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왕사

✶1 아이의 노을 (23.07.21 재업)

어린 아이의 노을을 마주한 고룡은|플란츠 룬 카이리스+시스파니안

ESAVIR by Riv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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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 시점보다 조금 이후

* 플란츠 로젤리타 서사, 설정 일부, 플란츠-시스파니안 관계 날조 有


플란츠 룬 카이리스는 망나니다.

―는, 대외적인 모습. 이제 와선 두 손을 넘어 신체의 온갖 부위를 다 대어도 못 셀 만큼 많지만 한때 그 본질을 아는 사람은 한 손에 꼽을 이름을 세는 것이 더 빨랐다. 굳이 헤아리자면 아끼고 가엾이 여기지만 드러낼 수 없던 동생, 더 어리던 시절 고요한 겉껍질 아래의 여린 속내를 보았던 동생의 옛 시종, 서로 본의는 아니지만 위아래 층에 거주해서 아침마다 보기 싫어도 얼굴을 마주했던 형님으로 셋 뿐. 아, 마지막은 굳이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았으니 모른다고 보는 것이 더 옳겠지만 그래도 '연기'라는 것은 알았으니 일단은 포함시켜보자. 그조차도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그러나 동생은 확신하지 못하였고, 동생의 옛 시종은 오래 전 쫓겨났으며 형은 앞서 말했듯 알려고 하지 않았으니, 왕궁에 그 본질을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해도 옳았다. 저 셋조차 제외하면 어머니는 관심이 없고, 아버지는 말하는 것이 입 아프고, 주변은 어머니의 사람들이나 욕심만 그득한 이들밖에 없었으니 그러한 무지는 당연한 일이었다. 제 탐욕에 눈을 가린 이들이 드러나지 않는 선의를 인식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왕궁을 드나드는 귀족부터 나에랑샤 거리를 나다니는 건달들까지, 모두가 그리 말했다. 카이리스의 이왕자는 망나니라고.

하지만, 정말 그 모습을 믿는 사람밖에 없었던 걸까?

*

앨런 마나실은 그리 일렀다.

플란츠 룬 카이리스는 똑똑한 아이라고. 망나니인 척하지만 워낙 똑똑하니 제자님의 변화를 알아차릴 만하다고.

지그프리드의 안주인, 세리에 지그프리드는 이른다.

이왕자 플란츠 룬 카이리스는 굉장히 조용했다고. 왕자들이 모두 거치는 로젤리타 때- 그 악명과는 정반대로 그저 조용히, 든 것도 난 것도 모르게 머무르다가 돌아갔다고. 지금은 분명 많이 달라졌지만 그것이 본인의 고요함에 대해 일컫는 말은 아니라고.

이 둘은 플란츠 룬 카이리스의 본질을 눈치챘다. 대마법사 앨런 마나실과 지금의 지그프리드를 옹립한 그 세리에가 워낙에 사려 깊은 이들이라 아이의 어설픈 연기를 알아차렸다기엔 못 알아차린 이들이 워낙 많았다. 이 말인즉, 플란츠가 이들 앞에선 굳이 자신을 숨기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

그렇다면 앨런 마나실과 세리에 지그프리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답은, 앨런 마나실과 세리에 지그프리드가 플란츠 룬 카이리스에게 있어 또 볼 일이 없을 인사였다는 것이다. 칼리안 레인 카이리스라는 변수가 있기 전에는 말이다.

*

그리고 여기, 본래라면 플란츠 룬 카이리스가 또 볼 일이 없었을 사려 깊은 이가 한 명 더 있다.

플란츠는 소리 없이 날아든 검은 나비를 지긋이 응시하였다. 그 어떤 소리도 없이 펼쳐진 투명한 막에 한 번 시선을 주었다가 다시 나비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이 장막은 분명 만남을 보았다간 시끄럽게 짖어댈 아래층 거주인의 눈을 피하기 위함이다.

