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비 오는 날의 햇빛

합작 참여글 - 주제 : 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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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의 햇빛

w. 시이나

사쿠마 레이. 그에 관해서는 모두가 모를 수가 없는 굉장한 유명인이었다. 유메노사키 학원이 바닥까지 내려갔을 무렵에도 그는 유명했고, 모두의 동경이었으며, 동시에 모두가 존경하며 우러러보는 신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 사람은 뭐든 잘해. 못하는 것이 없어. 모르는 것도 없어. 학원 내에서 일어난 일이면 전부 다 알아. 부탁하면 들어줘. 하물며 외모까지 잘났으니, 모두가 눈여겨 보는 것은 당연했다. 하물며 학생회장까지 하고 있었으니, 어쩌면 정말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그는 사람이 아닐지도 몰라. 그의 흑비단과 같은 머릿결과 루비보다 더 붉은 핏빛 같은 눈동자는 그가 도저히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게 만들었다. 한 학년 아래에 동생이 있다고 하지만, 그 동생은 오히려 반대인 것 같았고. 그렇다면 그가 유독 특이한 것이 맞겠지. 어릴 적부터 그랬을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하카제 카오루가 그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다. 그야, 당연하지 않나. 하카제 카오루, 그는 여성을 좋아하고, 남성을 싫어하며, 자기 관리에 철저함과 동시에 교내 생활에는 관심조차 갖지 않았다. 그가 레이에 대해 알게 된 것도 그가 라이브 하우스에서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었지, 아니었다면 그저 소문에 지나지 않은 것만 듣고 넘겼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까, 이렇게까지 구구절절한 것은 당시에만 해도 아니, 적어도 그 후 1년 이상은 그에게 관심조차 없었다는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함이었다. 그 사이에 그에 대해 알게 된 것도 많아졌고, 알게 된 이상 무시할 수 조차 없게 되었다. 바로 옆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는데, 울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모른 척 하는 것은 그의 성격상 맞지도 않았고 어울리지도 않았다. 오히려 무시하려다가 괜히 찝찝해서 다가가는 것이 당연할 정도였다. 운다니, 누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으나, 하카제 카오루는 오히려 그렇게 느껴졌다. 웃고 있는 것은 울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그런 생각에 확신이 든 것은 1년 전 여름의 어느 날, 장마로인해 비가 잔뜩 내리던 날이었다.


아, 오늘도 비인가. TV에서 장마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며칠 내리 비가 내리던 날이었다. 그 날도 여느 때와 다름 없는 여름날의 학교였고, 습기 가득한 꿉꿉함에 답답해하던 중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비가 내려 온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다는 점 뿐이었으니, 모두의 불쾌지수가 상당히 높아져 있는 때이기도 했다. 학생회장인 텐쇼인 에이치는 몸 관리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했고, 시도때도 없이 날아다니던 하얀 비둘기 역시 사라진지 오래였다. 운동장에서 달리던 학생들은 농구부와 테니스부와 합의 하에 강당을 날짜에 따라 나눠 쓰기로 하기까지 했으니, 장마는 모두에게 있어서 그저 꿉꿉할 뿐인 날이었다. 마침 카오루 역시 서핑을 하러 가지 못한 며칠 탓에 기분이 상당히 저조해 있었다. 그러다 문득 복도의 창문으로 내려다 본 바깥에 그늘도 아닌 곳에서, 우산도 없이 홀로 서 있는 그를 보았을 때는 저러다 금방 들어오겠지 싶었다. 그러나 신경 쓰이는 것은 역시나 마찬가지였던 탓에, 카오루는 결국 아, 정말! 하고 괜히 툴툴거리며 우산을 하나 더 챙겨 바깥으로 걸음을 옮겼다.

“사쿠마 씨, 여기서 뭐해?”

“오오, 카오루 군.”

