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더스 게이트3 승천 아스타리온맨서 문답

원본 : https://posty.pe/gbp5n0

다들 캐이입으로 쓰시는 거 같더라구요? 그뭔씹이긴 하지만 바드 헤일 입장으로 써보겠습니다. 오리지널 설정 매우 다수, 아스타리온 캐붕 있을듯(…….)

만일 헤일이 대답하기 어려운 거라면 전지적 3인칭 시점으로 비전통찰대성공 띄워 서술해드리겠슴다

1. 소중한 시간을 내어 다과회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콘쏘트, 자비롭게 아량을 베풀어 주인님과 당신을 소개해주십사 간청드려도 괜찮을까요?(영수증O, 간단한 썰O)

만나서 반가워, 그리고 존칭이나 높임말은 필요 없어. 내 이름은 헤일, 성은……. 우리의 교우관계가 깊어진다면 말 해 주도록 하겠네.

전승학파의 채록자고, 음유시인이며, 연주자, 공연가……. ‘바드 헤일’명의로는 여러 여행집을 엮어 냈지. 대중들에게는 그게 더 가깝게 느껴지겠네. 여러 업적들과 칭호가 있겠지만 자랑시간도 아니니 하나 꼽자면 지금은 아스타리온의 반려가 맞아.

‘주인’. 주인이라, 당사자 앞에서 이야기하면 간만에 음담패설 말고 다른 말로 얼굴 붉히는 꼴을 보겠네. 만일 ‘(구) 자르 성’, ‘(현) 백색의 성’의 주인이라 말 하는 거라면 맞겠지만. 내가 한 백, 백 오십년 인가……. 그 시기에 걸쳐서 장황한 연설과 설득 끝에 서로에게 주와 종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기로 했어, 물론 세상엔 우리 말고도 미친놈들이 많다는 경험을 주고 나서야 납득한 거 같았어.

(영수증?이 뭔가요……?)

이 지점에서 헤일이 경어를 사용하지 않는단 사실을 알 수 있다. 상대를 아래로 보고 있거나, 혹은 친밀해지려는 의도를 갖고 일부러 가볍게 대하고 있거나. 혹은 둘 다 일수도 있겠다. 오랜 시간 친밀한 태도로 살아온 능구렁이가 이젠 이무기의 자리에 아무렇지도 않게 올라서서 고점을 점령하는 감각. 불행인지, 다행인지. 살의를 갖고 있진 않다.

2. 초월체 부부께서 서로를 부르는 호칭(혹은 애칭)이 무엇일까요?(올쳥/@tadporori, 발따곰/@Mogi_90m)

그는 날 부를때 이름은 기본이고 자기, 달링은 입버릇인데다 세상 모든 달고 맛있는 디저트로 나를 부르곤 해. 언젠가 날 벌집Honeycomb(우리나라로 치면 달고나 같은 사탕인데 구멍이 벌집처럼 콩콩 나있어서 서양에선 허니콤 토피Honeycomb toffee라고도 불러요)으로 불렀을 때에는 ‘그럼 너는 꿀벌인가?’라고 무의식적으로 대답한 적도 있었지. 그거때문에 오해가 쌓여서 한바탕 전투적인 음악이 흐른 적이 있었는데, 어찌됐건 그 이후로 가공이나 요리가 된 디저트까지만 부르기로 합의했어.

나는 시기에 따라 달라지긴 했는데, 초기에 그를 부를 때 이름과 ‘너’로 불렀었고 몇 십년 지나서야 자기……. 같은 칭호를 붙여봤지. 흔한 애칭이긴 하지만 내가 그렇게 사랑하는 존재가 있을까, 란 의문을 떨치는데 걸린게 몇 십년이 지난 뒤라니. 나도 인정 참 느리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

2-1. 그중 콘쏘트께서 가장 좋아하는 애칭은 무엇일까요?(Meta/@metamorphobg)

달링. 그 입 안에 도는 그 감각이 좋아.

