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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클] 애착과 독립

a poached egg by 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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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져 나간다는 건 실로 외로운 행위더군. 잭이 중얼거렸다. 물론 말은 그렇게 다소 처연하게 하면서도, 그의 두 손은 묶어두었던 수건의 매듭을 푸는 데에 바쁘게 집중하고 있었다.

잭이 마침내, 새 육체를 얻어 클리브로부터 '독립'했다. 무슨 이유에선지 잭은 클리브의 신체를 복제한 육체에 자신을 이식하길 요청했고 그렇게 잭은 새로이 거듭났다.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클리브는 그간 모아뒀던 자기 월급을 탈탈 털어 새집으로 이사했다. 이전의 비좁은 아파트와는 달리 이 집은 넓었고, 볕도 잘 들었고, 무엇보다도 잭이 혼자서 지낼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사람은 살면서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하는 법이었다. 클리브는 잭에게 그걸 선사해주고 싶었다.

잭은 클리브의 이 선물을 만족스러워했다. 다만 밤에는 조금 이야기가 달랐다. 춥군. 새벽 세 시에 클리브의 방에 들어가 그를 깨운 잭이 밑도 끝도 없이 내뱉은 말이었다. 잭은 혼자 잠드는 걸 어려워하고 있었다. 고육지책이라고 해야 할지, 클리브는 어디선가 쌍둥이를 인터뷰한 글에서 본 걸 직접 실행해보기로 했다. 방법은 간단했다. 집에 있는 수건과 각종 직물을 모은 후 모두 길게 묶어 한 데 이어서 잘 때 서로 그 끝을 쥐고 자는 것이었다.

잭은 그렇게 세 달을 클리브와 이어진 상태에서 잠을 자고 나서야 비로소 진정으로 혼자서 잘 수 있게 되었다. 둘은 햇볕이 따뜻하게 드는 어느 토요일 날에 수건을 풀며 진정으로 잭이 클리브로부터 떨어져 나간 것을 받아들이고, 또 애도했다. 애도의 방식 역시 간단했다. 입술에 맞닿은 온기는 따스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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