“…지극히 위대하신-”

이제 그 정도 마나의 구동은 보이기에, 그와 동시에 거의 모든 의도를 읽어냈기에. 플란츠는 느리게 고개를 숙였다. 움직임에 따라 천천히 흐트러져내리는 에메랄드빛 머리카락이 한 올 한 올 보일 정도로 느리게, 국왕 전하께 취하는 그 이상의 예우를 담아서.

“시스파니안을 뵙습니다.”

처음 만났을 적엔 다시 만날 일 없으리라 생각했던. 하지만 또 한번 만나서 대화했고, 이렇게 다시 한번 마주하게 된 아주 오래된 조상에게.

*

로젤리타, 카이리스의 왕족이 15세의 생일을 맞아 지극히 위대한 시스파니안의 의지를 만나러 지그프리드 령까지 갔다가 왕궁으로 귀환하는 성인식.

제2왕자 플란츠 룬 카이리스는 그 길에 일말의 기대도 하지 않았다. 고룡 본인…아니 본룡이라고 해야 하나. 어찌 됐든 그 자체도 아니고 의지를 만나러 가는 길일 뿐이었다. 지그프리드의 사람들을 두 번 만날 일은 없을 테니 벌이고 제 숨만 가빠오는 터뜨려내는 짓을 굳이 할 필요는 없으리라는 것만이 기꺼운 여행길이었다. 그 외에는,자리를 비운 새에 어머니가 동생에게 뭔 짓을 저지르지는 않을까 걱정만이 앞서서 초조하게 왕궁이 있는 쪽을 바라보는 위태로운 하루하루였다.

그렇게 기대없이 만난 조상은.

플란츠는 자신이 그를 닮았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었다. 그 켜켜이 쌓인 세월을 읽어내기엔 가늠할 수도 없을 만큼 어렸지만 그 얼굴이 너무도 익숙했으니까. 생각이 너무 많아서, 그 무엇도 잊지 못해서 짓는 자신의 얼굴이 인간이 아닌 조상의 얼굴에 있었으니까. 그 사실을 못 읽어내기엔 플란츠는 너무나 똑똑했다. 아, 내 머리는 인간의 것이 아니었구나. 빠르게 내린 깨달음이 불현듯 오래 전에 죽였던 호기심을 건드렸다.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 하는. 몇 년을 묵혀오고 썩혀둔 오래된 의문을. 그 답을 찾고자 하는 욕심을.

그리고 인지하지도 못하고 묻어놨던,

어머니의 악행을 알고 있었다. 시종들이나 하인들이 저들끼리만 있는 줄 알고 겁도 없이 어린 왕자의 바로 앞에서 섞고 조합했던 말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보고 배울 것은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인사들밖에 없던 터라, 배우지 않았는데도 그것들이 가장 나쁘다는 것을 알아서 그 많은 나쁜 것 중 제게 그나마 덜 아팠던 방관을 배웠다. 그 역시 나쁘다는 것을 앎에도 삶에 깊숙이 박힌 눈 감는 습관을 뽑아낼 수는 없었다. 그 길이 아닌 길로 갈 힘도, 버틸 힘도 없었다. 배우지 못하고 가로막히고 억압받고 눈을 뜨지 못하던 아이는 무력했다. 

언제나 하는 고민이 있었다. 나는 이대로 괜찮은 것인가. 칼리안을, 내 동생을 이 방식으로 계속 지킬 수 있겠는가. 로젤리타를 거치면 그 아이의 위험은 더욱 심해질 텐데. 어머니는 '프레이야'의 아들을 내버려 두지 않을 텐데…

“…이제 되었다.”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술이 움직이는 것을 얼핏 본 것 같았다. 무슨 말이 숨어있었는지 알 도리가 없어 기억 속에 담아뒀다. 이윽고 나온 조상의 말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 말한 고룡은 불티처럼 막연한 재만을 남겨두곤 아득히 사라졌다. 플란츠는 그가 사라진 자리를 그저 바라보다가 고개를 떨구고 몸을 돌려 나왔다.

이제 되었다- 무엇이 뜻하는 것일까.