3. 콘쏘트께서 검은 미사(승천)을 도운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쭈오/@zzu_bg3)

(참고)

음……. (이 즈음에서 헤일은 할 말을 고르는 듯 턱을 괴고 눈을 가볍게 감았다.)

당시엔 그가 그렇게 변할 줄은 모르고 한 선택이지. 발더스게이트는 내가 나고 자란 고향이었고, 아무리 시궁창이라 하더라도 내 집이야. 그걸 지키려는 행위였지. 뱀파이어 스폰 7,000명. 그리고 뱀파이어 초월체 하나. 단순 숫자로만 계산했어. 칠천의 뱀파이어 스폰이 12만 5천명의 비무장 민간인과 정면충돌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있었잖아. 나는 그래서 ‘안 된다.’ 라고 한 거고.

마지막에 그 절박한 얼굴을 보곤 결정이 기운 것도 있겠다만, 아버지는 매번 말 했거든. 나쁜 결정과 더 나쁜 결정중에 더 행복할만한 선택지로 고르라고. 그 올챙이가 없어도 햇빛을 받을 수 있게 한 건 덤일 수도 있어. 거기에 내 유년시절에 대한 복수도 더해서.

마지막 소절에서 헤일의 시선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스타리온이 색채로 가득한 지상을 걸어다니는 건 덤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이 섞였을 것이다. 자신은 지상을 방랑하는 학자, 사랑하는 이를 버리고 갈 수는 없단 무의식중의 계산이 떠다니고, 그로 인해 벌어진 죄는 결국 자신이 받게된 걸 알고 있다. 속죄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기만이니.

4. 초월체 부군과의 생활에 얼마나 만족하고 계실까요?(쭈오/@zzu_bg3)

다 좋은 건 아니지, 둘이 여행을 다닌다는 건 그만큼 의견의 충돌이 있단 소리야. 우리 ‘초월체 부군’(헤일은 해당 단어들을 유난히 극적으로 발음하고, 손을 뻗는 동작까지 겸했다.)께서는 항상 제 반려가 비싸고 안전한 자리에 있어야 한다며 길길이 설득하던 때가 있었지. 내가 뭐 하는 놈인지 몇 번이나 말했는데도 말야. 난 여행수기를 작성하기도 하지만 본업은 ‘채록자’야, 해당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노래를 모아서 분석하고 논문을 제출한다고. 그들과 비슷하게 사는 건 어려울지 몰라도, 그들과 부대끼고 같이 놀아야 한다는거지!

결국 반반씩 타협했어, 어찌됐건 저쪽도 내 직업때문에 자르 성에 있을 생각 안하고 같이 딸려다니는 중이니까. 일정의 반은 채록, 일정의 반은 호화로운 휴식으로. 이건 라마지스 탑 지붕에 거꾸로 매달려 연주하는 정도의 퍼포먼스를 하고 나서야 받아준 거라, 남편 되시는 분께선 불만이 가득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돌려말하면 이정도 불만 빼고 나머지는 만족하고 있어.

5. 초월체 부군께서 콘쏘트를 지배하시고자 하는 데 거부하시나요? 아니면 순종하시나요?(쭈오/@zzu_bg3)

하……. (헤일은 손을 들어 얼굴을 가리며 한숨을 내보냈다.)

날 뱀파이어로 만든 것도 내 허락 하나도 없던 상태였고, 그 반동으로 내가 네더브레인 토벌 파티 나갈뻔했단 거 말 했던가? 그날 걔가 내 바이올린 안 돌려줬으면 나 혼자 네더브레인 때려잡고 에메랄드 숲까지 걸어가서 장렬히 잿가루 됐을거야.

그 꼴 보고 나서 날 지배하려고 했다면 내가 우리 가문(하메른)에서 대신 총대매고 자르 궁 터트렸겠지?