그러다 감기 걸려. 하고 말하려던 그의 말문이 턱하고 막혔다. 이유는 없었다. 분명 웃고 있었고, 언제나와 같은 연장자 행세를 하려는 모두를 감싸주는 다정한 미소였으나, 카오루는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 감각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보다 1년 전, 주변의 소문이 험악해지고 과격해지며, 그들을 향한 증오가 쌓이던 그 때 들었던 감각이었다. 그러나 그 때는 최대한 모르는 척 했었다. 엮이고 싶지 않으니까. 귀찮은 일에 말려들고 싶지 않으니까. 그런 이유로 그를 모른 척 했었다. 그래서 당신이 그렇게 늙은 척 행동하는 거야? 그런 의문이 치고 올라왔으나 내뱉지는 않았다. 내뱉었다가는 꼭, 후회할 것만 같았다.

카오루는 비를 맞으며 웃는 그를 보며, 어쩐지 그가 깊은 곳에서는 울고 있는 것만 같다고 느껴졌다. 착각일 수도 있었다. 착각이기를 바랐다. 그러나 이 불안감이 도저히 착각이 아님을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카오루 군? 하고 자신을 부르는 그의 목소리에 어어, 하고 정신을 차리고서는 그러다 감기 걸린다며 우산을 펼쳐 쥐어주고 그대로 손을 잡아 교내로 들어왔다. 이 사람은 적어도 졸업하기 전까지는 내가 챙겨줘야겠어. 그런 생각을 그 때 처음으로 했었다. 그야, 같은 유닛의 리더니까. 동급생인 내가 안 챙기면 그는 분명 후배들만 챙길 테니까.

그 때 이후로 카오루는 조금 더 세심하게 그를 살폈다. 물론 티가 안 날 정도였으나, 레이는 금방 눈치챘을지도 몰랐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는 눈치가 굉장히 빠른 편이고 주변의 변화에 민감한 편이니, 어쩌면 알면서도 모른 척 해준 것일 수도 있었다. 그렇게 알게 된 것은, 레이는 스스로에 대해 둔감한 편이며, 이상할 정도로 자신의 몸을 챙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마치 꼭 온 몸을 태워 불타오르고, 끝내 재로 변해가는 장작과도 같다고 느꼈다. 불씨는, 후배들의 성장이었다.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이타적利他的일 수가 있어? 카오루로서는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귀찮은 존재로만 여겨졌던 그에 대해서 조금씩 바뀌어가기 시작했다. 미련한 사람, 바보 같은 사람.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고서는, 안타깝고 안쓰러운 사람이 되어 있었다. 당신도 나와 같은 인간인데. 어째서 당신은 스스로를 괴물이라 칭하는 걸까. 카오루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그래서 답례제 때, 그를 그렇게 열심히 설득했었다. 이대로 두었다가는 그는 스스로를 억압하고 더욱 가두기만 할 것 같아서, 그런 모습은 자신이 더욱 보기 싫어서 그를 더 설득했다. 끝없는 설득과 구애 끝에, 비로소 그는 파트너를 받아들이고 조금씩 기대어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어찌나 행복했는지, 카오루는 괜스레 뿌듯해질 정도였다.

그로부터 몇 년이 더 지나고 난 후, 후배들까지 모두 졸업을 하고 완전체의 언데드가 되었을 무렵에는 레이는 이제 카오루에게 완전히 기대고 의지하기 시작했다. 비록 단 둘이 있을 때 한정이었으나, 카오루는 그마저도 장족의 발전이라며 레이를 다독여주었다. 이제는 웃기만 할 뿐만 아니라 카오루 앞에서는 눈물도 보였고, 분노도 내보였다. 그렇게 큰 감정의 변화를 내보인 것은 아니었으나, 워낙 상대에 대해 눈치가 빨랐던 카오루였기에 조금의 힌트가 던져지기만 해도 금세 알아차리고 그의 곁으로 쪼르르 달려가주었다. 카오루는 이제, 레이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둘도 없는 소중한 파트너였다. 그리고 그것은, 카오루 역시 마찬가지였다.

레이는 객관적으로나 주관적으로나 굉장히 의지가 되는 존재였다. 사실 그의 눈부신 재능을 보고 있기만 하더라도 그는 충분히 의지가 되고 버팀이 되는 존재나 다름 없었다. 다만 카오루는, 그것을 그저 보고만 있고 싶지 않았다. 옆에서, 그의 곁에 나란히 서서, 그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싶었다. 더는 그의 그늘 안에만 있는 어린애처럼 굴고 싶지 않았다. 그랬기에 악착같이 노력했다. 노력하고 노력해서, 레이의 곁에 자리를 잡았다. 레이 역시, 이제는 카오루의 곁을 자신의 공간이라 인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카오루는, 그제서야 레이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자각한 것이었다.