짤막한 고민 끝에, 알 수 없는 말은 기억에 묻어두고 어떻게든 최선인 것 같은 길을 선택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것이 서로에게 깊은 상흔을 남긴다 하더라도.

*

오지 마.

…네…? 형님, 갑자기 왜,

오지 말라고. 꼴도 보기 싫으니까.

…형님,

…오지 마.

…네, 죄송해요…

*

플란츠 룬 카이리스는 욕심을 버렸던, 잘못되었던 선택을 기억했다. 그로 인해 잃었던 존재를 떠올렸다. '말을 안 해주면 어떻게 알아', 동생의 기억을 받아들인 동생의 원망으로 머릿속을 채웠다. 무엇을 보고 배워서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알았다. 모든 것을 기억에, 머리에, 인식할 수 있는 모든 곳에 새겨넣고 되새겼다.

영원히 용서받지 못할 이기적이고 바보 같던 그 선택을 잊는 일은, 없다. 이전에도. 이후로도. 잊는 것 없는 머리로 다짐하고 기억했다.

그 어리석은 선택이 불러왔던 결과가 너무도 아팠기 때문에.

“제가 짚은 것이 맞는 겁니까.”

검은 나비는 느리게 어둠의 빛을 발하며 얼마 전 보았던 여인의 형상을 취했다. 동생에게 떠봐서 유추해본 결과 부르며 생각해본 것은 들으실 수 있는 모양이었으니, 짚어본 것이 진실이라는 것 외엔 그녀가 올 이유를 짐작할 수 없었다.

여전히 고요히, 아무도 모르게 드리운 침묵의 장막이 반짝였다. 지고의 용은 눈을 감았다.

“…그래.”

확언을 받은 플란츠 역시, 눈을 감았다.

“아니, 걱정이 더 가깝다.”

그리고 이어지는 꺼내지 않았던 의문에 대한 부정과 예상치 못한 답에, 모습을 감췄던 신록의 달이 느릿한 속도로 다시금 모습을 드러냈다. 걱정, 너무나 어색했던 그 단어. 플란츠는 고개를 들어 어느새 뜨여 있는 루비처럼 아름다운 적안을 물끄러미 올려다보았다.

“걱정이라고요.”

“인간의 몸으로 용의 머리를 가진 아이이니.”

어지간한 이는 놀랄만한 진실이 허무할 정도로 가볍게 드러났다. 바로 아래층에서 고룡의 배려 아래 오랜만에 깊은 잠에 들어있을 검은 고양이가 형님 그 머리 하다 하다 인간의 것도 아니었습니까, 하고 짖는 모습이 너무나도 선연했다. 누구를 향하는지 알 수 없는 조소가 저 침대 위에서 골골 조는 루시의 발바닥 색과 꼭 닮은 입술 위에 머물렀다.

아셨군요, 플란츠는 잠시의 침묵 끝에 당황하는 기색 없이 대답했다. 상대방이 무엇을 알아차렸고 무엇을 읽어냈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상대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엇을, 이라는 흔한 질문 하나 없이 위대한 고룡은 물끄러미 후손을 살폈다. 겉으로는 닮은 부분이 하나도 없지만 속은 그 어떤 핏줄보다도 닮아있는, 자신이 참사를 방관했던 아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개입하지 않는다 하여 애정이 없는 것은 아니라서.”

앞뒤가 잘려 나간 말에 진득하니 붙어있는 회한이 짙다. 인간들의 일에 개입해서는 안되기에. 오랜 기다림을 또다시 만들고 싶지 않아서. 고작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그렇게만 느껴지는 이유로 어린 아이가 평생 죄에 짓눌릴 것을 방관했던 과거를, 사려 깊은 고룡은 후회하고 있었다. 고룡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그 감정이 아스라이 무겁게 묻어나왔다.