6. 초월체 부군의 배우자가 되며 잃으셔야 했던 것 중 가장 아쉬운 것은 무엇이신가요? 예를 든다면 더는 좋아하는 음식을 드시지 못하게 되었다든가…….(겸재/@Melinoia__)

죽음. 아, 우리라고 해서 아주 못 죽는 건 아니니까 아닌가. (그래도 부정하진 않는다. 헤일에게 죽음은 어느정도 중요한 요소였던듯 싶다.)

정확히는 정을 붙인 가까운 필멸자에게 죽음이란 이름의 끝없는 이별만을 바라보게 됐잖아. 그게 가장 슬프지, 결국 나와 반려만이 오롯이 남아선 결말을 알아 그 어느것에도 정을 주지 못하게 되는, 공포.

근데 또 웃긴 건, 우린 또 사랑하게 될 거란 말야. 우리 서로 뿐만 아니라, 거쳐온 모든 것들을.

7. 초월체 부군이 무섭다고 생각하신 적이 있으실까요?(집밥식당/@Jipbapsikdang)

오랜 세월 같이 살아봐서 아는데, 내면의 공포를 지배성향으로 승화시키는 행위가 무섭진 않아.

물론 제출 직전 논문 뺏어가서 며칠 안 돌려준 건 좀……. 그건 다른 의미로 무서웠어. 안그래도 비슷하게 경쟁 논문 내던 다른 학자가 있어서 한시가 급한데 그걸……. 자기를 며칠 안 본다는 이유로…….

8. 초월체 부군께 제일 서운한 순간은 언제이신가요?(할/@bdgham47)

누구 하나 몰래 물어서 종으로 만들면 서운하겠지만 송곳니 간수는 잘 하더라, 아무래도 처음으로 만든 뱀파이어가 그렇게 심하게 한바탕 난리장판을 만들고 소동을 일으켰으니 충격이 크긴 했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감내하진 않아.

9. 초월체 부부께서 한 날, 한 시에 아름다운 서사를 끝내고 함께 영면을 맞이하게 되신다면 어떤 방식으로 마침표를 찍길 바라실까요?(랑래/@rang_re__)

아, 언젠가 고대의 존재와 계약을 한 워락을 만난 적이 있어. 그 고대의 존재가 내게 뭐랬더라……. 내 사후 영혼은 방랑계를 떠돌게 될 거라고 했었거든, 그러니 끝없는 여정을 떠나게 됐다고 노래로 남는 것도 좋겠어.

*뻘소리지만 헤일의 영혼은 고대의 존재 중 한 신이 어떤 목적을 위해 가져간단 설정이(계약X, 단순히 영혼이 필요해서 가져감O) 있습니다. 아스타리온은 이런 진실을 언제 깨달을지 모르겠다만…….

10. 절대자와의 결전에서 승리한 뒤 주인 부부께서는 두 분의 선홍빛 안식처(자르 궁전/안쿠닌 성)을 어떻게 꾸미셨는지 궁금합니다(발따곰/@Mogi_90m)

(박장대소), 아 미안해. 그때 생각해도 웃기네, 나는 모어랑 아일린이 날 위해 그정도로 행동할 줄은 몰랐는데.

궁금해하니 말해주지. 아스카틀라 여행이 끝나고 발더스게이트로 돌아오니, 길 딴데로 새지 말고 바로 자르 궁으로 오라는 소식이 있었어. 대체 뭔 일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 궁에 가 보니 뭐. 궁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있었지.

시체 처리해달라고 했더니 집을 처리해버린 거야!

난 타샤의 끔찍한 웃음 맞은 거마냥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웃었고 내 반려 되는 사람은 당황인지 황당인지 분노인지 질색인지 모를 얼굴을 하고선 길길이 날뛰며 이게 무슨 일이냐고 추궁했지만 그들 중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었어. 독심술 물약 마시고서 대화해봤는데, 궁이 무너지기 전에 지진이 일어나고, 그대로 폭삭 무너졌다는 거야.