아, 어떻게 이럴 수가. 카오루는 스스로의 마음에 경악했다. 처음에는 그저 동경, 존경과도 같은 감정이라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쿠마 레이라는 존재는 무이無二하며, 그 재능은 눈이 부시도록 화려했으니까. 그러니까, 같은 곳을 바라보는 이라면 누구든 그를 존경하고 동경하게 될 것이었다. 분명 그럴 것이었다. 같은 유닛의 후배들 역시 그를 존경하고 따르고, 그의 발자취를 뒤좇으려 하고 있지 않은가. 그랬기에 카오루 역시 자신의 마음이 동일한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곁에 있고 싶다, 그에게 의지가 되고 싶다. 그런 생각을 했을 때부터 이미 전혀 다른 마음이었음에도, 카오루는 여태까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정말 놀랍게도, 지금까지 쭉.

그러니 이렇게 구구절절 변명을 하는 것조차 카오루에게 있어서 그저 자신이 사쿠마 레이를 좋아한다는 그 증거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스스로도 그것을 알면서도, 계속 스스로에게 변명을 하고 아니라고 부정을 했다. 내가 레이 군을? 내가? 도저히 알 수 없다는 듯이 굴면서 애써 부정해왔었다. 그러니까, 과거의 이야기라는 뜻이라는 것은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부정을 하는 것이 어쩐지 더 비참해지는 느낌이 들어, 그저 가볍게 인정해버리고 말았다. 여태 여성을 좋아하던 스스로가 남성을, 그것도 파트너를 좋아한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았으나, 어쨌든 감정이 향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고, 그것을 받아들였다. 그것이 지금의 현실이었다.

그리고 카오루는 지금, 그에게 고백하러 갈 생각이었다.


사쿠마 레이는 하카제 카오루에 대해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었다. 이쪽 역시, 과거형이라는 것은 현재는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3학년, 졸업 전 마지막 여름의 장마철. 그 때 처음으로 카오루는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 올곧은 시선이 레이에게 있어서 그 무엇보다 아름답고, 또 빛나는 보석과도 같아서 이전부터 조금씩 듣기만 하던 그의 행동을 직접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그를 보고 있으면 눅눅하기만 했던 자신의 안이 따스한 햇볕에 말려져 뽀송해지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같은 날, 카오루 역시 자신을 신경쓰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알았으나, 크게 무언가를 하지 않았다. 자신은 그저, 그들이 나아갈 가시밭길을 더욱 버틸 수 있도록 해줄 뿐이었다. 자신이 할 마지막 역할은 그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니까, 카오루가 자신을 설득하고 같이 아이돌을 하게 되는 미래는 상상도 못했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것이, 지금은 현실이 되어버렸지만.

눅눅하던 장마날, 그 때부터 레이의 한 구석에는 카오루가 깊게 자리잡고 들어와 있었다. 우울할 때면 그가 따스하게 안아주었고, 감싸주었다. 눈과 비가 섞여 눅눅해진 자신을 따스한 봄날로 바꿔주었다. 그런 사람을, 존재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인생에 평생 다시 없을 것만 같은 존재를, 과연 그 어떤 인간이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적어도 레이는 그런 사람은 없을 것임을 장담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역시 자신과 같은 마음일 거라는 확신은 없었다. 연기는 그 누구보다 잘 할 자신이 있었던 덕분에 레이는 꾸준히 아닌 척, 그런 마음이 아닌 척 카오루를 평소처럼 대했다. 그러나 인간인 탓에 제 마음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니, 그의 마음은 여전히 눈과 비로 눅눅해져 어둡기만 할 뿐이었다.

“좋아해, 레이 군.”

