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야 너도?

근데 너보단 아닌 듯.

月卯奇話談 by 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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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드림 통합의 날

※ 날조 100%

※ 내드림 + 남에 드림(ㅋㅋ)

지금 이곳, 이슈가르드의 오래된 술집에는 두 명의 유명인이 앉아 나란히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었다. 짙은 머리색의 엘레젠과 밝은 머리색의 엘레젠. 오랜 친우 사이에, 서로 각자 사랑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그러한 두 남정네들. 다른 이들에게는 유명인이고 동경하는 이들이겠으나, 서로에게는 그저 못 보일 꼴 다 보인 허물없는 친우 사이일 뿐이었다. 그런 남정네들이 어째서 이런 곳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가를 논하자면, 조금 시간이 들 이야기였다.

"진짜 어떡하면 좋냐."

"나도 모르겠으니 묻지 마라, 에스티니앙."

"아니, 그래도 너는 좀 머리가 돌아가는 녀석이니까 대책이라도 있을 거 아니야."

"있으면 여기까지 나와있지도 않았다."

이 답 없는 새끼. 네가 할 말은 아니군. 서로에 대한 욕을 하며 그들은 술을 단번에 들이키고 한숨을 내쉬었다. 두 사람이 이렇게 고민을 하는 것은 서로 다른 존재이나, 서로에게 비슷한 의미를 갖는 존재들 탓이었다. 클로스테르망, 그들의 오랜 소꿉친구이자 총장 아이메리크의 오랜 연인. 리니오스, 새벽의 모험가이자 에스티니앙의 짝사랑. 서로 다른 관계이나 정작 로스와 리니 두 사람은 꽤나 친밀한 사이로 지내고 있었다. 듣기로는 초반에는 그렇지도 못했던 것 같지만, 그 땐 그 때고.

로스와 리니는 서로 비슷한 힘을 갖고 있었고, 그랬기에 새벽의 임무에서 서로 같이 다니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랬던 탓인지 다른 세계로 건너갔을 때도, 고대로 건너갔을 때도, 하물며 마지막 결전의 때마저도(!) 둘은 영혼의 쌍둥이 마냥 함께 있었다. 둘에게 물어봐도 두 사람은 이유는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 할 뿐이었다.

그들의 무력은 그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수준이었고, 하물며 한 쪽은 이제 회복 마법 전문으로 돌아섰다. 그러니 그들의 콤비는 최고의 콤비라 자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이들을 과보호하는 이 두 엘레젠은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그냥 안 가면 안 되나? 두 사람은 동시에 그런 생각을 하며 멍하게 허공을 보았다. 술상대를 두고 멍하게 있는 것은 예의가 아닐 수 있겠으나, 그들은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았다. 위험한 우주 비행에서 돌아왔다 싶더니 이제는 매주 고대 세계를 들락거리기 시작했다. 좀 나아져서, 이젠 정착하려나 했는데! 정착은 무슨, 아예 돌아올 곳이 고정적으로 생겨버리니 더 나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엔 두 사람 다 보내지 않으려 했다. 거기가 어딘 줄 알고. 애초에 여태껏 고생만 했는데 또 전투를 하러 보낸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 아닌가. 그러나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했던가. 결국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보내고 만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현재, 두 사람은 각자의 연인을 걱정하며 모인 것이었다.

"그래서, 진짜 뭐 대책 없냐?"

"있으면 이러고 있지도 않다고 아까도 말했다만."

애초에 너는 연애는 하고 있는 건가? 아이메리크의 핵심을 찌르는 질문에 에스티니앙이 움찔거리더니 곧이어 술을 단 번에 들이켰다. 그 모습에 아직이군. 하고 대놓고 말을 해버리는 그의 모습에 에스티니앙은 그를 흘겨보았다. 나쁜놈. 지는 연애하고 있다고 자랑질인가. 어쩐지 의기양양한 것 같은 친우의 모습에 괜히 성질이 나, 그의 다리를 퍽 차버렸다. 물론, 언제나 전투에서 앞서서 나아가는 아이메리크에게는 조금의 티도 나지 않았다.

"하, 너 진짜 짜증난다."

"그러게 누가 고백을 미루라 했던가. 그러다 누군가 채가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나."

"조용히 해."

"그녀는 너와 친우 그 이상의 사이도 아니지 않나. 원래 이런 건 쟁취하는 자가 이기는 건데 말이야."

"조용히 하랬다."

이런 걸 보면 내가 너보단 나은 것 같군. 얌마. 아이메리크의 태연한 놀림에 에스티니앙이 그를 노려보았다. 괜히 술을 들이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저 얄미운 친우 탓인지, 어쩐지 술맛이 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쁜 놈. 아이메리크의 웃음소리가 작게 술집 안에 울려퍼졌다. 진짜 너는 나쁜 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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