발더스게이트 전투가 있던 때처럼 지층이 한 번 흔들렸다니까 아마도 지하던전 내에도 폭발물이 있었을 거란 추측은 있지. 뭐, 그래도 사상자는 없었대. 그걸로 다행 아니겠어?

나중에 가서야 그 궁을 터트린게 간드와 아이언핸드 노움들이 만든 폭약과 내가 야영지에 모셔놨던 불포도주를 포함한 화약들이었다는 걸 알아챘지. 그럼 이걸 누가 만졌겠어. 아무래도 내 짐의 위치를 알고 있던 사람들 중 하나였을 거고 아스카틀라 여행 직전까지 발더스게이트에 있던 우리 가족들 중 하나겠지. 이건 음, 내 유년기와 관련된 이야기였으니 그들이 더 날뛸만도 하고.

어찌됐건! 질문이 뭐였더라, 꾸미기 전에 다시 짓는데도 좀 오래걸리긴 했어. 설계 단계서부터 다시 들어가야 했으니까. 전체적으로 밝은 집을 원하긴 해서 밝은색 대리석과, 자연의 향기가 느끼고 싶어 각지에서 공수해온 목재들도 한둘 섞였고. 공용공간과 반려의 공간은 앤틱, 내 개인공간은 에스닉에 가까워.

궁전이라고 해서 무조건 폐쇄적이고 어둡게 만들면 우울하고 매몰된 감각만 느껴지니까 최대한 지양하고. -나는 개인적으로 뱀파이어들이 가지는 우울감과 음침함은, 햇빛과 흐르는 물, 마늘같이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여러 규칙때문에 한 곳에 어둠침침하게 묶여 있어 생기는 우울증의 영향이라 생각하는데. 실제로도……. (말과 함께 손을 휘적이다가 함구합니다.) 아무튼 이에 대한 토론은 나중에 하도록 하고.- 햇빛을 최대한 받으면서 아늑한 감각이 들도록 최대한 신경썼어.

근데 웃긴거 아나? 난 아직도 논문 쓸때면 내 집에서 지내고, 발더스게이트에 왔을 때 하는 일 대다수가 논문 쓰기란 거야. 아, 그래서 아스타리온이 그렇게 내 논문에 질투를 했나?

*헤일의 옛 바이올린이 그의 악기방에 전시돼 있다. 잊지 못할 상처의 순간은 있다는 듯 폭발의 순간 그대로 복구하지 못한 채 방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11. 초월체 부군과 함께 어떤 하루를 보내시는지,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여쭤봐도 괜찮을까요?(다미/@Vita_Heart_D, 발따곰/@Mogi_90m)

여행중에는 이런저런 이야기 채록을 하거나 즐거운 일거리가 있다면 불나방처럼 뛰어들어 같이 모험을 하곤 하지. -물론 보통은 내가 먼저 뛰어들고 아스타리온이 뒤따라 들어와 내 고삐를 잡으러 오지만.-

일 안 할 때에는 침대나 소파에 같이 드러누워있지. 왜, 나라고 언제나 활기차진 않아. 별개로 정말 딱 한 번. 알몸으로 그의 몸 위에 올라앉은 적이 있는데, 내가 그 상황이 너무 웃겨서 웃기만 하다가 관두자고 했어.

그를 위한 개인 연주회도 열어주지. 보통은 내가 주도하는 독주회고. 그럼 나는 내가 갈고 닦았던 여러 악기들을 꺼내 보여주고. 연주하기도 하고.

12. 초월체 부군께서 각종 사업과 집무로 다망하실 때, 혹은 부재중이실 때 콘쏘트께서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실까요?(Meta/@metamorphobg, 다미/@Vita_Heart_D)

발더스 게이트로 돌아오면 내 집에 틀어박혀 수집한 책과 자료들을 모아서 논문 작성을 시작하지. 그럼 그 밝은 집과 어울리지 않게 어둠에서 뭔가 하시려는 반려분께선 자기 일도 좀 하고. 어차피 여행이 본업인 사람이라 집에서 할 일은 그리 많지 않아.