같은 머리를 물려받은 후손은 짧은 말끝에 묻어나온 감정 뿐만이 아니라 그 익숙하고도 어색한 붉은 눈에 어렴풋이 깃들어있는 죄책감까지 알아보았다. 생겨버린 정을 탓하는 대신 방관하던 자신을 탓하는 조상을 눈치채버렸다. …이런 기분이었을까, 녀석은. 조금 더 예전에 알아차렸다면 어느 검은 고양이의 표현으로는 금세 시들었을 생명의 눈이 가만히 감겨들었다. 과거엔 좋은 감정이 없었지만 지금은 별 생각 없는 일에 받는 죄책감 역시, 너무도 익숙했다.

“칼리안이.”

감겨든 눈은 뜨이지 않았다. 제가 했을 얼굴은 보고 싶지 않았다. 보여주기 싫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자신을 떠올린 플란츠는 눈을 감은 채로 두서없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누구보다도 익숙한 이의 이야기를. 스승이자 친구이자 동생인 자가 저에게 해주었듯이.

“제가 '과거'의 제가 한 짓으로 자신에게 미안해하는 것을, 오지랖 넓은 죄책감이라고 했습니다. 어찌 그리 이해심이 넘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그자인 것은 맞는데도. 그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외모는 변함이 없을 텐데도. …기억이 있는 피해자이면서도, 오히려 저를 지킬 수단이라며 '과거'의 제가 가지고 있던 무기를 자신의 손으로 넘겨주고. 강해질 수 있도록 도와줬습니다.”

“…재앙의 파편 역시.”

“예. 그것까지도 제가 볼 수 있도록 해줬습니다. 단지 제가 궁금해했다는 이유만으로.”

하나의 행동으로 둘 이상의 이익을 얻고자 하는 놈이니 그것 뿐만이 아니긴 하겠지만, 적어도 결심하는 계기는 그것 하나였다. 제가 궁금해한다는 이유로, 괜찮다고 했다고. 형이 아닌 과거의 미친 왕이 되돌아올지도 모르는데도 참극의 원인들이 한곳에 모이게 했다. 오지랖 넓은 죄책감이라 하지만 그 이해심만큼이나 넓을까. 플란츠는 쓰게 웃었다. 자신 역시도 아직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는데 알려주려 하고 있다는 것이 새삼 우스웠다.

“한때는 원망했습니다.”

“……”

“시스파니안께서는 자손들을 보아주지 않는 것이냐고. 멀쩡히 살아계시면서 왜 이런 현실을 그대로 놔두시는 거냐고. 형님께 품었던 실망을, 전하께 품었던 원망을, …어머니께 품었던 절망을, 조상님이신 당신께 품었었습니다.”

“…….”

“이제는 괜찮습니다.”

“…어찌하여.”

“당신을 알았으니까요.”

이 모든 것을 알려주었던 동생에게도 해주지 않았던 말은 다정했다. 전신으로 그렇게 말하고 가르치던 놈은 그 배려심이 참으로 난폭했고 그 섬세함은 참으로 서툴렀지만, 배우는 놈은 배울 것을 가려서 배울 능력이 되었으므로. 따스함을 배운 생기를 머금은 녹색 눈이 느리게 뜨였다. 플란츠는 어떨 때는 눈을 마주하고 감정을 고스란히 엿보는 게 응원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역시 동생이 가르쳐줬던 것이다.

“배웠습니다. 아끼게 된 이가 아무렇지 않게 된 일에 미련을 가지면 역으로 속이 상한다는 것을.”

“……”

“한 번 만난 당신은 저와 참으로 비슷했습니다. 제가 당신을 닮은 것이겠지만요. …그 당시엔 저 자신의 마음도 잘 몰랐지만, 그런 당신을 연민했습니다. 이제 압니다.”

“…그랬느냐.”

“그랬습니다. 그리고 두 번 만난 당신은 내 동생의 든든한 지지자였습니다. 무슨 이유에서든, 내 동생을 아끼고 도와주려고 애쓰시는 것을 알았습니다.”

“……”

“그때 당신은 실감 나지 않던 전설이 아니라 내 동생을 아끼는 내 조상님이 되었습니다.”

