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왕

카이진 / Love shine

야미진 기반 카이진

두 사람이 소파에 앉아 있을 때 유우기는 곧잘 카이바의 허벅지를 베고 누웠다.

원체 군살이 없는 데다 근육까지 탄탄하게 붙어 있어 썩 감촉이 좋진 않았다. 그렇게 투덜거리면 카이바는 “베개라면 침실에 있다”고 대꾸하면서도, 한 손으로는 유우기의 머리카락을 살며시 쓸어주었다. 때로는 그의 커다란 손등을 유우기의 뺨에 가만히 대고 있기도 했다.

유우기는 서늘하고도 따스한 두 온도가 뒤섞여 구분이 사라지는 그 경계를 좋아했다.

비슷한 속도로 뛰는 맥박, 누구의 것인지 모를 만큼 닮은 체온도.

그 상태로 잠이 들어, 정신이 들었을 땐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아직 잠에 취해 가늘게 눈을 뜨자 서서히 다가오는 밤이 보였다.

다 지지 않은 태양은 마지막으로 발버둥 치듯 선명한 황금색을 마구 흩뿌리고 있었다. 그 빛은 곧게 뻗어 소파가 있는 곳까지 들이쳤다. 마치 이 세상에서 푸름을 모두 빼앗긴 것처럼 거실은 온통 눈부신 난색투성이였고,

오로지 유우기의 눈가만이 그림자 속에 있었다.

고개를 조금 더 들어 보면 카이바의 손이 보였다. 굳은살이 붙은 손바닥, 쭉 길게 뻗은 손가락, 언뜻 보이는 하얀 손톱 끝자락. 잠든 제 눈 위에 그늘을 드리워주는 손이.

아, 그것이 얼마나 눈부셨던가.

질투인지 다정인지 모를 사소한 행위가 어떻게 이토록 사랑스러울 수가 있을까.

유우기는 아직 깨지 않은 척 다시 눈을 감았다. 곧 있으면 거실도 소파도 모두 새까만 밤에 물들 것이다. 더는 손차양을 만들어줄 필요가 없어지고, 카이바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을 되찾을 터다. 유우기는 그때까지만이라도 조금 더 이 그늘 속에 머물고 싶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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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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