논문 작성과 내 앞으로 온 편지의 답신을 적어 보내고, 일일 강의나 연설 약속에 맞춰 나가기도 하고. 가끔 들어오는 연주회 참석 요청같은게 들면 연주회에 연주자 자격으로 참가해서 연주하기도 하고. 사교회는 이제 취향이 아니라서 안 가. 소서러 잡화점에 가서 책들을 구경하거나, 변장하고 발더스게이트를 한 바퀴 돌면서 길거리 연주를 하기도 해.

한번은 연주회에 연주자로 참여해 연주하는 중에 관객 중에 익숙한 얼굴의 창백한 엘프가 있었지. 극이 끝나고 공사다망할텐데 왜 왔냐고 물으니 ‘멋진 달링을 자랑함과 동시에 당신에게 쏠리는 모두의 시선을 질투하기 위해 왔어.’라는데 이젠 그거마저 사랑스러워서 웃기만 했어.

13. 콘쏘트께서는 초월체 부군을 얼마나 오랜 시간 마주하지 않고 견디실 수 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발따곰/@Mogi_90m)

웃기지, 우리는 서로를 오래 못 봐도 된다고 말 할 수 있는데도. 한 이틀 못 보면 바로 불안해지는게.

14. 초월체 부부께서 즐겨 입으시는 의복이 궁금합니다.(발따곰/@Mogi_90m)

여행중에는 무조건 덜 치렁치렁한걸로. 운신에 도움이 되면 더 좋고, 근데 이건 집으로 돌아와도 비슷해, 격식 차려야 하는 곳 아니면 난 보통 가볍고 깔끔하고 잘 여민 옷을 좋아해. 우리 반려 되는 분께선 집에 오면 프릴과 여러 보석이 박힌 고급스런 옷을 좋아해. 자기가 더 별처럼 빛나는데도 그렇게 보석을 찾고, 비싼 옷을 찾아. 불만은 아냐. 그는 분명 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 백색의 궁을 담보로 잡진 않을테니까.

15. 콘쏘트시여, 흡혈은 스스로 터득하셨나요? 아니면 초월체 부군께서 가르쳐주셨을까요?(기차장/@zugderunterweg)

비자발적으로 뱀파이어가 된 첫 날에 해 봤어. 나는 꽤 오랜 시간 좌절해 봐서 아는데, 그렇게 우울히 있어봐야 해결될 일은 없었거든. 그래서 하수도로 가서 내 반려가 자주 먹었던 음식을 잡아서 먹어봤지. 역시 카사도어가 한 건 학대가 맞아.

당시 나는 여러 경우의 수를 생각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모든 선택지를 살펴봐야 했어. 만일 그가 사과해주지 않았다면 야영지의 파티원 중 일부에게 부탁해서 바로 다같이 네더브레인을 잡으러 갈 생각이었고. 만약 그들이 이미 아스타리온에게 당했다면 나 혼자라도 갈 생각이었지. 실패하면, 뭐. 세상은 뱀파이어 하나를 잃은 안도감을 얻었을 거고. 성공했다면 아까 전에 말 했다시피 에메랄드 숲에 가서 햇볕샤워맞고 잿더미가 됐겠지.

16. 초월체 부군과 함께 식사하고 싶은 음식으로 무엇이 있으실까요?(발따곰/@Mogi_90m)

세상의 온갖 산해진미를 먹어봤지만 가끔 단순한 요리도 먹고싶어. 간단한 파스타나, 아니면 크림이 들어간 스프라던가. 사실 사람들이 하는 식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건 아니지. 언제 한번 소를 직접 잡아보고 싶긴 하네.