그러니, 이런 식으로 그가 고백해 온다는 상황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당황해서 벙찐 레이에게, 카오루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붉어진 얼굴에, 초조한 듯 뒷목을 쓸어내리는 카오루의 행동은 도저히 거짓이나 연기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이것이 연기라면, 카오루는 굉장한 배우일 것이다. 그러나 레이는, 아무리 봐도 이것이 연기처럼은 느껴지지 않았다. 시선을 제대로 마주하면서도 초조해보이는 손짓, 그리고 행동에 레이는 더욱 멍해질 뿐이었다. 그런 레이를 두고, 카오루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본인도 카오루 군을 좋아하는구먼?”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야. 다시 말할게. 사랑해, 레이 군.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

“…….”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사쿠마 레이, 당신이 좋다고. 당신이 받아주지 않는다고 해도 좋다고. 다만 자신이 이렇게 너를 사랑하고 있음을 알아달라고. 나는 그걸로 충분하다고, 계속해서 끊임없이 말을 이었다. 그걸로 될 리가 없음을 레이는 잘 알고 있었다. 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망치는지, 그로 인해 사람이 어디까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지, 그는 이미 어릴 적부터 충분히 많은 사례를 봐왔다. 그래서 더욱 내보이지 않으려 했던 것이었는데. 이렇게까지 고백을 받아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 누구에게서 배운 적이 없었다. 카오루는 그가 고백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를 두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런 애처로운 고백이 있을 수도 있는 건가? 레이는, 도저히 그의 생각을 알 수가 없었다. 보통 고백이라 함은 상대가 같은 마음이기를 기대하고 하는 것 아닌가.

“자네는…, 본인이 받을 거라는 생각은 안 하는 겐가?”

떨떠름한 듯 묻는 레이의 질문에, 카오루는 아하하, 하고 웃으며 태연히 입을 열었다.

“받아준다면 정말, 정말로 더 없이 기쁜 일이겠지만, 나는 레이 군이 나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몰라. 레이 군이 말해준 적 없잖아. 그러니까 레이 군이 받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하거나 하지는 않을 거야. 사람 마음이 다 같을 수는 없는 걸.”

“…….”

“하지만, 레이 군이 나랑 같은 마음이라면, 다른 것 신경쓰지 않고 나랑 같은 마음이라면 받아줬으면 좋겠어.”

웃으며 말하는 카오루의 모습에 레이는 순간 말문이 턱 막혔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까지 올곧을 수가 있을까. 이렇게까지 올곧게 타인을 바라볼 수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그제서야 레이는 스스로를 살필 수가 있었다. 불안감에 심각하게 떨리는 손에, 유리창에 비춰진 형편없이 일그러진 얼굴은 그 누구도 언제나 여유롭던 사쿠마 레이라고 보지 못할 정도였다. 레이는 눈을 질끈 감았다.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개를 떨군 채로 한참동안 생각에 잠겼다. 카오루는 그 긴 시간동안, 그저 말 없이 레이의 앞에 서서 그의 대답을 기다려주었다.

“…카오루 군.”

“응, 레이 군.”

어쩌면 이 사람이라면 내 모든 걸 다 맡겨도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끊임없이 머릿속에서 맴돌기 시작했다. 레이는 천천히, 그리고 아주 조심히 한 걸음을 내딛었다. 어두운, 그늘 지고 습한, 먹구름이 낀 눅눅한 장마철에 따스한 햇빛이 들기 시작한 날이었다. 끊임없이 그의 뒤를 좇고, 따르고 기어코 그의 옆에 서기 시작한지 몇 년. 이제서야 그들은 서로를 마주보기 시작했다.

엇갈리기만 하던 이들이, 단 한 번을 서로가 마주하지 못했던 그들이 계속해서 뒷모습만을 바라보다 이제서야 그 결실이 맺어졌다. 어떠한 고난도, 험난한 시련도 언제나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할 것이다. 언제나, 당연히 그랬듯이, 장마가 끝난 후에는 햇빛이 드는 법이니까. 그러니 그들은 이제 서로의 등만 보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서로를 믿으며, 서로를 의지하고 사랑하며, 언제고 그 손을 놓지 않을 것이니까. 사랑이란, 당연히 그런 것 아니겠는가. 상대를 믿으며, 상대가 사랑하는 자신을 믿는다. 서로에 대한 신뢰로 가득 채우는 애정 방식.

비와 눈을 맞으며 모든 것을 홀로 감내하던 작은 고양이의 곁에 따스한 햇살을 비춰주는 여우가 들어서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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