귀애하는 고양이들을 볼 때에나 호선을 그리던 입꼬리가 부드럽게 말려 들어갔다. 시스파니안은 표정마저 저와 너무나 닮은 후손을 바라보았다. 한없이 어리고 서툴던 때를 기억하는데, 다 커서 도리어 저를 위로하는 아이를 바라보았다. 이 아이를 가르친 그 아이처럼. 작고 어린 아이들이 오래된 자를 달래고 신경 쓰려 하는 것이- 너무나 기꺼워서.

다 큰 아이에게, 시스파니안은 마찬가지로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렇구나.”

“마음은 익히 이해하지만 미안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저도 배워서 그리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까요.”

“염두에 두마. 고맙다.”

고맙다- 앞선 걱정만큼이나 어색했던 인사에 푸른 카디건에 둘러싸인 어깨가 작게 움츠러들었다. …아, 모두 '했던'이라니. 생명력이 가득한 연녹색의 눈이 미세한 즐거움으로 반짝였다. 어색했던 것들이 익숙해졌다. 그것을 저가 닮은 조상님을 보면서 새삼스럽게 알았다.

나, 많이 컸구나. 동생 놈이 하루가 멀다하고 짖는 '자랐다' 말고, 자신이 얼마나 미숙했는지 아는 사람으로서. 플란츠는 자신이 만족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모든 것을 읽고 있을 조상님이 다분히 대견하다는 얼굴을 하고 있어서 확신했다. 동생네 아빠가 이따금 저희를 보고 하는 얼굴과 너무 비슷해서 이해했다.

그래, 어색했던. 이제는 익숙한. 그러나 언제 받아도 참으로 기꺼운. 플란츠는 다시 한번 짙게 입술을 당겨 웃는 것으로 들뜬 마음을 진정시켰다. 어디까지 읽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깨달음의 근원이었던 조상을 다시 바라보았다. 나른하게 뜨여있던 눈매가 부드럽게 휘고 붉은 눈가가 옅은 색을 덧바르고 연한 분홍색의 입술이 은은하게 행복을 그렸다.

“저 역시, 감사합니다.”

망나니라 불렸던, 알음알음 그 본질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아끼고 사랑하게 된 왕실의 이왕자가, 저를 향한 걱정에 익숙하게 감사하는 것을 시작했다.

그 사실을 알아차린 고룡은 웃으며 그 감사를 받았다.

아끼는 이의 성장을 기꺼워하지 않는 이는 없기에. 시스파니안의 입가에 잠시 피어난 미소는 오래도록 남아있었다.


안녕하세요.. 너무나도 뒤늦게 적왕사에 빠져버린.. 1ㅅ입니다.

솔직히 쓰기 전엔 이 소설의 팬픽을 써도 될까, 하는 마음이 컸어요. 마지막을 보지 못하는 소설이니까요. 보고싶다는 마음이 더 커서 써버리고 난 후엔 이걸 올려도 될까, 하는 마음에 머뭇거렸고요.

그래도 써보고 싶어서, 너무나 매력적인 인물들의 이러면 어떨까, 이러면 어떻게 할까를 너무 보고싶어서.. 써버렸네요.

제목과 부제목의 노을은 성장이 끝나가는 시기를 의미해요. 작중의 플란츠는 칼리안이 알려주는 걸 잘 배워서 정말 잘 컸지만 그래도 아직은 성장할 구석이 남아있는, 그런 시점을 생각하고 쓴 거거든요. 밤이 오고 다시 아침이 찾아오면 이제 완연한 어른으로서 자신도 보듬고, 타인도 보듬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죠. 다른 제목은.. 생각이 안 나서 ^o^... 졸려서려나요. 나중에 어떤 부분이든 더 수정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정말, 진짜로 너무나도 늦게 접했지만 마음에 깊게 파고든 작품이에요. 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앞으로도 조금씩 써볼 것 같습니다. 플란츠가 최애라서 거의 대부분이 플란츠랑 주변인들의 관계 위주로 이루어질 것 같아요. 이번 거는 정말 많이 닮은 조상과 후손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가 주였지요.

그럼 조심스럽게 올려봐요. 읽으신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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