아보지 않았던 이유를 알았다.

나는, 키사라가 내 이름을 불러 이렇게 뒤따라오는 것이 마음에 들었던 건가.

바보 같게도.

   

그러나 그 후에 맞닿은 손의 온기는, 꽤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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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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