17. 사랑하면 닮는다고 하지요. 콘쏘트께서는 초월체 부군의 어떤 면모를 닮아가고 계시는가요? 이를테면 말투나 습관 중 사소하고도 세세한 부분을 여쭙고 싶습니다.(포너/@fawnertig)

예전에도 그랬지만 점점 가면 갈수록 뻔뻔해지고 있는 거 같긴 해. 아닌가, 난 원래 기만 잘 하긴 했는데, 잠깐. 그럼 최근에 약간 관심가지고 질투하던 게……?

헤일은 잠깐 혼란스러운 듯 시선을 이리저리 굴리다가 이내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고개를 홰홰 저었습니다.

18. 콘쏘트께서 초월체 부군께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요?(엘쉬/@elsh_bdg3)

너와 나. 모든 사람들이 동등한 인격체란 걸 알기. 남에게 밉보일 사고는 치지 말기……. (이후로 그의 안전을 걱정하는 이야기를 중얼중얼거린다.)

19.콘쏘트께서는 초월체 부군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시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부군께서 머리를 쓰다듬어주시길 바라나요?(성필/@a_star_39)

아, 박쥐로 변했을 때엔 당연히 내가 쓰다듬고 싶고, 아침에 비몽사몽할땐 그가 나를 쓰다듬는 걸 좋아하지. 난 하프엘프인 채 뱀파이어로 고정된 바람에 명상 하나면 충분한 엘프랑 다르게 잠이 필요하거든. 아침에 일어날 적이면 그가 내 머리를 손으로 빗질하는 그 감각이 좋아. 이런 면에선 내가 고양이가 되는 감각이야.

20. 초월체 부군께 있어서 콘쏘트의 어떤 면모를 가장 어여뻐하시고 흡족해하신다고 생각하실까요?(엘쉬/@elsh_bdg3)

그, 글쎄? 내게 수많은 고백을 해왔지만 어떤 면을 제일 좋아한다고 물어보진 않았어……. 그리고 아스타리온의 대외적인 장점이 외모와 선한 영향력, 멋진 화술 등등이 있지만 내가 최고로 따지는 건 자신의 영역 안에 있는 건 지키려고 하는, 그 고슴도치같은 까칠한 다정함이니까. 내 장점을 늘어놔도 당사자의 입장은 다를걸.

21. 초월체 부부께서 가장 좋아하는 서로의 신체 부위는 어디이신지 은밀히 말씀해 주셔요.(르랑/@Lelang_BG3, ma/@stillwav_es)

나는 굳이 하나 꼽자면 손. 그 섬세한 손길로 만들어내는 모든 사건들마저 아름다워.

…근데 지금 자리에 안계신 상대분은 잘 모르겠네. 편지를 한번 보내도록 하지.

그렇게 보낸 전서구는 문답이 끝날 즈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아, 우리 사랑스런 반려의 체향과 혈향이 깊게 남는 목덜미부터 바이올린을 붙든 팔과 손을 보면 박제하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지. 그 몸이 만들어내는 선율을 듣자하면 모든 사람들이 빠질 수밖에 없어.」

22. 콘쏘트께서는 초월체 부군과 안과 밖 중 어디서 데이트를 즐기고 싶으실까요?(발따곰/@Mogi_90m)

밖에 둘이서 돌아다니는 게 좋아. 공원의 구석에 앉아 사람들을 구경하거나, 어쩌면 ‘별장’(양 손의 검지와 중지를 두번 굽히며 강조한다)에 가서 자연을 즐기는 것도 좋지. 도서관에 가서 수많은 책에 잔뜩 깔려있어도 좋고. 근데 뒤에 둘은 안에서 데이트 즐기는 거네, 뭐 결국은 둘이 같이 곁에 있으면 다 좋은건가봐.

