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白華之怨

예연


나의 사랑에게

네가 이 편지를 발견했다는 것은 내가 이미 죽었다는 소리가 되겠지. 너만 두고 간다는 것이 마음이 편치 않지만, 그래도 너라면 금방 잘 이겨낼 거라고 믿어. 너는 항상 그랬으니까.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으니 너와 지냈던 일들이 바로 전 일처럼 떠오르는 기분이야. 아직 너와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은데. 너만 두고 가서 미안해.

내가 이걸 쓰는 이유는, 네가 너무 많이 슬퍼하지 않았으면 해서야. 내 아이를 잃고, 너는 나를 대신해 많이 울고 슬퍼해줬었지. 마음이 여린, 나의 사랑. 내 소중한 반쪽. 아이를 찾는 건, 음, 그만두는게 좋을 것 같아. 찾지 못할 것 같고. 사실 아이를 잃었을 때, 찾는 건 포기한 상태였어.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지만, 뒷배는 알고 있었거든. 모를 수가 없지. 너도 아마, 알고 있을 수도 있겠다. 아이는 날 닮았을테니까 잘 살아남을 거야. 그러길 바라야지.

다음 해 봄에, 너와 같이 꽃 구경을 가고 싶었는데 갈 수 없게 되어 그건 아쉬운 것 같아. 꽃나무 아래에 맑게 웃는 네 모습을 보는 것이 봄의 가장 즐거운 일이었는데. 내 계절인데도 너를 보지 못하는 건 슬프네. 너를 마지막으로 보지 못한다는 것도 아쉬운 것 같아. 그래도 네 얼굴은 눈만 감으면 선명하게 떠오르니까 괜찮지 않을까 생각도 해.

너와 함께 나누었던 추억들은 모두 소중히 보관해뒀어. 네가 이걸 보면서 나를 떠올려주면 좋겠지만, 그래도 너무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해. 네가 나 때문에 힘들어하는 건 오히려 보기 힘든 일이니까. 나는 아마, 금방 환생길에 오르겠지. 신수이기도 하고, 사신수였으니까. 다음 생에는 기억이 없겠지만, 그래도 너와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그래도 네가 너무 일찍 환생길에 오르지 않았으면 해. 너는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즐기고, 그러고 왔으면 좋겠어. 되도록이면 그 집안에서도 나오고.

그래도, 아주 만약에 네가 내 아이를 만난다면, 그렇다면 그 아이에게 전해주었으면 좋겠어. 우리가 아이를 얼마나 기다려왔고 사랑했는지. 네가 그 아이를 얼마나 사랑해줬는지도. 나를 닮은 아이라면 너는 분명 바로 알아볼테니까.

역시 너를 두고 눈을 감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 사랑하는 너를 두고 가야한다니, 이처럼 비참한 일이 또 어디에 있을까. 그래도 네가 너무 많이 울지 않았으면 좋겠어. 웃는 날이 더 많았으면 좋겠고, 기쁜 날이 더 많았으면 좋겠어. 나 때문에 너무 슬퍼하지는 말아. 너의 슬픔은 내가 모두 가져갈게. 나는 청룡이잖아. 이 세상의 모든 물은, 모두 내 아래에서 움직이는 걸 너도 알잖아. 그러니 너는 최대한 많이 웃어줘.

사랑하는 내 반쪽. 내 작고 여린 범虎아. 항상 건강하고, 아프지 말고. 그리고 너무 이르게 오지는 마렴.

사랑해.

너의 바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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