23. 초월체 부부께서 함께 공유하시는 취미가 있을까요?(코메트/@comete_game)

내가 음악을 연주할 적이면 가끔 그가 손을 저어주며 지휘를 해주곤 해. 처음에는 음악에 따른 즉흥적인 지휘였지만 어느 순간엔 지휘자에게 배운 듯 전문적으로 강약과 텐션을 조절해주더라. 이후에 어디서 배웠냐고 물어봤더니, 훌륭한 음악가를 충분히 이해하려면 나도 그만큼 음악에 대해 익힐 필요가 있다면서 사람을 초청해 배웠다고 고백하는 말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24. 최근 초월체 부부께서 각자 혹은 함께 푹 빠진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코메트/@comete_game)

긴 세월이 흐르면서 별별 건 다해봤는데 쭉 계속하는 건 모르는 장소를 탐사해보는 거, 새로운 악기를 구하면 연주해보기 정도.

25. 콘쏘트와 초월체 부군께서는 서로가 각각 타인에게 유혹받는다면 어떻게 반응하실까요?(ma/@stillwav_es)

아, 우리 창백하고 아름다운 엘프는 언제나 유혹받기 마련이지. 난 이미 그런 거에 익숙해졌지만 질투 안 하는 건 아니라서, 상대를 말로 현혹시키기도 하고. 말상대를 가로채기도 하지.

나? 나는 글쎄, 사실 바드가 다 그렇듯 여행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일은 자주 해봤으니까. 음악 연주 뿐만 아니라 연설도 해봤고. 그래서 사실 타인의 유혹에 조금은 둔감해. 이미 옆에 자리가 꽉 찬 사람 특유의 둔감함도 있을 걸?

*헤일은 모르는 사실이지만 아스타리온은 만일 헤일이 타인의 유혹받는 장면을 보게 되면 뒷공작을 벌여서라도 떨어뜨려놓을것 같네요. 죽이는 것도 불사할지 모름(…….)

26. 콘쏘트와 초월체 부군께서는 배우자의 외도가 의심된다면 어떻게 행동하실까요? 그리고 실제로도 외도를 저지르고 있었다면 용서하실 수 있는지?(ma/@stillwav_es)

오, 나는 절대 그럴 일 없다는 걸 전제하고 시작하지.

우리 반려는 어떨지 모르겠네, 일단 나는 떠날 때가 됐다……. 같은 생각 하고 내 집에 가서 비전 자물쇠 걸고 칩거할거 같구만.

*헤일은 모르는 사실2 아스타리온은 만일 헤일이 외도를 저지르면… 승천직후의 미친집착수동공격성 광공이 돼서 상대 묶고 헤일은 말뚝박아서 관짝에 박을지도 모를일.

27.[현대AU]콘쏘트께서 즐겨 마시는 음료는 무엇이실까요?(삼아/@sama_balg3)

논문 작성시 커피(블랙/아메리카노>라떼)

손님 접대시 허브티

캔이나 시중에 파는, 가볍게 마실 음료수는 레몬이 첨가된 류, 레모네이드나 아이스티 등등.

주류는 위스키(하이볼 포함)>와인

28.[현대AU]다른 컴패니언 혹은 일행과 동석하였을 때 콘쏘트 혹은 초월체 부군께서 깻잎을 떼어주면 어떨 것 같나요?(ma/@stillwav_es)

맛있겠네 깻잎……. 근데 그것도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려들면 내가 끼어들어서 깻잎 대신 떼주거나 술이나 시키겠어.

29. 복실복실돼지박쥐로드 VS 잘생기고 멋진 뱀파이어 부군(발따곰/@Mogi_90m)

어느 한 쪽도 놓기 싫네. 돼지 박쥐는 보들보들하고 귀엽고. 뱀파이어 부군은 언제나 곁에 있으면 든든하고.

“문제 의도가 좀 웃기는걸, 잘생기고 멋진 뱀파이어 부군은 언제나 그 돼지 박쥐……. 인가가 될 수 있는데.”

언제 왔어? 그럼 후자로 할까? 사실 어디쪽이든 너니까 상관없긴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